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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해로공(海老公)의 죽음 "한번쯤 시원하게 물어 보아 진상을 명백히 가려야 하기 때문입니 다. 그래야 죽은 사람이 눈을 편안히 감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이 몇 해 동안 소신은 열심히 살펴본 결과 이 궁에 잠복하고 있는 무림의 고 수가 누구인지 알아내려고 했습니다. 본래는 알아내기 힘들었으나 우 연히 황상께서 무공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알게 되었습니다." 황태후는 냉소했다. "황상께서 무공을 지녔다는 것이 어떻다는 말이냐? 설마 그가 자기 의 모친을 해쳐 죽였겠는가?" 해로공은 말했다. "죄가 되옵니다. 그와 같은 삼강오륜을 역행하는 일은 말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만약에 소신이 그와 같은 말을했다면 죽어서 혀가 뽑 혀 지옥에 떨어질 것입니다. 마음속으로 생각만 했더라도 죽어서 지옥 으로 들어가 고통을 당하게될 것입니다." 그는 몇 번 기침을 하더니 말했다. "소신의 곁에 소태감이 있는데 이름은 소계자라고 하지요." 위소보는 속으로 흠칫했다. (늙은 폐병장이가 드디어 나에 관한 말을 꺼내는군.) 해로공은 계속해서 말했다. "그의 나이는 황상보다 두어살 아래입니다. 황상께서는 그를 좋아하 시어 매일같이 그와 무공을 겨루면서 무예를 익혔습니다. 이 소계자의 재간은 소신이 가르친 것입니다. 물론 재간이 어떻다고 칭찬을 할수는 없습니다만 그와 같은 나이의 어린애들 가운데서는 누구라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똑똑한 녀석이죠." 위소보는 그가 자기를 칭찬하자 자기도모르게 의기양양해졌다. 태후는 말했다. "명사(名師)에 고제자가 나오는 법이고 강한 장수 아래 약졸이 없다 고 하지 않았는가?" 해로공은 말했다. "태후께서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고맙습니다. 그러나 이 소계자는 황상을 상대로 시합을 가질때 열번 가운데 아홉번은 졌습니다. 이 소 신이 어떠한 무공을 그러치든간에 황상의 재간은 그보다 언제나 한수 위었지요. 따라서 황상에게 무공을 가르치는 사부는 소신보다 더욱더 뛰어난것 같앗습니다. 그래서 소신은 이리저리 생각해 본 결과 궁안의 고수는 한 사람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무공의 대가를 찾는 것 은 바로 두 분 황후와 한분의 황비, 그리고 한분의 황자를 해친 흉수 를 찾아내는 것이지요." 태후는 말했다. "듣고 보니 그럴싸 하군! 그대가 말을 빙빙 돌렸던 것은 바로 나에 게 그와 같은 말을 하자는 게 아닌가?" 해로공은 말했다. "태후께서는 명사에 반드시 뛰어난 제자가 난다고 했습니다. 즉. 뛰 어난 제자에게는 반드시 명사가 있을 것입니다. 황상께서 팔 팔은 육 십사식의 팔쾌유룡장을 펼칠줄 아신다는 것은 황상께 그 무공을 가르 친 사람이 화골면장을 펼칠줄 안다는 증거 입니다." 태후는 물었다. "그대는 그 무공의 고수를 찾았는가?" "이미 찾았습니다." 태후는 냉소했다. "그대는 심계가 매우 깊군. 반년에 걸쳐 그대가 소계자를 시켜 황상 과 무공을 연마하도록 한 것은 바로 그 황상의 사부님을 찾자는 것이 었군." 해로공은 한 숨을 내쉬었다. "어쩔 수 없는 일이죠. 소계자는 음흉하고 악독한 나쁜 녀석이었습 니다. 소신의 한 쌍의 눈동자도 그가 쓴 독약으로 멀게 된 것입니다. 만약 이 커다란 일을 알아내려고 하지 않았다면 결코 그 녀석을 오늘 까지 살려두지 않았을 것입니다." 태후는 소리내어 웃었다. "호호호. 소계자 그애는 정말 착하군. 그대의 눈을 멀게 하다니 잘 했어. 정말 잘했어. 내일 나는 그에게 크게 상을 내려야겠군." 해로공은 말했다. "태후께 감사드립니다. 태후께서 만약 그를 훌륭히 장사지내 주라는 명령을 내리신다면 소계자는 저 세상에서도 반드시 태후의 높으신 은 덕에 고맙게 생각할 것입니다." 태후는 물었다. "그대는 이미 그애를 죽였는가?" "소신은 이미 오랬동안 참고 참아왔습니다만 이제는 그가 필요 없게 되었습니다." 위소보는 분노와 함께 놀람을 금할 수가 없었다. (저 늙은 폐병장이는 벌써 내가 소계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 구나 한 쌍의 눈동자도 내가 멀게 한 사실도 알고 있었는데 줄곧 나를 이용하기 위해서 오늘까지 시간을 끌며 독수를 쓰지 않았구나! 그리고 그가 나에게 무공을 가르친 것도 황상의 무공을 살펴보기 위한 것이었 구나 빌어먹을 이럴줄 알았으면 난 황상의 무공을 자세히 그에게 말하 지 않는것이었는데.... 하지만 이 늙은 폐병장이야. 내가 죽었다고 생 각하겠지만 나는 이직 죽지 않았어. 