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랑 1박 2일로 여행을 다녀왔다.
코스는 포항 -> 경주 -> 정동진 -> 대구 -> 포항 ㅎㅎ 매치가 안되는가?
(정동진은 엄마가 우겨서 건 거고 대구는 내가 우겨서 갔다)
나는 대구가서 1박 하자고 했는데 엄마가 정동진 가자고 밀어부쳐서
입이 대빨 나와서는 정동진행 기차에 올라탔다-_ -;;
그런데 내가 상상하던 기차가 아니었다-_ -
기차는 전에도 타본 바 있지만 그래도 이정도일 줄은 몰랐다;
머 하이튼 삐그덕거리는 의자에 앉아갖고는 그렇게 6시간을 꼬박 달렸다.
가다보니 태풍 메기로 인한 먹구름도 슬슬 걷히고 햇살이 비치자
다시 기분이 좋아졌다 ㅎㅎ
부끄러운 말이지만, 정동진이 가까이 있는 줄 알았는데,
이제 보니 꽤, 아니 마니 멀었다 -ㅁ -;; 정말 몰랐다;;
정동진역 바로 앞에는 바로 너얼~븐 바다가 펼쳐져 있었다.
그 앞에서 왔다갔다 하다가 숙박을 해결해야 했기에 찜질방으로 갔다-ㅁ -
헉; 근데 오후 대여섯시부터 찜질방이라니!!
ㅈㅣ금 생각해도 좀 어이가 없다-_ -;
사람도 없고 한번 들어왔으니 다시 나가지도 못하겠고
꼼짝없이 틀어박혀서 이래저래 있다보니 저녁때가 되고
테레비에선 올림픽 여자배구 생중계를 하는거다 ㅇㅁㅇ것두 일본이랑!
사람들도 슬슬 들어오고 같이 모여 앉아서 응원했다 ㅎ
기쁘게도 다섯판 중 세판 먼저 이겨서 8강 진출이다 ㅋㅋㅋ
그담날 아침에 일찍 대구로 떠나기 위해 10시도 안되서 침상에 들었다.
피곤해서 금방 잠이 왔는데 갑자기 사람들이 우르르 들어와서
막막 떠들어대는거다 -_ - 사람들이 자는 곳에서!!
머 하이튼 그래서 여러사람 소리지르는 소리랑,, 잠결에 중국말도 들리고
뒤척이다 보니 잠이 들었나 보다.
담날, 그니까 오늘 새벽 4시 20분에 일나서 씻고 나가서 5시 44분에 해뜨는것을
봤는데 정말 이뻤다. 디카가 있었으면 좋으련만 -ㅁ -
시시때때로 변하는 구름과 햇빛들!! 내 눈속에 모두 꼭꼭 담으려고 애를 썼다.
아쉬운 맘으로 폰으로 찍어댔는데 몇분 간격으로 조금씩 변하는 모습들을
찍었다 ㅎㅎ 점층법 !! 이람서 ㅋㅋ 근데 화질이 안좋아서 변화는 얼어죽을 변화다-_ -;;
비 온 후라 하늘도 깨끗하고, 구름도 모양이 이뻤다^-^
진한 주황색의 해는 서서히 떠올라 세상을 비추겠지!!
태풍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날이 개어서 정말 다행이었다.
그까지 가서 해도 못보고 온다면 정말 시시했을 것이다.
바닷가에는 함께 여행온 연인들로 북적댔는데, 쫌쫌 부러웠다!! ㅎㅎ
나에게도 저런 날이 있을까,,,,,,하믄서 ㅎ오전 6시 14분 대구행 기차에 올랐다.
잠을 제대로 못자서 오전 내내 잠을 잤다.
그러다 보니 12시 35분 동대구 도착!
대구역은 확실히 먼가 달랐다;; 그야말로 공항을 방불케-_ -하는 으리으리한 곳이었다.
포항역이 괜히 초라해 보였다-_ -
그런데!! 거기서부터가 문제였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길은 모르고, 인체신비전인지 먼지는 어디서 하는지도 모르고;;
여기까진 생각이 미치질 않았나 보다-_ - 이런 돌!!
겨우 물어물어가며 한 버스를 잡아 탔다.
모험은 시작되었다 -_ -
기사 아저씨를 귀찮게 해가며 간 곳은 엑스코 컨벤션 센타!!
인체신비전이 열린지 두 달이 되었는데도 사람들이 꽤 많았다.
허어억 ㅇㅁㅇ;;; 충격 그 자체다.
글쎄, 인체의 피부가죽을 다 벗겨가지구선 전시를 해놓은 거다 ㅇㅁㅇ;;
그 상태로 여러가지 포즈를 취해놓고 고정시켜 놨다-_ -
그리고 인체의 조그만 것 하나하나까지 다 있었다.
심지어는 인체의 가장 작은 뼈람서, 귀의 청소골까지 있었다 -ㅁ -
정말 작긴 작았다;;
말로 다 설명하긴 힘들지만 , 하이튼 별의 별게 다 있었다.
비만 여성 단면도(????) 머 이런거랑,
흡연자의 시커먼 폐랑 고래척수뼈랑 비교해 논 것도 있고
여러가지 태아(?)의 모습, 예를 들어 샴쌍둥이와 내장이 다 튀어나온 태아(가슴이 아팠다 ㅠ) 와 임신중인 여성의 단면도(???) ...
