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쓰시마 섬 여행기
24회 안 성환
탈무드 귀퉁이에 보면 이런 글귀가 보인다. 세상에서 도를 넘어서는 안 되는 것 여덟 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한 가지가 여행이다라고 적혀있다. 쉽게 이야기 하면 여행도 지나치면 안 된다는 말이다. 나는 아내랑 가끔 여행을 즐긴다.
이번에는 저렴한 돈으로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일본 쓰시마 섬에 있는 조그마한 산을 오르기로 했다. 그래도 이국의 산인만큼 등반 준비에도 신경이 꽤나 쓰였다. 아마 거짓말 조금 보태서 고 상돈 대장이 에베레스트를 등정 하는 것 이상으로 신경이 쓰였다.
고상돈 대장은 1977년 당시 나이 29세 때 에베레스트 산 등정에 성공했다. 장안의 화제는 물론이거니와 나라 안 밖이 난리였다. 그러나 그는 명승만큼 1979년 31세로 아깝게도 일기를 마감하였다. 어떤 신문은 국가 원수가 운명한 것 보다 더 비통한 일이라고 기록하기도 했다. 참으로 인물 아깝지…….
하지만 나는 내게는 에베레스트 산만큼 무게가 큰 일본의 명산, 쓰시마 섬에 있는 아리하케산과 사라타케산 등정에 나섰다. 아리하케산은 558M 이고 사라타케산은 519M이다. 그렇게 높지는 않지만 저렴한 경비로 외국 기분도 살짝 내면서 또 가볍게 오를 수 있는 산이다.
그래서 2박 3일의 휴가를 얻어 아내랑 함께 여행도 하고 산보하는 기분으로 계획을 짰다. 아무런 생각 없이 떠나는데도 얼마나 기분이 좋았는지 몰랐다. 아마도 이런 기분은 여행하는 자만이 알 수 있는 특혜일거라 생각한다. 사실 여행은 그 목적의 의미보다 돌아올 집과 할 수 있는 일이 있기 때문에 더 즐거운지 모른다.
아내와 난 밤을 세워가며 등산준비를 했다. 이윽고 한두 시간의 취침을 하고 지친 줄 모르고 4시 반에 기상하여 부산 국제 여객 터미널로 향했다. 그 곳에는 우리 같은 유형의 등산객과 낚시꾼, 그리고 여행을 목적으로 한 170 여명의 승객들이 있었다. 난 천성이 급한 놈이라 느긋하게 기다림의 맛을 주는 낚시에는 별 취미가 없다.
드디어 우리를 태운 배는 고동소리와 함께 일본쓰시마 섬으로 향했다. 2시간 반 정도 되었을까. 일본 이즈하라 국제 여객 터미날에 도착한 우리는 달갑지 않은 대접을 받는다. 그 곳은 자국의 안전을 위해 우리를 일렬로 줄을 세워 지문채취와 인물사진을 촬영한다. 이유는 입국한 여행객들의 혹시 모를 범죄 행위에 대한 사전 예방 차원이라 한다. 마치 지난날 우리 민족의 설음을 다시 재현당하는 것 같아 상당히 기분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그래 왜놈들 앞에서 더 여유를 가지고 당당해야지 하며 미소를 머금고 인상을 폈다. 그리고 내 얼굴을 대한 민국인의 상징적인 하해탈의 모습에 최대한 근접 시키려고 애썼다.
우리는 익일 아리하케산 등정을 위해 가까운 마켓에 들려 간단히 먹을 것을 준비하여 숙소로 향했다. 숙소에 도착한 난 여장을 풀고 첫 등정코스인 아리하케산 고지를 정복하기 위해 산행코스를 한 번 더 확인했다. 성공적인 등정을 위해 우선 가까이 내 곁에 있는 쌍봉우리 등정 훈련에 들어가기로 했다. 특히 야간훈련이니 몸을 닦고 맘을 가다듬어 팔굽혀 펴기를 수회, 그리고 남자들의 보강제 마늘 액정까지 모조리 먹어치웠다.
