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인심방(活人心方)이란 무엇인가?
활인심방은 중국 명나라 때 도가(道家)인 주권(朱權: -1448년)이 지은 책이다. 명나라 태조인 주원장(朱元璋)의 열여섯번째 아들이었던 주권은 자호가 현주도인 함허자(玄洲道人 涵虛子)로 만년에 도교에 뜻을 두어 많은 저술을 남겼는데 이중 활인심방이 유명하다.
활인심방은 우리 나라 조선시대 유가의 퇴계(退溪: 1501-1570년)선생이 애용했었는데 필사본이 전한다. 활인심방은 원명이 활인심(活人心)인데 아마도 퇴계선생이 이름을 붙인 것 같다.
활인심방은 상-하권으로 나누어 있는데 여기서는 주로 상권의 도인법(道引法)을 활용한다. 퇴계선생이 활인심방을 애용한 것으로 보면 조선조 선비들도 경서를 공부하는 이외에 호흡법이나 양생법을 터득하고 있으면서 건강을 유지했던 것임을 알 수 있다.
활인심방을 해야 하는 이유 (1) 호흡불안정에서 오는 질병 호흡은 생명이다. 호흡의 불안정은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불안정을 의미한다. 현대의 질병 중 산소결핍증으로 인한 내과적인 질병이 많으며 호흡의 불안정은 신진대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침으로 몸의 어혈(瘀血: 酸毒性 老廢血)과 산소부족에 그 원인이 있는 경우가 많다. 호흡에도 균형이 필요하다. 현대인은 너무 빠른 속도의 환경 속에서 살아가기 때문에 자연이 호흡이 짧고 바쁘다. 마치 백미터를 달린 후의 단거리 선수 같다. 호흡하는 생명체의 숙명적인 업보는 바로 <활성산소>의 누적을 피할 수 없다는 점이다. 하지만 활인심방과 같은 깊은 호흡, 고른 호흡, 긴 호흡으로 이를 보완해 주는 것이 필수적이다.
(2) 마음의 불안정에서 오는 질병 신체나 생활의 불안정이나 리듬의 상실로 오는 질병보다 더 무서운 것은 바로 마음의 불안정에서 오는 질병이다. 정서가 평소에 불안하다거나 감정을 다스리는 데 힘든 성격의 소유자가 우리 주변에 많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항상 마음이 부초처럼 들떠있거나 작은 정신적 충격에서도 헤어나지 못하고 몸 전체가 무너지는 사람이 많다. 특히 젊은이들 중 이런 사람이 많다는 것은 심각한 사회문제까지 되고 있다. 그 원인은 여러 가지에서 오겠지만 결과적으로 마음이 불안정하면 모든 질병이 우리 몸에 침범하기 시작하고 전염되기 시작한다. 활인심방 수련을 통해 마음의 불안을 해소할 수 있으며 몸 안의 내기(內氣)와 몸 밖의 외기(外氣)를 교류하는 평형에 도달함으로써 기의 충만을 얻을 수 있다. 긴장이 연속될 때는 우리 몸의 기혈의 통로인 경락(經絡: 기가 흐르는 통로) 이 압박을 받고 압박을 받으며 그것이 경화되어 기혈이 정체되거나 막히게 된다. 그래서 현대질병인 고혈압, 당뇨, 정신병, 암 등은 대개 과도한 스트레스에서 오는 것이라는 통설이 있다. 말하자면 활인심방 수련으로 이것을 한꺼번에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셈이다. (3) 현대인에게 가장 건강의 적은 각종 스트레스 앞에서 스트레스에 대해서는 간접적으로 언급을 자주 했다. 여기서는 스트레스가 현대인에겐 다른 어떤 것보다 건강의 적이 된다는 사실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끊임없이 생각하고 신경을 써야 하는 현대인은 물질적 생활을 풍부해졌다고 하지만 정신적으로는 과거 어느 때보다도 빈곤하게 사는지 모른다. 스트레스란 눈으로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또 병의 초기에 의학적 검사로써 잘 나타나지도 않는다. 분명히 이상이 있어서 병원을 찾았건만 종합검사 결과 정상으로만 나오고 딱하지 않을 수 없다. 의사들은 막연히 신경성 질환이라고 한다. 종합병원 환자 중 70-80%는 스트레스성이라고 한다. 인간이 신경을 쓰지 않고 살 수는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스트레스란 무엇인가? 신경을 쓴다고 해서 누구나 발병하는 것도 아니다. 발병여부는 스트레스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좌우된다. 예컨대 등산은 등산객에겐 스트레스 해소가 되겠지만 나무를 하기 위해 산을 오르내려야 하는 사람에겐 오히려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다. 일주일 내내 시달려서 주말에 바다를 찾으면 가슴이 확 트이는 기분과 함께 스트레스가 날아갈 것이다. 그러나 어부들에겐 바다가 일터이므로 스트레스를 쌓이게 하는 곳일 수도 있다. 문제는 일터일 때 스트레스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일에 대하는 자세가 문제가 될 수 있다. 역설적이게도 젊어질려면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그 일이 건설적이고 도전적이 될수록 중추신경을 많이 쓰게 되어 노화방지에 도움을 준다. 이와 반대로 쓸데없는 데 신경을 쓰거나 하고 싶지 않는 데 신경을 쓰거나 나쁜 데 신경을 쓰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건 스트레스가 된다. 더욱이 좋은 일이라도 도를 넘치면 스트레스가 된다. 문제는 적당한 스트레스는 우리 몸과 마음에 긴장을 불러오고 긴장하면 오히려 젊어지거나 탄력적으로 된다. 그래서 적당한 스트레스는 필요하다. 그러나 과중한 스트레스가 문제가 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구미에 여행을 많이 해서 이제 한국인 하면 알아보는 외국인이 많다. 그런데 그들에게 한국인은 어떻게 비쳐졌느냐 하면 <빨리 빨리>란 것이다. 이제 한국인 하면 빨리빨리로 통하게 되어버렸다. 빨리빨리라는 부사가 한국인을 지칭하는 지시대명사가 되어버린 것이다. 우리는 스스로를 잘 모르지만 외국인의 눈에는 그렇게 비친 것이다. 빨리빨리 사회에선 스트레스가 많이 쌓일 수밖에 없다. 이렇게 볼 때 우리는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만들며 사는 민족인 셈이다. 이런 불명예를 하루빨리 벗어나야 할 것이다. 몸과 마음은 하나
슬기로운 인간은 예부터 건강과 행복을 달성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해왔다. 활인심방도 바로 우리 선조들이 개발한 심신수련의 도이다.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은 많이 들었을 것이다. 그렇다. 우선 인간의 몸과 마음은 하나라는 것을 말해 두고 싶다. 원래 몸과 마음(맘)은 둘다 <맘 >(ㅁ+아래아+ㅁ)에서 유래했다. 이것은 몸으로도 읽을 수 있고 마음으로도 읽을 수 있다. 그런데 서양의 이분법적 세계관이나 서양과학체계, 그리고 이에 앞서 동양의 유학의 정태적 우주관(정태적 음양론)에 의해 몸과 마음을 분리되어 버렸다. 몸과 마음은 육체와 정신으로 해석되기까지 하고 있다. 그러나 원래 몸과 마음은 하나라는 것을 우선 알아 둘 필요가 있겠다. 그런 점에서 우리 몸을 단순히 육체로 보아 천시하거나 무시하는 경향과 분석적 태도부터 없애야 하겠다. 몸은 소중한 것이다. 어떤 점에서는 몸이 없으면 아무 것도 없는 것이다. 그래서 몸공부와 마음공부와 기공부를 중시한다. 다시말하면 활인심방는 (1) 몸공부 (2) 마음공부 (3) 기공부 등 세가지를 병행해 가면서 배워가게 된다. 그러나 이 세가지는 논리적으로 순차적으로 설명할 때는 세가지이지만 실은 하나이다.
