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제12장
저 멀리 동정호가 보인다. 용비운은 고개 마루에 선 채 대호의 푸른
수면을 망연히 응시했다.
두 번째로 악양을 떠나게 되는군..... 첫번째 악양을 떠나면서 찬란한
영광을 생각했는데......... 이번에는 웬지 쓸쓸하기만 하군.
부드러운 미풍이 웬지 그의 머리카락을 해치고 스쳐간다.
용비운은 여명에 잠겨 있는 악양 성도를 바라보며 엽완란을 떠올렸다.
엽소저, 나는 세상 어느 누구보다도 소저를 사랑하오........ 하지만
소저를 아내로 맞이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악양을 떠나야만 하오.
그는 나직이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엇다.
나는 정체를 탄로시키며 나의 인상을 나쁘게 심어 줄 수 없기에
떠나가는 것이오...... 하지만 아주 떠나가는 것은 아니오.
그는 평소의 그답지 않게 단호한 결의를 보였다.
다시 오겠소. 그때는 기만과 거짓 투성이의 용비운이 아니라 진정한
용비운의 모습을 보여 드리겠소.
그는 횡 하니 몸을 돌렸다. 어쩌면 영원히 돌아오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의 능력이 부족하여 스스로 생각하기에 용비운 만큼의 능력이 되지
못하면 평생토록 악양 땅을 밟지 않을 작정이었던 것이다.
가자........ 이것은 진정한 강호일정이 되는 길이다.
으........으음........
용비운은 웅창한 수림너머에서 들려오는 미약한 신음을 감지하며 신형을
멈췄다. 그는 낙양으로 가기 위해 북향하던 중이었던 것이다.
여인의 신음성같은데.........?
그는 잠시 망설이다가 숲 속으로 뛰어들었다. 그의 남달리 강한 호기심은
어떠한 위험이 닥치던 간에 궁금증을 참지 못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그는
조심조심 키넘는 갈대들을 헤치며 오륙 장 정도를 전진해 갔다.
자그마한 숲 속의 공지가 보였다. 공지에는 신록의 잔디가 곱게 깔려 있어
마치 융단을 깔아 놓은 것처럼 보였다.
응.......?
거목 뒤에 몸을 숨기고 공지를 살피던 용비운은 성목을 반짝였다.
잔디 위,
한 명의 나녀가 피범벅이 된 채 미미하게 꿈틀거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용비운은 청력을 높여 숲 속의 동정을 살폈다. 산새들의 영롱한 울음만이
들려올 뿐 별다른 위험은..... 느껴지지 않았다.
(괜찮을 것 같군.)
용비운은 어깨를 죽 펴며 공지로 들어섰다. 여인은 불과 십 오륙 세
정도로 보이는 소녀였다.
그녀는 혀가 잘렸는지 입에서 연신 시뻘건 선혈이 품어져 나오고 있었다.
으음...... 실로 잔인한 짓이군.
그녀의 나신을 살피던 용비운은 가볍게 전율했다. 아........
그녀의 여린 하복부 역시 온통 피범벅이 되어 있었다. 격렬한 능욕을
당했다거나 아니면 처참한 윤간을 당한 듯했다.
용비운은 미간을 찌푸리며 소녀를 보았다. (치욕을 못이겨 혀를 물고 자결하려
한 것 같군.) 그는 가여운 마음에 한 마디 던졌다.
이봐, 내 말 들려?
일순 나녀는 전신을 부르르 떨며 힘겹게 눈을 떴다. 핏발이 군두서 충혈이
된 그녀의 눈은 어미 잃은 어린 사슴의 눈인 양 애처로와 보였다.
네 맞지막 소원이 있으며 말해 봐라...... 정말이지 내가 남을 위해
이렇게 선심을 베풀어 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용비운은 몸을 굽혀 그녀의 얼굴을 보며 말했다. 소녀는 상대가 자신을
능욕한 악인이 아닌 것을 알고는 적이 안심하는 표정을 지었다.
