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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내 다문화가족(결혼이민자) 연평균 증가율은 7.1%, 다문화가족 자녀 수도 연평균 12.8%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중도입국 학생들과 다문화가족 자녀들을 위한 청소년 상담 및 사회서비스는 취약한 상태다. 지역사회에서는 더 큰 사회적 비용 지출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다문화지원 정책을 재점검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중부매일과 충북종합사회복지센터(센터장 이화정)는 21일 중부매일 본사 5층 소회의실에서 '다문화가족 2세의 현실과 지역사회 역할'을 주제로 패널회의를 개최했다.
▶이화정= 결혼 이민자 여성과 외국인 근로자, 외국인 유학생 등 이제는 어디에서나 외국인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게 됐다. 특히 결혼이민자의 꾸준한 증가로 초·중·고등학교에 재학중인 다문화가족 학생 비중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이미 2014년 현재 전체 초·중·고생의 1%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패널회의는 다문화가족 2세들의 현황과 문제점, 지역사회의 역할을 점검하는데 의미가 있다.
# 다문화가정 현황 및 지원 정책
▶김학규= 지난 2010년 5천664명이었던 결혼이민자수는 2014년 7천652명으로 증가했다. 다문화가족 자녀수도 증가해 2010년 4천710명에서 2014년 7천718명으로 집계됐다. 충북지역 인구대비 1%(1만5천370명)가 다문화가족이다.
다문화가족 자녀들을 위한 정책은 ▷다문화가족 자녀 언어발달지원사업 ▷결혼이민자 통번역서비스 제공 ▷이중언어 가족환경 조성사업 ▷다문화가족 방문교육지도사 배치 등으로 요약된다.
다문화가족 자녀의 성장단계별 언어발달 정도를 진단·평가하고 언어능력 향상을 위해 교육하는 언어발달지도사업은 진천과 단양을 제외한 9개 지역에서 14명의 언어발달지도사가 파견돼 자녀와 부모를 지도 하고 있다.
입국초기 결혼이민자의 정착시 의사소통 문제를 돕기 위해서는 통번역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일상생활 속에서 이중언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인식개선을 하는 이중언어 가족환경조성사업도 8개 센터를 중심으로 추진 중이다.
▶소진원= 다문화가족 지원 정책이 너무 획일화돼 있다. 정책을 집행하고 평가하는 기관에서 봤을 때는 쉬운 문제가 아니지만 지역적 특성을 감안해 지역실정에 맞게 정책을 집행해야 한다는 것이 현장의 요구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사업은 언어발달지원사업이다. 방문서비스 비중도 큰데 최근에는 시부모-엄마·아빠-아이들 세대를 아우르는 가족통합 교육을 지향하고 있다.
다문화가족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을 조사하니 자녀와의 언어소통이었다고 한다. 이로 인해 파생되는 문제가 상당히 많다. 특히 사춘기 아이들의 학교생활을 봐주지 못하는 것도 결국은 언어소통의 문제에서 기인한다.
음성지역에서는 이들의 국내 정착을 돕기 위해 경제적 안정을 꾀하고 있다. 어머니들의 취업과 창업을 지원하는 것이다. 삼성그룹 삼성사회봉사단과 음성군, 글로벌투게더 음성, 다문화가족지원센터 4주체가 힘을 합쳐 바리스타 교육을 진행했다. 현재 2호점까지 내고 공방도 내고 이주여성 11명 정도가 일을 하고 있다.
▶곽만근= 이주여성 가운데 상당수는 결혼이 목적이 아니라 자신의 희생을 통해 친정에 도움을 주려는 고민을 한다. 그러다보니 자녀 교육 문제에 있어서도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한다. 어떤 아이들은 엄마가 학교에 오는 것을 거부하기도 한다. 다문화가족 자녀라는 것을 단점 내지 약점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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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입국자녀들은 특히 외국인 신분으로 중간에 한국에 입양됐기 때문에 한국어습득과 한국문화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느낀다. 중도입국 청소년은 전국에만 2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거의 모든 학생들이 인터넷 중독에 언어도 통하지 않고 친구도 없고 아는 사람이라고는 엄마밖에 없어서 답답해한다. 이 학생들은 엄마가 필요한 나이에 엄마 없이 5년에서 10년까지 떨어져 살다가 엄마를 만났기 때문에 마음에 상처도 많고 그 상처가 너무 깊어서 자폐증상, 우울증, 조울증 등 여러 증상을 나타내기도 한다. 사랑으로 감싸고 치유해야 하는데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신현대= 충북도교육청에 소속된 다문화가족 자녀들은 전체 초·중·고학생(19만9천401명)의 1.5%(2천999명)를 차지하고 있다. 전년대비 약 20% 증가한 수치다. 도내 다문화 취학년 아동이 약 4천255명인 것을 감안하면 다문화 학생은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충북도교육청에서도 다문화가족 자녀들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초등 9개교와 중등 3교 등 12개교를 다문화 중점학교로 운영하고 있고 도내 40개교에 41명의 다문화언어강사를 배치해 이중언어 능력 계발을 돕고 있다. 사제동행 맞춤형 멘토링, 다문화가족 학생을 글로벌 시대의 리더로 양성하기 위한 다문화 글로컬 브릿지 사업, 중도입국자녀의 공교육 디딤돌 과정을 실시하는 예비학교 5개교도 운영중이다. 이중언어 말하기 대회는 올해 충북에서 전국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다문화가족 학생들이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도 교육현장의 지원이 중요하다.
