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21>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감독 이재용 출연 전도연 배용준 이미숙
제작 영화사 봄 배급 CJ엔터테인먼트 개봉예정 10월2일
한마디로 | SF적 상상력이 필요했다는, 성(性)스러우면서도 성(聖)스러운 사극멜로
9년간 수절하며 열녀문까지 하사받은 정숙한 숙부인(전도연)이
‘국가대표급 바람둥이’ 조원(배용준)의 조직적이고도 압박적인 구애를 받는다.
이건 일종의 준비된 작전이다. 조원 뒤에는 조씨부인(이미숙)이 있다.
조씨부인은 남편이 소실로 들일 소옥과 정절녀 숙부인을 모두 농락하는 데 성공하면
자신의 몸을 그 상으로 주겠다고 조원에게 제안한 터였다.
조씨부인이나 조원은 시대와 불화하는 인물이지만,
어느 시대도 배제하지 못하는 은밀한 쾌락을 능숙하게 탐하는 ‘선수’들이다.
이건 쇼데를로 드 라클로의 소설을 토대로 <위험한 관계>, <발몽> 등
여러 차례 영화화된 이야기를 빌려온 것이다.
이재용 감독은 되풀이돼왔던 소재에 발칙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새겨왔다.
불륜을 다뤘으나 과정이나 결론이 은근히 전복적이었던 <정사>나
일상을 투시하는 듯하면서 기묘한 멜로 코드를 집어넣었던 <순애보>에 이어
<스캔들…>에선 집요한 고증을 통한 섬세한 상상력이 가미될 전망이다.
양반집 깊숙한 곳에서 춘화를 돌려보고, 엄숙한 제사가 치러지는 동안 질펀한 정사가 벌어진다.
미술, 의상 등 시대를 우아하고 정교하게 재현하는 데만 20억원 가까운 제작비를 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