아...... 아가....... 씨를...... 아가씨를 구해 주......세......
소녀는 최후의 기력을 모아 한 자 한 자 이렇게 말을 이어갔다. 하나,
그녀는 말을 끝내기도 전에 한 바탕의 진저리를 풀석 고개를 꺾었다.
용비운은 턱을 어루만졌다.
흠..... 아가씨를 구해 달란 말이군..... 한데 구해 주고 싶어도 어디에
있는지 알아야 할 것이 아닌가?
그는 끌끌 혀를 찼다. 그러다 문득, 그녀의 가녀린 손으로 시선을
떨구었다.
그녀의 식지는 꼿꼿이 펴진 채 서천을 가리키고 있었다.
서쪽이란 말이군........ 참으로 충성된 시녀로군......... 잎구음에
이르러서도 자신의 상전을 염려하다니......
용비운은 몸을 일으키며 서쪽으로 달려 갔다. 그녀의 시신을 묻어 주고
싶었지만 상황이 촉박함을 감안하여 일단 보류하기로 했다. (산 사람이
우선이지....... 흠..... 나의 영리한 머리로 짐작컨데 상대는 색마임에
분명하다.)
그는 자신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 자신이 능히 이 일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란 확신감마저 가졌다. (색한치고 변변한 놈 없다. 사실....... 아일,
아이 두 형도 그랬었으니까?)
그는 단숨에 오 리 정도 달렸다. 산기슭에 거대한 산철쭉 수림이 눈에
띄었다. 따사한 춘양에 만개한 촐쭉꽃들이 다투듯 화려하게 피어 있었다.
코 끝에 와닿는 진한 화향은 혀밑에 절로 침을 고이게 만들었다.
절경이군.
용비운은 철쭉림의 장관에 취해 감탄사를 발했다.
이런..........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인가? 그 소녀에게
마지막 소원을 들어준 다 했으니 어서 그 일을 해결해야 하는데.......
한데 이때,
그는 철쭉림 한쪽에 덩그라니 걸려 있는 혈옥종을 보게 되었다.
........?
용비운은 기이한 생각에 혈옥종 아래로 다가섰다. 붉은 빛깔의 옥종에는 낮
뜨거우리만큼 적나라한 음화가 빙 둘러 음각되어 있었다. 이것은 일종의
신물이었다. 무림계에서는 자신의 신물을 내걸어 자신의 위엄으로써 남이
자신이 하는 일에 개입치 못하게 하는 관습이 있었다.
이 혈옥종도 그런 이유에서 걸려 있음이 분명했다. 용비운은 혈옥종이
무엇을 뜻하는지 모르기에 그저 정교한 옥종으로만 생각했다. 하나, 만일
무림계에서 조금만 활동한 인물이었다면 머리를 싸매고 줄행랑을 쳤을
것이다.
용비운은 무심코 옥종을 떼어 냈다.
댕....... 댕댕....... 기이하게 심금을 진동하는 종음이 나직이 울려퍼졌다.
(거참...... 상당히 귀한 물건인 것 같은데 누가 여기에 이것을 걸어
놓은 것인가?)
그는 고개를 갸웃하며 옥종을 살폈다. 옥종에 음각된 현란한 음화의 형태가
그의 육욕을 순간적으로 유발시켰다. 한데 이 순간,
캬--- 오오오오---
심뜩한 괴성과 함께 하나의 혈영이 철쭉림을 가르며 무섭게 쇄도해 오는
것이 아닌가?
우드드드드---득---
용비운은 상대의 괴력과 경공에 간담이 떨려왔다. (앗...... 이 예쁜
옥종이 남의 표기였군....... 큰일이다. ) 하나, 도주하기에는 너무나
시각이 촉박했다.
그는 짐짓 여유있는 자세로 다시 한 번 옥종을 흔들었다. 자신이 결코
실수하여 옥종을 흔든 것이 아님을 상대에게 인식시켜 주기 위해서였다.
