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새만금신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조건부동의 규탄 성명서>
환경부는 권력이 아니라 생명을 지켜라!
환경부는 대선을 앞둔 지난 2월 28일, 의심의 여지 없이 부동의 사유가 명백한 새만금 신공항 사업에 대해 조건부 동의로 협의해주었습니다. 대규모 국토파괴·생태계 훼손이라는 국가폭력을 환경부가 또 다시 용인해준 것입니다. 기후·생태계붕괴와 코로나 재난으로 절체절명의 생존위기에 내몰린 절망의 시대에 믿을 곳은 환경부 밖에 없다는 국민들의 간절한 호소와 믿음을 저버리고, 환경부는 기어이 개발의 면죄부를 쥐어주었습니다. 생명이 아니라 멸종을 선택했습니다. 국민이 아니라 사기꾼 정치인들을 선택했습니다.
공개된 환경부의 협의내용은 새만금신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부터 본안 1차 보완, 2차 보완에 이르기까지 환경부가 국토부에 반복적으로 요구했던 보완사항들과 거의 다르지 않고, 대부분 중복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환경부는 협의에 필요한 주요사항들이 보완되지 않고 누락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평가서를 반려 또는 부동의 하지 않고, 협의를 해준 것입니다.
환경부가 세 차례에 걸쳐 반복적으로 국토부에 보완을 요구했던 주요사항은 계획부지 및 인근지역의 조류 및 법정보호종들에 대해 정밀조사하고 사업에 따른 조류 및 법정보호종에 미치는 영향, 서식지 영향, 세계자연유산인 서천갯벌의 보존과 관리에 미치는 영향, 항공기-조류 충돌 영향, 국가상위 계획 및 관련계획과의 부합성 등을 검토·평가하여 보전대책과 저감대안을 마련하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국토부는 세 차례 모두 제대로 보완하지 않았습니다. 국토부는 계획지구인 수라갯벌에 1만 개체 이상 서식할 것으로 추정되는 흰발농게가 고작 1개체 밖에 발견되지 않았다며 가장 기초적인 현황조사도 제대로 수행되지 않은 부실·졸속 평가서를 제출했습니다. 또한 계획지구인 수라갯벌과 인근지역은 수많은 조류들이 서식하고 번식하는 환경으로 인해 애초에 보완 및 대안 설정 자체가 불가능함에도 국토부는 스스로 세운 ‘조류 및 야생동물 충돌위험감소에 관한 기준’에서 규정하는 ‘조류보호구역’을 ‘야생생물보호구역’으로 임의적용하여, ‘철새도래지는 조류보호구역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거짓평가를 제시하였습니다. 게다가 ‘현재까지 군산공항 운영 중 도요·물떼새 도래 지역에 미치는 영향이 보고된 바 없다’는 얼토당토 않은 근거로 정작 수라갯벌 훼손으로 인한 서천갯벌의 영향은 전혀 검토하지 않은 채, ‘서천갯벌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없거나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습니다.
환경부의 보완 요구 때마다 국토부가 제대로 보완을 했더라면 환경부가 같은 보완사항을 거듭 요구할 이유가 없습니다. 환경부의 협의내용은 제대로 보완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불가역적 환경파괴가 분명한 사업을 환경부가 정치적 이해 관계에 따라 조건부 동의해주었다는 사실을 스스로 입증하고 있는 셈입니다.
환경부는 협의내용에서 ‘사업예정지 및 인근은 다양한 법정보호종이 서식하고 있으며, 국제적 철새의 도래지 및 경유지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으로 생물서식에 직·간접적 영향이 우려되고, 한반도 중부서해안 권력의 생태적 거점권역으로서 생태계 안전성과 지속성의 유지’가 필요함을 분명히 언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수라갯벌의 생태적 중요성과 사업으로 인한 영향들이 제대로 평가되지도 않았을 뿐만 아니라 실효성있는 보호 대책과 대안이 제시되지도 않은 사업을 동의해주고, 환경영향평가 단계에서 다시 검토하겠다는 얼토당토 않은 결정을 내린 것입니다.
게다가 환경부는 새만금신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 협의가 완료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국토부의 요청으로 평가서를 비공개 처리하고 있으며 비공개 사유 조차 공개하고 있지 않습니다. 국토부와 환경부의 은폐 그리고 잘못된 정치적 결정을 결코 용인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돌이킬 수 없는 환경파괴를 불러오는 대규모 개발행위에 대해 원칙을 토대로 엄중히, 객관적으로 검토해야할 환경부가 자신의 역할을 부정하고, 오로지 정치적 이해관계 따라 협의의견을 결정한 행위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고, 조건부 동의를 철회하고 평가서를 즉각 공개할 것을 촉구합니다.
