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활용 잡지
최원혜
수필 학교 수업을 마치고 아랫집 주막을 내려갔다. 3시~5시까지 Break Time(휴식 시간)이었다.
아홉 명이 이리 갈까, 저리 갈까 망설이고 있는데 한사람이 벌컥 문을 열고 들어갔다.
밖에 있던 나머지 회원도 함께 들어가 의자를 차지하고 앉았다. 벽을 쳐다보니 주렁주렁 달린 빨간 사과 사진이 보였다. 그것을 보고 내가 “먹음직스럽다 실감 나는 사과네”하였다. 교장 선생님 말하기를“사과도 않 네? 우스갯소리 하였다.
잠시 후 굴이 들어간 파전, 막걸리, 연이어 칼국수 한 사발 앞에 주어졌다. 너도 한 잔, 나도 한 잔, 서로서로 막걸리 따라주며 담소 나누었다.
이번 주 글제는 잡지다. 교장 선생님 한마디 하였다. “이러한 자리를 하는 것도 잡지의 소재가 나올 수 있다”라고 하였지만 그래도 나는 도무지 생각나지 않았다.
잡지 하면 생활정보, 패션, 가수, 배우들이나 광고물, 유명 인사들의 컬럼 등이 기록되었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내가 여 중, 고 시절에 잡지는 판매대 앞에 놓아둔 여성 중앙, 우먼센스 보였다. 그 시절 돈으로 사서 볼 수는 없지만, 주변에 형편 좋은 학우는 사 온다.
내용이 궁금하여 읽어 보았다. 짧은 단락의 수필 글 이 눈에 띄었다. 내용은 가물거리는 기억이지만 즐겨 읽었다. 월간지라 구하기가 힘들어 누군가 구해오면, 대충 훑어 읽어 보기도 하였던 것 같다.
나는 생활 정보신문 벼룩 신문 회사에 근무하였다. 부동산 정보, 구직이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직장을 정보 해주고 자동차를 사고팔고 각종 상품을 사고파는 정보를 홍보해 주는 광고 텔레마케터다. 전화하도록 유도하여야 하는 업무다. 전화가 오면, 당일 5시까지 접수 분 한하여 이튿날 새벽에 신문이 인쇄되어 발행된다.
가판대에 가져다 놓으면 정보가 필요한 사람들이 가져간다. 그 당시, 발행하는 지면 부수가 두꺼웠다. 정녕 정보가 필요한 사람은 가져가지 못하고 폐지를 주워 다니는 사람들이 훔쳐 가기도 하였다.
회사에서는 비상 대책이 내려질 정도였다. 훔쳐 가는 것을 본 사람에게 신고하면 상금 100만 원 준다고 했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정보광고를 게재하는 사람들은 유료 광고로 이용하기 때문이다. 폐지로 가져가 버리면 정보를 얻고자 하는 사람들이 전화가 오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벼룩 신문 활용을 많이 하였다.
현재 거주하고 있는 주택을 구입 할 당시 고객이 나에게 게재해 달라고 요청해온 광고였다. 내가 전화해서 이 집을 사기로 하였다. 이 집 저 집 전셋집을 옮겨 다니며 살다가 둘러보니 좋아 보였다. 그 당시에는 시부모님과는 식당 운영할 즈음부터 따로 살고 있었다. 부모님과 남편에게 상의해서 집을 샀다. 물론 시부모님과 합쳐 살기로 하였다. 그 당시 2003년 11월에 부동산 시세가 33평 빌라를 샀다. 집주인이 급하다고 해서 싸게 살 수 있었던 같다. 전세 살다가 조금 더 주고 산 내 집이다. 화장실 두 개, 방 세 개 여섯 식구가 살기에는 넓지는 않지만 올 수리 해놓으니 남의 집 전세 살 때 보 다 이사 갈 염려도 없고 마음 한결 푸근함을 느꼈다. 분양된 지 10년 된 빌라다. 위치 또한 그지없이 좋은 곳이다. 수성구라 아이들 학군 좋은 곳이기도 하고, 생활하기도 편리한 곳이다.
여기서 20년을 살면서 아이들 훌륭하게 키우고 결혼시켰으며 어려운 생활을 함께했던 시부모님도 이 집에서 돌아가시고 3호선 역세권 5분 거리이며 잘 샀다고 생각한다. 처음 샀을 당시보다 몇 배나 집값이 올랐으니 말이다. 아무튼 내 집이니까 옮겨 다니는 일은 없기에 더없이 좋을 뿐 이다.
또 10년 동안 장롱 면허증의 해방이었다. 생활정보 신문으로 중고 자동차도 구매하였다.
여러가지 유용한 정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준 잡지가 나에게는 더없이 좋은 생활정보신문 벼룩신문이었다.
2008년 즈음 인터넷 광고가 봇물 터지듯 나와서 오프라인 정보신문 설 자리가 좁아진 것이다. 200 페이지 이상 게재되었던 지면 광고가 절반으로 줄어들면서 접수율 또한 차츰 줄어든 셈이다.
나역시 오프라인 광고를 이용하는 횟수가 줄어들었다. 온라인 광고, 알바몬, 파인드잡, 워크넷 구인 광고등 활용하였다. 지금은 정보매개체 TV, 포털사이트,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T map, 인공지능 AI, Chat GPT 등 각종 앱이 나와서 잡지에 게재했던, 부동산, 자동차, 은행 볼일까지 집안에 앉아 손가락만 까딱이면 모든일이 해결될 정도다.
참좋은 세상에 살고 있지만, 오프라인 매체들이 들어가고 온라인이 발전함에 따라, 우리는 노출이 심해서 벌거숭이가 되는 듯하다.
스마트 시대 인지라 어쩔수 없지만, 개인신용정보가 유출되고, 각종 스팸이 활개를 치고 있다. 오프라인 잡지가 사이버 시대에서는 불편한 것도 같지만 그만큼 안전망에 대해서는 더욱 안전한 것 같다. (20250314)
첫댓글 수고 하셨습니다.
한비수필학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