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이야기 ③
잠실, 한강의 대표적인 섬마을에서 육지로 변하다
서울이 급격히 도시 개발을 진행하면서 한강도 주변 환경뿐만 아니라 물줄기에 큰 변화를 겪었습니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물줄기가 굵어지고 흐름이 단순해졌다는 것, 그리고 섬과 모래사장이 사라졌다는 점입니다. 이때 사라진 대표적인 섬으로는 밤섬, 저자도, 그리고 잠실도가 있습니다.
1. 잠실도 (蠶室島)
오늘날 강남을 대표하는 지역 중 하나인 잠실은 1960년대까지만 해도 서울의 대표적인 섬마을이었습니다. 하지만 북쪽 물길을 넓히고 남쪽 물길을 막는 공유수면 매립사업을 통해 육지로 변했습니다. 1969년 지도에서는 잠실도와 부리도(浮里島)로 이루어진 잠실도와 그 옆에 있는 무동도(舞童島)의 모습을 볼 수 있었으나, 1975년 지도에서는 육지화 후 개발된 잠실지구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1925년 을축년 대홍수 당시 잠실도는 큰 변화를 겪었습니다. 건기에는 육지와 붙어있던 섬이 북쪽에 새로운 물길이 생기면서 계절에 상관없이 완전한 섬이 되었습니다. 북쪽 물길은 ‘신천강’이라 불렸고, 남쪽 물길은 ‘송파강’이라 불렸습니다.
1971년, 잠실도는 또다시 큰 변화를 맞이했습니다. 송파강이 매립되면서 잠실이 육지로 연결되었고, 한순간에 강남 지역으로 변했습니다. 메워진 송파강은 현재의 석촌호수가 되어 그 흔적을 남기고 있습니다.
2. 밤섬 (율도 栗島)
여의도 위쪽에 자리 잡은 작은 섬, 밤섬은 1968년 2월 10일, 한강의 흐름을 개선하고 여의도 윤중제 공사에 필요한 석재를 확보하기 위해 폭파되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두 개의 작은 섬이 다시 형성되었고, 철새들의 보금자리가 되었습니다. 2012년에는 람사르 습지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습니다. 지도에서는 밤섬, 즉 '율도동(栗島洞)'이라는 명칭이 사라졌으나, 흩어졌던 섬이 오늘날의 형태를 갖추며 자연을 회복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3. 저자도 (楮子島)
저자도는 옥수동과 압구정동 사이에 있던 섬으로, ‘옥수동섬’ 또는 ‘삼각섬’이라 불리기도 했습니다. 1970년대 초 압구정 지구 개발과 아파트 단지 건설을 위해 저자도의 흙을 사용하면서 대부분이 물속에 잠기게 되었습니다. 그 후 지도에서는 섬과 모래사장이 사라진 자리에 넓어진 한강 물줄기가 흐르고, 그 남쪽에 수많은 건물이 들어선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사라졌던 저자도가 다시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내 많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저자도가 다시 제 모습을 갖춰 조선시대의 경관을 되찾을 수 있기를 기대하며 지켜보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