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성당 안으로 못 들어갑니다!!
테살로니카 대학살이 일어난 것은 서기 390년이다. 주민폭동이 발생하자 이를 진압하던 로마군 수비대장이 주민에게 살해되고, 분노한 주민들은 황제와 황후의 초상화를 내려 흙탕물에 던지며 모욕을 가했다. 밀라노에서 이 소식을 들은 테오도시우스(Flavius Theodosius, 347~395)황제는 군대를 보내 주민들을 학살하기 시작했는데, 이에 암브로시오(Ambrosius, 334~397) 주교는 황제에게 주민 학살을 멈출 것을 요구했지만 황제는 이를 무시하고 주민 7,000명을 모두 학살하였다.
암브로시오 주교는 분개하여 테오도시우스 황제에게 서한을 보내 참회할 것과 당분간 성당출입을 금지시켰다. 그러나 황제는 이를 무시하고 부활절에 측근을 대동하고 밀라노 대성당으로 향했다. 그러나 주교는 성당 앞에서 황제의 입장을 강력하게 저지하자 하는 수없이 발길을 돌려야했다. 이해 성탄절에도 황제는 성당을 찾았지만 진정한 회개와 통회, 보속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성당 입장을 막았다. 결국 황제는 자신의 명령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시인하고 머리에 베옷을 두르고 용서를 청했다. 이에 주교는 보속을 주며 성당 입징을 허용하기에 이르렀다.
380년 테오도시우스 황제는 니케아공의회 결정을 옹호하였으며, 니케아 신경을 모든 신자들이 바치도록 칙령을 발표하였고, 삼위일체 교리를 믿는 사람들을 ‘보편적 그리스도인’이라며 ‘가톨릭’이라는 말을 처음으로 했고, 이때부터 ‘가톨릭’이라는 명칭이 정식으로 문서에 등장했다.
성 암브로시오 주교는 최초의 윤리교과서라 불리는 ‘성직자의 의무’를 썼는데 그 중에서 눈에 띄는 대목이 있다.
“동작과 몸짓과 걸음걸이에서도 염치를 차려야 합니다. 정신 상태는 몸의 자세에서 식별됩니다. 몸동작은 영혼의 소리입니다.” “어떤 사람이 자기 직무에 열성을 다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나는 그를 성직자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그의 몸짓이 너무도 무례했기 때문입니다. 또 나는 성직자였던 다른 사람을 만났는데, 다시는 나보다 앞서 걸어가지 말라고 명령했습니다. 그의 건방진 걸음걸이가 내 눈엣가시 같았기 때문입니다.” “훌륭한 걸음걸이도 있으니, 거기에는 권위 있는 모습과 듬직한 무게가 있고 고요한 발자취가 있습니다. 악착같고 탐욕스러운 모습이 없어야 하고, 움직임이 순수하고 단순해야 합니다. 꾸민 것은 아무런 기쁨도 주지 못합니다. 본성이 동작을 빚어내야 합니다.”
“동작과 몸짓과 걸음걸이에서도 염치를 차려야 한다.”는 성인의 말씀이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내가 아주 어렸을 때 아버님께서는 늘 이런 말씀을 하셨다. “길을 갈 때 그림자조차 밟지 말라(행불리영, 行不履影)”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