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陽明學錄』 제10조︰남경에서 육징(陸澄)의 지식 질문과 왕양명의 본원 대답 및 미발 공부
2021년 5월 10일
제10조(『전습록』, 제30조):
【육징(陸澄)이 여쭙길 “정좌공부만 하고 책을 읽지 않는데, 과거시험을 보려면 지식을 늘리는 공부는 하지 않으니 어떻게 합니까?”고 하였다.
왕양명이 대답하길 “지식을 늘리는 공부도 반드시 먼저 본원을 깨달아야 하기에 본원을 깨닫는 공부부터 하여야 하며 본원을 깨달은 뒤에는 점차 부족한 지식을 채워가면 됩니다. 도교에서도 말하는 갓난이 비유를 들어 설명하겠습니다. 갓난이가 어머니 뱃속에서는 순수한 기(氣)뿐인데 무슨 인지능력을 가졌겠습니까? 뱃속에서 나온 뒤에야 보채면서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며, 더 자란 뒤에야 부모와 형제를 알아보고, 더 자란 뒤에는 서서 걷기도 하며 물건을 들거나 등에 지기도 하며, 나중에는 세상의 모든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아이가 젖이나 밥을 먹으면서 정기(精氣)가 날마다 증가하면서 근력이 강해지고 감각기관도 발달한 것입니다. 태어나는 날부터 인지능력을 갖고 지식을 추구한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본원을 찾아야 합니다. 성인이 천지와 함께 만물을 기르는 위육공화(位育功化) 능력도 희노애락이 미발한 중에서 길러낸 것입니다.(육징 기록)】
송대 유학자들이 『대학』의 격물(格物)을 잘 몰라서 성인이 모든 것을 잘 알고 잘하는 것을 보고 처음부터 모든 지식을 찾아 알려고 하였습니다. 세상에 이런 말도 안 되는 것이 있습니까?”고 하였다.
왕양명이 또 말하길 〔“입지(立志)공부를 하는 것은 마치 나무를 심는 것과 같습니다. 싹이 났으나 아직 줄기가 없고, 줄기가 자라도 아직 잔가지가 없고, 잔가지가 나온 뒤에야 잎이 자라고 잎이 자란 뒤에 꽃이 피고 열매를 맺습니다. 처음에 뿌리가 내렸을 때는 북돋아 주고 물도 주어야 하며 잔가지가 나올 것을 생각하지 말고 잎이 나올 것도 생각하지 말고 꽃이 필 것도 생각하지 말고 열매가 맺힐 것도 생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헛된 생각을 한들 무슨 도움이 되겠습니까! 다만 뿌리가 활착하도록 열심히 재배하면 잔가지, 잎, 꽃, 열매가 저절로 나오지 않겠습니까?”고 하였다.〕
10、(『傳習錄』)【(陸澄)問:“知識不長進如何?”
先生曰:“爲學須有本原,須從本原上用力,漸漸盈科而進。仙家說嬰兒,亦善譬。嬰兒在母腹時,只是純氣,有何知識?出胎後方始能啼,既而後能笑,又既而後能認識其父母兄弟,又既而後能立能行、能持能負,卒乃天下之事無不可能,皆是精氣日足,則筋力日強,聰明日開,不是出胎日便講求推尋得來。故須有個本原。聖人到位天地、育萬物,也只從喜怒哀樂未發之中上養來。(陸錄)】
後儒不明格物之說,見聖人無不知無不能,便欲於初下手時講求得盡,豈有此理?”
又曰:“
○〔立志用功,如種樹然。方其根芽,猶未有幹;及其有幹,尙未有枝;枝而後葉,葉而後花實。初種根時,只管栽培灌溉,勿作枝想,勿作葉想,勿作花想,勿作實想。懸想何益!但不忘栽培之功,怕沒有枝葉花實?”〕
-------------------------------------
육징(陸澄, 생졸년도 모름. 『歸安縣志』(光緒八年刊本) : 浙江省 歸安縣 출신, 1513년 거인, 1517년 진사)은 1514년 2월 북경 과거시험에 떨어진 뒤에 남경으로 내려와서 왕양명을 찾아와서 배웠습니다. 왕양명은 43살(1514) 4월에 남경 홍려시(鴻臚寺) 시경(寺卿)에 부임하였고 육징과 계본(季本) 등 20-30명은 홍려시 건물에 머물면서 공부하였습니다. 육징은 홍려시에서 1년 이상 머물며 왕양명에게 배우고 서애(徐愛)에게 지도를 받고 여러 학생과 학술을 토론하였습니다. 이것을 기록한 것이 현재 『전습록』 상권에 남아있습니다.