운기란 무엇인가 활인심방을 한다는 것은 기를 우리 몸에서 소통시키는 것을 말하는데 이것을운기(運氣)라고 한다. 우주에서 기는 크게 두가지 방법으로 운동을 한다고 볼 수 있다. 하나는 상극법(相剋法)이고 다른 하나는 상생법(相生法)이다. 상극법은 쉽게 설명하면 물이 불을 끄는 식이다. 이를 수극화(水剋火)라고 한다. 말하자면 음양과 오행이 서로 상대방을 생성시키면서 발전시키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소멸시키거나 쇠퇴시키는 것을 말한다. 상극법은 예컨대 화극금(火剋金), 금극목(金剋木), 목극토(木剋土), 토극수(土剋水)를 들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상극법과 달리 상생법은 서로 생성시키고 발전시키는 것을 말한다. 예컨대 수생목(水生木), 목생화(木生火), 화생토(火生土), 토생금(土生金), 금생수(金生水)를 들 수 있다. 음양오행은 상생으로 운행할 수도 있고 상극으로 운행할 수도 있다. 이 두가지 운행법 중 어느 것이 좋은 것인지는 물어보지 않아도 될 것이다. 바로 상생법이다. 단전행공을 비롯한 활인심방수련은 한마디로 자기 몸에서 상생법을 실천하는 공부이다. 음양오행으로 볼 때는 자기 몸을 중앙의 토(土)로 보고 주위의 화(火)와 수(水)를 조절하는데 그 조절(運氣)하는 방법을 <목(木)의 과정>, <금(金)의 과정>으로 하여 음양오행의 상생을 실천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목(木)과 금(金)의 과정이 없이 화(火)와 수(水)가 상생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불과 물이 바로 만나면 서로 상극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활인심방은 <우리 몸을 불과 물이 상생할 수 있게 하는 공장>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보면 쉽게 이해가 갈 것이다.
단전(丹田)자리는 머리, 가슴, 배 세자리 그렇다면 지금까지 활인심방 도인법에서 가장 중요한 단전이라는 것은 무엇인가? 단전은 모두 셋이다. 머리를 상단전이라고 하고 가슴을 중단전, 그리고 배꼽 밑 기해혈(氣海穴) 부위를 하단전이라고 한다. 상단전은 머리의 뇌 즉, 수해(髓海)를 말하며 기(氣)를 간직하는 창고로 천궁(天宮)이라고도 한다. 중단전은 가슴부위인데 신(神)을 간직한 창고로 강궁(絳宮)이라고 한다. 하단전은 배꼽 밑 부위인데 정(精)을 저장하는 창고로 정궁(精宮)이라고 한다. 단(丹)은 기(氣)를 연(煉)하는, 즉 호흡의 불로써 단련하는 것을 말하며 단전이란 기가 모이는 곳을 말한다. 활인심방이란 호흡을 통해서 하단전에 모든 의식을 집중시키고 우주의 대생명인 기를 축기한 후 전신의 경락(經絡: 기가 흐르는 길)을 통해 기를 인위적으로 유통시키는 것을 말한다. 기를 유통시킨다고 함은 우리 몸의 양대산맥인 임맥(任脈)과 독맥(督脈)의 수승화강으로 육관(六關: 기를 소통시키는 데 넘어야 할 여섯가지 관문으로 우리 몸의 앞쪽에 세 개 있고 뒤쪽에 세 개가 있다)이 저절로 열리는 것을 말한다. 이런 후에 사지팔맥(四肢八脈)의 경맥(經脈)이 모두 열리어 모든 질병이 자연퇴치되고 마음이 안정되어 머리작용이 활발해지면서 생기가 충만하는 한편 체질마저 개선되게 된다.
정(精)-기(氣)-신(神)을 거치고 허(虛)와 합도(合道)에 활인심방 수련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운기행공이다. 그러나 운기행공에 들어가기 전에 먼저 단전의 터를 잡고 호흡을 고르는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 1단계로 단전에 터(자리)를 잡는 '기축(基築)' 행공을 하고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히면 호흡을 고르는 조식호흡에 들어간다. 2단계로 조식호흡은 숨을 들이마시고 내뱉은 흡지호지(吸止呼止)를 하게 된다. 이 호흡조절은 쉬운 게 아니다. 호흡조절이 이루어져야 단전행공의 본론이라고 할 수 있는 운기행공에 들어갈 수 있다. 3단계로 운기행공에 들어간다. 운기행공은 먼저 이단호흡법을 익힌 후에 들어간다. 이단 호흡법은 숨을 마시고(吸息) 숨을 멈추고(止息), 숨을 멈춘 동안에 기도를 따라 기를 유통하는 법이다. 숨을 멈추는 과정이 있다고 해서 이것을 지식(止息)호흡이라고도 한다. 운기행공은 처음에는 척추를 중심으로 앞 뒤 임독맥을 돌다가 수련의 단계가 높아지면 점차로 몸 전체로 그 범위를 넓히고 그러다보면 자연히 호흡의 주기도 길어지게 된다. 운기법에는 소주천법(小周天法)과 대주천법(大周天法)이 있다. 소주천법은 기경팔맥(奇經八脈) 중 임맥(任脈)과 독맥(督脈)의 운기를 소주천이라고 한다. 대주천법은 오장육부를 관장하는 십이경(十二經)과 십사경(十四經), 그리고 삼백육십오락맥(三六五絡脈)과 기경팔맥(奇經八脈)의 운기를 대주천법이라고 한다.
