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 화 (소설 소재 찾기) 소설의 소재는 뭐야? (1회)
제자는 스승의 말에 할 말을 잃었다. 가슴이 답답하면 저절로 한숨이 나온다. 제자는 가슴이 터져 나가 버릴 것처럼 답답했지만 한숨이 나오지 않았다. 아무 생각 없이 하루 동안 썼던 소설을 날려 버린 걸 생각하니까 미쳐 버릴 것 같았다.
“내가 뭐라고 했나? 죽이 되던 밥이 되던 일단 시작을 했으면 끝장을 보라고 했지?”
“네, 기억납니다.”
“소설을 쓰다 보면 늘 더 좋은 소재로 다시 쓰고 싶은 충동이 유혹을 하지. 그 유혹에 넘어가서 쓰던 걸 팽개치고 다시 쓰다보면 평생 작품 한 편을 완성 못 시켜. 좋은 소재가 생각이 나면 창작노트에 메모만 해 두고, 쓰던 걸 계속 써야 한단 말이지…”
스승은 제자가 낮술을 마시면 야간 근무할 때 깜박깜박 조느라 힘들다는 걸 알지 못했다. 지금 제자의 마음이 엉망일 것이라는 측은지심에 소주 한 잔을 따라줬다. 제자가 기다렸다는 듯이 넙죽 받아 마셨다.
“술은 홀수로 마시는 것이라고 했지…”
“그, 그렇습니다.”
제자는 소주 한 병 정도는 안주 없이 마실 주량이다. 하지만 야간 근무다. 술을 마시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스승이 따라주는 술을 두 손으로 받았다.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지. 하지만 실수가 반복되면, 그건 실수가 아닐세. 정신 이상자지.”
제자는 소주 두 잔을 연거푸 마시고 안주를 먹지 않았다. 스승이 새우깡 두 개를 제자 앞으로 내밀었다. 제자의 얼굴이 금방 취기가 오르고 있었다.
“스승님 아무래도 제 여자 친구하고 헤어진 이야기는 너무 진부할 것 같습니다. 스승님 말씀처럼 중간에 포기할 것 같습니다. 좀 더 작품성 있는 걸 쓰고 싶습니다.”
“어떤 걸 쓰고 싶은가?”
“음…”
제자는 갑자기 묻는 말에 말문이 막혀 버렸다. 얼큰하게 취기기 밀려 올라온다. 스승님이 무릎을 칠 정도로 기가 막힌 소재를 생각해야 한다. 하지만 딱 한잔만 더 하고 싶은 충동이 몸서리치게 밀려온다. 사장에게 지금 전화를 하면 하루 쉴 수가 있다. 요즈음 야간 근무자를 뽑기 쉽지 않다. 사장은 자르겠다는 말은 못하고 이를 갈면서 출근해서 밤샘을 할 것이다.
“소재야 많지…”
스승은 빈 소주병을 괜히 들어서 흔들었다. 몇 방울 남은 술을 잔에 따랐다. 아무래도 오늘 글 쓰는 것은 물 건너갔다. 술이나 마시면서 영화를 봐야겠다. 영화 보는 것도 글 쓰는데 매우 도움이 된다.
“좀 특별한 걸 쓰고 싶은데 얼른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특별한 것이라니?”
“원래 소설의 소재는 특별한 것이 아닙니까? 제가 읽은 소설의 소재는 전부 특별했습니다.”
“소재가 특별한 것이 아니고, 평범한 소재를 특별하게 썼겠지?”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제자가 사장에게 전화를 해, 말아! 갈등을 하면서 목마른 목소리로 물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소설의 소재가 될 수 있지. 소설을 처음 쓰는 사람들은 소설의 소재는 특별한 것이어야 된다고 생각하지. 하지만 자네가 읽은 소설들을 떠 올려보게, 특별한 소재가 있던가? 소설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일뿐이지. 그 삶의 궤적을 특별하게 다루었을 뿐이지. 유명 소설가라고 해서 소재가 특별한 것은 없다네…‘
스승은 마른입을 다시며 핸드폰을 들었다. 치킨 한 마리를 주문하고 나서 냉장고에 있는 소주 한 병을 꺼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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