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10시부터 아이들과 만나기로 한 오늘은,
특별히 복지관을 들리지 않고 바로 신림동의 아지트로 출근하였습니다.
9시에는 신림동팀이 다함께 모여 신림동 팀장님을 소개받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커피와 간단한 간식을 사다주셔서 기운차게 아침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외부에서 볼 때는 우리가 실습선생님이 아니라 강감찬 소속인 것이 중요하다,
선생님들이 바로 강감찬이다라는 마음으로 임해주셨으면 좋겠다는 말씀이 깊게 와닿았습니다.
현재는 실습생의 신분이기는 하지만 강감찬복지관의 일원이라는 마음으로 더 열심히 하고,
특히 외부인사를 나갈 때 더 공손하고 예의바른 모습을 보여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10시가 되어가 다른 선생님들이 졸업여행팀을 위해서 자리를 비워주셨습니다.
그렇지만 아무래도 아이들에게 방학에 아침 10시는 조금 일렀던 걸까요?
우진이만이 제 시간에 맞추어 도착했고 다른 아이들은 저마다 10분 15분, 40분...
심지어는 모임시간이 끝나기 20분 전에 도착한 나은이까지, 차례로 도착했습니다.
그래도 모임시간을 못지킨 것에 실망한 마음은 별로 들지 않았습니다.
늦게일어나면 이미 늦었다고 생각하고 오기가 더 귀찮았을 수도 있을텐데,
일어나자마자 그래도 회의하겠다고 아지트까지 달려와준 것이 오히려 고맙고 달콤한 아침잠을 뺏은 것 같아 되려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먼저 도착한 아이들과 함께 졸업 전까지 해보고 싶은 것들의 리스트를 각자 만들어 보았습니다.
그리고 이 중 함께 해볼 수 있는 것, 중복되는 것을 중심으로 여행과 졸업식에서 할 활동을 추렸습니다.
아이들은 지금까지 자신들이 친구, 가족들과 놀러갔던 경험이나 캠프를 갔던 경험 등을 재잘재잘 얘기하며 여러가지 제안들을 늘어놓았습니다.
즐겁게 어디를 가고, 무얼 하고싶은지 얘기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강점'이라는 것이 단순히 놀러갔던 경험이 있는 것도 될 수 있겠구나, 이런 면에서 보면 아이들 전부 강점이 참 많은 아이들이구나 싶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며 한명한명 각각의 강점을 알아가고, 이를 최대한 이끌어내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졸업식에 관해 얘기하면서, 우리끼리만 하는게 아니라 졸업식인만큼 각자 고마웠던 사람들을 초대하자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아이들은 친구들을 초대하고 싶어했지만, 그러면 저희가 생각했던 졸업식의 의미가 퇴색되고
서로 친해지는 기회이기보다는 원래 아이들이 친했던 친구들과 노는 자리가 될까 걱정돼 아이들을 설득했습니다.
"그래도 너희가 주인공이 되는 졸업식인데, 친구들이 오기보다는 부모님이나 다른 가족들을 초대하는게 낫지 않을까?"
아이들도 이 말을 듣더니 곧 수긍했습니다.
자기들끼리 놀러간 브이로그 상영회, 서로 돌려가면서 쓰는 롤링페이퍼 등 활동을 하면서 친구들을 부르는 것도 이상하다면서요.
그런데 특히 진주가 부모님을 초대하고싶지 않아하는 것 같습니다.
가족들을 초대하는 방향으로 이야기가 흘러가자,
"그럼 난 동생불러야겠다! 채린아 내동생이랑 네동생 소개시켜주자"
하고 말합니다.
부모님이 많이 바쁘신걸 알아서 그런걸지, 아니면 다른 모종의 이유가 있는 것일지 궁금했지만
왠지 물어보기 적절한 상황은 아닌 것 같았고, 또 여기서 물어보면 부모님을 초대할 걸 강요하는 것처럼 느껴질까봐 물어보지 않았습니다.
어린 동생들이 초대되면 너무 정신없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들긴 했지만
어제의 경험을 떠올려보니 오히려 동생들이 있으면 아이들이 언니로서 어른스럽게 행동해줄 것 같기도 합니다.
여행과 졸업식 계획을 큰 틀에서 짜놓고 나니 30분정도 시간이 남아
여행에서 하자고 했던 랜덤게임을 하면서 시간을 마무리했습니다.
오늘은 좀 오래 회의하고 노는시간이 짧아 지루했을 수도 있는데 끝까지 잘 참여해준 아이들이 대견했습니다.
첫댓글 3년전쯤 아이들에게 수료식때 서로에게 편지써주자 제안했습니다.
아이들이 처음에는 싫다고 하고 부끄러워 했지만 막상 해보니 서로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는 감동적인 시간이었습니다.
여행다녀와서 부모님들 모시고 발표회 한적도 있습니다.
아이들이 부끄러워 했지만
부모님께서 '우리 아이가 많이 컸구나' 를 느꼈다고 했습니다.
졸업식도 마찬가지 일겁니다.
눈물 고이는 아이들도 있을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