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윤철 보령민주시민단체협의회 의장님이 추모사에서 안학수선생님은 갯벌의 뭇 생명들이 내 놓은 숨구멍 같다고 했습니다. 누군가의 피난처이고, 누군간의 절실한 숨구멍 같은....평화를 사랑하고 어린이 마음으로 한 평생을 살았던 작가에게 세상은 어렵고 두려운 존재들로 꽉 찬 것이었죠. 분단과 대립, 좌우 이데올로기의 극한 대립에 선생님이 설 자리는 어디였을까 싶지만 바로 그 숨구멍이 거기였겠구나 싶더군요. 그러나....
저는 자신의 처지로 모른척, 그러려니 하며, 몰래연하며 살아도 되었겠는데... 그 괜찮은 필력과 갯벌 생명을 소재로 한 시 영역의 개척이라는 발명품으로 전국적인 지명도를 얻으며 그럭저럭 살아도 무방했을 터인데... 부당한 것에 적극적으로 당신의 의견을 개진해 나갔다는 것에 깊은 존경을 표하고 싶습니다. 그리하여 쓸데없는 오해와 누명에 괴로워했고, 외로워했음을 압니다. 그리고 자신의 부덕을 탓하고 그래도 그냥 가만히 있을 것을 또 뾰르륵~ 했다고 한숨을 쉬기도 했지요.
이러한 작가님을 누구는 좌파라고 이야기 하더군요. 저는 동의 못합니다. 하나의 편의상 대화술로 좌파, 우파 어저구 저쩌구는 우리가 이야기 하긴 하지만, 우리 스스로 좌파와 우파라는 도그마에 빠져 있지 않은지 봐야 하고, 또한 수 많은 분기를 이루고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당연히 선입견과 색안경, 오해를 가득 담고 있는 이 용어로 작가님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작가님은 분명 평화를 사랑하고 어린이 마음으로 사신 분입니다. 글이 언어가 문장이 증명합니다. 당신의 살림이 이를 증명합니다. 또한 몸으로 실천하신 분입니다. 이 정도면 되었다는 맘을 갖고 계셨고, 당신의 육신을 기증하고자 했고, 그 과정을 저에게 일임하셨기도 했습니다. 돌아가시기 전 날 저녁에 병실에 방문했습니다. 청진기가 없어 귀를 당신의 등에 대어 폐소리를 들었습니다. 빠르락,,뽀그락 소리가 들리긴 했지만 잘 견디실 수 있겠다 싶었죠. 말씀에도 기력이 있다고 믿었습니다. 큰 병원에 가서 집중 치료를 받으면 분명 살겠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선생님은 거절하셨음을 알고 있어 더 이상 언어를 섞지는 못했습니다.
저는 선생님이 죽음을 선택했다는 심증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연사를 선택하신거죠. 위대한 시인과 철학자들이 행하는 가장 고귀한 움직임이 죽음을 선택하는 거죠. 그래서 저는 존경을 넘어 사랑함을 느낍니다. 직녀에게 라는 노래를 들으며 하염없이 울었고, 김환영작가님과 부둥켜 한없이 주차장 벌판에서 울었습니다.
이제 기껏 1주 밖에 지나지 않았으나 선생님이 그립습니다. 제가 이럴진대 서희작가님은 어쩔까 가슴이 미어집니다. 간 사람은 가고 산사람은 살아야 한다 하지만... 아직은 애도하고 또 애도 합니다. 2024.08.10. 12,21
ㅡ 평통사 톡에 올린 영상을 기록 보존 차원에서 올립니다.
안학수 작가님 추모식 영상을 유튜브에 업로드 했습니다.
짧게 짧게 녹화한 탓에 13개의 영상이 되었네요.
링크를 하나씩 클릭해서 보시기 바랍니다.
안학수 작가님의 명복을 빕니다
https://youtu.be/Z9lVO4RTKuQ
https://youtu.be/0TXtOIF2R0U
https://youtu.be/h3Ea84yfdG8
https://youtu.be/FjOMEMvXp5M
https://youtu.be/dY0217_xLXo
https://youtu.be/k3gC4cDNOSg
https://youtu.be/ZQj3BHXKe5g
https://youtu.be/obt-q5rXPg8
https://youtu.be/WDwJYdOrCrY
https://youtu.be/s8tc_ZI6tjA
https://youtu.be/i8mqupO9rNU
https://youtu.be/Gzd3GCtp6VQ
https://youtu.be/i-LdzGu0lyA
첫댓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고이 가소서.
기록을 저장하기 위해 공지사항에서 이 곳으로 옮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