예방의학적인 양생(養生)
동양 의학은 한마디로 치료 이전에 병을 미연에 방지하는 예방 의학을 우선하는 체계로 이루어져 생명을 무리하지 않게 돌보는 양생(養生)론이 중요시되어 온 것이다.
그리고 사람이 병나기 이전에 병이 나지 않도록 가르치는 의사를 으뜸으로 생각해 그러한 의사를 상의(上醫)라 하고, 병이 난 환자에게 약을 팔거나 침을 놓아 돈을 뜯는 행위는 하의(下醫)가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이처럼 병나기 이전에 생명을 돌보는 자연 의학으로서 동양 의학은 인체의 자연보호적인 관념이 앞서 있어 오늘날의 생명관과 대조되는 점이 많아 흥미롭다 아니할 수 없으며, 현대에 와서도 그 가치를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다.
동양 의학의 가장 오래된 경전인 《황제내경》에서도, 우리 나라가 가장 자랑스럽게 여기는 《동의보감》에서도 제일 먼저 양생론부터 전개시킨 것을 보면 자연에 순응하는 지혜와 생명을 있는 그대로의 상태에서 개선 시키려는 독특한 생명관을 발견할 수 있다. 《동의보감》에서는 양생에 대해 말하기를, 호흡 조정으로 기(氣)를 길러서 신체 보전에 필요한 원기(元氣)를 축적하는 방법부터 가르친다고 했다.
그러니까 양생은 숨쉬는 것부터 가르친다는 것이다.
양생론이 제시하는 것은 심호흡 형태로, 단전 호흡과 흡사한 ‘태식(胎息)’을 의미한다.(태식에 관한 것은 다음 장에 자세히 설명을 하겠다).
다시 말해서 생명의 시초가 어머니 뱃속에서 탯줄을 통해 숨쉬는 것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생명력을 가꾸는 일은 자연 숨결을 가다듬는 일로부터 시작한다.
《역경(易經)》에 일합(一闔)과 일벽(一闢) 변(變)을 낳고 그 왕래불궁(往來不窮)이 통(通)이라고 해서 생명의 연속은 다름 아닌 호흡의 연속으로 간주되었다.
생명력의 변통(變通)은 호와 흡이 규칙적으로 수(收)와 지(支)를 잘 맞추는 것에 좌우되기 때문에 숨쉬는 일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당연하다.
숨을 쉬면 살고 숨이 끊어지면 기절(氣絶)하여 죽게된다. 생사의 무제는 호흡이 관건이므로 예로부터 왜호흡이 강조되어 왔는지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호흡은 뇌를 양생하는 작용을 하여, 뇌 기능의 보강을 호흡으로 이룩하면 초능력적인 기능이 형성됨을 알았던 것이다. 또한 뇌기능이 사람의 수명을 좌우한다고 규정짓고 뇌의 단련을 호흡으로 주도해 왔으며 장수의 비결로도 응용해 왔다.
강제된 방법이나 강요된 건강은 생명을 해치기 쉽고 무리를 주기 쉬우므로 이는 가장 원초적이고도 자연스런 생명 보강책이라고 생각된다.
양생론의 또 하나의 명제는 ‘락(樂)’으로, 고통이나 무리를 배제한 편하고도 쉽고 생명이 즐거울 수 있는 방편들을 취택해 왔다고 보인다.
헐레벌떡거리며 뛰어야만 건강하고, 갖가지 무리한 짓거리가 건강의 비결인 양 제시되는 양상과는 거리가 멀고, 조용한 안정 속에서 건강을 추구하는 법을 강조해 참다운 생명을 돌보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요컨대 양생론은 있는 그대로 무리가 없는 생명의 자연보전책으로서의 건강관을 제시해 주는 것이다.
정력의 주기는 남8 여7
남자는 8살, 여자는 7살이 신장 능력의 변화 주기로서, 물기 속에서 탄생된 생명은 물기가 마르면 시들기 때문에 동양 의학은 신장의 활동을 중요시함은 물론 정력(精力)과 직결을 시켜서 남녀별로 그 주기를 아래와 같이 제시하고 있다.
〈남자〉
8세 ― 신장의 활동이 활발해지며 유치(乳齒)가 빠지고 영구치가 나온다. 유아 시절의 머리카락이 빠지고 새로운 머리가 자라난다.
16세 ― 신장 기운이 왕성해지면서 성능력이 생겨난다.(이팔 청춘은 여기서 비롯됨)
24세 ― 신장 기운이 고정되면서 사랑니가 나오고, 성인이 되었으므로 성장이 멈춘다.
32세 -― 근육 및 관절이 견고해지고 신장 기운과 정력이 최고조에 달한다.
40세 ― 신장 기능이 쇠약해지면서 탈모 현상이 보이고 이빨도 시원찮아진다.
48세 ― 양기가 위로부터 줄어들어 머리카락이 희어지기 시작한다.
56세 ― 간장이 쇠약해지면서 근육활동이 나태해지고 성능력도 눈에 띄게 감퇴한다.
64세 ― 이빨과 머리카락이 빠지고 신장 기능이 저조해진다.
72세 ― 정력이 고갈되면서 남성적 기능이 쇠퇴한다.
〈여자〉
7세― 신장 활동이 활발해지며 유치가 빠지고 영구치가 나온다. 머리카락도 새로 자라나기 시작한다.
14세 ― 임맥(任脈)이 통하면서 충양(衝陽) 맥이 뛰고 월경이 시작된다.
21세 ― 신장 기운이 평형을 이루고 사랑니가 나와 완전 성인이 되고 키가 더 이상 크지 않는다.
28세 -― 신체 기능이 최고조에 이르고 근육과 관절도 튼튼해져서 왕성한 신체가 된다.
35세 ― 양기가 얼굴로부터 감퇴되면서 잔주름이 생기고 머리가 빠지기 시작한다.
42세 ― 모든 양기가 줄어들고 얼굴이 시들기 시작하며 머리도 희어진다.
49세 ― 임맥(任脈)이 공허해지면서 폐경이 되고 생식 능력이 끝난다.
56세 ― 모습이 현저하게 쇠퇴하여 여성 특유의 매력을 상실하게 된다.
유치원엘 가보면 사내아이들보다 계집아이가 한결 조숙한 걸 보게 되고, 주기표에서도 알 수 있듯이 남성보다 여성이 정년을 더 일찍 맞이한다. 이는 7살과 8살의 정력 주기 탓에 여자가 조숙하고 조로하기 때문이다.
특히 사람의 뼈대와 이빨 그리고 머리털이 신(腎)의 기능과 직결되어 있어서 사랑니가 공연히 나오는 게 아니라 뼈대의 완성을 알리는 것으로, 마치 성우(成牛)가 되었음을 알리는 표시인 황소 뿔과 마찬가지다.