난 나중에 귀신처럼 꾸미고 나타 나 네가 오줌을 갈기도록 너를 놀래킬거다.) 해로공은 한 숨을 쉬더니 다시 말했다. "주군은 언제나 성질이 급하셨습니다. 어떤 일을 하고자 한다면 반 드시 행해야 했지요. 그러나 애석하게도 주군은 천자라는 귀하신 몸이 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남에게 죽게 되었는ㄷ 그녀를 되살릴 수 없었습 니다. 주군께서는 출가를 하셨지만 동악비에 대해서는 잊지못하고 계 셨습니다. 소신이 청량사를 떠나 궁으로 돌아오기 전에 주군께서는 친 히 유시를 써서 소신에게 남겼습*니다. 그것은 소신에게 동악비가 아니 단경황후를 죽인 것이 누구인지 조사한 이후 그 흉수를 당장 법에의해 처단하라는 유시였습니다." 태후는 코웃음을 쳤다. "그는 이미 화상이 되었는데 무슨 유시를 써? 출가인이 사람을 죽이 고 해치는것을 생각하다니 출가인 답지 않군그래." 해로공은 말했다. "인과응보는 불가에서도 따지는 것입니다. 사람을 해친 사람은 결국 좋은 결과를 볼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소신은 무공을 연마하다가 공 력이 잘못되어 그만 기침과 숨찬 병을 얻게되었습니다. 그리고 온 몸 이 병으로 아픈데다 눈마져 멀어 다시는 희망을 걸 수가 없습니다." 태후는 말했다. "그렇지. 그대는 온몸이 병들고 눈마저 멀었으니 은밀히 그의 유시 를 받들었다 하드라도 처리할 수 없게 되었군." 해로공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틀렸습니다. 틀렸어요. 소신은 이제 태후께 인사를 드리고 떠나갈 까 합니다." 그리고 그는 몸을 돌려 바깥쪽으로 걸어 나갔다. 위소보는 커다란 바위를 내려놓은 듯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저 늙은 폐병장이가 나가게 된다면 나는 아무 일도 없게 된다. 그 는 내가 이미 죽은줄 알고서 다시 나를 찾지 않을 것이다. 나는 내일 일찌기 궁을 빠져 나가야지. 그러면 늙은 페병장이가 다시 나를 찾으 려 해도 찾을 수 없겠지.) 이때 태후가 불렀다. "잠깐 해대부. 그대는 어디로가는 것이지?" 해로공이 말했다. "소신은 이제 모든 것을 태후에게 알렸으니 돌아가 죽음을 기다릴 작정입니다." 태후는 말했다. "그가 그대에게 시킨일을 처리하지 않을 것인가?" 해로공은 말했다. "소신은 마음은 있어도 힘이 없습니다. 더군다나 아무리 담이 크다 고 한들 윗어른을 벌하는 일을 소신이 어찌 행할 수 있겠습니까?" 태후는 싸늘한 냉소를 흘렸다. "호호호. 그대는 바로 아는군. 역시 이 몇년동안 우리들에게 시중든 것이 헛되지는 않았어." 해로공은 말했다. "에.예. 태후의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그와 같이 억울하게 파묻힌 일들도 황상께서 나이가 드신 후 해결하도록 할 수 밖에 없겠지요." 그리고 기침을 두어번 하더니 다시 말을 이었다. "황상께서 오배를 잡은 것을 보면 수단이 꽤 야무진 데가 있습니다. 황상의 생모가 남에게 해를 입었다는 사실은 더 오래 기다릴 필요도 없이 황상께서 반드시 아시고 처리할 것입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애석하게도 소신은 그때까지 살아서 기다릴 수 없게 되었군요." 태후는 몇 걸음 다가서더니 호통을 쳤다. "해대부 돌아오시오." 해로공은 말했다. "예. 태후께선 어떤 분부가 계시온지요?" 태후는 나직한 어조로 말했다. "그대는 방금 터무니없는 말을 지껄였소. 그와 같은 황당무게한 말 들을 이미...이미 황상께 말씀을 드렸단 말인가?" 그 음성이 떨리고 있는 것으로 보아 그녀가 매우 당황해하는 것 같 았다. 해로공은 말했다. "소신은 내일 아침 일찌기 황상에게 알릴 작정입니다. 그러나...그 러나 오늘 밤 마음이 초조해져서 기다릴 수 없었기 때문에 먼저 태후 에게 전하는 것입니다." 태후는 말했다. "매우 잘했군. 잘했어." 별안간 '땅'하며 세찬 바람이 이는 소리가 들렸다. 곧이어 '펑'하는 음향이 울려퍼졌다. 위소보는 깜짝 놀라 참지 못하고 고개를 내밀고 살폈다. 태후는 해로공의 주위를 빙글빙글 돌았는데 그 신법이 무척 빨랐다. 그리고 일장을 해로공을 향해 후려치고 있었다. 해로공은 단정히 정신 을 가다듬고 서서 역시 손을 휘둘러 방어를 하고 있었다. 위소보는 그 광경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어찌하여 태후께서는 늙은 폐병장이와 싸움을 벌이는 걸까? 태후도 무공을 알고 있었구나!) 태후가 매번 일장을 격출할 때마다 펑펑하는 소리가 났다. 이로 미 루어 장력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 있었다. 해로공은 두 발을 움직이 지 않았으며 태후의 장세에 때라 반격을 했다. 그런데 후려치는 장력 에는 아무런 기척이 없었다. 한동안 태후가 장력을 펼쳤으나 시종그를 어떻게 할 수 없었다. 별안간 태후는 몸을 날렸다. 