육징은 왕양명이 44살(1515)에 공개한 입지공부를 배웠고 서애가 입지공부 내용을 이해하도록 도와주었습니다. 『전습록』 제30조에 실린 글은 육징뿐만 아니라 과거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공통된 문제입니다. 과거시험을 준비하려면 많은 서적을 읽고 지식을 늘려야 합니다. 그런데 왕양명은 정작 지식을 늘리는 공부를 가르치지 않고 정좌하여 내관하는 입지공부만을 강조하였습니다. 따라서 육징 본인의 문제이며 여러 학생의 공통된 문제를 제기하였고 왕양명이 육징을 나무랐습니다.
다시 말해 왕양명은 주자학에서 격물하여 지식을 늘리라는 것에 반대하고 정좌하여 본원을 깨달으라고 가르쳤습니다. 지식과 본원 두 가지의 관계는 주자가 말한 것(“入學工夫,須是靜坐。靜坐則本原己定,雖不免逐物,及收歸來,也有個安頓處。”)을 왕양명이 인용하여 다시 입지공부를 강조한 것입니다. 사실상 왕양명은 육징이 지식을 늘리는 문제를 제기하고 입지공부를 의심한 것을 나무랐습니다.
왕양명은 입지공부에 관하여 갓난이가 태어나서 자라는 것과 나무 기르는 것 두 가지 비유를 들어 설명하였습니다. 왕양명이 45살(1516)에 육징에게 보낸 서신에서 입지공부에 관하여 갓난이가 음식을 먹고 몸이 자라는 비유(平日飲食養身之喻)와 나무를 심어 기르는 비유(種樹栽培灌溉之喻) 두 가지를 들어 설명한 것을 다시 일깨워주었습니다.
왕양명이 입지공부를 주자의 스승 이동(李侗, 1093-1163)의 미발공부에 견주어 설명하였습니다. 이동은 24살에 나종언(羅從彦, 1072-1135)을 찾아갔고 나종언은 정좌를 가르치며 “靜中看喜怒哀樂未發前氣象” 화두를 일러주었습니다. 왕양명이 입지공부를 이동의 미발공부에 견주어 설명한 것은 방편이며 입지공부가 미발공부와 똑같다는 뜻은 아닙니다.
독서와 정좌 둘을 어떻게 병행할 것인가는 주자학에서도 중요한 문제가 되었습니다. 더구나 과거시험 공부와 정좌공부를 어떻게 병행할 것인지는 학생들에게도 중요한 문제였습니다. 심지어 주자도 학생 곽득원(郭得元)에게 “반나절은 정좌하고 반나절은 독서해보라(半日靜坐,半日讀書)”고 권하였습니다. 주자가 중년 이후에는 시력이 나빠지고 체력이 쇠퇴하여 독서하기 어려웠기에 하루 이틀 동안은 정좌하고 독서하지 않았더니 체력이 많이 회복되었다고 말하였습니다.(服藥更不見效,只得一兩日靜坐不讀書,則便覺差勝。) 그래서 주자학자들은 독서하기 위하여 정좌공부를 보조수단으로 삼았습니다.
하곡 정제두 선생이 이 구절을 채록한 까닭은 아마도 누구나 과거시험 공부와 정좌공부를 어떻게 병행할 것인지 걱정하였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왕양명처럼 심학을 공부하려면 입지공부에 전념하여야 하기에 육징이 물은 이 구절을 채록한 것 같습니다. 주자학의 정좌공부와 왕양명의 입지공부는 아주 다릅니다. 주자의 정좌공부는 앉아서 쉬어 체력을 회복하는 효과가 있고 왕양명의 입지공부는 본체를 깨닫으려는 목적이 있습니다.
하곡 정제두 선생은 24살(1672)에 전시(展試)에 낙방하고 아우 정제태(鄭齊泰)가 합격하자 과거시험을 포기하고 학문에 매진하겠다고 결심하였습니다. 28살에 송시열 선생께 올린 서신에서도 독서와 정좌 둘의 병행 문제를 언급하였습니다. 정제두 선생은 다독보다는 정독하는 습관이 있었습니다. 19살에 이징명(李徵明, 1648-1699)에게 보낸 서신에서 정독하는 습관이 있다고 말하였습니다. 아무튼지 하곡 정제두 선생은 과거시험을 포기하고 정좌공부를 열심히 하여 심학을 연구하고 본체를 깨닫는 데 온힘을 기울였습니다.