▶김난= 2012년 중국 연변에서 왔다. 문화적 차이도 있고 환경이 갑자기 바뀌어서 적응이 어려웠다. 한글을 따로 배운 적이 없고 중학교를 졸업한 후에 와서 국어가 어려웠다. 수필이나 소설을 배운 것이 아니니까. 일반 학교가 아니라 청주새날학교(미인가 대안학교)를 찾은 이유는 청주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소개해줬기 때문이다. 중도입국 학생들은 상처가 많다. 그래서 많은 배려가 필요한데 그렇지 못해 검정고시를 보는 경우가 많다. 학생들의 적응을 도와야 한다. 적응하려는 개인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방황하는 아이들을 위한 관심이 절실하다.
#지역사회의 역할과 앞으로 전망
▶신현대= 다문화가족 학생들만 모아놓은 대안학교의 장점도 있겠지만 충북도교육청에서는 통합교육을 강조한다. 그렇다고 도교육청에서 학생들을 모집할 수도 없다.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중도입국 학생들이 공교육에 들어오길 기대하고 있다. 콘트롤 타워가 필요하다. 여기저기 부처에서 다문화교육 관련 업무를 하고 있는데 종합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교육부지만, 여가부, 법무부 등 입장이 엇갈릴 때가 있다. 8개 부서를 일목요연하게 한 가지 방향으로 엮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회적 편견도 해결해야 한다. 다문화라는 이름 자체 때문에 왕따를 당하는 아이들도 있다. 이런 표현을 꼭 써야하는지도 의문이다. 통합 교육을 통해 누구나 동등하게 대접받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소진원= 다문화가족 지원 사업의 대상으로 주로 이주여성들이다. 자녀들을 위한 프로그램은 많지 않고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도움을 주기도 어렵다. 최근 신규 입국자가 줄고 있다고 하는데 다문화가족 지원 정책은 초기 5년 이내 입국자에게만 집중돼 있다. 생애주기별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건강가정지원센터와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통합 운영될 경우에도 지원부서는 최소한 존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주여성들은 5년 이내에 대부분 출산을 한다. 그 다음에 필요한 것은 안정적 일자리다.
또한 지역에서 다문화가족 2세 아이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는 것도 문제다. 학교 부적응, 중도이탈 아이들을 위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우리나라 이주정책은 체류정책이다. 글로컬 시대에 맞는 적극적 이주정책이 필요하다. 다문화가족 2세들을 국가 인재로 생각하는 큰 틀에서의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
▶곽만근= 중도입국 학생들에게 맞는 학교가 절실하다. 입양절차를 거쳐 한국에 들어왔지만 서류가 정리되지 않아 F1 가족동반비자 상태로 있는 학생들이 많다. 정부가 관심을 갖기에 애매한 부분이다. 그래도 넓게 수용해서 이 아이들에게 적합한 학교를 설립하고 지원해야 한다. 큰 장점이 있는 이 학생들을 잘 개발한다면 다언어가 가능한 인재로 육성할 수 있고 여러 나라에 꼭 필요한 일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김난= 언어 때문에도 힘들었지만 말투를 보고 낯설어하는 사람들의 편견과 시선이 더 힘들었다. 한국 사람들은 예민하다. 말투가 이상하면 어디서 왔느냐고 묻는데 큰 상처를 받았다. 중국어를 잘하니까 중국어 통역 일을 할 수 있어 좋겠다는 얘길 들었을 때는 가장 속상했다. 중국어만 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중도입국 학생들이 공부를 할 수있는 조건을 만드는 것이 우선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김학규= 남편과 시부모 등 가족들부터 이주여성들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다문화가족의 역량 강화는 아버지로부터 출발한다. 가족상담이나 자녀학습지도가 그래서 중요하고 이러한 사업을 시·군에 더욱 확산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매년 10월에는 충북도에서 다문화가족 한마음 축제도 개최한다. 단합, 자긍심을 심어주고 자조모임을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다. 도에서는 여성발전센터, 자치연수원에서 공직자 대상 교육을 실시하고 있고 2010년부터 다문화가족 소식지도 다국어로 발행하고 있다. 가족의 노력과 사회의 관심이 함께 가야 한다.
▶이화정= 이번 패널회의를 진행하면서 콘트롤 타워의 필요성, 민관 협치의 중요성, 문화적 융합을 위한 성공사례 발굴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 다문화가족 지원 정책의 성공여부는 정책의 문제가 아니라 문화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다문화가족이기 때문에 2세 자녀들이 느끼는 어려움은 2중 3중 크게 다가올 것이다. 청소년, 당사자의 입장에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언어문제 만큼이나 편견 없는 사회분위기, 문화 적응 문제가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 시간이었다. / 김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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