웬놈이냐?
사나운 폭갈과 함께 그 앞에 내려 선 인물은 털북숭이 괴인이었다.
무엇을 하나 뛰쳐 나왔는지 하반신만 겨우 가리고 있는 그의 모습은 한
마리 유인원을 방불케 했다. 벗어 젖힌 상체의 앞가슴에도 누런 황모가
북실북실했다.
용비운은 그의 흉엄한 모습만으로도 기가 질렀지만 애써 태연을 가장했다.
그는 자신의 비장의 무기인 금마선을 펼쳐 부쳤다.
콰........르르르........
그대는 누구인가? 나는 강호일정 무영금마선 용비운이라 한다.
........?
털북숭이 괴인은 흠칫 놀란 표정으로 한 걸음 물러서며 용비운을 매섭게
훑어 내렸다. (다행이다! 그 천잔수란 늙은이 같이 나를 몰라보면 어쩌나
했는데....... 아직 나의 신분을 알고 두려워 하지 않은 인물은 없었다.)
한데, 그의 안도감은 털북숭이 괴인은 광소에 통렬히 깨어지고 말았다.
크카카카...... 네가 용비운이란 애송이였단 말이냐? 그렇지 않아도 우리
열 두 형제가 이십 년간 금제된 이래 네놈의 명성이 가장 뛰어나기에 한
번쯤 만나보려 했었다.
...........?
용비운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아...... 아니 나를 만나보고
싶었다고....?)
그러나 문득, 그는 홀연히 떠오르는 직감에 전신을 부르르 떨고 말았다.
(열 두 형제라니...... 그리고 이십 년 금제라 했던가....... 그렇다면
혹시.......?)
생각이 여기에 이르자 그의 심장은 금시라도 터질 듯이 쿵쿵 뛰었다.
털북숭이 괴인은 음침한 괴소를 흘리며 허리춤에 두른 혈편을 풀었다.
너는 노부가 누구인지 알기나 하느냐?
그는 혈편을 동그랗게 말며 한자 한자 또렷하게 말했다.
노부는 십이대천마 중 음마라 불리우는 황음야도시다.
십...... 십이대천마!
용비운은 정신이 아득해 왔다. 혈관의 피가 북풍을 맞은 듯 싸늘하게
식어가는 기분이었다.
그는 자신의 엄청난 실책을 통탄했지만 이미 돌이키기에는 너무 늦었던
것이다.
음마 황음야도----
그의 독문 표기는 음화가 새겨진 극락혈종이었다. 용비운은 그것을 모르고
금기를 범해 그를 불러들인 것이다. 음마 황음야도 십이대천마 중 서열
아홉 번째로 지독한 색마였다. 이십년 전 그에 의해 능욕당한 여인들의
수효는 해아릴 수 없을 정도였다. 그는 용모와 몸매가 빼어난 여인을
만나면 유부녀고, 나이 어린 소녀이고 가리지 않고 천인공로할 만행을
일삼았다.
또한 한두 번 관계한 여인이라고 실종이 나면 곧 살해해 버리는 잔악한
살마였다.
십이대천마 모두가 그렇지만 그에게서는 특히나 인성을 찾아볼 수가 없다.
그의 병기는 미인혈루편이라 불리는데.......
그 채찍은 일천 미인들의 모발을 취해 독담에 꼬아 만든 것이라 했다. 그
미인혈루편의 위력은 엄청나기에 당금무림의 십대마병의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크카카카...... 두려운가, 애송이? 소문과는 틀리구나. 악의 심판자라는
백도 무림계의 정신적 지주라는 네가 겨우 이 정도라니....
음마 황음야도는 용비운의 신색을 간파해 내고는 득의의 마소를 터뜨렸다.
용비운은 펼쳐든 금마선을 힘있게 움켜 쥐었다.(어차피 살 길은 없다. 죽을
때 죽더라도 한 번 부딪쳐 보고나 죽자.)