두 손을 쳐들더니 허공에서 아래로 내려쳐왔다. 해로공은 왼손을 홱 뒤집더니 위로 쳐올 렸다. 그리고 오른손으로 태후의 배를 후려쳐갔다. 퍽하는 음향이 울 려퍼지면서 장력이 부딪히게 되었다. 태후는 공장 뒤로 날려가게 되었 다.해로공은 몸을 휘청거리더니 끝내 자세를 가다듬었다. 태후는 호통을 내질렀다. "아이구! 이런 종놈 같으니 너는....너는 일부러 가장을 했구나. 소 림....소림파의 무공으로 소계자를 가르쳤던 것인데 알고 보니 네 자 신은 공동파의 인물이었구나!" 해로공은 가쁜 숨을 내쉬며 말했다. "황송하오나 피차일반이 아니겠습니까? 태후께서는 무당파의 무공 으로 황상을 가르쳐서 소신으로 하여금 속임수에 넘어가도록 만들려고 했습니다. 하지만....하지만 화골면장은 사도(蛇島)의 재간입니다. 소 신은 몇년전에 이미 알고 있었지요." 위소보는 다시 생각을 해본후 그뜻을 알수 있었다. (제길할, 늙은 폐병장이는 정말 교활하구나. 그는 나에게 대금나수 와 대자대비천엽수를 모두 다 소림파의 무공이라고 하면서 가르친 이 유는 태후가 그를 소림파의 사람으로 오해하게 하는데 있었군. 알고 보니 사실은 공동파였구나. 애석하게도 태후의 가짜 무당파 팔쾌유룡 장은 늙은이를 속일 수 없었구나.) 그리고 다시 생각했다. (황상의 무공은 태후가 가르친 것이구나.) 별안간 그는 등골에 식은 땀이 흘러내리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속 으로 생각했다. (아이구 야단났다. 태후가 화골면장을 안다면 그렇다면....그렇다 면...그 네사람은 모두 태후가 해친 것이란 말이냐? 아이구 다른 것은 몰라도 황제의 생모역시 그녀에게 죽었다는 사실을 황제에게 이야기한 다면 한바탕 하늘보다 더 무서운 화가 미칠 것이 아닌가? 황상께서 만약 태후를 죽이지 못하게 된다면 태후는 반드시 황상을 죽일 것이 다. 그럼.....그럼 어떻게 하지?) 유일하게 떠오르는 생각은 뺑소니를 치는 것이었다. 될 수 있으면 이 시비가 붙은 곳에서 빨리 떠나서 황제에게 통지하여 절대로 조심해 야한다는 말을 해 주고 싶었다.그러나 그는 너무 놀라서 전신의 힘이 쏙 빠지고 말았다. 목숨을 걸고 도망을 치고 싶었지만 두 발은 마치 땅바닥에 못박힌 듯 조금도 움직일 수 없었다. 이때 태후가 부르짖었다. "사태가 이렇게 된 이상 네가 오늘밤을 넘길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해로공은 말했다. "태후께선 얼마든지 시위를 불러오십시오. 불러온 사람이 많으면 많 을수록 좋습니다. 소신은 모든 사연을 사람들에게 들려주겠으며 그러 면 어느 한 사람이라도 진상을 황상의 귀에 들어가도록 애쓰겠죠." 태후는 냉소했다. "흥,너는 제멋대로 계산을 하는군." 그녀가 말하는 음성은 매우 느렸고 끊임없이 호흡을 조절하고 있었 다. 해로공은 말했다. "태후께서는 몸을 보전하셔야 합니다. 경맥이 헛가려서는 안됩니 다." 태후는 말했다. "흥.쓸데없는소리." 해로공의 무공은 태후보다 뛰어난 편이었다. 그런데 두 눈이 멀게 된 이후에는 적수가 되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몇 년전 이미 동악비와 정비를 살해할때 사용된 무공이 바로 화골면장이라는 사실을 알아냈 다. 이 화골면장은 요동(遼東)에 있는 사도(蛇島)의 도주가 자랑하는 독문비전의 음독한 재간이었다. 그 당시 그는 흉수가 누구인지 모르기 때문에 온갖 위험을 무릅쓰고 전문적으로 화골면장을 상대할 수 있는 무공을 연마했던 것이다. 비록 몸을 크게 해치게 되었으나 그 무공을 연성하게 되었다. 그후 위소보가 강희황제와 무공을 연마하게 되자 해로공은 황제에게 무공을 가르치는 사람이 바로 동악비와 효강황후등을 죽인 흉수일 것 이라고 추측을 했으며 이후 반드시 큰 싸움을 벌이게 될 것이라고 미 리 추측을 하고 있었다. 그는 위소보가 소계자를 죽이고 자기의 눈까 지 멀게 한 이후 소계자로 가장하며 자기를 돌보는 사실도 알았다. 그 리고 속으로 이 아이는 나이가 어리고 자기와는 전혀 모르는 사이니 반드시 누구의 지시를 받고 온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말로 써 위로하며 교사한 사람이 누구이지 알아내려고 했다. 즉 교사한 사 람이 십중팔구 흉수일 것이라고 내다보았던 거서이다. 그러나 위소보 는 누구의 지시를 받은 것도 아니었다. 해로공은 아무것도 알아낼수 없게 되자 소계자에게 무공을 가르치게 되었다. 그러나 소계자에게 가르치는 무공은 곳곳에 빈틈이 많았다. 그리고 상대방으로 하여 자기가 소림파의 사람이며 무공이 평범하다고 느끼게끔 만든 것이다. 그런데 이제 손을 쓰게 되자 황태후는 크게 낭 패를 보게된 것이었다. 태후는 반년 전에 해로공이 소림파의 사람이라고 짐작하게 되었다. 그러나 해로공은 그녀의 무당파 무공이 가장한 것임을 알았던것이다. 두사람은 눈으로 말하면 한쪽은 밝고 한쪽은 어두웠지만 상대방의 무학과 파벌에 있어서는 정반대였다. 