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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팔영산 게다가 암봉을 타고 넘는 스릴 넘치는 암릉 산행이 가능해 인기가 있다. 이곳의 또 한 가지를 특색을 꼽는다면 다도해의 아기자기한 모습과 함께하는 낙조가 멋지다는 점이다.
팔영산은 그리 높지도 않고 산세 또한 웅장함과는 거리가 있는 산이다. 만약 산 위에 솟은 여덟 개의 암봉이 없었다면 그저 그런 아담한 산에 불과했을 것이다. 하지만 바위 봉우리들이 만들어내는 변화무쌍한 산세는 이 산을 특별한 산으로 만들었다. 봉우리마다 철계단과 쇠줄이 설치되어 별다른 채비 없이도 암릉산행을 즐길 수 있고, 봉우리를 끼고 곳곳에 우회로까지 나 있어 초보자도 안전하게 산행이 가능하다. 팔영산 이름의 유래는 여러 가지나, 그 가운데 가장 유력한 것이 중국 위왕과 관련된 것이다. 그가 세숫물에 비친 여덟 봉우리의 그림자를 보고 감탄하여 이 산을 수소문해 찾았다는 것이 이야기의 핵심이다. 이러한 유래 때문에 본디 팔전산이라 불리던 산이름을 팔영산(八影山)으로 고쳐 부르게 됐다고 한다. 팔영산은 팔령산(八靈山), 팔형산(八兄山), 팔봉산(八峰山) 등 여러 다른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다. 조선 고종 때 흥양읍지(興陽邑誌)에 팔영산의 암봉에 대한 기록이 있는데, 이들 봉우리를 유영봉, 군선봉, 성주봉, 천주봉, 별봉, 팔응봉, 일출봉 등으로 불렀다고 한다. 하지만 정확한 위치는 밝히지 않았다. 그래서 사람들은 북쪽 봉우리부터 순차적으로 1봉, 2봉, 3봉 등으로 불러왔는데, 1998년 초 고흥군에서 각봉 정상에 1봉 유영봉, 2봉 성주봉, 3봉 생황봉, 4봉 사자봉, 5봉 오로봉, 6봉 두류봉, 7봉 칠성봉, 8봉 적취봉이라는 이름을 새긴 작은 표지석을 설치했다. 산행은 정상부의 암봉을 1봉에서 8봉까지 순차적으로 밟아 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히 주말이나 휴일이면 많은 사람이 이러한 순서대로 산행을 이어간다. 사람이 많이 몰릴 때 8봉부터 거꾸로 가는 산행은 피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인 팔영산 산행은 능가사를 기점으로 한다. 신라 아도화상이 창건한 천년고찰 능사사 왼쪽의 대숲 사이로 난 길을 따라 들어선다. 팔영산가든이라는 음식점을 지나 좀더 올라가면 합수점이 나오고, 여기서 왼쪽 계곡으로 들어선다. 계류를 끼고 30분쯤 오르면 마당바위 혹은 흔들바위라 불리는 커다란 바위가 있다. 여기서 길은 계곡과 능선 두 갈래로 나뉜다. 어느 길이던 제1봉으로 이어진다. 능선 방향으로 10분 정도 오르면 봉분이 있는 능선 마루에 다다르고, 다시 20분 정도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면 제1봉이다. 팔영산 산행은 1봉에서 8봉까지 이어진 암릉 구간이 하이라이트다. 암봉을 오르내리며 절벽에 매달려 다도해의 섬을 조망하는 맛이 짜릿하다. 8봉 다음 봉우리인 깃대봉은 팔영산 최고봉이긴 하지만 밋밋한 봉우리라 생략하는 경우가 많다.
하산길은 정상에서 다시 제8봉쪽으로 조금 내려와 능가사 방면이나 팔영산 자연휴양림으로 내려서는 두 가닥 길이 있다. 능가사에서 출발한 사람들은 능가사 방향으로 하산길을 잡는 것이 일반적이다. 내려가는 길은 만호에서 성기리로 팔영산을 횡단하는 임도 상의 탑재를 거친다. 탑재에서 임도를 따라 계속 내려가면 조그마한 저수지를 지나 능가사 뒤편으로 내려서게 된다. 임도를 택하지 않고 오른쪽 계곡으로 들어서도 능가사로 이어진다. 어느 쪽이나 소요시간은 40분 가량. 팔영산 낙조를 보려는 이들은 동쪽 안양동 계곡의 자연휴양림을 기점으로 하는 것이 편하다. 워낙 높은 곳에 휴양림이 조성되어 있어, 주능선까지 접근 거리가 짧고 길도 좋은 편이다. 휴양림 끝의 산막 앞에서 작은 계곡을 건너 조금 오르면 지능선으로 올라선다. 이 능선을 따라 15분쯤 가면 6봉으로 곧바로 오르는 길과 1봉과 2봉 사이의 안부로 이어지는 산길이 갈리는 삼거리에 닿는다. 이 갈림목에서 6봉까지는 0.5km, 2봉까지는 0.7km 거리다. 휴양림 기점의 산행은 2봉으로 올라 8봉까지 암릉을 탄 뒤 다시 휴양림으로 하산하는 코스가 일반적이다. 하지만 8봉에서 휴양림으로 내려오는 길은 가파르고 산길이 거칠어 주의가 필요하다. 하산길로는 6봉과 7봉 사이의 안부에서 동쪽 능선을 타는 것이 가장 편하다. 일몰시각에 맞춰 6봉에 오른 뒤 낙조를 보고 휴양림으로 하산하는 편이 좋다. 주능선에서 휴양림까지 20분 정도면 내려설 수 있다. # 교통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벌교에서 고흥 방면으로 15번·27번 공용 국도로 들어선다. 과역을 지나쳐 연봉 교차로에서 빠져나와 과역 방면으로 가다 오른쪽으로 난 843번 지방도를 탄다. 이 길을 따라 12km 가량 진행해 점암면 오산 마을에서 77번 국도를 타고 남쪽으로 향하다 신성 삼거리에서 좌회전해 휴양림으로 진입하다. 갈림길 마다 팔영산 자연휴양림이라고 쓴 이정표가 있어 쉽게 찾을 수 있다. 대중교통은 광주나 순천에서 고흥행 직행버스를 이용, 과역에서 하차한 뒤 능가사행 버스로 갈아탄다. 과역 버스터미널(061-832-9627)에서 능가사까지는 시내버스가 1일 11회 운행한다(15분 소요). 팔영산 자연휴양림은 고흥에서 버스를 이용해 영남면까지 간 뒤, 다시 택시를 타고 접근한다. # 숙박 고흥이나 과역의 장급 여관들을 이용할 수 있다. 만약 산중에서 하루를 보내려면 팔영산 등산로 초입의 팔영산장가든(061-833-8080)에서 민박하거나, 안양동계곡의 팔영산 자연휴양림(061-833-8779)을 이용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