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뿌리골무
뿌리골무
이민 짐 부쳤다고 하자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던 친정어머니의 울음 삼키는 소리 허공에 뿌리 내리러 떠난 딸 추울 때면 뿌리골무로 찾아오시는 어머니 가만히 내 울음 감싸안아 주신다
-신금재(캐나다 한인문협회원)
캐나다에서 이십여 년 이민 생활 중인 신금재 시인이 최근 ‘사슴의 법칙’이라는 디카시집을 출간하게 된다. 캘거리 로키를 중심으로 모든 일상을 예술로 잘 드러낸 작품들이라 짐작된다. 실향민의 애환 너머 소소한 행복을 찾아 나가는 휘게의 삶을 지향하며 광활한 그 땅에서 끊임없이 디카시를 전파하고 있다.
골무, 바느질할 때 손가락 끝에 씌워 찔리지 않게 하기 위한 보호용 도구다. 영상의 뿌리를 자세히 살펴보면 길이 생장점을 감싸고 있는 부분이 포착되는데 이를 뿌리골무라 한다. 혹여나 다칠까 봐 내 가는 길을 눈여겨 울음을 삼키는 어머니라는 골무. 어떠한 지경에 있다 할지라도 연두가 초록에 가 닿고 또한 꽃을 피우기까지 일어서고 다시 일어서게 만드는 이름이다. 오늘 하루를 거뜬히 건너게 하는 어머니라는 그리움의 힘이 느껴진다./ 천융희 시와경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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