해로공은 적을 헤라리에 있어서 무척 명쾌했으며 태후는 처음부터 잘못짐작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것 은 태후의 견문이 뒤떨여졌기 때문이 아니었다. 그것은 해로공이 이미 진상을 알아냈으나 태후는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면에서 아무것도 모 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거기다 해대부는 마음 속으로 황제에게 무공 을 가르쳐준 사람과 죽음을 걸고 싸워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지 만 태후는 이제서야 해대부가 자기의 목숨을 빼앗으려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던 것이다. 태후가 진작 알았더라면 벌써 명을 내려 시위로 하여 해대부를죽이도록 만들었을 것이며 그녀 스스로 손을 쓸필요도 없을 것이다. 해로공은 자기의 눈이 멀었기 때문에 반드시 상대방이 먼저 손을 써 서 공격해야만 자기가 기다렸다가 반격을 할 수 있으며 수초만에 상대 방을 이길수 있다고 판단했다. 화골면장은 음흉하고 사악하며 악독하 기 이를데 없는 독문무공이었다. 만약 이십년정도의 고된 공력을 쌓지 않으면 대성할 수 없었다. 태후인 박이제고특(博爾濟古特)은 과이비패 륵(科爾泌貝勒)의 딸로서 그녀의 집안은 고귀하기 이르르데 없는 신 분이었고 수세대에 걸쳐 황후가 나왔으며 대대로 큰 벼슬을 한 집안이 기도 했다. 그녀가 처녀였을때는 대문밖을 한 걸음 나가는 것도 어려 웠다. 어릴때 부터 나이많은 유모와 시녀들이 시중을 들었을 터인데 어찌 외지고 위험한 사도로 가서 그런 무공을 배웠겠는가? 설사 그녀 가 무공을 배웠다해도 반드시 체력을 증강시키는 하찮은 재간을 익혀 야지 도저히 화골면장부터 배울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녀의 곁에있 는 심복이나 궁녀가운데 그와 같은 뛰어난 고수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 하게 되었고 태후가 그 사람에 분부하여 손을 쓰도록 명령하기만을 기 다렸던 것이다. 그런데 해로공이 황제에게 알린다는 말을 하자 태후는 마음이 초조해진 나머지 자세히 생각해 보지 못하고 대번에 손을 써서 공격을 한 것이었다. 태후는 비단 네 사람을 살해한 사람이 바로 자기임을 인정하게 되었 을 뿐만 아니라 삼장을 교환한 끝에 지극히 심한 내상을 입었다. 해로 공은 한 마음으로 수년간 계획했던일이 일단 성공을 거두게 되자 마음 속으로 흐뭇하게 여기고 있었다. 이때 태후는 호흡을 조절하려고 했으나 소용이 없었다. "해대부,해대부 너는 정말 이야기를 함부로 지어내는 것을 좋아하는 구나. 얼마든지 터무니 없는 말을 해 봐라. 황상께선 나이는 어리지만 머리는 똑똑하기 이를데 없다. 너의 말을 듣는지 나의 말을 듣는지 두 고보자." 해로공은 말했다. "황상께선 처음에는 소신의 말을 믿지 않고 십중팔구 명을 내려 즉 시 소신을 죽이겠죠. 그러나 몇년이 지나게 되면 자세히 생각해 볼 것 이고 생각할 수록 사실이 명백하게 알게 될것입니다. 태후 그대의 일 족은 대대로 부귀영화를 누렸습니다. 태종과 주군의 황후도 모두 그대 집안의 출신입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그와 같은 부귀영과는 강희제 에 이르러서 끝나게 될 것입니다." 태후는 싸늘하게 코웃음쳤다. "흥" 해로공은 다시 말했다. "주군께선 소신에게 흉수를 찾아내는 즉시 그가 어떤 사람인지를 막 론하고 죽이라고 했습니다.그러나 애석하게도 소신은 무공이 천박하여 태후의 적수가 되지 못하기때문에 부득이 하책을 써서 황상에게 모든 사실을 아뢰어야하겠습니다." 그리고 그는 천천히 바깥 쪽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태후는 암암리에 운기행공을 하고 있었으며 조용히 몸을 날려 공격 을 하려고 했다. 그ㄸ 별안간 미풍이 살랑거린다고 느끼는 순간 해로 공이 갑자기 몸을 얻드려 다가들면서 두 손으로 맹렬히 쳐오는 것이 아닌가? 해로공이 순치 황제의 명을 받고 동악비를 해친 흉수를 죽일 것을 결심한 것은 오래된 일이었다. 따라서 황제에게 알린다고 말한 것은 그저 태후의 정신을 어지럽게 하여 그녀로 하여금 방심하도록 만들어 서 숨을 제대로 가다듬지 못할때 일장을 가하자는 것이었다. 따라서 이 일장은 아무런 기척이 없었으나 필생의 공력을 담은 것이었다, 방 금 그는 태후가 말하는 것이 귀를 기울였는데 그녀가 있는 방위를 정 확하게 가늠하게 되었고 일장을 후려쳐서 곧장 태후의 가슴 요혈을 취 하려고 한 것이다. 황태후는 그가 이토록 빨리 공격을 해오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그 녀는 재빨리 몸을 날려 피하려고 했다. 재빠른 걸음으로 몇 번 움직이 고 나면 해로공은 눈이 멀었으니 자기가 처한 위치를 알지 못하리라고 생각했다. 