이정도면 아마도 문제는 없겠지? 그런데 아아니! 이럴 수가?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입산통제라 한다. 나는 강한 어조로 아니! 이 산에 언제 예고없이 폭설이 내렸지? 하고 너스레를 떨었지만 결국은 마누리의 고집을 꺽지 못하고 그날의 야간 등정을 포기한채 등과 등을 맞대고 꿈나라로 갔다.
이윽고 다음 날 이곳에도 어김없이 동이 트고, 사전 훈련 없이 아리하케산 등정에 나섰다.
제대로 등정을 할련지 의아심을 가지고.. 해발 30M도 안 되는 쌍 봉우리를 다음날 산행을 위해 훈련 코스로 하려는데 입산통제라니……. 모든 훈련을 포기하고 숙소에서 마누라와 등과 등을 마주하며 잠을 청했다.
다음날 어김없이 동쪽 하늘에서는 동이 텄고, 사전 훈련 없이 아리하케산 등정에 나섰다.
제대로 등정을 할런지 의아심과 걱정을 가지고서.
이곳 아리하케산은 지금까지 기억에 생생한 것은 역사와 낭만이 넘치는 명산답게 정상에는 넓은 초원과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져 있어 하이킹 코스로 제격이겠다는 점이 생생하다. 특히 놀랄만한 것은 꼼꼼한 일본인들의 기질답게 조림사업을 얼마나 잘 해 놨는지 탐복할 노릇이었다.
다음 날은 쓰시마 섬 북단 지역에 있는 사라타케산에 등정했다. 이곳은 고산 식물이 혼재한 원시림이 남아 있으며 태고의 지각 변동으로 일어난 아름다운 흔적을 감상할 수 있어 더욱 감명 깊었다.
참고로 쓰시마 섬은 한반도와 일본 큐수사이에 있는 섬인데 크기가 우리나라 거제도의 1.5배정도의 크기이다. 제주도 보다는 조금 작다. 거리는 우리나라와는 49.5km인데 반면에 일본과는 147km나 떨어져 있다. 쓰시마 섬에서 우리나라까지 일반인이 뛰어가도 4시간이면 족한 거리에 왜놈(?)들이 버티고 있으니 참으로 통탄할 일이다. 주변의 작은 섬들이 109개나 되지만 사람이 살 수 있는 것은 불과 5개 섬 정도이다.
귀국길에 느낀 점은 우리의 한스러운 역사를 들추어보면 고운 소리가 나오지 않고 그들을 죽일 놈, 죽일 놈 해도 본받을 것이 참으로 많다는 것이다. 특히 자국민과 관광객을 위해 편이 시설이라든지 이정표등은 아주 잘 되어 있다. 덧붙인다면 일본이라는 나라는 일본말은 할 줄 몰라도 지도 한 장만 있으면 일본 전역을 누비고 다니는데도 별 애로가 없다는 점이다.
그들의 생활 속의 문화와 질서는 배워야 될 부분들이 참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머리의 용량이 작아서 그들의 장점을 많이 훔쳐 오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이번의 쓰시마 섬 여행은 뜻 깊고 유익한 시간이었다.
첫댓글 신반 중학교 제 1호 동창회지에 안 성환 후배의 글이 게재될 것입니다. 3월에 아마 책이 나올 것 같지만 모든 분들에게 다 책이 않을지도 모르겠기에.... 우리 동문 중 성환 후배글과 귀산후배글, 그리고 김희옥 후배의 글이 실리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제 글과 20회 이 문자 선배의 글도 실리게 될 것입니다. 성환 후배의 원고를 받아서 저가 손 본것은 거의 없습니다. 약간의 맞춤법과 띄어쓰기 등만 살짝 손보아서 편집부에 넘겼습니다. 여러분들도 한 번 읽어보세요. 귀산 후배와 희옥 후배글은 추후에 올리겠습니다.
ㅎㅎ 문선배님 수고 많았습니다. 근데 제글 제가 읽으니 너무 쑥스럽습니다. ㅎㅎ 신반 중학교 제 1호 동창회 창간호, 무궁한 발전을 빕니다. 수고 많았습니다.