늙어도 이빨이 튼튼한 사람은 정력이 좋고 이가 부실한 사람은 정력도 부실하다고 보면 틀림없는데, 건강한 치아가 보기에만 좋은 게 아니고 인생을 즐길 수 있는 표시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뼈가 튼튼하다는 것은 그 크기와는 상관없는 것이며, 뼈 속에 골수가 꽉 들어차 있어야 뇌도 싱싱해서 불로장생의 길이 된다.
태식이란 무엇인가
침은 옥액(玉液) 혹은 금액(金液)이라고도 부르는 매우 소중한 액체다. 이것을 내뱉지 말고 삼켜야만 유익하므로, 만약 침이 나오지 않을 때는 입 안의 혀를 휘둘러서라도 침을 만들어 삼키라고 한 대목이 흥미롭다.
침은 타액선(침샘)에서 나오는 소화 분비액의 일종으로, 거기에는 회춘 성분의 호르몬인 ‘바로진’이 함유되었다고 한다.
침을 삼켜서 단전으로 환원시키는 것을 연정(鍊精)이라 해서 몸 안의 정(精)을 단련시키는 방편으로 가르친 것이 특이하다.
인체 내의 수분이 60~70퍼센트를 점한다니까 체액이나 침의 순환은 중요하며, 침이 마르지 않게 잘 순환시키면 생리의 원활을 기할 수 있다.
사람은 기가 돌아야 심장의 박동이 유지되고, 침이 마르지 않아야 창자가 부드러워져서 생리적 가동력이 보존되고, 음식을 안 먹어도 생명이 유지될 수 있다.
따라서 장생구시(長生久視)의 터전이 강구되고 자연과 더불어 숨쉬고 사는 최소한의 상황을 유지할 수 있다.
사실 우리가 어머니 뱃속에서는 코로 숨을 쉰 것이 아니고 어머니가 숨쉬는 데 따라서 배꼽을 통해 연명을 했기 때문에, 이때는 뇌 활동은 없이 생물적인 성장만 했다고 볼 수 있다.
따지고 보면 배꼽이란, 생명의 꼭지로서 아득히 먼 조상들로부터 이어지 생명의 줄기이며,배꼽으로 숨쉬는 280일은 일생 동안 최고도의 성장기이자 기적의 시기인 것이다.
고로 아기들이 잠자는 것을 보면 배꼽을 볼록볼록 움직이듯 배로 숨을 쉬는데 성인이 되면 가슴으로만 숨을 쉰다. 배꼽으로 숨쉬는 동안은 몸이 가벼워서 웬만큼 넘어져도 다치지 않으나 가슴으로 숨쉬는 어른들은 조금만 넘어져도 크게 다치는 경우가 많다.
사람은 기가 배꼽을 중심으로 상하에 고루 배분되어야 건전하다. 그러나 어른이 될수록 하초의 기운이 빠져서 상초로 기가 쏠려 행동은 둔화되고 생각만 과민해지기 쉽다.
배꼽으로 숨쉬던 시절처럼 온몸이 완전 가동되는 100퍼센트 쾌적한 생리 상태를 유지시킬 수만 있다면 불로장생은 아니더라도 건강한 생애를 보낼 수 있을 게 틀림없다.
이것을 현대의 상식으로 더듬어 보면 소위 단전 부위는 배꼽 밑 약 3센티가량의 타원형 부위로서 복대동맥(腹大動脈)과 하대정맥(下大靜脈)이 좌우 장골동정맥관으로 갈라지는 부위이다. 이 부위에 힘을 주어 호흡을 해보면 하체의 혈액순환이 활발해지고 전신의 혈행이 원활해져서 온몸이 후끈후끈해지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전신의 혈액순환을 자기 스스로 100퍼센트 원활하게 할 수 있는 비결임을 터득하게 될 것이다. 또한 단전 깊숙히 밀어넣은 숨을 오래 참았다가 토해 내면 얼굴이 상기되면서 머리 부위에 혈행이 원만해지고, 연수(숨골)의 활동이 극대화되면서 뇌기저동맥(腦基底)動脈)이 자극을 받아 뇌로 혈행이 활발해져서 뇌의 신진대사력이 강화되고, 뇌기능을 보강시키는 데 도움이 크다.
호흡은 척수(脊髓) 운동이자 뇌를 단련하는 건뇌 운동이고, 여기에 침을 삼켜서 정(精)을 단련하면 신체의 윤활요를 보전하는 방법까지 터득할 수가 있어서 소위 벽곡(辟穀:곡기를 끊음)을 해도 생명을 유지해 나갈 수 있다.
태식은 이러한 막중하고도 긴요한 생명의 보전책을 알려 주는 아주 오래되고 매우 희귀한 지식으로서 수천년을 두고 전수되어 온 동양 특유의 장생술이요, 신선도이다. 근원을 알고 나면 여타의 잔재주들은 이것을 돈독히 하기 위한 보조 수단임을 알게 되고 특히 신장(腎臟) 기능을 각별히 중요시했음을 발견하게 된다.
신장을, 선천(先天)의 기가 깃들인 곳이며, 체내 수분 처리를 하는 중요 장기로서 침을 샘솟게 하는 원천으로 보고 신장의 보강에 역점을 두었다. 신장은 아버지의 정액 한 방울로 이루어진 장기라서 뼈대 및 뇌를 형성하는 것에 관계가 깊고, 소위 뼈대있는 가문 운운하는 말의 근원이 되어 왔다.
심장의 박동이 인체의 원동력이기 때문에 철학에서는 심장을 화(火)로 보고, 물기를 다루는 신장은 수(水)로 보았다. 그래서 천지에 해〔火〕와 달〔水〕이 있어서 낮과 밤의 조화 속에 만물의 영고성쇠(榮枯盛衰)를 주관하듯이, 인체의 수화(水火) 조절이 신장과 심장의 조화로운 활동으로 이루어진다고 보는 것은 동양 철학 특유의 생리관이자 우주관을 이룬다.
천지에 홍수나 한발이 크나큰 피해를 몰고 오는 것처럼 인체도 심장과 신장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혈압이 오르거나 정신이 불안정해지고, 몸이 퉁퉁 붓거나 체액의 산성과 알카리성 조절이 불가능해져 건강상태를 유지할 수가 없게 된다는 말이다.
단전이란
사람에게는 양기(陽氣)가 드나드는 세 개의 관문(關門)이 있다. 꼬리뼈와 선골(仙骨)사이에 미려관(尾閭關)이 있고, 흉추(胸椎) 제 11~12극돌기 사이에 협척관(夾脊關)이 있으며, 후두골(後頭骨)돌기 밑에 옥침관(玉枕關)이 있어 3관이라 한다.
밤중에 출발한 양기가 자시(子時)에 미려관을 거쳐 머리로 올라가 오시(五時)엔 정수리를 거쳐서 아래로 내려와 회음혈(會陰穴)로 가서 음양의 기운이 순환된다는 것이다.