그녀가 몸을 움직이려고 할때 해로공의 장력은 곧장 정면으 로 날아들었으며 그녀가 숨조차 쉬지 못하도록 무서운 위세로 덮쳐 들 어왔다. 그녀는 왼손에 힘을 주어 내려치는 수 밖에 없었다. 그녀는 일장을 후려친 이후 재빨리 걸음을 옮기려고 했으나 해로공의 장력에 는 엄청난 흡입력이 있어서 몸을 움직일래야 움직일 수 없었다. 그녀는 부득이 손에 장력을 더욱 돋우어서 해로공과 내공을 겨룰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해로공은 상대방이 내력을 끊임없이 밀어내는 것을 보고 속으로 쾌 재를 불렀다. 자기의 두 눈이 비록 멀기는 했으나 만약 상대방이 자기 와 마주치지 않고 슬슬 돌아가며 싸우게 된다면 자기로서는 매우 불리 한 위치에 처하게 되지만 내공으로 겨루게 된다면 눈이 먼 것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기 때문이다. 태후는 처음 공격에서 이미 내상을 입었기 때문에 호흡이 헛갈리게 되었고 빨리 회복 될 수 없었다. 이와 같이 내력으로 겨루는 것은 그 녀의 공력을 손상시키고 끝내는 전신이 마비되듯 해서 죽게 만드는 결 과를 가져올 것이다. 해로공은 왼손에는 음유한 기운을 오른손에는 양 강한 기운을 내쏟았으나 잠시 후에는 음유하고 양강한 기운을 꺼꾸로 흘려보내 왼손엔 양강한 기운을 오른손에는 음유한 기운을 내쏟았다. 위소보가 볼때는 태후는 한 손으로 해로공의 두 손과 대항하고 있을 뿐 아무런 위험도 없는 것처럼 보였다. 사실은 해로공의 장력은 마치 돌로 만들어진 맷돌처럼 천천히 움직여서 가루를 내듯 태후의 내력을 한점 한점 갉아 없애고 있는 형편이었다. 위소보는 몸을 숨기고 누구 에게 들킬까봐 간혹 고개를 내밀어 훔쳐보고는 즉시 몸을 움츠리곤했 다. 그때 별안간 눈앞에 하얀 빛이 번쩍했다. 그는 재빨리 다시 고개 를 내밀었다. 두 사람이 여전히 손을 부딪히면서 겨루고 있었다. 그 때 태후의 왼손에는 한 자루의 짧은 무기가 들려 있었고 그 무기를 천 천히 해로공의 배쪽으로 찔러 가고 있었다. 그 광경에 그는 기뻐서 속 으로 갈채를 보냈다. (정말 잘 한다. 잘해. 늙은 폐병장이 이번에야 이 세상을 등지지 않 을 수 없게 되었군!) 태후는 사태가 불리함을 느끼고 한 자루의 아미자를 꺼냈다. 그리고 매우 느리게 해로공의 배를 겨누고 찔러갔다. 그런데 아미자는 상대방 의 아랫배와 한 자의 간격을 두는 순간 더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금방 해로공의 두 손에서 쏟아내는 음양마(陰陽磨)의 괴력은 점점 더 빠르고 거세졌다. 태후의 왼손은 이미 감당할 수 없었다. 오른손이 점점 시큰해져 오면서 힘이 빠지는 것을 느꼈고 참을 수 없어 왼손을 들어 오른손을 대신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녀는 아미자를 천천히 찔러내어 전혀 기척을 내지 않도록 하고서 적으로 하여금 알아차리지 못하게 하려고 했다. 그러나 이때 오른손의 힘이 전혀 지탱을 할 수 가 없을 정도였다. 그는 해로공이 알아차리는 것을 보지 못하고 왼손에 힘을 주어 아미자를 푹찌르려고 했다. 하지 만 순식간의 지채로 인하여 왼손을 반치 정도도 밀어 낼수가 없었다. 툭툭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해로공의 왼손 네 손가락이 끊어진 곳에서 흘러나오는 피가 땅바닥에 떨어져 나는 소리였다. 해로공이 내력을 많 이 쏟아내면 쏟아낼수록 선혈은 더욱더 많이 흘렀다. 위소보는 아미자가 달빛을 받고 끊임없이 움직이며 빛을 뿜어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때론 그빛이 자기의 얼굴에 비치는 것도 알수 있었다. 태후의 왼손이 끊임없이 떨리고 있었고 그와 같이 반사 되는 것도 점점 빠르게 어른 거렸다. 아미자는 시종 해로공의 배를찌 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잠시후 태후의 손에든 아미자는 천천히 음츠러 들었다. 위소보는 크 게 놀랐다. (아이구! 야단났다. 태후가 저 폐병장이를 이기지 못하는구나. 이때 가지 않고 언제까지 기다려?) 그리고 천천히 몸을 일으켜 한 걸음 두 걸음 바깥쪽으로 걸음을 옮 겨놓았다. 한 걸음을 옮길때 마다 위험에서 한 걸음 떨어진 다는 것을 알아 마음도 그만큼 놓이는 편이었다. 따라서 발걸음도 빨라지게 되었 다. 그래서 문가에 이르게 되었고 손을 뻗어 문고리를 잡게 되었다. 위소보는 속으로 생각했다. (야단났다. 태후가 늙은 폐병장이에게 죽임을 당하는 구나.) 그런데 이때 해로공의 냉랭한 어조가 들렸다. "태후 이제 점차 등불의 기름이다하듯 하여 한대의 향을 피울 시간 만 지남녀 태후께선 정력이 고갈되어 죽게 될 것이오. 이때 갑자기 누 가 와서 나의 등을 찌른다면 나는 대항할 수 없어서 그에게 죽음을 당 하겠지만 이곳엔 아무도 없구료" 위소보는 나는 듯이 도망을 치려고 했다. 그런데 갑자기 해로공의 말을 듣자 생각했다. (태후는 죽지 않았구나. 늙은이의 말이 옳다.) 