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추석보름달
같은 보름달인데
추석보름달이 더 크게
보이는 이유는
같은 보름달인데
추석보름달을 향하여
더 소원비는 까닭은
하절은 중추가절을
향하여 가고 있다면
동절은 대명절
설을 향하여 가고 있다
2.시한부
오늘이 가장 젊은 날
언제 죽을 줄 모르는
시한부로 태어 난 인생
녹음방초 저 숲도
지칠줄 모르던 젊은 날도
한순간으로 흐른 세월
평소 건강하여
오래 살거만 같았던 님의
갑자기 날아 온 부고장
유유히 흐르는 역사 속
짧게 흐르는 인생 앞에
떠오르는 네글자 겸허공손
3.울산바위
양양쪽에서 건네보고
속초쪽에서 바로보고
고성쪽에서 비스듬히 보고
인제쪽에서 뒤로 본다해도
어디서나 볼수있게
길게 늘어진 울산암
마냥 그 자리
이리보고 저리보아도
자랑스런 울산암
저 암을 중심으로
속초시 양양군 고성군 인제군
4개 시군이
저 잘났다 걸쳐살고 있으므로
4개 시군을 하나로 묶은
설악광역시 탄생을 꿈꿔도
되지 않을까
4.배설
아침에 눈을 뜨면
신호가 와
차고 넘치면 버리는 일이요
새술은 새부대에 담는 일이니
좀 불편함이 들더라도 기꺼이
해야 할 일이다
어떤 이들은
제대로 먹지도 않고
나오지 않는다고 끙끙
탓하기만 하니 어리석도다
먹은 만큼 토설하고
욕심 부리는 만큼
재앙을 입을수도 있으니
6.얄미운 새
보란듯이 처마 밑에 견고한 집을 짓고
사람을 두려워 하지않는 채
똥까지 받아달라는 새
생긴 건 어떤 새들처럼 덩치 크지않고
화려하지도 않고 이쁘지도 않지만
그저 검은 색 수수한 옷차림에
대비대는 하얀 배떼지에
흥부놀부전에서 행운의 박씨 하나 물어 준
전설로 유명새를 탄 그 후로
물어다 준 거도 없이 공짜로 새들어 살며
민폐만 끼치고도 볼일 다보고
고맙다는 인사 한 마디도 없이 훌쩍
떠나가곤 하는 새
7.아니리
오월 푸른하늘 아래 뻐꾸기
소리 높여 울지 않으면 봄이 아니고
여름 또한
나무그늘 위에서 맴맴 우는 소리 들려오지
않으면 여름이 아니고
뜰 밖 나즈막히 귀뚜라미 우는 소리 또한
들려오지 않으면 가을이 아니듯
하얀눈 소복히 내리지 않으면 이 또한
겨울이 아니고
기다린 새봄 또한 찬란하게 꽃이 피지 않으면
봄이라 할 수 없으리
8.행운목
이름 자체가 행운목인데
그 행운목꽃을 보기는 아주 드물어
그 꽃 마저 볼수 있는 게
더 큰 행운이라는 데
행운에 목말라 있는 사람들이
기복신앙처럼 행운목의 행운목꽃에
행운을 기대하고 걸고하는 게
아닌지 생각해본다
그래도 행운목에 행운목꽃이 피면
좋은 일이 올 것이라 기대하는
나약하고 순수한 마음 그리고 아낌없이
정성스럽게 보살피고 키우는 마음
9.가시사랑
그 흔한 사랑
열정적인 사랑 한번 못해본 사람은
불행까지 하다 말해도 될까
인생이 사랑은 다가 아니더라도
절반 이상 거반 사랑의
이야기라 해도 과언이 아닐턴데
가요에도 있듯이
사랑은 늘 도망가기도 하지요
사랑하고 싶은 사람의 인연은
의도적은 아닌데 멀어져 가고
정작 인연은 생각하지 않은 곳에서
찾아오곤 한더라
고슴도치의 가시도 그들에겐
사랑의 가시이고 장미의 가시도 그들에겐
아프지 않는 사랑의 가시이겠지요
10.단짝
담쟁이와 담벼락은 단짝이며 공존의 관계다
담벼락은 넓고 큰 자신의 등짝을 기꺼이
담쟁이에게 내주는 아량을 베풀고 있다
담쟁이는 기꺼이 몸을 내주고 있는 담벼락에게
의지하며 산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눈에 띄는 담벼락 마다 푸른 담쟁이들로 가득하다
삭막한 담벼락에 채워진 담쟁이들을 보면
벽화는 아니지만 벽화보듯 기분이 전환 되기도 한다
담쟁이는 담벼락에게 말합니다 고맙고 감사해요
영원한 나의 짝꿍 담벼락
2012년 한국문단 등단
제35회 낭만시인공모전 입상
2015 시조문학 등단
2021한양문학 우수상
저서/4인공저 거꾸는도는 시계바늘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