이렇게 마음을 곧히자 그는 한결 공포를 떨칠 수 있었다.
후후........ 황음야도! 네가 십이대악귀의 첫번째 희생물이 되는 것이
그렇게도 좋은가?
크크크...... 과연 용비운이구나! 다른 놈들은 나의 명호만 듣고도
사묘십육계 줄행랑을 치던뎨.....
황음야도! 너희 세 악귀가 죽인 잔결구지살의 원혼을 풀어 주기
위해서라도 너를 살려 줄 수 없다.
용비운은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그르 농락하고 싶었다.
응......... ? 네가 잔결구지살을 알고 있단 말이냐?
황음야도는 흠짓 놀란 표정으로 그를 쏘아 보았다. 용비운은 여유있게
금마선을 저었다.
내게 약간의 도움을 준 사람들이지.
크크....... 그래? 우리 열 두 형제는 잔결구지살과 관계된 인물이라면
누구라도 씹어 먹고 싶을 만큼 저주하고 있다. 정말이지 제대로 만났구나.
황음야도는 미인혈루편을 꼬나쥐며 벼락처럼 날아 들었다. 그역시 용비운의
명성은 익히 들었는지 처음부터 자신의 절정마공인 천황마공인 천황마편을
전개했다.
척붕---낙혈---!
위이이이이잉---
광풍이 휘몰아치는가?
용비운은 어지러운 편영이 발출하는 어마어마한 압경에 전신의 혈관이
폭발되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 하나, 그는 본능적으로 천마금강신공을
끌어 올려 금마선을 횡으로 휘둘러 갔다.
콰---쾅---
요란한 굉음이 터지며 철쭉림 한쪽이 그 경풍에 밀려 송두리째 날아 갔다.
(윽--)
용비운은 목구멍까지 치민 비릿한 선혈을 억지로 눌러 참았다. 그는 자신이
음마 황음야도의 막강한 마편을 막아냈다는 대에 스스로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내가....... 공포의 마왕이라는 십이대천마의 마공을 감당해 내다니.......
어제 천잔수와 한번 격돌했을 때보다 휠씬 강해진 느낌이다.)
한편,
황음야도는 오히려 그의 무공을 얕보고 있었다. (크크...... 공력은
제법이다만 초식은 형편 없군..... 저 정도 녀석이 어떻게 신주십대고수와
동등한 명성을 누리고 있는지 모르겠군.)
그는 자신감과 함께 흉성을 폭발시켰다.
카가--- 대황전---
그는 미인혈루편을 꼿꼿하게 세워 측면으로 후려쳐 갔다. 대지를 휩쓸어가는
그 잠력은 가히 공포의 마왕다왔다.
퐁운변색의 마편은 갑자기 홱 돌변하더니 별안간 핏빛 낙뢰를 형성해냈다.
번--- 쩍----
용비운은 이 기괴한 마편의 변화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속수무책이었다.
정통으로 부딪친마다면 신병 금사선이 어느 정도 그 위세를 감소시킬
것이다. 하나, 황음야도의 예상도 못할 마편의 절정마식은 그럴 기회를
주지 않았따.
미인혈부편은 삽시간에 용비운의 심장으로 파고 들었다. (꼼짝없이
죽었구나....... 아아...... 엽소저!)
그는 그 급박한 상황 속에서도 엽완란을 떠올렀다.
순간, 그는 살아야겠다는 의지가 활화산처럼 폭발해 오르는 내부의 집념에
자신의 공력을 모조리 끌어 올리게 되었다.
차아아앗---
그는 양손을 활짝 펴며 자신이 수련한 천마금강신공을 최대한 발출시켰다.
슈슈슈슉---
아아........ 이 무슨 기상천외한 현상인가? 그의 전신에서 피어 오른
금빛 기류가 머리 위로 합쳐지며 둥근 금톄를 형성해내는 것이 아닌가?
천마금강환!