밤에는 기가 하체에 모이고 낮에는 머리 위로 모여서 두뇌 활동을 보좌하고 다시 밤엔 머리가 쉬고 생식 활동이 이루어지게 마련이므로 낮과 밤을 가려서 할 바를 행하는 것이 음양의 조화를 깨뜨리지 않고 정상적인 생리를 이끄는 요체가 된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단전(丹田)은 생명의 씨를 뿌리고 기르는 텃밭으로 노자는 세 개의 단전을 일러준다.
상단전(上丹田)은 양미간의 중심 속 한 치쯤인 뇌 가운데라고 하며, 중단전(中丹田)은 간(肝)과 폐(肺)가 겹쳐진 밑의 심장 부위라 하고, 하단전(下丹田)은 배꼽 아래 약 3센티되는 지점 신간동계(腎間動悸)가 촉지되는 곳이다.
이 세 단전은 소위 정(精)을 쏟아 내는 텃밭으로서 상단전에서 붉은 피톨이 튀어나오면 중단전에 가서 요동을 쳐 발동이 걸리고, 하단전이 애기씨를 짜내서 생명의 씨앗으로 번식을 하게 되어 있다고 한다.
예로부터 선인들은 단전을 정열의 텃밭이고 생명의 문이며 생명 전수의 가장 신성한 작업장으로 보아 매우 소중한 곳으로 여겨 왔다.
스트레스를 제거하는 처방(處方)들
본문 중에 ‘화기환’과 ‘중화탕’의 처방이 나오는데 읽어 보면 하나같이 약초의 이름은 없고 사무사(思無邪) 수본분(守本分) 순천도(順天道) 같은 도의심만 써놓고서 심화(心火) 한 근에다 신수(腎水) 두 사발을 넣어 잘 섞어서 끓이라는 등 해학이 넘치는 처방을 만들었다.
화기환은 순전히 참을 인(忍)자를 네모 안에 가둬 놓고 이를 입 속에 넣고서 꼭꼭 씹어 삼키라고 하니 기지와 해학이 넘치는 약방문일 뿐 아니라 이것을 먹으면 의사도 못 고치는 울화병이나 밸이 뒤틀리는 증세도 다 낫는다고 하여 흥미롭다. 결국 ‘치심’ 의 방편을 이처럼 재미나게 제시한 것은 질병이란 생각하기 나름이고 마음먹기 따라서 어떠한 증상도 고칠 수 있다는 차원 높은 처방을 내린 것이다.
선조들의 이런 멋과 지혜는 다시금 생각해도 슬기롭고 신기해서 이러한 정신세계라면 감히 병 따위가 접근도 못하는 것은 물론, 삶 자체가 즐겁고 신명이 나서 강건해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또한 이런 마음가짐이라면 스트레스 따위는 아예 접근도 못하고 노이로제 같은 것은 얼씬도 못할 게 틀림없다.
즐거운 마음으로 삶을 꾸린다면 질병을 걱정할 필요가 없는데 현대인들은 쓸데없는 걱정과 조바심에 얽매여 자기 생명을 자기 스스로 깍아 먹고 있으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게다가 자기의 목숨을 아예 전문가에게 떠맡기고, 돈만 지불하면 목숨도 사고 질병도 해결되리라는 망상 속에 안주하고 있으니 불쌍하기조차 하다.
고전에 보면 양생은 다만 마음을 맑고 깨끗하고 밝고도 알맞게 지켜 나가는 것이라고 씌어 있다. 또한 병은 쓸데없는 데 너무 집착하기 때문에 생겨난다고 한다.
음악이나 색에 집착을 하면 허겁병(虛怯病)이 생기고, 재물과 이익에 집착을 하면 게걸병(貧慾病)이 생기고, 공로나 업적에 집착을 하면 조작병(造作病)에 걸리고, 명성과 명예에 집착을 하면 신결질이 생긴다.
이러한 짙은 농(濃)증에 걸린 사람에게는 그 처방이 엷을 담(淡)이라고 나와 있다. 이쯤되면 웬만한 증세는 배꼽을 쥐고 박장대소를 하고 나면 싹 가셔질 법도한데 감정이 메마른 현대인들에게 이 말이 자극제가 될지 의문이다.
우선 이것이 힘들다면 다음의 세 가지만 지키도록 노력하면 다소 도움이 되리라고 믿는다.
말을 너무 많이 하지 말고,
일을 번거롭게 많이 생각하지 말고,
음식을 적게 먹어서 뱃속이 복잡하지 않게 할 것.
이 세 가지 규칙만이라도 지켜 나가면 몸과 마음이 한결 편안해질 것이다. 생각은 항상 즐겁고도 편안하게, 몸은 부지런히 움직여서 고달프지 않도록 유지해 나가면 그런대로 양생의 길로 접어들어 평안과 안녕이 저절로 따를 것이다.
정기(正氣)와 원기(元氣)
《황제내경》의 영추(靈樞) 소침해(小針解)에 “신자(神者)는 정기야(正氣也)”라 하였고 “정기자(正氣者)는 정풍야(正風也)”라고 하여서 천지의 올바른 기운이나 인체 내의 건강한 기운 및 올바른 정신을 정기라 하였다.
그리고 소문(素問)에는 “정기존내(正氣存內) 사불가간(邪不可干)”이라 해서 바른 기운이 충만해야 사기(邪氣)가 범접을 못하게 된다고 하였다.
‘정기’는 우주나 인체의 주인인데 이 주인이 부실해지면 나그네격인 ‘사기’가 침노해서 주인을 밀어내고 객기(客氣)가 판을 치니 자연 불안정과 불편이 따르게 되고 정상을 뒤엎는 상황을 낳는다는 것이다.
쾌청한 하늘가에 구름이 몰려들어 비바람을 야기시키듯이 평온한 마음에 노기(怒氣)가 일면 혈압이 오르고 피가 끓어서 반신불수가 되거나 심장마비를 일으켜 도리킬 수 없는 지경으로 빠지게 된다.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생활을 규칙적으로 해나간다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무리가 없어서 편안한 육체를 유지할 수가 있으므로, 정기(正氣)를 주인삼아 객기(客氣)인 사기(邪氣)를 내몰 수 있다면 심신의 안정이 보전되고 왕성한 원기(元氣)를 보유하게 되는 것이다.
만약 정기가 부실하면 객기가 판을 쳐서 주객(主客)이 전도되어 온갖 병고가 몰려와 평안한 날이 없이 고통 속에서 헤매게 되기 때문에 정기를 바로 축적해서 올바로 지켜 나가는 것을 양생의 첫걸음으로 가르친 것이다.
