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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영 변호사에게 배우는 ‘웰빙 仙체조’ |
‘머리 두드리기’는 두통, ‘양팔 번갈아 당기기’는 스트레스 해소에 탁월 |
일 못잖게 건강과 여가를 중시하는 이른바 ‘웰빙(Well-Being)’ 트렌드가 한창이다. 그러나 한편으론 무차별적으로 쏟아져나오는 웰빙 상품들이 과소비를 부추긴다. 진정한 웰빙은 몸과 마음의 평안에서 비롯되는 법. EBS(교육방송)에서 선체조를 강의하는 최수영 변호사가 제안하는 ‘웰빙 선체조.’ |
“머리를 너무 쓰고 머리로만 생각하면 아랫배에 있어야 할 기(氣)가 머리로 뜨는 상기(上氣)상태가 돼서 건강을 해치게 된다. 그러니 머리 대신 아랫배로 생각하고 아랫배를 써야 한다. 뱃심이 두둑하면 기가 살고 매사에 자신감이 넘쳐 활기차고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다.”
바쁜 변호사 생활에도 매일 아침 EBS에서 선(仙)체조를 강의하며 보급에 앞장서고 있는 최수영(36)씨의 주장이다.
최 변호사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아침·점심·저녁 하루 세 번 2~4시간에 걸쳐 선체조와 명상으로 건강관리를 하고 있다. 그가 선체조에 들이는 시간은 1회에 20~30분 정도. 지난 7년 동안 ‘밥 먹듯’ 꾸준히 선체조를 해온 그는 “세 살 먹은 아이도 따라할 수 있는 아주 쉽고 간단한 것이 선체조”라고 말한다.
‘선(仙)’의 사전상 뜻풀이를 보면 ‘신선, 고상한 사람, 도교(道敎)의 딴 이름’으로 나와 있다.
“신선이라 함은 신이 아니라 깨달은 사람을 말합니다. 한문 글자 조합을 보면 ‘사람’과 ‘산’으로 이뤄져 있는데 이는 자연을 대표하는 것입니다. 선은 곧 자연입니다. 그런데 현대인은 자연과 분리돼 있습니다. 그래서 최근 자연친화적인 삶으로 돌아가자는 운동이 전세계적으로 붐을 이루고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사람과 산이 분리되지 않는, 자연친화적 삶으로 돌아가자는 것이 바로 ‘선’입니다. 몸만을 놓고 볼 때 자연상태라는 것은 바로 건강함을 말합니다.”
몸의 건강은 한의학에서 말하는 경락과 관련이 있다. 경락은 몸 안의 기가 순환하는 길인데, 우리 몸에는 좌우 각각 12개의 경락이 있다. 이 경락이 막힘 없이 훤히 뚫려 있어야 기혈 순환이 제대로 되어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런데 경락이 막혀 기혈 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질병이 생기고 건강을 잃게 된다.
“막힌 경락을 고속도로처럼 훤히 뚫어줘 기혈 소통을 원활히 해주는 것, 상기된 기를 원래 자리인 아랫배로 돌려보내는 것이 선체조입니다.”
최 변호사에 따르면 선체조는 미국에서 나온 스트레칭이나 인도의 요가, 중국의 기공과는 다르다.
“우리 고유문화에 선도(仙道)라는 것이 있습니다. 선도가 일상생활 깊숙이 녹아 있는 것이 바로 도리도리와 잼잼, 짝짜꿍, 까꿍 등입니다. 잼잼은 주먹을 쥐었을 때 신체 앞면 정중앙의 기 통로인 임맥을 열어주고, 폈을 때 등줄기 정중앙의 기 통로인 독맥을 풀어줍니다. 임맥과 독맥을 경부고속도로에 비유해 봅시다. 만남의 광장쯤에서 정체가 됐다고 가정한다면, 우리 몸의 가슴 부위가 답답하고 등이 뻐근한 상태가 됩니다. 몸의 상단(가슴 부위) 경혈이 막히면 뇌출혈이나 심장병 같은 질환이 발병합니다. 잼잼을 해서 손목부터 팔 전체가 다 아프면 기혈 순환이 제대로 안 되는 상태입니다. 그러나 오랫동안 꾸준히 잼잼을 하면 기혈이 뚫려 통증도 없어집니다.
짝짜꿍은 손뼉치기입니다. 짝짜꿍을 할 때 어깨를 180도로 완전히 젖혀주면 손에 기운이 흐르는 게 느껴질 것입니다. 또 박수를 치면 손바닥 혈자리를 자극해 온몸의 기혈 순환을 도와주죠. 도리도리는 목운동인 셈이고 까꿍은 얼굴근육운동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기를 어르는 소리인 ‘까꿍’은 아기에게 까르르 자지러지는 웃음소리를 유발한다.
