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정리 편지(배유안 글, 홍선주 그림)
2026년 목요팀(3/19)
발제자: 박은주
1. 작가 소개
(1) 배유안 : 1957년 경남 밀양 출생, 중고등학교에서 국어교사로 재직했었고, 이후 아이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치며 동화를 쓰고 계신다. 역사적 지식과 따뜻한 시선으로 글을 쓰시며, 아이들 눈높이에서 역사적 사실이나 인물들을 생생하게 복원해내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2003년 월간 [어린이동산]의 중편동화 공모전에서 <유모차를 탄 개>가, 2006년 [불교신문] 신춘문예에서 동화 <고추잠자리에 대한 추억>이 당선되었고, <초정리 편지>로 2006년 ‘창비 좋은 어린이책’ 창작 부분에서 대상을 받았다.
작품 : 초정리 편지(2006), 화룡소의 비구름(2008), 스프링벅(청소년 소설, 2008), 10대를 위한 바람의 화원(공저, 2008), 영국화가 엘리자베스 키스 그림에서 우리문화 찾기(2008), 창경궁 동무(2009), 이름 없는 백성이 주인인 나라 꼬레아(공저, 2009), 콩 하나면 되겠니?(2010), 다 알지만 잘 모르는 11가지 한글 이야기(공저, 2010), 분황사 우물에는 용이 산다(2010), 아홉 형제 용이 나가신다(2011), 할머니, 왜 하필 열두 동물이에요?(2012), 서라벌의 꿈(2013), 꼬마 독재자(공저, 2013), 뺑덕(청소년 소설, 2014), 하위권의 고수(공저, 2014), 쿠쉬나메(2015), 창경궁 동무(2015), 구멍 난 벼루(2016), 개구리 우산(2021), 이외 공저의 단편이야기들도 있다.
작가의 이야기 : 본문 211~213쪽 참고
(2) 홍선주 : 어린 시절 책을 보면 그림부터 보다가 결국 일러스트레이터가 되었고, 어린이 책을 만들며 세상을 조금씩 배워 가고 있다는 작가의 이야기이다.
작품 : ‘박씨 부인전’ ‘햇빛과 바람이 정겨운 집, 우리 한옥’ ‘방귀쟁이 며느리’ ‘남극곰1,2’ ‘꼬마 너구리 삼총사’ 돌 던지는 아이’ ‘할머니의 할머니의 할머니의 옷’ ‘모두 모두 안녕하세요!(글, 그림) 이야기가 사는 숲’ 이외 많은 작품들이 있다.
2. 줄거리
(1) 역사적 배경
세종대왕(1397~1450)이 한글창제와 학문을 추진하던 시기에, 피부병(안질) 치료를 위해 청주 내수읍 초정리의 탄산 약수터를 찾았다는 기록이 있다. 그 곳에 행궁을 짓고 머물렀다는 전승이 책의 배경과 소재가 되고, 시대적 상황이 주제로 나온 역사동화이다. 본문 212쪽에서 작가는, 세종대왕이 시집간 딸에게 한글을 시험해 보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백성 중 누군가(책에선 장운이)에게 시험해보고 자신감을 가지셨을 것이다 라는 생각이 들어 쓰게 되었다고 한다. 세종실록에도 초정리(초수리(옛지명):산초같이 따끔따끔한 물이 나오는 우물) 관련기록이 비교적 많다. 왕의 행차, 거처, 선물 등 일상과 관련된 기록들이 있다고 한다.
유교적 덕목을 널리 알려 백성이 이롭게 되고자 하는 데 있어서, 배우기 어렵고 양반들의 문자였던 한자는 걸림돌이었다. 이에 모든 백성이 글을 읽고 이해할 수 있는 글자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한 세종대왕은 집현전 학자들과 연구를 하며 새 문자를 만드는 작업을 시작한다. 그러나 신하들과 양반들의 반대 상소와 주장들이 만만치 않았다. 세종대왕은 반대상소문을 조목조목 반박하고 반대를 물리쳐, 1446년 훈민정음(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을 반포한다.
(2) 책 이야기
아버지와 살고 있는 덕이, 장운 남매는 아버지의 사고 후 집안일과 하루 끼니를 얻기 위한 일을 하러 다닌다. 동네에 나뭇짐을 해주고 양식을 얻던 장운이는 양식과 바꿀 토끼를 쫓다 우연히 산 속 정자에서, 눈병 때문에 눈이 토끼 눈같이 빨간 할아버지를 만나게 된다. 지체 높아 보이는 양반 할아버지는 장운이에게 처음 보는 요상한 글자를 가르쳐 주는데… 할아버지에게 글자를 배워온 장운이는 누이에게도 가르쳐 주며 한 자 한 자 글자를 배우는 것에 신이 나는데, 양반 할아버지는 걱정거리와 슬픔이 가득하다.
돌아가신 어머니 약값 대신 양반 댁에 종살이를 간 누이를 생각하며 슬퍼하는 장운이, 어느 날 개울가에 앉아 어머니와 누이 생각을 하다 거북이 같이 생긴 돌을 발견하고 집에 가져온다. 석수장이었던 아버지에게 돌에 정을 대는 방향과 망치에 힘을 조절하는 요령을 배우며 주워온 돌들로 연습을 하고, 거북같이 생긴 돌을 다듬어본다.
윤초시댁에서 일하는 봉구댁의 남편, 숯 팔러 다니는 봉구 아저씨 덕분에 누이 소식을 알게 되고, 할아버지에게 배운 글로 누이와 그리움과 위로의 편지를 주고 받게 된다. 누이의 친구였던 오복이도 장운이에게 글자를 배우게 되고, 장운이 친구이자 약재영감 손녀인 난이도 글자를 배우며 셋은 글자 배우기에 신나 한다.
