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33회 동차합격자 이훈구입니다.
시험을 본지도 벌써 2달이 다 되어가는 이 시점에서 수기를 쓰는게 좀 쑥스럽지만 더 지나면 잊어먹을 것 같아 지금이라도 써보려고 합니다. 합격하면 꼭 써보고 싶었고요~
전 병원에서 일하는 의사입니다. 의사가 웬 공인중개사냐라고 하시는 분이 많으시지만 예전에 집계약에 대한 지식 부족으로 전세보증금을 제때 못받을 뻔했던 경험도 있었고요.. 지도 보는 것도 좋아하고요.. 새로운 분야에 관한 관심과 호기심, 이러한 것들이 시험에 도전하게 되었던 배경입니다. 공공병원에서 근무하는 덕분에 주말 시간도 활용할 수 있어서 더욱 욕심이 생겼던 것 같습니다.
3월 중순~4월 말 : 일단 진도 따라잡기, 두꺼운 기본서에 필기
2022년 3월 당시에 코로나19로 인한 영업제한과 규제가 아직 풀리지 않았을 때이고 무료한 일상이 지속되었습니다. 교보문고에서 공인중개사 교재를 보다가 천안에 공인중개사 학원을 알아보았고 천안랜드의 커리큘럼이 맘에 들어 실장님과 전화상담 후 3월 15일에 등록하였습니다.
1월부터 이미 수업이 진행되고 있었고 3월 진도에 바로 맞추기에는 배경지식도 없어 힘들 것 같아 일단 카페에 올라와 있는 1~2월 기초과정 동영상을 빨리 보는 것을 목표로 잡았습니다. 학원에 매일 출석하기에는 퇴근시간 차가 밀리고 저녁 먹을 시간도 빠듯할 것 같았고 이미 3월 기본 과정이 진행되고 있어서 일단은 집근처 카페에서 태블릿 PC로 강의동영상을 시청했습니다.
평일에는 일이 끝나고 하루 한과목 4교시 분량을 시청하면서 기본서에 필기하면서 공부하였습니다. 주말에도 8~10교시 분량을 보면서 어떻게든 5월초까지는 학원 수강생들 진도에 최대한 근접하겠다는 의지로 힘든 나날을 버텼습니다.
5월~6월 : 가장 힘들었던 시기, ‘나는 지금 가치있는 것에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위의 과정을 거쳐 5월 첫째주가 되어서야 겨우 1~2월 과정 + 중개사법 행정처분 등의 보충내용 학습을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5월이 되니 몸과 마음 모두 힘들었습니다. 5월에 코로나19 정책이 완화되어 주말에 나들이 가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혼자 수험생으로 남겨진 상대적 외로움과 이 공부 시작하지 않았다면 한참 재밌게 놀 수 있는데 하는 후회도 밀려왔던 것 같습니다.
5월은 진도별 모의고사 과정이 있는데, 기본 4교시 수업을 마치고 배웠던 내용들로 구성된 문제를 풀고 풀이 수업도 들어야 하는 스파르타 과정이었습니다. 실장님이 이메일로 문제 프린트를 보내주셔서 집이나 병원에서 인쇄를 하고 시간을 재서 꼬박꼬박 풀면서 따라갔습니다. 5월부터는 카페에 가는 시간이 아까워 평일엔 주로 병원에서 야간자습을 하였습니다. 중개사법이 가장 어려웠는데 28점(7/25) 나온 적도 있습니다. 제 인생 중에 이런 점수를 맞아본 경험이 없는데..
5월은 과목별로 요약집이 나와서 더욱 공부의지가 불탔던 것 같습니다. 기본서는 좀 늦게 시작해서 필기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힘들었지만 (특히 민법), 새 요약집은 학원 수강생들과 같이 시작하는 거니까 열심히 하면 따라잡을 수 있다라는 마음가짐으로 열심히 필기를 하며 공부하였습니다.
인생에서 황금과 같은 시간을 허비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도 자주 들었지만, 그럴 때마다 저는 ‘나는 지금 가치있는 것에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하며 마인드 컨트롤을 하였습니다.
이 때까지도 아직 모의고사는 볼 엄두가 나지 않아 문제지 신청만 했었습니다.
