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문양 박쥐무늬
지역축제로서 성공적인 케이스로 여겨지는 함평의 나비축제가 4월 24일부터 개최되고 있다. 올해 나비축제에서 눈에 띄는 전시관 중 하나는 황금박쥐 전시관이다. 함평의 야산 동굴에 162마리의 황금박쥐가 발견된 점을 착안하여 만든 순금 162kg의 황금박쥐 조형물이 세워진다니 그 모습이 궁금하다.
전통시대의 상류사회나 궁중 여인들은 금, 은을 비롯하여 칠보, 옥, 마노, 산호, 호박, 비취, 진주, 구리 등으로 만든 반지를 착용했다. 그 이유는 불문명하나 계절에 따라 여름에는 금반지 착용을 꺼리고 겨울에는 옥반지 착용을 피했다고 전해진다.
서양에서 반지를 쓰기 시작한 것은 고대 이집트 때부터이며, 금 외에도 조개껍데기나 부드러운 돌 또는 자수정 등으로 만들어 사용하였으며, 그 중에서도 인장반지(印章斑指)가 유명하다. 보석류의 절정기를 맞은 15∼16세기에는 남녀 모두 즐겨 착용하였으나, 이후부터는 장식용으로 주로 여성이 착용하게 되었다. 근래에는 인조보석이나 가공기술의 발달로 인해 다양한 모양과 다양한 품질의 반지가 널리 사용된다.
백과사전에 의하면 가락지는 2개 한 쌍으로 된 고리이고, 반지(班指)는 한 개로 된 고리를 칭하는데, 지환(指環)은 이 두 가지를 총칭하는 말이다. 가락지는 조선시대 이후 기혼자만 사용하였으며 미혼자는 반지를 사용하였다. 대부분 박쥐문양이고 가끔 도식화된 수(壽)자 문양이 전한다고 쓰여 있다.
부정적 이미지의 박쥐가 ‘행복’을 상징하는 동물로 여겨지는 것은 무슨 이유에서일까? 박쥐의 명칭인 ‘편복’의 ‘복’이 ‘복(福)’의 발음과 같아 행운을 상징한다는 설이 그 하나다. 박쥐문양은 우리나라에는 17세기 중엽 이후 ‘청(淸)’으로부터 전래된 것으로 추정되며, 조선 말기에 전성기를 맞게 되어 직물이나 장신구, 가구와 건축의 금속제 장식물, 도자기 등의 여러 기물에 ‘복’자를 대신해서 다양한 형태로 사용되었다.
박쥐는 100년을 사는 것으로 간주되어 장수의 상징이며 베갯모의 박쥐문양은 다산과 득남을 의미하였고, 덕을 많이 쌓은 사람의 행복을 방해하는 귀신을 쫓는 표상으로 부적에도 그려졌다. 박쥐를 쌍으로 대치시키면 ‘쌍복(雙福)’의 뜻으로 복이 겹으로 들어오라는 염원을 담고 있다. ‘복(福)’과 ‘수(壽)’자를 가운데 두고 박쥐 네 마리가 둘러싼 모양은 오복(五福)을 뜻한다. 그래서 각종 기물에 오복(五福)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박쥐 다섯 마리를 표현하는 예가 많은데, 오복이란 수(壽), 부(富), 강(康), 덕(德 ), 명(命)을 말하는 것으로 이처럼 복합적 의미를 표현할 때 다섯 마리의 박쥐문양을 사용했다.
계절이 봄을 지나 여름을 맞게 되면 몸매가 드러나는 의상에 맞추어 의례적으로 반지, 팔찌, 목걸이, 발찌 등의 주얼리 착용이 더욱 잦아지고 관심을 받게 되는데, 최근에는 어려워진 경기로 인해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누릴 수 있는 포인트 액세서리로써의 주얼리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올 봄 최대의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비비드(화려하고 강렬한) 색상, 과감한 형식, 꽃이나 나비, 곤충 등 자연주의 경향을 모티브로 하는 레이어드(여러 개를 겹쳐하는) 스타일이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