이거야 말로 물에 빠진 개를 쳐서 다시 물에 빠지도록 하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했다. 위소보는 도박을 좋아했다. 이기고 지는 확률이 반반씩일때도 도박 을 하는 편이었다. 거기다가 자기가 몰래 수작을 부리게 된다면 십중 팔구는 이길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그와 같은 도박의 기회가 있다면 절대로 그 기회를 그르치지 않는 성질이었다. 위험을 무릅쓰고 태후를 구하라고 한다면 그는 구하지 않을 사람이었다. 하지만 해로공이 자기 의 약점을 스스로 폭로하지 않았는가? 한 조각의 구수한 고기를 입가까지 넣어주는데 어찌 삼키지 않겠는 가? 손을 뻗어 신발에서 비수를 꺼냈다. 그리고 재빨리 해로공의 등뒤로 다가가며 호통을 쳤다. "이 늙은 폐병장이야. 태후를 해치지 말아라." 그리고 비수를들고 그의등을 향해 맬렬히 찔렀다. 해로공은 길게 소리내어 웃으며 부르짖었다. "꼬마야 네가 속았다." 그리고 왼발을 들어 뒤로 걷어찼다. 펑 하는 소리와 함께 위소보의 가슴을 차게 되었고 위소보는 수장 밖으로 날아가게되었다. 해록공은 태후와 내력을 겨루고 있엇지만 이미 승세를 취하고 있었 다. 그런데 그때 뒤에서 걸어나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발걸음 소리 는 바로 평소에 들어 익숙해진 위소보의 것이었다. 꼬마 녀석이 자기 의 장력을 맞고도 죽지 않았다는 사실에 대해서 퍽 의아하게 생각했 다. 그가 밖으로 나가 시위를 불러 태후를 구하게 된다면 지금까지 이 겨 놓은 경기를 지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때 좋은 생각이 떠올라 자기의 약점을 드러내어 위소보로 하여금 자기의 등을 공격하도록 유인했던 것이다. 위소보는 적과 싸워본 경험이 풍부하지 못했기때문에 그만 속임수에 넘어가고 말았다. 해로공의 발길질은 그의 가슴을 후려치게 되었고 위소보는 구름을 타듯 허공에 붕떠오르게 되었는데 한 모금 선혈을 울컥 토해내지 않을 수 없었다. 해로공은 왼발로 그를 걷어찬 이후 이미 태후가 자기가 공력을 뒤로 내민 것을 틈타 왼손으로 자기의 아햇배를 후려쳐 오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래서 위소보의 아랫배를 걷어찬 이후 손을 앞으로 뻗어내며 아랫배를 보호했다. 그 순간 자기의 손바닥이 얼얼해졌다. 그리고 아랫배에 격력한 고통 이 엄습해왔다. 태후의 아미자는 이미 그의 손바닥을 뚫고 그의 아랫 배에 꽂힌 것이다. 그는 역시 눈이 멀어서 사물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손해를 본 것이었다. 해로공은 공격해오리라고 짐작했지만 공격을 해 오는 것이 장력이 아니라 예리하지 짝이없는 아미자라는 점은 미처 깨 닫지 못했던 것이다. 그는 아랫배가 아미자에 찔리게 되자 왼손의 장 력을 크게 쏟아내서 태후를 몇 걸음 뒤로 밀려 나가도록 만들었다. 태후는 상대방의 거친 장력에 휘청하며 몸이 기울어 졌으나 재빨리 왼발을 딛고 땅에 내려섰다. 그녀는 다시 뒤로 일 장정도 몸을 날렸 다. 그 순간 가슴 속 기혈이 마구 끓어 오르고 정신이 아찔했다. 혹시 나 해로공이 그 기회에 공격을 해 올까봐 태후는 다시 몇 걸으므 물러 서서 담장에 몸을 기대고 섰다. 해로공은 기다란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하. 그대는 운이 좋군 운이좋아." 그리고 잇달아 삼장을 내쳤다. 한편으론 손으로 치면서 한편으론 앞 으로 곧장 달려왔다. 태후는 왼쪽으로 재빨리 몸을 날려 피했다. 그러나 두 다리가 휘청 거리고 힘이 없어 땅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그 순간 우직끈 하는 소리가 났다. 한 줄의 화분을 얹어두는 곳에서 화분이 떨어지면서 반 쪽이 난 것이었다. 태후는 지칠대로 지쳐서는 더 꼼짝할 수 없었다. 그런데 이때 해로공은 반쯤 쓰러진 화분의 받침대 위에 쓰러진 채 꼼 짝도 하지 않는게 아닌가? 태후는 바둥거리며 몸을 일으키려고 했다. 그러나 꼼짝 할 수가 없 었다. 그런데 멀리서 사람들의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저 고약한 해가과 말을 주고 받고난 이후 싸움을 벌이게 되었 으나 결코 못된 소리를 내지 않았다. 그러나 그가 죽을 때 큰 소리로 부르짖고 화분 위 선반을 쓰러뜨렸기 때문에 궁의 태감들과 시위들을 놀라게 한 모양이다. 이 사람들은 삽시간에 이 곳으로 달려올 것이고 내가 이곳에 쓰러져 있는 것을 보고 또 옆에 한 늙은이와 나이어린 태 감이 죽어 있는 것을 발견하면 나의 체면은 어떻게 되겠는가?) 그녀는 힘을 써서 몸을 일으켜 방으로 들어가고가 했다. 그러나 한가 닥의 진기도 끌어올릴수 없었다. 이때 사람들의 발걸음 소리가 점점 가까와졌다. 마음이 다급해지게 되었을ㄸ 갑자기 한 사람이 다가오며 입을 열었다. "태후 어르신께서는 무사하시죠? 