정사(正邪)의 주객(主客) 싸움은 잠시만 방심해도 불붙게 되므로 터럭만큼의 방심도 허용해선 안 된다. 요샛말로 순간의 방심이 건강을 좌우하고 도리킬 수 없는 병마를 불러들이기 때문에 값비싼 보약보다 일상생활의 안정을 무엇보다도 강조한 뜻을 살려야 할 줄 믿는다.
사실 정기로 무장한 사람은 마치 맑은 하늘과 같은 천성(天性)을 본떠서 언제 어디서나 맑고 밝은 심성을 발휘하게 되고, 어둡고 고통스런 표정조차 없는 고요한 인품을 지니게 되어서 안정된 삶을 살게 된다.
성질을 자주 내고 물욕에 휩쓸려 자기만을 생각하는 사람은, 성품이 조악해져서 표독하고 이기적인 편벽성에 휘말려 하늘에서 본받은 천성(天性)을 잃고 마귀와 같은 포악성에 시달리게 되므로, 자연 아픈 데가 많고 편할 날이 없으며 고통 속에 빠져 헤매게 된다. 맑은 하늘이 하늘의 ‘정기’ 이듯이 우리도 인간 본연의 ‘정기’ 로서 고요하고 착한 천성을 지녀야 평안하다. 이러한 본성(本性)을 잃어버리면 실성(失性)하여 사람됨을 잊어버리고 하늘도 저버린 채 날뛰게 되니 정신적 병고는 물론, 사회적인 고통거리로서 정신병원에 실려 가거나 감옥으로 끌려가는 처량한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다.
오감(五感)의 도인 체조
인체의 오장(五臟)이 본능기관이라면 오감(五感:눈,코,귀,입,혀) 은 관능(官能)기관으로서 본능을 시중들고 모든 것을 먼저 느끼고 맛보며 감지하는 곳이다.
《동의보감》에 몸통이 줄기〔幹〕라면 사지(四肢)는 가지〔枝〕이고 오감은 뿌리라고 하였다. 고로 뿌리인 오감에서 빨아 당긴 온갖 요소가 줄기로 가서 자극되고 살찌워지면서 싱싱한 가지나 잎을 꽃피워서 화려한 삶을 엮어 나간다는 말이다.
뿌리가 시들면(눈이 침침하고 귀가 잘 안 들리고 입맛이 떨떠름해지는 등) 자연 몸통도 건강치 못한 것은 물론 우선 가지〔四肢〕부터 시들어져 팔다리가 부실해진다고 한다.
이는 귀담아들을 말로서, 예로부터 항상 눈, 코, 귀, 입을 잘 가다듬고 닦아서 뿌리가 시들지 않게 돌보는 방법인 오감도인을 가르쳐 왔다.
현대의 생활은 관능기관의 자극이 너무도 심해서 애나 어른이나 시력이 망가진 사람들이 많고 소위 공해라는 불청객 덕분에 코도 귀도 입도 모두 그 맛을 잊은지 오래인 채 과민해지고 있다. 이제라도 눈을 닦고 귀를 닦고 코를 닦아서 관능이 시들지 않게 하고 정감이 사나워지지 않게 힘써야 한다.
눈의 도인
조용히 양 손바닥을 싹싹 비벼서 열이 나면은 두 눈을 지그시 눌러서 시신경의 피로를 누그러뜨리고 안구압의 상승을 제지한다.
다음은 눈알을 굴려서 상하 좌우로 치뜨고 내리뜨고 좌우로 흘기듯이 힘주어 움직이고 나서 좌우로 한 바퀴씩 회전을 시킨다.
이때 어지럽거나 눈이 땅기는 사람은 동안신경이 위축됐거나 중뇌 기능이 불안정한 사람으로, 신중하고 차분하게 반복하면 상당한 효과를 얻게 될 것이다. 눈은 간(肝)의 창(窓)이므로 간이 시들면 눈이 침침해진다.
코의 도인
똑바로 앉아서 콧날의 양쪽을 살살 문지른 다음 코를 힘주어서 주무르고 코를 힘껏 잡아 비튼다. 여러번 반복을 하면 콧속이 후련해지고 가슴도 시원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코는 폐로 통하는 창이라서 코가 답답하면 폐도 따분해짐을 알아야 한다.
귀의 도인
양손으로 귀를 꽉꽉 눌러 주고 손가락을 귓속에 넣어 내이신경을 부드럽게 자극한다. 다음은 귓바퀴를 상하좌우로 잡아당겨 귀가 화끈해지도록 자극한다. 귀가 화끈거리면 허리도 따뜻해짐을 느끼게 되는데 귀는 신장(腎臟)과 통해서, 귀로 들어간 소리의 파장은 신장의 율동을 만들어 체내의 물의 흐름을 유도한다.
콩팥이 일하기 힘들어지면 귀가 잘 안 들리고 울리기도 한다.
입의 도인
이를 딱딱 마주쳐서 침을 삼켜 입의 운동을 활발히하면 자연 상악골과 하악골이 움직여서 저작 운동에 도움이 됨은 물론, 두개골도 따라서 움직이게 된다.
입은 음식이 드나드는 창구로서 소화 분비액인 침을 생성시키고 이빨을 단련하는 방편도 된다. 인체에서 유일하게 노출이 된 뼈인 이빨은 저작 기구이자 두개골과 연관이 깊어 태식이 고치(叩齒)운동을 시키는 의미도 알게 된다.
혀의 도인
남이 보지 않게 가만히 혀를 쑥 내밀어서 아래턱에 닿도록 운동을 시킨다. 혀가 짧거나 심장의 활동이 둔화되면 말을 더듬고, 완전히 고장나면 말을 못 하게 된다. 혀는 심장의 대변자로서 혀를 놀려 심중을 토로하게 마련이므로 심장에 지장이 생기면 말을 못 하는 것이다.
혀는 부드럽고도 연붉은 색을 지녀야 한다. 따라서 이를 닦을 때 혀를 자주 닦아서 태가 끼지 않도록 하는 게 좋다.
오늘날의 세수법은 비누거품을 품으면서 기름기를 닦는 데만 신경을 쓰지만 원래의 세수는 손씻는 세수(洗手)가 아닌 뇌수를 씻는 세수(洗髓)였다. 그래서 오감의 도인을 통해 뇌신경들을 말끔히 닦고 손질을 해야 진정한 세수가 된다.
오감의 도인은 이런 것 외에도 또 다른 뜻으로 응용이 되었다.
정신적 영성을 도야하기 위한 수많은 종교의식들이 오감의 자극을 우선적으로 시행해서 새로운 기분을 창출하고 신성한 마음으로 승화시킨 것을 상기해 보기 바란다.