仙문화를 운동 형식으로 바꾼 것
“이렇게 웃을 때 숨을 들이마시는 들숨은 불가능합니다. 대신 웃을 때 배에서부터 찌꺼기를 끌어올려 내뱉으면 탁기(濁氣, 몸 속의 나쁜 기운)가 빠져나오면서 건강이 좋아집니다. 이런 것들이 우리 조상들이 생활 속에서 실천해오던 전통의 선체조라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우리 고유의 생활문화에 녹아 있던 선문화를 재발견해 운동의 형식으로 바꾼 것이 선체조라 할 수 있다.
“한 가지 예를 더 들어볼까요? 몸이 피곤할 때는 손바닥과 발바닥을 가장 먼저 풀어줘야 합니다. 온몸의 혈자리가 손바닥과 발바닥에 연결돼 있기 때문입니다. 옛날 선비들은 책을 읽을 때 책상다리를 한 상태에서 몸을 좌우로 흔들었습니다. 그와 동시에 한 손으로 발을 잡고 다른 손으로 발바닥을 슬슬 문지르면서 책을 읽었죠. 이런 동작은 은연중에 기혈을 순환시켜주는 생활의 지혜였습니다. 몸을 좌우로 흔드는 것은 선체조에서 고관절을 풀어주는 것이며, 손으로 발바닥을 비비는 행위는 온몸의 기를 원활하게 소통하는 효과를 가져옵니다.”
흔히 피곤하면 양손으로 얼굴을 문지른다거나, 팔이 아프면 무의식중에 팔을 터는 행동을 하는데 이것 또한 무의식중에 몸의 나쁜 기운을 털어내는 행위라고 최 변호사는 말한다.
“선체조는 바로 우리의 전통생활 속에 깊숙이 뿌리내렸던 선문화를 현대인에게 되살려 자연친화적 삶과 건강한 자연상태의 몸으로 되돌아가자는 데 그 의미가 있습니다.”
그가 매일 하는 선체조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골고루 풀어주는 데 필요한 10가지 정도다. 선체조에는 부위별 선체조(신체 각 부위의 스트레칭을 통해 기혈 순환을 원활하게 함)와 경혈마찰법(우리 몸의 경혈을 누르고 문지르는 마찰을 통해 기 순환을 원활하게 함)을 통틀어 30여 가지 동작이 있지만 시간에 쫓기는 현대인이 매일 이 동작들을 제대로 다 하기엔 부담이 크다. 그러나 짧은 시간에 할 수 있는 기본동작 7가지만 꾸준히 해도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최 변호사의 충고다. 그가 행하는 선체조의 각 동작을 구체적으로 알아보고 어떤 효과가 있는지 소개한다.
기본동작은 7가지
◆ 잼잼
어깨너비로 양발을 벌리고 선 채 양팔꿈치를 옆구리에 붙인 다음 양손을 자연스럽게 든다. 양손바닥을 활짝 편 다음 힘있게 주먹을 쥐어주는 동작을 빠르게 반복한다. 팔은 움직이지 말고 손가락만 쥐었다 폈다 하는 것이 요령. 이 같은 동작은 심포를 강화시켜 마음이 약한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 마음이 안정되고 신경이 편안해진다.
◆ 손털기(잼잼 후의 연속동작)
잼잼으로 뻐근해진 손목과 손가락 마디, 팔의 근육을 풀기 위한 마무리 동작이자 근육이완 동작이다. 양손을 번갈아 털어주면 몸의 탁기가 손가락 끝으로 빠져나간다.
◆ 발뒤꿈치 들었다 내리기(온몸 털기)
양발을 어깨너비로 벌리고 선 다음, 양팔을 자연스럽게 옆구리에 붙인 채 발끝으로 서서 양발을 들었다 놓았다 한다. 이때 발바닥을 놓으면서 뒤꿈치가 바닥에 완전히 닿지 않도록 주의한다. 이 동작은 특히 탁기를 제거하는 데 효과가 있다.
‘잼잼’과 ‘발뒤꿈치 들었다 내리기’ 동작은 임맥과 독맥의 혈을 막힘 없이 자연스럽게 소통시킴으로써 몸 전체를 다 풀어주는 효과가 있다. 이 순서가 끝나면 다음으로 머리에서부터 신체 아래로 내려가면서 발끝까지 풀어주는 동작을 차례로 한다.
