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미루던 여름휴가, 올해는 진안에서 제대로 쉬었습니다.
여행사를 하다 보니 남들 휴가는 열심히 보내드리는데, 정작 제 휴가는 늘 뒷전이었습니다.
'이번에는 어디라도 꼭 다녀오자.'
그렇게 고민하고 있던 중, 이번 백두산 여행을 함께 다녀온 고등학교 친구 기철이가 한마디를 했습니다.
"우리 집 비워 줄테니까 가족들 다 와서 놀다가."
이 한마디에 온 가족이 진안으로 출발했습니다.
기철이 집은 산속 깊숙한 곳에 있는데, 집 바로 옆으로 맑은 계곡이 흐릅니다. 에어컨보다 시원한 바람, 새소리, 그리고 물소리...
자연인을 찍어도 괜찮을 그런곳
근데 집은 깨끗하고 아늑합니다.
도착하자마자 "아... 잘 왔다."라는 말이 절로 나오더군요.
사실 이곳은 처음이 아닙니다.
작년 11월, 친한 고등학교 친구 여섯 명이 모여 하룻밤을 보냈던 곳인데 그때는 너무 추워서 화목난로 앞을 떠나질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었습니다.
아이들은 계곡에서 첨벙첨벙, 어른들은 의자 하나 펴 놓고 발 담그며 수다 삼매경.
그런데 이번 여행 최고의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계곡에 어항을 하나 넣어봤는데...
설마 했는데 정말 물고기가 잡히기 시작하는 겁니다.
그것도 1급수에서만 산다는 버들치!
처음 한 마리 잡힐 때는 환호성을 질렀는데, 나중에는 하나둘 계속 들어오니까 아이들이 어항만 들여다보며 "또 잡혔다!"를 외치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순간 저도 어린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었습니다.
(버들치들도 "여기가 맛집인 줄 알고 들어왔는데..." 하고 후회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저녁에는 직접 가져간 솥뚜껑과 화덕을 꺼냈습니다.
고기는 왜 밖에서 먹으면 두 배는 더 맛있는 걸까요?
노릇노릇 구워지는 삼겹살에, 갓 잡은 버들치로 끓인 매운탕까지.
식당에서는 절대 살 수 없는 최고의 한 상이 완성됐습니다.
마무리는 역시 라면이죠
마당에 캠프파이어로 불을 피우고 휴가 첫날밤은 그렇게 깊어갑니다.
밤이 되자 더 놀라운 일이 있었습니다.
한여름인데도 산속이라 그런지 덥기는커녕 선선했습니다.
결국 창문을 닫고 이불까지 덮고 잤습니다.
도시에 있었다면 에어컨 온도를 몇 도로 맞출지 고민했을 텐데, 여기서는 자연이 최고의 에어컨이었습니다.
둘째 날에는 잠시 마이산에 들렀습니다.
너무 더워 돌탑까지 올라가는 건 가족회의 끝에(?) 만장일치로 포기.
대신 북부 쪽에서 마이산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는데...
물에 비친 마이산과 새파란 하늘, 흰 구름까지.
"와..."라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 풍경이었습니다.
사진도 마음에 들었지만, 가족 모두가 함께 웃으며 찍은 그 시간이 더 소중하게 남았습니다.
돌아오는 길에는 너무 더워 시원한 냉면 한 그릇으로 여행의 마지막을 장식했습니다.
짧은 1박 2일이었지만, 오랜만에 아무 걱정 없이 웃고, 먹고, 쉬고, 자연을 즐긴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하나 확실해졌습니다.
진안의 이 계곡은 '언젠가 다시 가야 할 곳'이 아니라, '곧 다시 갈 곳'이 되었습니다.
좋은 장소를 선뜻 내어준 친구 기철이에게도 다시 한번 고맙다는 말을 전합니다.
친구 덕분에 우리 가족 모두에게 오래 기억될 여름휴가가 생겼습니다. 😊
"여러분만의 숨은 계곡이나 여름 피서지가 있다면 댓글로 추천해 주세요. 내년 휴가 참고하겠습니다. 😊"
첫댓글 와~ 이런 우연이..
회사 과장님 고향이 진안이라 좋다는 얘기 많이 들었는데.. 그곳으로 휴가를 가셨군요^^
산좋고 물좋은곳~~
저 보글~ 보글~ 끓는 라면이 예술이네요~
산 좋고 물 좋고~~ 다 좋네요~^^
이런데서 먹는 라면맛 최고지요
부럽네요!
마이산 버킷리스트중 하나
담엔 같이가요!
담에 같이 한번 가자고요
우와~~부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