그래도 잘썼어요. 다른 원고와 비교해보면 우리 학교 출신들의 글이 좀 산뜻한 편이에요. 식상한 이야기보다는 뭔가 감칠맛나는 이야기, 특히 희옥후배의 <브래지어 사건 >같은 글은 짧지만 누구나 봐서 웃음보를 터뜨릴 수있는 바로 고향의 이야기거덩요. 귀산이 글도 참신하고.... 내 욕심 같아선 모두 입산초교 출신의 글로 도배를 하고 싶었는데.... 그게 아쉬워요.
승국이 출세 했데이 ㅎㅎㅎ(농담) 축하한다 동창회 창간호 가보로 모셔놔야겠네
정말 수고많타 어러가지로 남선이 언니도 수고하고 카페 올때마다 열심이신
선배님들 .후배들 시골 작은 학교가 참 명물은 명물이여 ㅎㅎㅎㅎㅎ
초등 학교 카페 중에 제일 으뜸 일거같어 고마워 찬구야 ~~~~~~~~~~~~~
ㅎㅎ 농담아냐. 성환이- 진~짜 출세 했단다. 의령 골짝에서 도외지로 나와 살고 있으니 출세 했는거지 ㅎㅎㅎ 근데 지금은 고향가는 도로가 포장이 잘 되어 있는데 예전에(1981년) 조모님별세시 직장 동료들이 고향에 조문을 다녀가고 핸 유명한 말이 있단다. "성환이 출세했다"고. ㅎㅎ 갱상도에도 이런 골짝이있냐 하며 이구동성으로 놀라더군. 강원도 비탈보다 훨~씬더 골짝이라 하더군ㅎㅎ
선배님 지금도 그런답니다. 저 보고 출세했다고 합니다. 이런 골짝에 살다고 창원으로 이사 나왔다고요
효지야? 누가 글카더노? 박정희, 전두환 , 노태우, 김대중, 김영삼, 노무현, 이명박 역대 대통령치고 꼴짜기 출신 아닌 사람 있다카더나? 본시 유명한 사람은 산꼴짜기에서 나오는기라. 기죽지 말거래이 ㅎㅎㅎㅎㅎ
선배님 글 자 ..알 읽고 갑니다
다~ 읽은거 마찌? 음~ 긴 글 읽는다고 욕 봤습니다.ㅎㅎ
장문 읽는다고 쎄가 빠졌습니다...
ㅎㅎ 그런께 머라카더노.. 끝에 두줄만 읽고 느낀점 써면 된다니까. ㅎㅎ
두줄만 읽고 느낌쓰는 선배님 존경시러버~~~ 난 다읽어야 느낌도 오던디...
쓰시마 하면 생각나는것은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고구마"를 연상할 수 있는데, 태고적 신비를 갖추고 있는 그 섬을 가 볼 수 있었던 것은 좋은 기회였네. 나도 언젠가 한번 짬을 내어 가 볼 생각이네. 오감만족을 위하여. 그리고 "조선통신사의 길"을 둘러 보고싶네,,,,,,,,,,,
선배님 설날 잘 보내셨습니까? 쓰시마섬 여행중에 조선통신사에도 들렸습니다. 조선의 혼이 담긴 곳인데도 왠지 모르게 초라해 보이더군요. 여행과 산을 좋아하시는 선배님께서 다녀 오시게 되면 많은 것을 느끼고 올것 같습니다.
글 잘 읽고 갑니다. 글 읽는 동안 내내 머리속에 같이 여행하는 기분으로 그림을 그렸습니다.저도 한 5년 후에는 남편과 이런 여행을 하고 싶어지네요 -그럼-
ㅎㅎ 이순주 후배님 감사합니다. 여행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참 많은것 같습니다. 시간을 두고 계획을 세워 부군이랑 함께 먼 길을 떠나 보십시요. 새로운 행복을 맛볼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아주 시원하게 잘 감상 하였습니다-뒷머리에 씁쓰레한 민족적 감정과 분통도 여행의 감칠맛을 다소 버렸다고 할 수 있지만 반면 우리의 나아갈 바를 느낄 수 있는 소중함을 깨닫는 계기도 되었다고 사료 되는군요~행복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