남녀 생식기 모습, 좀 적나라헸다;;
그리고 인체를 눕혀놓고 토막내듯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 썰어(?)놨는데
발목 썰어논 부분은 꼭 삼겹살 같았다 ㅇㅁㅇ;;
어떤 꼬마애가 그걸 보고 너무나 순진무구하게 " 어??? 삼겹살이다!! " 그러는데 진짜 그자리에서 뒤집어지는 줄 알았다 -ㅁ -
더욱 놀라운 건 이 모든 전시품들이 다 실제 사람의 몸이라는 것!!
아무리 기증된 몸이라 쳐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같은 일을 당했을까 생각하니 마음이 좀 뒤숭숭했다.
아무리 이처럼 무지한 일반인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좋은 일에 쓰이게 된다고 해도
이런 일을 당했다는 걸 알면 저세상에서도 기분이 썩 좋지는 않을 것이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말로 표현하는 것보다 함 가서 보시는 게 나을 듯 ^-^
처음 함 보고 나올 때는 머야, 시시하다 -_ - 이래 생각했었는데
생각할수록 그야말로 인체의 신비가 아닐 수 없다.
인체란, !! 참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경이로움 그 자체다.
자자, 이제 본론으로 들어와서,
컨벤션 센터를 나온 뒤가 또 문제였다.
이젠 어디로???? ㅠㅠ
그 앞에 2시간 간격으로 대백으로 가는 버스가 서는데 그걸 타고 일단 대백으로 가기로 했다. 대백의 원조는 어떨지 함 구경해줘야지??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버스가 안온다-_ -
엄마랑 나는 오지 않는 버스를 원망하며 택시를 잡아 칠성시장으로 갔다.
(원래 서문시장으로 가려 했는데 칠성이 터미널에서 더 가깝댄다;)
택시를 타고 가는 중, 컨벤션 센터 앞에 떡하니 세워져 있는 대백버스를 목격하고 말았다 -ㅁ -;;;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이란 말인가!!
어쩔 수 없이 그대로 칠성시장으로 직행했다.
파라솔과 사람들, 차들이 서로 엉겨서 그 형체는 알아보기 힘들었다;;
이 틈을 비집고 들어가서 먹거리를 찾았는데 마땅치 않아서 옷을 보려고 찾아다녔는데 옷은 커녕, 못볼 걸 보고 말았다.
개소주-ㅁ- , 고양이소주-ㅁ -;;;; 이런거 나올 떄부터 알아봤어야 했다;;
철창에 갇혀진 개들!! 심지어는 고양이들까지 ㅠ
자기들이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채 갇혀있는 불쌍한 것들 ㅠ
그 비싸다는 달마시안까지 있었다.
보기에도 불안에 떨고 있는 듯이 보였다.
저 애처로운 눈빛이 보이지 않는가 ㅠ
인간이란 참 무서운 동물이다. 속이 메스꺼웠다.
또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옷파는 곳을 찾았지만
아무리 돌아다녀도 그분들이 가르쳐주신 곳을 찾을 수가 없었다. ㅠ
이대로 포기할 순 없다!!
우린 다시 택시를 타고 서문시장으로 향했다.
진작 그랬으면 좋았을걸, 험한 꼴 당했다-_ -
진짜 운명의 장난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서문시장은 칠성시장보다 사람은 많았지만 한결 여유로워 보였다.
길도 탁 트인 게, 다니기도 수월하고 그냥 왠지 정돈이 잘 되어있다는 느낌이었다.
그곳에는 먹거리가 많았다. 사람들도 많이 찾는 것 같았다.
떡볶이를 먹었는데 정말 맛있었다 ^-^ 그냥 행복했다^-^
그러고 나서 보리밥 비빈 것을 또 먹었다. ㅋㅋ살판났다 -ㅁ -
근처엔 옷을 싸게 파는 곳도 꽤 많았다. 신발, 악세사리 가게도 많았다.
아, 옷이 정말 예뻤다. 옷
을 사지도 않을 거면서 둘러보는 것은 정말 잔인한 짓이다 -_ -;;
그래도 눈은 즐거웠다.
큰길로 나와서 택시를 타고 터미널로 갔다
오늘 택시비만 해도 엄청 깨졌다 -_ -;;
길을 모르니까 택시를 타는 수밖에 ㅠ
낯선 곳을 다닐 때에는 정말 생각지 못했던 어려움이 따르는 것 같다.
하지만 그것을 겪어가면서 또 배우게 되는 것 같기도 하다.
대구를 패션의 도시라 했던가,
독특한 스타일을 종종 보긴 했지만 대체로 사람들의 옷입는 스타일이 수수해
보였다. 엄마 말로는 그럴수록 남의 눈을 의식해서라네 -ㅁ -
오늘 느낀 거지만, 대구는 참 넓은 것 같다.
동대구만 해도, 우리 포항보다 더 넓게 느껴졌다.
내가 포항이란 곳에 사실상 갇혀 지내다 보니,
세상은 참 넓다, 넓다 하면서도 그 넓음와 깊음을 실감하지 못하고 지내왔다.
비록 어제 오늘 그 세상의 단 일부를 체험하고 왔지만, 난 세상살이의 무언가
를 분명 느끼고 왔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옆에서 함께 해주시며 자금을 대주신(?!) 엄마!!!
정말 정말 고마워요!! 분명 적은 돈이 아니었을 텐데...
나 땜에 아깝단 내색도 못하고 ㅠ
나중에 유럽여행 시켜드릴게요!! 아빠도 같이 ㅋㅋ ( 평생 벌어야되는 거 아닌가?? 이람서 ㅋㅋㅋ)
터미널에서 내려 집에 오는 길에 또 택시를 탔다.
아까운 택시비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