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비위 독배일기 12. <미투 수업은 어떻게 할 것인가? > 광주시교육청은 처음에 이 기사를 야동이라고 했다. 오늘 기자들에게 언급하기는 중학생이 보기에는 너무 야하다고 말했다 한다. 즉 여전히 야동이라는 언어를 되풀이한다. 광주교육을 책임지는 장휘국 교육감, 이재남 정책국장, 오경미 민주인권생활교육과장은 이 영화를 보면서 교사의 기획과 수업활동은 없고, 그냥 심심풀이로 그저 보여주는 상태에서 학생들이 느끼는 거북함만을 생각하고 배려하며 책잡히는 것을 피하고싶은가보다. 당신들은 예술영화 등급심사관이 아니다. 당신들은 예술작품과 교사의 수업이 어떻게 어우러지는가를 판단해야 하고, 그 판단을 위해 그 수업을 감당하는 교사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훈련을 받은 사람인지를 확인해야 한다. 도대체 미투운동이 왜 일어났는가? 스쿨미투는 과연 무엇인가? 남성중심의 사회와 그곳의 폭력을 그냥 보여주었다면 그냥 도덕적이고 교훈적인 이야기처럼 전해질 것이지만, 이 영화는 미러링(성역할 역지사지 거울보기)을 통해 학생들에게 남성중심의 사회를 차분히 고발한다. 왜 교사가 미투의 전쟁터에서 우리 사회의 잘못된 권력관계에 대해 말을 할 수 없는가? 남성들이 옷을 벗고 뛰거나 산을 타거나 축구를 하거나 하는 것은 그저 자연스럽고 여성이 옷을 벗고 다니는 것은 그렇게 반도덕적 인것으로 취급되어야 하는가? 왜 남성들은 거리에서 골목에서 마구 소변을 보고 여성들은 거기에 항의하기는 커녕 피해다녀야 하는가? 광주시교육청은 과연 진보교육청인가? 과연 광주시교육청은 이 수업을 징계하여 무엇을 보호하려고 하는가? 적당히 은폐하고, 적당한 엄숙주의로 성을 보호하면서 기존의 젠더체계에 대한 비판적 성찰과 폭로를 차단하고 학생들의 젠더관습을 그러려니 하면서 적응시키고 계승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는 것인가? 도대체 무엇을 사수하고자 배이상헌의 수업을 성비위라고 규정하는가? 미투와 스쿨미투의 한복판에서 성차별을 폭로하고 새로운 성역할체계와 새로운 성문화에의 화두를 어떻게 이끌고자 하는가? 그냥 책임회피성 관제 슬로건 책자만 만들고, 성평등 선언문이나 읽으면 미투의 아픈 세상은 단절되는 것인가? 광주시교육청은 과연 진보교육청인가? 누가 당신들에게 도덕수업을 하라고 했나? 내가 하는 수업이다. 하나의 영상으로 혹은 하나의 해설로, 혹은 하나의 토론으로 모든 깨달음이 완결되는 것이 아니다. 촘촘히 지속적으로 일관된 문제의식이 소개되고, 수업과 시사가 유기적 연계성을 높이면서 차근차근 숙성되어 가는 것이다. 교실의 담론을 만들어가는 것, 교실의 정치를 자극하는 것도 각각의 교사에게 각각의 접근방식이 있다. 불편한 수업은 있을지언정 남성중심의 언어나 사회적 권력체계에 근거한 편가르기는 없었다. 폭력문화를 선동하며 여학생을 위협하거나 조롱하는 것은 없었다. 말하라. 나의 수업이, 이 영상이 어떤 피해를 지속적으로 가중시켰다고 말하는가? 제발 정신차리고 당신의 기준으로 당신의 교육행정에 대한 관점으로, 당신의 수업에 대한 비평으로 제 이야기를 하라. 다시 묻는다. 광주시교육청은 진보교육청인가? 민원을 앞세워 자신의 책임을 덮으려 하지 말라. 나는 이 페이스북에서도 거듭 밝혔거니와 민원이나 학생의 설문응답은 중요하지않다. 중요한 것은 시교육청의 판단이며, 시교육청의 잘못된 교육활동 침해였다. 나는 효천중교권보호위원회를 요청하면서 교권침해의 당사자를 학생이나 학부모가 아닌 시교육청 성인식개선팀이라고 분명히 규정했다. 시교육청의 교육활동 침해에 항의하는 교사들에게 당신들은 나의 수업활동의 문제가 무엇인지를 당당히 언급하기보다는 자꾸 민원을 노출하며, 민원을 앞세워서 자신의 스쿨미투 행정이 합리적이었다고 답한다. 민원인들이 다시 전화한다고, 민원인들이 강력하게 압박한다고, 거듭 민원인들을 앞세우며 자신들의 판단을 감춘다. 좀 야하지 않나요?--라고 말하지 말고 이것이 수업과 왜 어우러질 수 없는지, 수업활동과 수업활동이 아닌 것의 기준을 어떻게 규정한 것인지 그 근거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말해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