촌마금강심공의 상성 경지에 이르러야 겨우 시전해 낼 수 있는
천마강기........
천마금강환은 그의 노리에서 급속히 떠오르며 황음야도의 미인혈류편의
공세를 저지해 갔다.
파파파파---팟---
콰르르르---쾅---
고막을 찢고 뒤흔드는 대폭음이 터져나왔따. 황음야도는 양어깨가 떨어져
나가는 반탄력에 사 장이나 퉁겨 날았다. 그가 자랑하는 미인혈루편의
끝부분마저 심하게 찢겨져 나갔다. 하나, 황음야도의 진정한 경악은 자신의
애벼의 파손이 아니라 용비운의 무공에 있었다.
헉......... 천마금강심공--- 네....... 네가 어떻게.........
용비운은 한 순간 과도한 공력을 발출시켰기에 호흡마저 가빠 왔다.
그렇지만 그의 능숙한 연기력을 유감히 발휘했다.
후후........ 놀라운 일이군. 나의 천마금강신공을 알고 있다니.......
하나 이것은 겨우 맛보기에 불과하다. 그 정수를 다시 보여 주겠다.
황음야도는 어찌된 영문인지 천마금강심공을 무척이나 두려워했다.
으으음.......... 네놈이 불사천황의 양대패극마공 중의 하나를 익혔을
줄이야.......
그는 미인혈루편을 허리에 칭칭 감고는 유령처럼 솟구쳐 올랐다.
용비운--- 네놈은 제명에 살지 못할 것이다.
황음야도는 저주에 찬 폭갈을 남기곤느 남천으로 사라져 갔다. (사......
살았다!)
용비운은 이것이 현실인가 몇 번을 확인해서야 비로소 자신의 생명이
건재하다는 것을 절감했다. 그는 하늘에라도 오를 듯이 기뻤다. 그는
사자후로 환화하며 앙천광소를 터뜨렸다.
으하하하...... 감히 천하에 나 용비운을 당할 자가 누구냐?
그는 갑자기 광오해졌다. 그의 광오함은 당연하다고 볼 수 있었다. 천하를
공포에 떨게 한 십이대천마 중의 하나를 물리쳤으니.....
..
으하하하........
그는 금마선을 접어 손바닥을 두드리며 가가대소 했다. 실로 어이없는
상황이 아닐 수 없었다.
실질적인 무공으로 논하자면 그는 십이대천마의 열 두째인 환마 구천섬표의
삼초지적도 되지 않았다. 그는 이 사실을 분명 깨달았어야 옳았다. 만일
그랬다면 그는 또 하나의 불화를 불러 들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 순간,
보승법례---
쩌렁쩌렁한 불호와 함께 허공에서 드센 회오리가 휘몰아쳤다.
우......... 우..........우............우........
용비운은 웃음을 뚝 그치며 흠짓하여 허공을 올려다 보았다. (아니, 청천
하늘에 웬 조화냐?)
그와 동시, 허공 팔방에서 각기 하나의 묵영이 유성처럼 떨어져 내리는
것이 아닌가?
스스........ 슥...........
여덟 개의 인영은 착지하기 무섭게 신형을 돌려 용비운을 포위해 갔다.
(아니, 이 자들은 또 누구냐?) 용비운은 살벌한 기도를 풀어내며 포위망을
좁혀 오는 그들의 신위에 다시금 긴장되지 낳을 수 없었다. 묵색 가사의
팔 인, 그들은 일견해도 중원인이 아님을 대번에 알 수 있었다.
다소 검은 피부의 라마승들........... 그들은 움푹한 두 눈에서는 벽광이
폭사돼 나왔다.
(서역에 라마승이라는 사이한 중들이 있다 하는데 이들이 바로 그들인가
보군.) 용비운은 금마선을 펼쳐 부치며 낭랑한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 당신들이 감히 나 용비운과 겨뤄 보자는 것이오?
여덟 라마승들은 줄기줄기 한광을 발했다.