이밖에도 하곡 정제두 선생은 왕양명이 말한 갓난이가 어머니 뱃속에서 순수한 기(氣)라고 말한 것을 인용하여 생리(生理)를 설명하였습니다.(「存言」, 제4조 「生理性體說」:“『(傳習)錄』曰:‘嬰兒在母腹,只是純氣,有何知識?是一點純氣。’只是生理【是其爲精、神、眞氣】,是理之體、神之主也。) 왕양명이 말한 갓난이의 순기(純氣)는 사실상 불교의 윤회설에서 말하는 제8식(아뢰야식)과 도교의 원기(元氣) 384수(銖)를 인용한 것입니다. 당시 사람들이 알고 있던 사람이 태어나는 것에 관한 지식입니다. 왕양명 개인이 제시한 특별한 내용은 아닙니다.
-------------------------------
참고자료 :
『性命雙修萬神圭旨』,「死生說」:
大衆好生惡死。以莫識死生。故生從何來。死從何去。徒在生前奔馳。謀作。致大虧生道。不得逍遙。故于死後渺茫淪落。不戡破死門。竟墮輪轉。所以仙佛出世。汲汲以一大事因緣。使人知去來處。徐徐引出生死苦海。『易繫』曰:原始要終。故知死生之說。蓋無始之始。强名乾元。卽本來妙覺。無終之終。强名道岸。卽無餘湼槃。生而生也。而其所以生者。固在於此。至死而死也。而其所以不死者。亦在於此。此而不知。則未有不隨生而存。隨死而亡者。沉溺惡道。出没無期。生則是第八識神。阿頼耶主之。死亦是第八識神。阿頼耶主之。投胎則此識先來。捨身則此識後去。故曰:去後來先作主公。經頌曰:善業從下冷。惡業從上冷。二皆至於心。一處同時捨。當此之際。如生龜解殻。活蟹落湯。地水火風。各自分散。而神旣離形。但看世界與潑墨相似。東西莫辯。上下不知。
只見有緣之處。一點妄明。見明色發。明見想成。流愛爲種。納想爲胎。入母中宮。禀氣受質。氣則頓具四大。漸成諸根。心則頓具四藴。漸成諸識。十月胎完。及期而育。地覆天翻。人驚胞破。如行山巓。蹶仆之狀。頭懸足撑而出。囫㘞一聲。天命眞元。著於祖竅。晝居二目。而藏於泥丸。夜潜兩腎。而蓄於丹鼎。乳以養其五臟。炁則冲乎六腑。骨弱如綿。肉滑如飴。精之至也。視而不瞬。哮而不嗄。和之至也。此乃赤子混沌。純靜無知。屬陰坤卦。
自一歲至三歲長元炁六十四銖。一陽生乎復卦。
至五歲又長元炁六十四銖。二陽生乎臨卦。
至八歲又長元炁六十四銖。三陽生乎泰卦。
至十歲又長元炁六十四銖。四陽生乎大壯。
至十三歲又長元炁六十四銖。五陽生乎夬卦。
至十六歲又長元炁六十四銖。六陽是爲乾卦。盗天地三百六十銖之正炁。原父母二十四銖之祖炁。共得三百八十四銖。以全周天之造化。而爲一斤之數也。此時純陽旣備。微陰未萌。精炁充實。如得師指。修煉性命。立可成功矣。
自此以後。欲情一動。元炁卽泄。不知禁忌。貪戀無已。
故由十六至二十四歲。耗元炁六十四銖。應乎姤卦。一陰初生。品物咸章。淳澆朴散。去本雖未遠。履霜之戒。已見於初爻。若勤修煉。可謂不遠復者矣。
至三十二歲。耗元炁六十四銖。應乎遁卦。二陰浸長。陽德漸消。欲慮蜂起。眞源流蕩。然而血氣方剛。志力果敢。若勤修煉。則建立丹基。亦易爲力。
至四十歲又耗元氣六十四銖。應乎否卦。天地不交。二氣各復其所。陰用事於内。陽失位於外。若勤修煉。則危者可安。亡者可保。
至四十八歲又耗元炁六十四銖。應乎觀卦。二陽在外。而陽德微重。陰上行而陰氣盛。若勤修煉。則可抑方盛之陰柔。扶向微之陽德。
至五十六歲又耗元氣六十四銖。應乎剝卦。五陰並升乎上。一陽將反乎下。陰氣橫潰。陽力僅存。若勤修煉。如續火於將窮之木。布雨於垂槁之苖。
至六十四歲。卦氣已週。所得天地父母之元炁三百八十四銖。而爲一斤之數者。耗散已盡。復返於坤。純陰用事。陽氣未萌。若勤修煉。時時採藥。時時栽接。則陰極而能生陽。窮上而能反下。革柔爲剛。返老爲强矣。於此時不遇至人。汲汲修煉。雖保餘年。皆藉榖精。以培後天之精氣。無復有先天之元炁矣。安能長生不死哉!