소신이 부축해 드리겠습니다." 그는 바로 소태감 소계자가 아닌가? 태후는 놀람과 기쁨에 얽혀서 말했다. "너는...너는....채여서 죽지 않았느냐?" 위소보는 말했다. "그는 나를 차서 죽일수 없습니다." 그는 해로공에 의해 꽃밭 속으로 떨어지게 되었고 피를 토해냈다. 그러나 정신을 가다듬고 몸을 일켰다. 그리고 보니 해로공은 꽃의 선 반 위에 엎드려 꼼짝도 하지 않았다. 재빨리 그는 한 그루 나무 뒤에 몸을 숨긴후 단도를 집어 해로공에게 던졌다. 툭하는 소리와 함께 해 로공의 뒤통수에 맞았으나 해로공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위소보는 크게 기뻤다. (늙은 폐병장이가 죽었다.) 그러나 그는 두렵고 떨려서 나가 살피지 못했다. 일시 어떻게 해야 좋은 지를 몰랐다. 밖으로 도망을 쳐야 하는지 아니면 태후를 부축해 야 할런지 판단이 서지 않는 것이었다. 이때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렸고 많은 사람들이 떼를 지어 달려오는 것이었다. 도망을 치면 부딪치고 말것 같았다. 그래서 그는 풀밭으로 들어가 태후를 부축했다. 태후는 기뻐서 말했다. "착한아이로군 너는 나를 부축하여 방으로 들어가 쉬도록해다오." 위소보는 말했다. "예." 그리고 반쯤 끌듯 안듯 휘청거리며 그녀를 방 안으로 부축해 들어가 서 침대위에 눕혔다. 그 자신은 두발이 시큰거리고 힘이빠져 두터운 담요자락 위에 쓰러 져 헐레벌떡 침대위에 눕혔다. 태후는 말했다. "너는 이곳에 사람이 오게 되었을때 소리를 내서는 안된다." "예." 잠시 후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다른 사람들이 바로 방밖으로 몰 려왔다. 등불을 든 사람도 있었는데 그 불빛은 방문 틈으로 새어들었 다. 그리고 누가 부르짖었다. "어이구 한 사람이 이곳에 죽어있군." "상선감의 해로공이다." "태후께 아룁니다. 자녕궁에 사고가 났는데 태후께서는 무사하신지 요?" 이것은 바로 태후의 무사함을 여쭈어 보는 것이엇다. "무슨 일이 일어났느냐?" 그녀가 소리를 치자 바깥쪽의 시위와 태감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 었다. 태후가 무사하다면 자녕궁에 어떤 사고가 났다해도 큰 벌은 받 지 않으니 말이다. 앞장을 선 시위가 말했다. "아마도 태감끼리 싸움을 한 모양입니다. 큰 일은 아닙니다. 태후께 선 편안히 주무십시오. 소신들은 사건을 밝힌 이후 다시 말씀드리겠씁 니다." 태후는 말했다. "그러시게." 한 사람이 말했다. "이....이 소궁녀는 아직 죽지 않았군. 저 죽은 늙은이의 시채와 함 께 대리고 나갑시다. 나중에 수궁녀에게 그 동안의 일을 물어보도록 하자." 태후는 말했다. "소궁녀를 내방으로 데리고 오게." 태후는 예초의 입에서 행여 어떤 비밀이 새어나갈까 두려웠던 것이 다. 한 명의 태감이 축 늘어진 소궁녀를 안고 방 안으로 들어오며 태후 에게 인사를 했다. 태감은 소궁녀를 내려놓고 즉시 물러갔다. 태후는 시위와 태감들이 멀리 사라지자 입을 열었다. "너는 해로공에게 무공을 배운 후 또 누구에게 무공을 전수 받았느 냐?" 그녀는 위소보가 해로공에게 가슴을 차이고도 멀쩡하자 위소보가 또 다른 무공을 익혔다 보다고 생각한 것이다. "저는 그 늙은이에게 배운 적은 있었는데 그는 음흉해서 저에게 가 짜 무공은 가르쳐 주었죠. 그는 항상 저를 괴롭혔지요. 정말 죽어마땅 해요." "그의 눈은 네가 망가뜨렸다면서?" "그 늙은이는 밤낮 태후마마와 황상을 비난했어요. 저는 그를 꼭죽 여야 되겠다고 생각했지요. 하지만 제가 무슨 능력이 있나요? 그를 죽 이지는 못하고 부득이....부득이....그의 눈을 멀게 만들었죠." "그가 나와 황상을 뭐라고 욕했지?" "모두다 개소리였어요. 그래서 듣는 족족 잊어버리렬고 노력을 했어 요. 그래서 생각이 나지 않아요." "음...너는 정말 착한 애로구나. 오늘밤 너는 어떻게 이곳앨 왔지?" "저는 침대위애서 잠을 자고있었어요. 그런데 그 고약한 늙은이가 살금살금 밖으로 나가지 않겠어요? 혹시 그가 나를 죽이려고 무슨 못 된 짓을 할까봐 겁이나서 뒤를 따라오게 되었던 거예요." "그가 나와 함게 이야기를 너는 모두 들었겠구나" "그 늙은이는 언제나 거짓말을 하죠. 그래서 나는 항상 그가 말을 할때는 귀를 막곤해요." "나는 네가 그와 내가 나눈 이야기를 들었는지 묻고 있는거야. 솔직 히 말해봐." "저는 멀리 문 밖에 숨어서 감히 가까이 다가올 용기가 없었어요. 그 늙은이는 귀가 매우 밝았거든요. 눈이 멀었으니까 대신 귀가 발달 했나봐요. 제가 가까이 다가가면 그는 내 기척을 들을것이 아니겠어 요? 그래서 저는 멀리 떨어져서 두분께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은 보 았지만 무슨 내용인지는 한 마디도 알아들을 수가 없었지요. 정말 한 마디도 듣지 못했다구요. 저는 그 늙은이처럼 귀가 밝지 못하거든요. 