어떠한 종교의식이든 제일 먼저 불을 밝혀 눈을 발게 열어 주고, 향을 피워 코를 신성하게 자극하며, 주악이나 연주로 고막을 새롭게 진동시켜 신비로운 파문이 일게 하며, 입으로 제물을 음복하게 하면 신성함을 음미해서 새로운 사람으로 또는 색다른 각성을 하게끔 의식이 진행되게 마련이다. 다소의 차이는 있으나 대개의 개념은 유사하고 사람의 바탕을 움직이고색다른 심성을 유발시킨다는 것을 파악하면 흥미진진해진다. 그 외에도 심령요법, 심리요법 심지어는 푸닥거리에서조차 이러한 방법이 도입되고 있다.
영양과 위생으로서의 영위(榮衛)
한의사는 환자의 영위(榮衛)를 진찰하고 판별하여서 영(榮)이 상했다고 판단이 되면 탕약을 준비하고, 위(衛)가 상했다고 진단이 나면 침이나 뜸 등을 준비해서 치료에 임한다.
영위란 영양과 위생 상태를 뜻한 것과 같은데 영양의 결핍은 약물로 보충을 하고 위생 상태의 부조화는 경락(經絡)을 조정하여 개선책을 삼아 왔다. 여기서 말하는 영양은 단백질, 지방, 혹은 탄수화물과 비타민에 국한된 얘기가 아니고 혈관 내로 흐르는 혈액의 상태가 원만하고 변질되지 않아야만 생명이 영화롭게 운영 된다고 본 것이며, 위생도 병균의 박멸이나 소독처리 등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육신의 방위 능력 일체를 포괄한 말이다.
몸을 움직이고 고무하는 신경조직과 근육활동에 관계되는 것들을 생명활동의 방위력으로 간주해서 그 활동을 저해하는 것을 제거 조절하여 원활한 소통과 대사력을 유지시키는 것이 위생이라고 한다.
현대 의학의 개념보다 한층 광범위하고 근원적인 뜻을 지녀서 음양(陰陽)조화의 근본인 기혈(氣血)의 조정을 영위를 따져서 분별 처리해 온 것임을 알 수 있다.
영기(榮氣)는 12경락을 통해 하루에 50회를 돌고 오장 육부와 사지(四肢)등 안 미치는 곳이 없도록 순환하며, 위기(衛氣)의 행로는 낮에는 25회를 팔다리나 몸의 밖으로 운행하여 양에 머물고 밤에는 25회를 오장육부 안에서 운행을 하여 음에 머문다고 한다. 이렇게 음양의 소식(消息)이 눈에는 안 보여도 양에서 음으로, 혹은 음에서 양으로 마치 꺼진 듯이 사라졌다가도 다시 돌아오고, 돌아와 물결치다가도 죽은 듯이 사라져서 소식(消息)이라 이름지어졌다.
ㅁ영(榮, 營) : 혈관 안에 흐르는 기운. 7정(七情: 喜, 怒, 思, 憂, 悲, 恐, 驚)에 상하고 질병의 內因(내인)이 된다.
ㅁ위(衛): 혈관을 둘러싸고 있는 밖의 것으로 생명을 방위하는 기능 일체. 오악(五惡:風 熱,濕, ,寒)에 상하고 병의 외인(外因)이 된다.
바람에 상하면 풍(風)증, 열기에 상하면 화(火)병, 습기에 상하면 습(濕)증이 생기는 것처럼 육체가 상한다.
혈관 밖의 기(氣)의 소통을 경락(經絡:한방 특유의 기혈 소통로임)을 이용해서 위를 돌보는 치료술은 누천년 전수된 특수한 생리 해석으로서 체표상에서 질병을 읽고 처리하는 차원 높은 의술인데, 병균의 감염을 떠나 생명 활동의 궁극을 간파하여 처리하고 환자 스스로의 저항력을 고무시켜서 질병을 퇴치하는 자연요법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다.
생명은 참으로 존귀하고 존엄하여 함부로 다루고 찢길 수는 없다. 따라서 있는 그대로를 인간답게 돌보는 것이 인도적인 인술(仁術)이라고 믿으며 그 기술이 개발되었던 것이다.
영(榮)이 격양된 감정으로 혈행이 불규칙해지고 울체되면 내장 기능을 교란시켜서 질병이 야기된다고 보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이 전한다.
ㅁ과로상간(過怒傷肝):노하는 게 지나치면 간장이 상하고 입술이 새파래진다.
ㅁ과희상심(過喜傷心):즐거움도 지나치면 심장이 상해서 얼굴이 상기되고 눈에 충혈이 진다.
ㅁ과사상비(過思傷脾):생각이 넘치면 비장에 피해가 생겨 소화가 안 되고 얼굴이 누렇게 뜬다.
ㅁ과비상폐(過悲傷肺):비관을 너무하면 폐가 상하고 얼굴이 창백하게 바랜다.
ㅁ과공상신(過恐傷腎):지나치게 놀라거나 공포에 떨면 콩팥에 충격을 받아 소변을 흘리고 얼굴이 꺼멓게 찌든다.
뜻밖의 격정으로 신체적 장해를 일으키는 경우를 자주 보는데, 이런 심인성(心因性)질환들을 한의원에서는 탕약을 조제하여 복용시켜서 환자의 혈색을 개선시키고 혈행을 순조롭게 도와 장기의 기능도 회복시킨다. 환자의 안색을 보고도 진단을 하는데 이를 망진(望診)이라고 하며, 찰색(察色)으로 병을 진단하는 방법이다. 몹시 성질을 내면 눈이 시퍼레지고 얼굴도 파랗게 질리며, 울화가 치밀어 화를 내고 보면 얼굴이 하얗게 달아오르고, 하염없는 비탄에 젖다 보면 얼굴이 하얗다못해 창백해지며, 깜짝 놀라면 얼굴이 새까맣게 죽기 일쑤다.
혈색은 오행(五行)의 색조(靑, 赤, 黃, 白, 黑)를 바탕으로 오행법칙에 따라 변하는 것이라서 흥미진진하다.
조상들의 식생활과 건강
채식을 주로 했던 우리 조상들은 채소를 발효시켜서 먹는 기술이 탁월해서 김치를 비롯한 젖갈류와 장아찌류를 개발해서 저장식품 외에 효소식품으로 발전이 거듭된 듯하다.
또한 육류를 먹는 슬기도 탁월해서 고기를 삶아 동물성 지방을 제거하고 먹는 편육을 비롯해서 곰국을 만드는 방법까지 아주 기발했다.
무나 파를 잔뜩 넣어서 지방질을 희석시키고 서민들은 우거지나 시래기를 넣어서 오래오래 끓여 고압․고열 처리에 따른 고단백의 변질을 시도한 점은 특기할 만하다고 본다. 자칫 이러한 기술이나 습관들을, 너무도 못살아서 궁상스런 음식 조리법인 양 오해하기 쉬우나 그런 것은 아니다.