此所以虛化神。神化氣。氣化血。血化形。形化嬰。嬰化童。童化少。少化壯。壯化老。老化死。死復化爲虛。虛復化爲神。神復化爲氣。氣復化爲物。化化不間。猶環之無窮。夫萬物非欲生。不得不生。萬物非欲死。不得不死。任他塵生塵滅。萬死萬生。不能脫離苦海。刧刧生生。輪廻不絶。無終無始。如汲井輪。三界凡夫。無一不遭此沉溺。故世人莫知生從何來。盍叅父母未生前。死從何來。知來然後知生處。世人莫問死從何去。盍叅魂遊魄降後。生從何去。知去然後知死。處死之機。由於生。生之機。原於死。無死機不死。無生機不生。生死之機。兩相關。世人所以有生死。生死之機不相關。至人所以超生死。有生死者身也。無生死者心也。敦復則心生。迷復則心死。故仙佛愍之。說一切衆生。具有本來一靈眞覺。但昏惑不見。使天命之性。浪化遷流。轉轉不悟。而世世墮落。失身於異類。透靈於别殻。至眞性根。不復於人。我當以聖道。令衆生永離妄想。能致自身如仙家之長生、佛氏之不死云。
* 도교의 남자 원기(元炁)의 성장과 쇠퇴 도표
도교에서는 평균수명이 30살(27-35살, 당나라 돈황 호적) 정도였던 시기에 갓난이가 태어날 때부터 64살 늙을 때까지 원기가 성장하고 쇠퇴하는 것을 숫자로 일반화시켰습니다. 연구자마다 다른 통계법에 따르면 선진(先秦)시기 18살, 한(汉)나라 시기 22살, 당(唐)나라 시기 27살, 송(宋)나라 시기 30살, 청나라 시기 33살이라고 합니다. 물론 청나라 말기의 인구 통계에 따르면 평균수명은 30살이라고도 합니다.
위의 글은 불교의 제8식 윤회와 도교의 원기 384수(銖)를 섞어서 남자의 성장과 쇠퇴 및 생사와 양생공부를 설명하였습니다. 384수 가운데 하늘과 땅이라는 자연에서 받은 것이 360수이고 부모님께 받은 것이 24수입니다. 따라서 자녀를 부모의 전유물 또는 소유물이 아니고 하늘과 땅이라는 자연조화에서 보았다는 것은 어떻게 말하면 생명 존중과 인권을 강조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나이 | 원기(元炁)의 성장과 쇠퇴 | ||
1-3살 | 長元炁六十四銖 | +64수 | 一陽生乎復卦 |
4-5살 | 長元炁六十四銖 | +64수=128수 | 二陽生乎臨卦 |
6-8살 | 長元炁六十四銖 | +64수=192수 | 三陽生乎泰卦 |
9-10살 | 長元炁六十四銖 | +64수=256수 | 四陽生乎大壯 |
11-13살 | 長元炁六十四銖 | +64수=320수 | 五陽生乎夬卦 |
14-16살 | 長元炁六十四銖 | +64수=384수 | 六陽是爲乾卦 |
天地三百六十銖之正炁、原父母二十四銖之祖炁,共得三百八十四銖 | |||
16-24살 | 耗元炁六十四銖 | 384-64=320수 | 應乎姤卦 |
25-32살 | 耗元炁六十四銖 | 320-64=256수 | 應乎遁卦 |
33-40살 | 耗元氣六十四銖 | 256-64=192수 | 應乎否卦 |
41-48살 | 耗元炁六十四銖 | 192-64=128수 | 應乎觀卦 |
49-56살 | 耗元氣六十四銖 | 128-64=64수 | 應乎剝卦 |
57-64살 | 耗元氣六十四銖 | 64-64=0수 | 應乎坤卦 |
所得天地、父母之元炁三百八十四銖,而爲一斤之數者,耗散已盡,復返於坤。純陰用事,陽氣未萌。 |
古代和平时期普通村庄百人寿命分布(胡逼画的示意图)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