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그런 것인지는 알 수가 없으나, 목록에는 내가 본 영화가 단 한 편도 존재하지를 않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적어도 내 주위에서는 말이다)이 '나쁜남자'를 리포트에 쓰기로 한 것같다. 남과 같은 것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성격이라, 다른 영화를 선택하기로 하였다.
지금 쓰고있는 시점은 제출시간의 기한이 4시간도 채 남아있지 않는 시각이다. 김교주님이 우리(나?)의 게으름을 뚫어보고 있듯이, 확실히 찔끔했다.
이미 완전히 김교주님의 신도가 되어있는 듯 하다. (굳이 이것만이 아니라, 시험지에 '김교주 만세'의 멘트만 보더라도 말이다) 목록을 보자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한다.
원래 소햏은 영화를 보는 것을 별로 즐기지 않는데다가 관심이 있는 것은 '나쁜남자' 이것 뿐이었다. 허나 이미 저 영화는 제외시킴으로써 어쩔 수 없이 그나마 관심이 있는 '과학' 이라는 카테고리를 들고있는 '뷰티풀 마인드'를 보게 되었다. 솔직히 말하면 보는 동안 상당히 괴로움을 느꼇다. 손에 쥐어져 있는 감자칩만이 나의 시선을 유지하게 해 주었다. 하지만 이런 적극적이지 못한 시선으로도 느낀점은 있기 마련이다. 거기에 대해서 서술하고자 한다.
존 내쉬가 40년대 최고의 엘리트들이 모이는 프린스턴대 대학원 수학과에 진학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그는 좀 싸이코성이 짙은 천재로 유명하다.
천재인 그가 한 문제에 그토록 매달린 것을 보면 그는 아마도 자신만의 아이디어에 목말라 있었던 것 같다.
어느 날, 친구들과 들른 술집에서 미녀를 사이에 두고 벌이는 친구들의 경쟁을 지켜보던 존 내쉬는 직관적으로 '균형이론'의 단서를 발견한다.
결국 내쉬는 1백50년 동안이나 인정 받아온 이론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경제 이론을 발전시킨다. 단순한 것에서 이런 진리를 찾아내는 것으로 봐서는 확실히 그는 엄청난 천재인 듯 싶다. 그는 논문을 발표하고, 단박에 학계의 스타가 되고, 제 2의 아인슈타인으로 떠오르게 된다.
MIT 교수로 생활하던 그는 정부 비밀요원을 만나 냉전시대의 천재들이 그렇듯이 소련의 암호 해독 프로젝트에 비밀리에 투입되게 된다.
이후 자신의 수업을 듣던 알리샤와 사랑에 빠지게 되어 결혼에 이르게 된다.
대개 굉장한 업적을 낸 인물들을 보면 그의 근처에 항상 힘이 되어주는 존재가 있기 마련이다. 적어도 내가 보기에는 말이다.
그 역시 아내인 알리샤가 그 역할을 해준다.
영화 속에서 그녀는 정신분열증에 걸린 남편을 한번도 떠나가지 않고 그를 헌신적으로 보살펴준다.
내쉬의 증세는 매우 심각해서 아들을 죽일 뻔한 적도 있었기 때문에 의사는 내쉬를 정신병원에 입원시킬 것을 권했지만 알리샤는 거절하고 남편을 위해 평생을 희생한 끝에 결국에는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내쉬 역시 굉장한 천재이지만 나는 그 보다는 알리샤가 더 크게 보였다.
결혼 한 후에도 암호해독 프로젝트를 몰래 추진하였는데, 그는 점점 소련 스파이가 자신을 미행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히게 된다.
내쉬가 여기서 영화로 나오고(소설 원작이 있었더란다.) 이렇게 굉장한 인물로 표현되는 것은 그가 노벨상 수상자나 천재여서 그런 것이 아니라 본다.
그는 그의 정신 분열증에서 머무르지 않았다.
의학에 의존하여 치료를 해 보려고도 했었으나, 그의 망상은 사라지지 않았고 그는 결국 수학이라는 것을 통해서 그의 망상과 현실을 약하게 나마 연결하여 이어 놓을수 있었던 것이다.
앞에서 말했듯 그는 결국 노벨상을 받았고 세계적인 천재로 더욱 추앙받게 되었다.
그는 아직도 살아있는 전설이 되어, MIT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가 살아가며 지적인 지식만이 아닌 아름다운 감성, 즉 뷰티풀 마인드를 갖게 되는 이야기가 전체적인 스토리이다.
비록 내쉬의 삶의 헐리우드화되긴 했지만 '뷰티풀 마인드'는 인간의 약함과 강함에 관한 진실하고 감동적인 영화다.
여기서 나는 리포트를 쓰는 사이 이 영화의 줄거리를 다시 훑어 보았다.
이 영화에서 표상하는, 그리고 이 리포트에서 찾고자 하는 과학-인간의 현실을 직접 보고 나서야 생각이 와닿을 수 있었다.
그를 치료하기 위한 정신의학, 여기서는 그것이 과학으로 표상된 듯하다.
그 역시 모든 것은 과학으로 해결하려고 하였으나 그것이 아닌 것이었다.
이 세상에는 과학으로 해결되는 것이 있고 그렇지 않은 것이 있는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여러 가지 현상과 일들은 과학으로 모두 설명하기에는 너무 어렵다.
물론 과학 역시 항상 변화한다.
오늘의 과학적이지 못한 현상이 이후에는 과학으로 설명할 수 있는 현상이 될 수도 있다.
Pin Up에서 나온것과 같이 과학은 무지를 걷어내는 중요한 도구이다.
하지만 과학은 만능이 아니다.
결국 과학은 만능이 아니라는 것 때문에 무지로 돌아간다?
과학이 만능이 아니라고 해서 무지로 돌아간다는 것이 나에게는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이미 인간은 과학 없이 살아갈 수가 없게 되었다.
하지만 지금 과학과 인간의 현실, 그 과학이 절대적이지 못하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에서 이 리포트의 의의가 있다고 보겟다.
과학은 우리를 편하게 해 주는 도구일 뿐이지, 모든 것을 대변 하려고 하는 것은 어리석은 과학에 대한 과신이며, 불가능한 일인 것이다.
영화 중에서도 그의 과학적인 사고가 나타나며 거기에 대한 비판(당연 소햏은 느끼지 못했다.)이 드러난다.
그가 청혼을 할 때 알리샤에게 하는 말이다.
"우리의 관계가 장기간 보장될까? 증거나 확신이 필요해."
무조건 과학과 논리를 내세우는 그에게 천재란 그렇게 행복한 삶만이 있다는 건 아니라는 걸 이 영화 속 여러곳에서 볼 수가 있었다.
다 보고 나서는 좋은 영화를 보게 되서 좋은 기분도 든다.
그의 한 대사가 이 리포트와는 무관하게 가장 가슴에 남았다.
마지막 끝날무렵 그는 말한다.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공식은 사랑이라는 공식이라고...
위대한 수학자 다운 그의 말이었다.
첫댓글 닉이 정말 마음에 듦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동기와 함께 교주 찬양 구호를 썼음에도 불구하고, 이곳에서 자주 뵙지를 못하였네요. 답안지와 여기에 드러나 있는 바, 위대한 공식을 마음에 품으셨으면 그만 들어오시고.. 그렇지 않더라면 다음 학기에 봅시다.
C0를 원하옵니다. 임사도가 재수강을 원하는군요. C U La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