◆ 머리 두드리기
어깨너비로 양발을 벌리고 선 다음, 양팔의 힘을 뺀 채 자연스럽게 팔을 들어올려 손가락 끝으로 머리 전체를 가볍게 툭툭 쳐준다. 현대인들이 편두통 등 두통에 시달리는 이유는 몸의 아랫부분에 있어야 할 열이 위로 상기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머리 두드리기를 하면 기가 아래로 내려가면서 탁기를 털어내게 된다. 또한 머리가 맑고 상쾌해진다.
◆ 전후좌우 목운동
양발을 어깨너비로 벌리고 서서 양손을 옆구리에 자연스럽게 갖다댄 다음 목을 앞뒤로 깊숙이 숙였다 젖히기를 반복한다. 이어 좌우로 목 돌리기(일명 도리도리)를 반복한다. 좌우 목 돌리기를 할 때도 최대한 뒤쪽으로 목을 젖힌다. 이 동작의 효과는 목 근육의 뿌리를 풀어주어 목의 피로를 해소하고 혈압을 낮춰준다. 만성두통이나 뇌질환에도 효과적이다.
◆ 어깨 돌리기
양발을 어깨너비로 벌리고 선 자세에서 양손을 각각 어깨에 가볍게 올려놓는다. 이때 양팔꿈치가 귀와 닿도록 최대한 양팔의 폭을 좁힌다. 이 상태에서 양손을 어깨에 고정하고 양 팔꿈치를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최대한 크게 원을 그리듯 돌려준다. 이때 등줄기가 시원한 느낌이 드는데 어깨결림과 팔저림, 오십견을 해소한다.
◆ 양팔 번갈아 당기기
어깨너비로 발을 벌리고 서서 왼팔을 가슴 부위에 놓고 오른쪽으로 최대한 편다. 이 상태에서 오른손으로 왼팔꿈치를 잡고 힘을 주어 오른편으로 당긴다. 이때 고개는 반대편인 왼쪽으로 최대한 돌린다. 오른팔을 당길 때는 왼팔과 반대로 하면 된다. 고개 역시 오른쪽으로 최대한 돌려준다. 왼팔 오른팔을 번갈아 여러 번 당겨준다.
목이 뻣뻣하고 어깨 부위 근육이 딱딱하게 뭉쳐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런 증상이 심해지면 오십견으로 발전한다. 오십견은 흔히 컴퓨터를 오래 사용하거나 책상에 앉아 업무를 보는 사람들에게 많이 생긴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런 증상의 주범은 스트레스다. 직업과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올 수 있는 질병인 것. 따라서 매일 양팔 당겨주기를 하면 하루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풀어줄 뿐만 아니라 경직된 목이나 어깨 부위를 풀어준다.
◆ 단전강화운동
양발을 어깨너비로 벌리고 선 다음 양손을 단전에 가볍게 놓는다. 단전의 위치는 사람에 따라 약간 차이가 있지만 대개 배꼽에서 5㎝ 아래 부분에 위치한다. 이때 양손 엄지손가락은 자연스럽게 벌려 배꼽 위에서 그 끝이 마주치도록 한다. 이 상태에서 호흡에 맞춰 아랫배를 앞으로 내밀었다 집어넣기를 반복한다. 아랫배를 앞으로 내밀 때는 들숨을 쉬고, 집어넣을 때는 날숨을 쉰다. 숨쉬기와 아랫배의 운동을 동시에 한다. 이 동작은 딱딱하게 굳은 장을 풀어주어 배설기능을 좋게 한다. 또 변비 예방 및 해소에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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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관절 풀어주기(한 발 들고 서서 돌려주기)
고관절은 골반과 허벅지를 연결하는 관절이다. 양발을 어깨너비로 벌리고 선 다음, 왼쪽 무릎을 적당히 굽힌 상태에서 왼발을 들고 고관절을 돌려준다. 이때 오른발로 바닥을 딛고 몸의 중심을 잘 잡아야 하며, 왼쪽 다리는 최대한 크게 원을 그리듯 돌려주는 것이 좋다. 왼발 오른발을 번갈아 들고 돌려준다.
스트레스가 많이 쌓이면 몸 아래쪽 고관절에 나쁜 기운이 쌓이고 간을 해치기도 한다. 이는 기혈 흐름상 고관절과 연결된 기관이 간이기 때문. 따라서 고관절 풀어주기를 하면 간도 건강해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 발끝 부딪치기
양다리를 뻗은 채 앉은 다음 상체를 비스듬히 뒤로 젖혀 양팔로 지탱한다. 이 자세에서 발뒤꿈치를 붙인 채 양발끝을 빠른 속도로 벌렸다 오므렸다 하며 양발을 부딪친다. 이때 무릎은 반드시 쭉 펴야 한다. 이 동작은 하체의 기혈 순환을 돕고 상기된 기운을 내려 두통을 해소한다.