새만금 마지막 갯벌을 고작 무책임한 정치인과 토건자본, 미군에만 이득일 뿐인 전쟁공항과 유령공항으로 바꿀 수 없습니다. 정부는 그동안 지역균형발전이라는 허울뿐인 명분을 강요하며 국책사업이라는 이름으로, 대통령 공약으로, 도지사의 공약으로 대규모 국토파괴와 생태학살이라는 국가폭력을 자행해왔습니다. 기후·생태계 붕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 앞에 이제 야만의 국가폭력을 중단시켜야 할 때입니다. 오늘이 바로 그 자리입니다. 모든 생명들의 생존토대인 기후와 생태계가 붕괴되는 자리에 새만금 신공항이 들어설 자리는 없습니다.
수많은 민중들의 희생과 고통속에 대규모 감염병 재난을 2년 넘게 버티어오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감염병이 기후가 붕괴하고 생태계가 무너진 곳에서 시작된 것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 붕괴는 자연과 인간에 대한 자본과 권력의 끊임없는 착취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 착취의 악순환을 끝내지 않는 한 인간을 포함한 지구 생물종들은 영영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새만금신공항을 주장하는 세력들은 그깟 새 몇 마리 죽고, 갯벌이 파괴되는 게 뭐가 대수냐고 말합니다. 개발을 위해선 말 못하는 생명들이 죽어나가도 상관 없다고 말합니다. 한국의 갯벌이 생겨나기까지 8천년의 시간이 쌓이고 쌓였습니다. 새들이 살 수 없으면, 우리도 살 수 없습니다. 흰발농게 한 생명을 지키지 못한다면, 우리는 그 누구도 지켜내지 못할 것입니다.
더 이상 소중한 생명들과 바꿀 수 있는 개발은 없습니다. 가난하고 말못하는 생명들의 생존이 위협받고, 불평등과 착취가 격화되는 재앙의 시대에 환경부가 있어야 할 곳은 개발자본과 권력의 하수인이 아니라 소중한 생명과 자연을 지키는 자리입니다.
우리는 대수롭지 않게 소중한 생명을 없애버리는 야만에 맞서 사랑과 연대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우리는 이 착취를 끝내야만 할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 놓여 있습니다. 더 이상의 유령공항, 적자공항, 전쟁공항은 필요 없습니다. 우리의 숙원은 새만금 신공항이 아니라 공존과 평화입니다. 공항이 아니라 갯벌을 염원합니다. 전쟁이 아니라 평화를 염원합니다. 착취가 아니라 생명을 염원합니다. 우리는 야만을 선택하길 강요하는 이 폭력을 단호히 거부하며 소중한 생명과 수라갯벌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지켜낼 것입니다. 우리는 사랑을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환경부는 새만금신공항 동의 철회하고, 수라갯벌 보존하라!
기후붕괴·생태학살 불러오는 새만금신공항 철회하라!
미군기지 전쟁공항 어림 없다. 새만금신공항 철회하라!
새만금 마지막 갯벌이다. 수라갯벌 보존하라!
공항 말고 갯벌, 전쟁 말고 평화, 착취 말고 생명! 환경부는 권력이 아니라 생명을 지켜내라!!
2022년 3월 15일
새만금 신공항 백지화 공동행동
(공동상임대표: 김연태, 문규현, 하연호)
6·15전북본부, 겨레하나, 공공성강화정읍시민단체연대회의, 군산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군산미군기지우리땅찾기시민모임, 군산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군산환경운동연합, 김제정의평화행동, (사)동아시아갯벌연구소, 민주노총전북본부, 민중가요노래패 놀자, 민중민주당, 민족문제연구소전북지부, 백석제를사랑하는시민모임, 사회변혁노동자당전북도당, 살맛나는민생실현연대,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생명평화마중물, 생명평화전북기독행동, 성가소비녀회 인천관구, 세아베스틸실천투쟁도노동자회, 아래로부터전북노동연대, 원불교환경연대, 전교조전북지부, 전농전북도연맹, 전북기본소득당(준), 전북녹색당, 전북녹색연합, 전북불교환경연대(준), 전북생명의숲, 전북여성단체연합회, 전북예수살기, 전북장애인철폐연대,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전여농전북연합, 전주시민회, 전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전주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전주푸드생산자협회, 정의구현사제단전주교구사제단, 정의당전북도당, 진보광장, 진보당전북도당, 참여자치군산시민연대, 평화바람, 프리데코, 한울소비자생활협동조합, 김연태, 김현수, 남지숙, 박성수, 박수택, 박욱현, 박효영, 방선영, 이난희, 주용기, 진경은, 최갑성, 황윤 (단체 47개, 개인 13명)
◾문의: 공동집행위원장 (구중서 010-6795-1202, 김지은 010-2760-7723, 오동필 010-7459-10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