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수다'가 방송과 동시에 매회 화제를 불러일으키더니 이번주에는 인터넷을 논란으로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이는 탈락이 아닌 재도전이라는 소식에 없던 반전과 이와 함께 이소라의 '무책임하다'라는 발언과 행동으로 열띤 논란이 일어난 것이다.그리고 네티즌들의 마녀 사냥이 드디어 시작되었다.
그러나 나는 이 일이 이렇게까지 가수들이 비난을 받을만한 행동인지에 대하여 의문이 든다.
김건모는 명실상부 국내 최고의 정상급 가수이다. 당연히 스타란 세월이 지나면 인기가 떨어지고 평가절하가 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대한민국 가요계 역사에서 가장 눈부신 그의 업적과 20년 넘게 국내 최고급 보컬이라 인정받은 김건모의 탈락은 김건모 본인과 동료가수들에게 큰 충격이었을 것이다. 그러한 상황에서 김건모 자신도 대선배 가수로써 어이가 없었던 것이 얼굴에 확연히 들어났고 후배가수들은 눈물을 금하지 못하였다.
어떤 사람들은 이 상황을 출발드림팀과 비교를 한다. 출발 드림팀에서는 자신들의 부족함을 깨끗히 인정하며 실패를 당당히 받아들여 아름답게 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스포츠의 미덕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나는 가수다'는 스포츠와는 다르다. 스포츠는 아무도 뭐라 할수 없게 '승패'가 확실한 '게임'이다. 그러나 '나는 가수다'는 음악이라는 아주 주관적인 분야이기에 누가 잘했고 못했다라고 할 수 없는 상황이다.(프로그램이 태생적으로 갖는 약점이기도 하다) 또한 이들은 슈퍼스타K와 같은 아마추어들이 아닌 전문가들과 대중으로 부터 국내 최고의 정상급 보컬들이라 평가 받는 사람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신의 탈락을 쿨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가수가 몇이나 될 수 있을까? 앞서 말한바와 같이 노래는 주관적이기 때문에 김건모는 당시 공연의 자신의 무대에 충분히 만족을 상황을 한 상황이었고 퍼포먼스 또한 만족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사람마다 다른 음악적 특성을 갖은, 그것도 겨우 500명이라는 평가단 앞에서 그렇게 7위를 받는다면 이에 대해 심적으로 받아들 일수 없는 심적 상황이 될 것이다.
이 말은 평가단을 무시하자는 것이 아니다. 처음부터 500명의 평가단에 의해 평가를 받아 떨어질 것이고, 그 500명의 수치가 굉장히 주관적이며 작은 수치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말 자신의 순위가 그것이 아님을 알면서도 그러한 것들을 생각하고 출연을 했을것이다. 그러나 막상 아주 민감할 정도로 예민한 그러한 상황을 처음 겪는 사람이면 김건모 처럼 당황을 할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사람이란 것은 군중 심리를 갖고 있다. 그러한 상황에서 자신도 공황 상태이고 제작진과 동료가수들이 재도전을 외치는 상황에서는 판단이 흐려질 수 있다. 과연 김건모도 몇일이 지나고 자신의 선택에 후회가 없었을까? 50에 가까운 나이로 사회적으로 성공했던 그가 그 정도의 미숙한 판단을 갖을까?
결코 김건모의 행동이 옳다거나 정당화 될 수 있다는 것이 아니다. 만약 김건모가 그 상황에서 탈락을 인정하고 재도전을 포기했으면 박수를 받으며 더 멋진 모습을 보였을 수 있을것이다. 또한 시청자들과의 약속을 어긴 것도 비판받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점들은 김건모 개인보다는 제작팀과 동료가수들이 함께 비판 받아야 할 부분이다. 또한 애초에 처음부터 이러한 상황이 될 것을 미리 알렸어야 한것이다. 만약 이러한 재도전의 룰을 처음부터 시청자에게 알렸더라면 가수 자체에 대한 비난은 이정도로까지 심하진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김건모 만큼이나 이소라에 대한 논란도 뜨겁다. 아니 오히려 사람들은 이소라에게 더욱 비난을 퍼붓고 있으며 조용했던 이소라의 홈페이지는 서버다운까지 할 정도로 몸살을 겪고 있다. 사람들이 우선 이소라가 한 발언과 함께 방송 도중에 나간 것을 비난을 일삼는다. 나이값을 못했고 프로답지 못했다라는 것이다. 이소라가 방송도중에 그렇게 나간 것은 잘못한 행동이다. 그리고 '난리다'라는 멘트도 방송용으로 부적절하다.
그러나 그 상황은 방송의 상황이 아니었다. 카메라만 돌아갈 뿐 그자리에 있는 가수와 팬들 중에서 과연 이 상황이 카메라가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할 사람이 몇이 있을까? ( 그 상황에서 진행을 하려했던 박명수가 과연 순발력이 빛났던 것인지..) 또한 "나 이거 편집해 달라고 할거야. 내가 가장 좋아하는 김건모가 7위를 해서 너무 슬프단 말야." 라고 한 발언이 가장 문제가 되는데, 이 말은 충분히 진심으로 했을것이다. 그러나 이소라가 정말 이걸 편집해달라고 해서 조작해서 방송을 내보낼 의도로 했는지에 대해서 생각해보아야 한다. 우리는 너무나 슬프거나 절박한 상황에서는 이성적인 생각을 고려하지 못하게 된다. 우리는 그렇게 절박한 상황에서 소위 '땡깡'이란 것을 부린적이 없는가. 이소라도 마찬가지다. 물론 방송도중에 했다면 그것은 방송인으로서 감정 조절을 못한 일이지만 앞서 말한 바와 같이 그 상황은 방송이 아니었다. (물론 PD가 방송으로 내보낸 것이 문제지만)
작곡가 김형석의 말처럼 감수성이 예민한 아티스트들의 예능이라는 점을 우리는 생각해야 한다. 이것은 무한도전에서 노홍철이 패배하여 시청자와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삭발을 감행한 것과 차원이 다르다. 그는 웃음을 주는 예능인이고 이들은 감성을 노래하는 가수다. 우리는 이소라의 노래에서 정상적인 사람과 다른 풍부한 감성과 예민함을 극찬하면서 그녀의 행동에서 민감함은 이해를 못한다. "두얼굴의 이소라, 최고의 가수와 최악의 MC"라는 기사를 보았다. 만약 그렇다면 그녀를 비파하는 사람들이야 말로 진정한 두얼굴의 사람들이 아닐까?
결코 김건모와 이소라의 행동이 옳았다는 것이 아니다. 비판받을 부분은 비판하고 넘어가야 하는 것이 옳다. 그러나 그들의 상황과 일반인과는 다른 그들의 감성을 조금은 이해하고 이야기 하자는 것이다. 이 일은 전적으로 이런 부분을 처음부터 시청자에게 예고없이 거짓된 기대감을 주고, 예민한 선택을 하게 함으로써 책임을 가수에게 전가시켜, 방송에 나가지 말았어야 할 부분들을 발편집으로 방송에 내보낸 제작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제작팀 또한 처음의 상황이고 예민한 프로인 만큼 시행착오를 겪는다라는 시선으로 좀 더 지켜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