틀림없는 용비운이구나.........! 본 천의 침입자---
..........
전면에 선 장대한 체구의 라마승이 거친 한어로 말했다.
용비운, 네놈이 본 천의 진산지보인 범천패엽진경을 훔쳐가 놓고도 이토록
뻔뻔 할 수 있단 말이냐?
용비운은 그제서야 라마승들의 등등한 살기의 원인을 간파할 수 있었다.
(아차! 그렇다면 진짜 용비운의 품 속에 있던 괴상한 문자의 경서가
이들의 소유였단 말인가? 그리고 용비운은 이들과 싸우다 죽은 것이로군.)
그는 진짜 용비운의 사망의 내력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 가슴이
후련했지만, 엄습해 오는 공포에 다시금 등골이 오싹해졌다.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인가? 나는 무르는 일이다.
닥쳐라, 흉적! 어서 분 천의 범천패엽진경을 내놓지 못하겠느냐?
라마승들은 치를 떨며 공세를 펼칠 기세였다. 용비운은 특유의 지연 작전을
폈다.
그대들은 누구인가?
전면의 라마승이 대표로 대꾸했다.
우리들은 대밀종천의 팔대철혈나한들이다. 네놈을 죽이고 본천의 진산지보를
되찾기 위해 중원에까지 으른 것이다.
후후......... 내가 대밀종천의 금지 들어섰을 때도 너희가 어쩌지
못했는데...... 겨우 너의 여덟 명으로 나를 어쩔 수 있을 것같으냐?
용비운은 최대한의 객기를 부려 보았다. 과연 그의 당당한 기세는 효염이
있었다.
그토록 기세가 등등하던 팔대철혈나한들의 기세가 다소 주춤해졌다. (이놈을
뒤쫓던 본 천늬 십대장로마저 놈을 죽이지 못하고 시해당하셨다......
확실히 우리의 힘만으로는 감당키 어려운 자이다.) 용비운은 그들의 표정을
읽으며 내심 쾌재를 불렀다.
(보아하니 진짜 용비운을 격상시켜 죽게 한 자들은 따로 있었나 보군.)
그는 금마선을 탁 접었다.
나 역시 너희와 같은 조무래기와는 대결할 생각이 없다........ 너희가
정 범천패엽진경을 찾고 싶다면 너의 우두머리르 데려 오너라. 내
범천패엽진겨을아 놓고 한 판 승부를 벌일 마음은 있다.
.............
팍대철혈나한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의견을 모았다. 이어, 수좌 철혈나한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의견을 모았다.
좋다! 중원무림계에서 강호일정이라 불리우는 너의 말을 믿겠다.......
장소와 시간을 정해라.
용비운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머금으며 천천히 대꾸했다.
내 긴히 처리할 일이 있어 가까운 시일 내에 약속하기는 어렵다.......
앞으로 석달 후 유월 보름 대파산 천각봉 유시...........? 좋다! 유월
보름을 잊지 마라!
소좌철혈나한은 쾌히 동의하며 다시금 강조했다.
만일 네가 두려워 나오지 않는다며 나는 관용을 베풀어 줄 수 있다.
용비운은 이제 상황을 주지하는 입장에서 느긋한 여유마저 보였다.
팔대철혈나한은 이를 부드득 갈고는 시천으로 치솟아 올랐다. 그들은 몇
번 도약하는 사이 저편 언덕너머로 사라져갔다.
(휴우..........또다시 지옥에서 살아난 기분이군.)
그는 스스로도 자신의 운명이 참으로 끈질기다 느꼈다. 그러다 문득,
철쭉림으로 시선을 돌렸다.
(음마 황음야도의 작태를 보아 또 어느 여인을 겁탈하려 한 것 같군......
혹시 그 충성스러가운 시비의 아가씨 되는 여인이 아닐까?)
그는 진한 화향이 풍기는 철쭉림 안으로 들어섰다.
첫댓글 재미납니다.
잼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