발끝 부딪치기는 기를 발끝으로 내려주는 동작이다. 처음에는 허벅지가 아파서 오래 못하지만 반복하면 막혔던 기혈의 소통이 원활해지면서 통증도 없어진다.
위의 10가지 동작 가운데 잼잼, 온몸 털기, 머리 두드리기, 양팔 번갈아 당기기, 단전강화운동, 고관절 풀어주기, 발끝 부딪치기 등 7가지만 매일 꾸준히 해도 온몸의 기혈 소통이 원활해져 활기차고 건강한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폐결핵 앓은 뒤 단전호흡부터 수련
최 변호사는 선체조와 더불어 하루 세 번 명상을 한다. 아침·점심·저녁에 20~30분간의 선체조를 끝내고 한 시간 가량 명상에 잠긴다.
“선체조는 명상의 준비운동입니다. 명상에 들어가기 전 온몸의 경락을 골고루 풀어줘야 기혈 순환에 막힘이 없어 우주의 기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그는 변호사 업무 외에도 한국디지털대학 법학과 겸임교수로 있으면서 한국경제인총연합회 자문변호사, 소비자연구시민모임과 한국가정법률상담소의 자문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바쁜 시간을 쪼개 EBS, 기업체, 각종 단체 등에서 선체조를 강의하고, 기업체 사보 등에도 선체조와 관련한 글을 쓰고 있다.
변호사와 ‘선체조 전도사.’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분야에서 활동하며 분초를 쪼개 쓰는 그가 선체조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최 변호사는 “생각해보면 미리 정해진 것 같다”고 말한다. 그런 느낌을 갖기까지 그의 삶은 지난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현장에서 광주민주화항쟁을 겪은 최 변호사의 10대 시절은 그리 밝지 못했다. 집안도 그리 평탄하지 못했다.
“사춘기 시절 반항의식이 강했고 기존질서를 용납하지 않는 성격이었습니다. 특히 모범생, 일명 ‘범생이’를 아주 싫어했습니다. 수업시간에 연애편지 쓰고, 교과서도 안 가져가고. 그러면서 자존심은 강해 남들에게 무시당하기 싫어서 공부는 열심히 했습니다.”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그는 기자가 되고 싶었다. 그런데 지도교수가 “자넨 구속된 전력이 있으니 아마 기자는 못 될 것”이라 충고하는 바람에 꿈을 포기했다. 1987년 6월항쟁 당시 대학교 3학년이던 그는 화염병을 던져 구속되어 5개월간 수감생활을 하다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이후 서울대 대학원에 다니다 선배의 권유로 사법시험을 준비했다. 1차 시험이 6개월밖에 남지 않은 때여서 강행군에 돌입했다.
“고시공부를 시작한 지 3개월 정도 됐을 때 몸에 이상이 왔습니다. 어느날 도서관에 앉아 있는데 갑자기 ‘허리가 흔들린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일어서기도 힘든 상황이었죠. 병원을 찾았는데 의사가 폐암인 것 같다고 하더군요. 이때 ‘하늘이 샛노랗다’는 걸 처음 실감했습니다. 그 자리에 주저앉고 싶을 만큼 충격이 컸어요.”
그후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다른 병원을 찾았더니 암은 오진으로 판명됐고, 대신 폐결핵이 3기에서 4기로 진행되는 과정에 있었다. 약 때문에 쏟아지는 졸음을 주체하기 힘들었지만 그는 결국 사법시험에 최종 합격했다. 그 뒤 여유가 생기자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그 즈음 ‘나는 누구인가, 산다는 게 허무하다’는 생각이 자꾸 그의 발목을 잡았다.
“이런저런 생각들을 떨치려 산을 오르면서 습관처럼 불교 관련 테이프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부턴가 ‘욕심을 버려라’ 같은 말들이 귓전에 울리는 거였습니다. 당시 서점에 갔다가 단전호흡 체험기가 실린 책을 사봤는데 ‘야, 이런 세상도 있구나’ 싶어 기가 막혔습니다.”
직접 개발한 仙체조
단전호흡과 도인(導引)체조로 수련에 정진하던 그는 그때 만난 몇몇 사람들과 생각이 통해 선체조를 개발하게 됐다.