그러다가 그 늙은이가 감히 태후마마에게 덤벼드는 역적짓을 하기에 저는 죽음을 무릅쓰고 태후마마를 도와 그 놈을 처치하려고 했던 거에 요. 그는 태후에게 무슨 소리를 했나요. 틀림없이 저를 헐뜯었겠지요? 그 늙은이 말은 들을 필요가 없어요." "흥. 너는 정말 약삭빠른 녀석이구나. 어쨋든 좋다. 네가 쓸데 없는 소문을 퍼뜨린다면 처참한 죽음을 면치 못한다는 점을 명심하도록해 라." "그건 염려마세요. 저는 태후마마와 황상폐하에 대해 단 한마디도 불경스런 말을 하지 않을 거예요. 저는 나이는 아직 어리지만 생명이 얼마나 소중한지 잘알고 있답니다." "좋아. 이제부터 네 녀석에게 잘대해 주도록하지." "예예...감사합니다. 그 늙은이를 태후마마께서 죽이신 것은 저에게 는 크나큰 기쁨입니다. 태후마마는 저의 생명의 은인 이라고도 할수 있습니다. 이 은혜는 영원히 잊지 않을 것입니다." "네가 은혜를 안다면 좋다. 탁자위의 초에 불을 켜도록해라." "예." 위소보는 불을 당겼다. "이리 오너라. 너의얼굴을 자세히 보아야겠다." "예." 위소보는 천천히 태후의 침대 앞으로 다가갔다. 그녀의 안색은 창백 했다. 그러나 눈에서는 번쩍번쩍 날카로운 빛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위소보는 가슴이 철렁했다. (혹시 나를 죽여 비밀을 새어나가지 못하게 하려는 게 아닐까? 도망 치는게 상수다.) 그가 막 도망치려고 하는데 태후가 재빨리 손을 뻗어 위소보의 팔을 잡았다. 위소보는 화들짝 놀라 '아'하는 비명소리를 내고 말았다. 태후는 말했다. "왜 그리 놀라느냐?" "저는 ....놀라지 않았어요. 다만...." "다만 어떻다는 게냐?" "다만 태후마마의 은혜에 감격할 따름입니다." "그렇다면 어째서 온 몸을 사시나무처럼 부들부들 떨지?" "저는....떨지 않고 있습니다." 태후의 눈에 악독한 살기가 떠올랐다. 그녀는 손에 힘을 주어 위소 보를 끌어 당기려고 했다. 그러나 그녀는 이미 지칠대로 지쳐 손이 말 을 듣지 않았다. 그녀는 속으로 생각했다. (애석하구나) 그녀는 표정을 바꾸고 인자한 음성으로 말했다. "너는 오늘 큰 공을 세웠다. 내가 큰 상을 내리마." "그 늙은이는 저를 죽이려고 했는데 다행히 태후마마께서 저의 목숨 을 구해 주신거예요.그것 만으로도 큰 상을 내리신거라고 볼 수 있어 요. 저야 뭐 공이 있나요?" "네가 분수를 안다니 기특하구나.이제부터 나도 너를 푸대접하지 않 으마. 이제 가 보아라." 그녀는 그의 팔을 놓아주었다. 위소보는 날아갈듯 기뻣다. 그는 재 빨리 엎드려 몇 번 큰절을 올리고 문밖으로 나섰다. 황후는 위소보의 앞가슴에 토해진 핏자국을 보고 크게 의아했다. (저 녀석은 내상을 입었는데도 절을 하는 동작이 무척 빠르단 말이 야!) 위소보는 나가기전에 누워있는 예초를 슬쩍 바라다 보며 생각했다. (며칠 내로 맛좋은 떡을 가져다가 너에게 먹여줄께.) 그는 급히 문을 나서서 자기ㅇ 방으로 돌아가 문을 걸어잠그고 길게 숨을 내쉬었다. (휴우! 십년은 감수했는걸 어쨋든 이제부터 나 혼자 이집을 쓰게되 었고 그 늙은이를 경계하지 않게 되었으니 기분이 좋구나.) 그는 다시 생각했다. (그런데 그 태후의 눈초리가 이상했어. 아무래도 나를 죽이고 말거 야. 나는 역시 황궁에서 나가는 것이 좋겠어. 하하하 사십오만냥을 얻 자마자 양주로 빠져나가 엄마를 만나고 큰 기루를 세우는게 좋을 것같 군.) 그는 침대위에 벌렁 쓰러지며 한바탕 웃어ㅈ혔다. 한참동안 혼자 히 히덕거리다가 피곤함을 이기지 못하고 자기도 모르게 잠이들고 말았 다. 이튿날 아침 그는 잠에서 깨어났다. 가슴이 아프기 짝이없었다. 해로공에게 얻어맞았기 때문이엇다. 그는 겉옷을 벗어서 핏자국을 지우기 위해 손톱으로 문질렀다. 돌연 옷이 부스려져 나가는데 손과 발이 찍힌 흔적이 가루로 변해 떨어져 내리지 않는가? 그는 크게 의아 했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 아..그렇군. 그 늙은 녀석이 어젠 밤 내 가슴을 한번 손으로 때리고 한번 발로 차지 않았는가? 그 바람 에 옷이 상했구나. 나의 무공도 ㄱ찮은 편이로군. 어느새 피부가 단단 하게 되어서 그와 같이 악독한 공격을 받고도 멀쩡했구나.다만 피를 한모금 토했을 뿐이었지. 혹시 내상을 입었는지도 모르니까 늙은 녀석 의 약상자에서 약을 좀 꺼내 먹어두는 게 좋겠군.) 해로공의 물건은 이제 위소보의 것이 되고 말았다. 그는 점잖게 기 침을 한 후 약상자를 꺼냈다. 알약과 가루약이 병과 종이봉지에 가득 들어 있었고 각각 다른 이름이 씌여 있었다. 그로서는 글자를 모르는 처지라서 어떤 것이 독약이고 어떤것이 치료약인지 알수 없었다. 유일 하게 알고 있는 것은 소계자의 시체를 한 줌의 누런 물로 만들었던 화 시분(化屍粉)뿐이었다. 그는 그 일을 생각하자 소름이 끼쳐서 얼른 약 상자의 뚜껑을 닫았다. "제기랄 나의 무공이 뛰어나니 약을 먹지 않아도 괜찮을거야." 그는 가슴을 펴며 중얼거렸다. |
첫댓글 잼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