7월~8월 : 문제집 풀이과정, 과목별 특강
7~8월은 예상문제집 풀이과정이었습니다. 일단 5~6월 진도별 모의고사가 끝나니 숨통이 트이더라고요~ 봄에 한 번씩이라도 봐 왔던 내용을 다시 보는 것은 그래도 수월하였습니다. 저는 요약집을 기준으로 관련 내용 페이지를 문제집에다 표시하는 방법을 사용하였습니다. 내용만 보더라도 이것은 요약집 몇 페이지에 있던 내용, 이렇게 연상을 하며 빠르게 자주 찾아보면서 익힐 수 있는 방법이었습니다. 문제집을 보며 해설 강의를 듣는 과정이지만 요약집을 더 자주 보며 내용을 정리해 나갈 수 있었습니다.
학원 여름방학이 있었는데 저도 그 기간에 맞춰서 병원 연차를 내서 자습의 시간으로 활용하였습니다. 나는 수험생이니 방학 없다...
9월~10월 : 동형 모의고사, 과목별 특강, 100선
8월 말 모의고사 날 아침에 코로나19에 확진되었습니다. 1주 자가격리 기간 동안 약을 복용하며 버텼고 이건 또다른 자습의 기회라고 생각하며 쉬어가면서 공부하였습니다. 격리 기간중 9월이 되어 동형모의고사 과정이 시작되었고, 역시나 취약과목인 중개사법이 발목을 잡더라고요~ 다른 과목에 비하여 기초적인 내용이 아직 정리가 안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제로 바로 들어가기 전 암기사항을 확실히 외우고 요약집을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 훑어보았는데 이렇게 돌아가는 방법이 확실히 좋았습니다. 동형 2회, 3회 때부터 가까스로 수강생들 평균에 맞춰갈 수 있었습니다. 다른 과목도 수강생 평균에 맞추는 것을 목표로 해서 동형 모의고사 과정을 해나갔습니다.
과목별 특강이 공부시간 단축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요약집보다 더 압축된 특강자료집 덕분에 막판 정리시간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
9월에 처음이자 마지막 모의고사를 보았고, 1차 합격(학개론 80 + 민법 60), 2차 불합격(중개사법 40 + 공법 50 + 공시/세법 72.5)의 결과를 받았습니다.
10월 29일 실전을 위한 전략
1차 2차 둘 중 하나에서 떨어지면 다시는 도전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보냈던 지난 225일..(다시 하기엔 너무 힘들어..)
1차 시험과목 중 민법이 특히 힘들었지만 어차피 평균 60에 맞추는 시험이라 대충 학개론 75점 + 민법 50점 정도로 맞추는 것을 목표로 하였습니다.
2차는 9월 모의고사 때처럼 1교시에서 많이 틀리면 노답이다~ 그렇다고 왕도가 있는 것은 아니기에 특강자료집과 100선 문제집, 요약집을 계속 반복하면서 보았습니다. 2교시 공시법/세법 역시 특강집과 100선 문제를 위주로 정리하였습니다. 시험이 있는 마지막 한 주는 미리 연차를 내고 집에서 최종정리를 하였습니다.
공부 소감
공인중개사 시험 준비과정과 전문의시험 준비과정을 비교하였을 때 내용은 전혀 다르지만 과정은 비슷했던 것 같습니다. 즉, 기본서 -> 요약서 -> 특강집으로 내용을 압축하는 과정, 앞글자를 따서 암기코드로 만들어 암기하는 과정, 기출예상문제 반복하는 과정을 거치다 보니 지난 공부인생이 오버랩됨을 느꼈습니다. 공부는 역시 튼튼한 기초가 중요하고 학원 커리큘럼은 시험준비에 최적화 되어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차피 준비과정도 길지 않았고 주어진 책과 자료를 반복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더라고요~ 학원 교수님들을 믿고 착실히 준비하면 충분히 합격할 수 있다라는 것을 전하고 싶습니다.
공인중개사 시험 준비에 투자한 2022년은 어느 해보다 의미있던 시간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나는 지금 가치있는 것에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라고 마음먹었던 것을 항상 잊지 않고 살고 싶습니다.
첫댓글 이훈구님 축하드립니다
3교대 하는 직장을 다니셔서 수업 못 참석하시고 특강 접수 하실때만 오시나 했는데
열심히 하신 결과입니다
앞으로 좋은일만 있길 바랍니다
남들보다 늦게 출발 했음에도 포기하지 않고 스스로 노력하여 얻은 값진결과에 찬사를 보냅니다…^^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분들께 많은 도움이 될거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