“도인체조는 일반 스트레칭이나 요가와 별 차별성이 없었습니다. 또 동작 자체가 따라하기 어려워 아무나 쉽게 할 수 없는 단점도 있었어요. 그래서 스트레칭, 요가와 차별성을 두면서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단순한 동작이 없을까 고민하다 선체조를 만들게 됐죠. 이때 수선재에도 자문을 구하고 함께 수련생활을 하던 한의사들에게도 자문을 구했습니다.”
그가 수련부장으로 있는 수선재(대표 강동숙)는 전국에 수련도장을 열고, 선체조와 호흡명상을 통한 건강수련법을 전파하고 있다.
“사춘기 때와 대학시절, 자신에 대한 불만과 세상에 대한 불만에 가득 차 힘겹게 지냈기에 뒤늦게 제 자신을 찾아나서게 된 것 같습니다. 구치소 독방생활은 사람을 무력하게 만듭니다. 하루종일 혼자 지내다 보면 자연 시선이 외부에서 자신의 내면으로 향하게 되는데, 그때 자신이 몹시 초라하게 느껴졌습니다. 게다가 그후 폐결핵을 앓은 것이 저를 성찰하는 본격적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원래 그는 욱하는 다혈질 성격이었다. 거기다 매사를 냉소적으로 바라보는 성향이 강했는데 선체조와 단전호흡을 하면서 그러한 부분이 많이 고쳐졌다고 한다. 한마디로 세상만사를 편하게 바라보게 됐다는 설명이다. 그의 아내는 지난해 유방암 수술을 받고 현재 투병중이다. 옆에서 지켜보는 일이 쉽지 않지만 선체조와 단전호흡이 힘이 돼준다고 한다.
“제가 앓았던 폐결핵은 발병후 1년 반 동안 약을 먹으면서 완치됐지만 언제 재발할지 모르는 병입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건강한 걸 보면 선체조가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법과 선체조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그는 둘의 원리가 똑같다고 말한다. “선은 인간과 산이 합쳐진 자연이 아닙니까. ‘법(法)’이란 한자를 풀이하면 ‘물이 가는 것’입니다. 물은 투쟁이 아니라 항상 조화롭게 흐르는 자연입니다. 그런데 요즘 법을 찾는 사람들을 가만히 보면 죽느냐 아니면 사느냐 하는 사생결단식입니다. 이겨서 전부를 차지하느냐 아니면 져서 모든 걸 잃느냐 하는 것에 목을 맵니다. 법은 사회를 반영합니다. 현대의 삶에서 인간과 자연이 분리되어 있듯 법이 투쟁수단으로 전락했습니다. 둘 다 제자리로 돌아가야 합니다.”
매일 20~30분씩 일상화해야
최 변호사는 초등학교 때부터 자기성찰법과 선체조를 반드시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내가 누구인지 알고, 신체와 정신이 건강해야 창조성도 발휘되기 때문이라는 것.
“사실 기업에도 노사관계를 원만히 하고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임직원이 매일 함께 선체조를 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요즘 경제상황도 좋지 않고 ‘사오정’이니 ‘오륙도’니 해서 얼마나 경쟁이 치열합니까. 스트레스가 쌓이면 사람은 매사 짜증스럽고 성격이 거칠어집니다. 그런데 스트레스가 풀리면 마음에 여유가 생기기 때문에 남들과의 부딪침도 덜해집니다. 노사관계도 자연 부드러워질 것입니다.”
그가 바쁜 시간을 쪼개 기업체 등을 대상으로 선체조 강의에 나선 것도 궁극적으로 건전한 기업문화를 만들고 싶기 때문이다.
“변호사로서 노사간에 벌어지는 마찰이나 산업재해 문제와 관련한 소송과 상담을 주로 맡다보니 극렬하게 부딪치는 부분을 좀더 완화할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그 방법의 하나로 선체조를 널리 보급하고 싶습니다.”
선체조는 쉽고 간단한 데 비해 효과는 매우 큰 운동이라고 한다. 많이 하면 할수록 건강에 도움이 되고 부작용도 없다. TV를 보면서 해도 무방하기 때문에 건강에 관심이 있다면 시간과 비용에 대한 부담 없이 얼마든지 손쉽게 할 수 있다. 단 매일 20~30분씩이라도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선문화연구회 이사인 최 변호사는 지방자치단체와 연결해 선체조를 생활문화 차원으로 끌어올리려는 꿈을 갖고 있다. 또 우리의 전통문화를 재발굴해 현대인의 삶을 변화시킬 시민단체를 만들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하는 ‘선명상스쿨’도 구상중이다. 일인다역으로 바쁜 그의 넘치는 에너지와 건강을 지켜주는 것이 바로 선체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