특히 파의 푸른 잎은 열을 다스리고, 뿌리는 한(寒)을 다스려 간장에 이롭고 약독을 풀고 용변을 편리하게 해준다. 단 너무 많이 먹으면 땀이 많이 나기 때문에 조금씩 양념으로 써왔다. 그 밖에 오곡백과를 우리처럼 골고루 다양한 식품으로 만들어 먹는 민족도 드물 만큼, 주식인 밥을 비롯하여 각종 떡, 다과류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음식을 만들었다. 특히 찹쌀은 오래 먹으면 몸이 부드러워지나 너무 많이 먹으면 몸이 흐늘거려서 명절 때나 제사때 가끔씩 먹는 관습을 만들었다. 밀가루도 가루만 먹은 게 아니고 밀기울로 개떡을 만들어 변비 해소제로 응용한 것을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오며 밀기울이 현대 의약품의 변비 치료제로 쓰이는 걸 보면 조상들의 식생활을 재인식할 필요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올바른 양생식을 위한 조상 전래의 식습관을 몇 가지만 소개해 보기로 한다.
음(飮)은 양(陽),식(食)은 음(陰)을 돕는다.
마시는 것들은 몸 속의 양기(陽氣)를 돕고, 씹어서 먹는 것은 몸 속의 음기(陰氣)를 돕는다고 해서 육(肉)을 이롭게 한다고 한다.
양기란 두뇌의 힘 내지는 생성의 기운을 가리키고, 음기란 신진대사를 통한 소비성 기운을 가리켜서, 먹고 마시는 것이 각각 음양으로 귀속된다고 한다.
뇌는 신장(腎臟)과 관계가 깊어서 마시는 것은 뇌기능을 돕고 씹어서 먹는 것은 영양 공급원으로서 육을 이롭게 한다는 말이다.
결국 마시는 게 지나치면 양인 뇌가 탈이 나고, 먹는 것이 지나치면 음인 육이 탈이 나거나 비만증에 걸리기 쉽다. 반대로 적당히 마시면 정신이 화락해지고 적당히 먹으면 몸이 건전해진다. 무료할 때 차 한잔이나 술 한잔은 약이 되지만 많이 마시다 보면 정신이 불안정해지고, 술의 경우 패가망신하고 불치병이나 알콜 중독에 시달려 인생을 망치는 수가 허다하다. 먹는 것을 절제하지 못하면 식중독은 물론 불치의 병이나 성인병에 시달려 고통스런 생을 보내게 되기 일쑤다.
현대의 질병은 영양 실조나 영양 결핍으로 생기는 질병보다 과잉 섭취나 과잉 공급에서 야기되는 질병들이 많다. 그래서 보태는 것보다는 제거시키는 처방이 긴요한데, 보약이나 건강 보조라는 명목으로 공급 과잉이 성행되고 있어 안타깝다.
덜 먹어서 생긴 병보다 많이 먹어서 생긴 병이 더욱 고치기 힘들고 까다롭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오미(五味)
신맛, 단맛, 쓴맛, 매운맛, 짠맛의 다섯 가지를 오미라고 한다. 이 맛은 인체의 필수적인 맛으로 각 정부별로 섭취되고 장부 기능을 유지시키는 데 긴요하게 쓰이며 사람의 심성도 양생시킨다고 전한다.
ㅁ산미(酸味):식초와 같이 신맛도 포함이 되지만 대체로 비타민 C계열의 식품으로 간장과 관계 깊다. 깨, 달래, 개고기, 복숭아 등이 산미에 속하는 식품이다.
ㅁ고미(苦味):쓴맛의식품은 심장활동을 돕는다고 한다. 양고기, 은행, 부추 등이 여기 속한다.
ㅁ감미(甘味):탄수화물 계열의 모든 곡식들과 엿기름 같은 감미는 비장을 돕는다. 소고기, 곶감, 귤피,무,기타 꿀도 포함된다.
ㅁ신미(辛味):고추나 후추같이 톡 쏘는 자극적인 맛으로 폐와 대장 기능을 돕는다. 닭고기, 호도, 살구씨, 수수쌀, 기타 우유도 여기에 속한다.
ㅁ함미(鹹味):소금처럼 짠맛으로 신장을 돕는다. 검정콩, 밤 검은깨, 기타 녹용 및 녹각, 숙지황 등이 포함된다.
식이요법을 쓴다 해서 무조건 짠 걸 먹지 마라, 매운 걸 먹지 마라는 식으로 맹목적으로 권유하기보다 그 사람의 체질이나 병증에 따라서 제한도 하고 섭취도 해야 병증 해소에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신장병 환자라고 무조건 짠 것을 제한하면 염분 부족으로 혈액 형성에 지장이 생길 것이고, 무조건 매운 것을 제한하면 대장의 연동 운동에 지장을 초래하기 쉽다.
한방의 탕약은 본래 이 다섯 가지 맛의 약제들을 조제해 증상에 따라 약이 시큼하기도 하고 매콤하기도 해서 해당 장기를 치료한다.
하물며 음식을 섭취하는데 이 다섯 가지 맛의 조화가 중요한 것은 당연하다.
편식(偏食)이 나쁜 이유
편중된 식사가 오미의 균형을 깨뜨려 장기의 활동을 편중되게 하고 병증을 낳는다고 하여 맛의 균형을 중요시하였다. 편식하는 사람은 건강하기 힘들고 성격도 편벽되기 쉽다는 것을 주변에서 자주 볼 수가 있는데, 이는 이러한 논리의 사실성을 입증해 주는 게 아닌가 싶다.
육식을 즐기는 사람들은 대개 야성적이고 활동적인데 반해, 채식을 즐기는 사람들은 사색적이고 편협적이기 쉽고 움직이는 것을 덜 좋아한다는 사실에서 식성이 성품까지도 좌우함을 깨닫게 된다. 《동의보감》에 나와 있는 편식의 피해를 배워서 참고하기 바란다.
ㅁ산미(酸味) : 많이 취하면 비장 기능에 해롭다. 목극토(木剋土)
ㅁ고미(苦味) : 많이 취하면 폐장 기능에 해롭다. 화극금(火剋金)
ㅁ감미(甘味) : 많이 취하면 신장 기능에 해롭다. 토극수(土剋水)
ㅁ신미(辛味) : 많이 취하면 심장 기능에 해롭다. 금극목(金剋木)
ㅁ함미(鹹味) : 많이 취하면 심장 기능에 해롭다. 수극화(水剋火)
오행법칙에 따라 장부 기능을 제어하는 원리는 우리들의 생활을 모두 이 법칙 안에서 좌우되고 있다.
출처 : http://www.cppe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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