장운이는 서툴고 투박하지만 작은 거북이, 소, 두꺼비 등으로 돌 다듬기를 연마해간다. 장운이의 싹수를 알아본 윤초시의 소개로 점밭이라는 석수장이 대장을 소개 받고 작업장에 들어간다. 처음엔 잔심부름부터 하다가 점차 돌 다듬기를 배우는 중에, 방법을 잊지 않으려고 기록을 하고, 그 기록을 본 다른 석수들도 글자 놀이에 끼어든다. 그러던 어느 날 돌아가신 중전마마의 명복을 비는 절 짓기에 솜씨를 인정받은 장운이도 여러 석수들과 차출되고, 드디어 한양에 가게 된다. 한양 일터에서도 장운이의 작업기록 일지를 본 석수들, 목수들이 함께 새 글자 배우기에 동참한다.
점밭아저씨에게 허락 받아 다듬게 된 연꽃 확의 연꽃을 다듬던 중, 어느 날 연꽃잎 하나가 떨어져 나간 걸 보고 아연실색해진 장운, 괴로워하는 장운이에게 점밭아저씨가 말한다. 누군가 해코지 하러 꽃잎을 망쳤다면, 그 마음을 못 풀어준 장운이 책임이라고.
누이가 집으로 돌아간다는 경사스러운 소식에 다시 힘을 얻은 장운이, 갑출 형과 밤바람을 쐬던 중, 사고가 난 상수를 발견하고 난이에게 받아온 약으로 정성껏 치료를 해준다, 장운이를 못마땅해 오던 상수는 장운이의 정성스런 간호에 연꽃확 일을 고백하려 하지만, 눈치를 채고 있던 장운이가 다른 말로 돌려버린다.
절 공사 상황을 둘러보러 온 임금님은 흙바닥에 씌여진 새 글자를 보고 글 쓴 자를 찾는다. 임금님 앞으로 불려가게 된 장운이, 임금님이 토끼눈 할아버지임을 알게 된 장운이와 장운이를 알아본 임금님은 반가운 만남을 갖고, 장운이가 훌륭한 석수가 되면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한다. 마침내 장운이는 연꽃확을 완성한다. 깨진 부분을 다듬어 물길로 만들고, 그 물길로 흘러내리는 물줄기는 작은 강이 될 것이고, 그 작은 강은 큰 바다로 흘러 들어가게 될 것이다.
3. 이야기 나누기
(1) 기억에 남는 문장이나 장면 묘사는?
(2) 우리에게 한글이 없었다면 한반도가 온전히 존재할 수 있었을까?
(3) 신조어, 축약어, 외래어의 상용화 등 한글의 변질이 우려되는 상황인가? 아니면 자연스러운 과정인가?
(4) 2000년대 이전의 노랫말이나 시어들이 정겹다고 느껴지는가? 아님 소박하고 세련되지 못하다고 느끼는가? (전 박인희씨의 노래 ‘봄이 오는 길’ 가사가 소박하고 정겹고 아름다운데, 여러분들이 그렇게 느끼는 노랫말이나 시가 있으면 함께 나눠요.)
4. 우리들의 이야기
▶ 짧은 역사적 사실 한 두 문장을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내는 작가의 창작성이 놀랍고, 허구이지만 억지스럽지 않다. 의문은, 지금의 아이들이 이런 역사동화들을 재미있어 할까?
▶ 누이 덕이와 장운의 오가는 편지 속에서 기다림의 여운과 내용의 정취가 느껴진다.
▶ 동화모임이 아니었다면 들춰보지도 않을 책들을 막상 이렇게 읽으니 너무 재미있다. 어도연에게 감사하다.
▶ 요즈음 가족이나 친구 등 누구에게 편지로 마음을 표현하기가 점점 힘들어진다.
▶ 토끼눈 할아버지처럼 인자하고 품위 있게 나이 들어가야 할 텐데,,,
▶ 따뜻하고 소중하고 평범한 일상의 삶들 속에서, 중요한 핵심(한글창제 과정 중 세종대왕의 고뇌와 결의)을 풀어내는 전개가 좋았다.
▶ 온 백성들이 글을 쉽게 익히도록 하고 싶어한, 세종대왕의 마음이 글에 잘 녹아난다.
▶ 실제로는 책 속 인물들이 열악하고 힘든 삶들을 견뎌내고 있지만, 작가가 어둡게 쓰기보다는 따뜻하고 희망적으로 그려내서 좋았다.
▶ 남매와 동무들이 나누는 정이 따뜻했다.
▶ 문장 하나하나가 시 같았다.
▶ 석수장이들의 작업 과정 중 그들의 손놀림 묘사(130쪽)를 읽으며, 그들도 예술혼을 불태우는 장인임을 알게 됐다.
▶ 세상이 뾰족뾰족하고 어른들이 존경과 위로의 대상이 못 되는 현실을 직시한 책들도 있지만, 이 책에는 존경할 수 있고 큰 위로도 되는 어른들이 있고, 고난과 절망을 서로 토닥거리며 손을 잡아주는 친구들이 있는 따뜻한 동화라서, 초등학생들에게 추천할 만한 책이다.
▶ 몇 십 년 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발표되는 가요들 중, 아름다운 노래 가사들을 들으면, 그 섬세한 표현들에 놀랍고, 한글로 그 많은 감정들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자랑스럽다.
세종대왕과 집현전 학자들, 만세!!! 고맙고 고맙습니다.
◈참석회원: 정혜은, 설윤지, 김현정, 강윤미, 노은남, 김현영, 정상희, 박소영, 박은주 이상 9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