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7 유럽여행기 //////////////////////////////////////
일정 : 2007.11.22~2007.12.15
컨셉 : 나홀로 자유여행. 유럽방랑. 아름다운 자연, 유럽 전통음식
미션 : 각 나라 와인,치츠,초코렛 모아오기
○2007년12월3일 - 12일차 - (하)편
스위스 로잔, 프랑스 안시
근데 이곳은 신시가지쪽이라 그런지
돌아다녀봐도 마땅한 레스토랑이 눈에 띄지 않습니다.
이러다가 날이 저물 때 까지
변변한 식사 한 번 못해보고
레스토랑 찾다가 남은 하루를 보내버리는게 아닌가하고
슬슬 불안감이 들기 시작합니다. 에구.. ㅜ_-;;
둘러볼 곳이 몰려있는 구시가지쪽으로 가봐야 하나..
어차피 식사를 하고 구시가지쪽으로 갈 계획이긴합니다.
근데 그렇게 고민을 하던 중 마침~
배고픈 여행 참새에게 왠 방앗간이 눈에 확 띄면서 줌업됩니다.
오... 케, 케밥~!
지금말이져.. 저는 배가 고파서
눈에 보이는게 없습니다. ㅜㅅㅡ;;
지금 거의 오후 3시가 다 되어 가는데
오늘 일어나서 과자 밖에는 먹은게 없어여..
그런데 케밥은 제가 엄청 좋아하는 메뉴 중 하나입니다.
더 볼 거 없이 케밥집에 냅다 뛰어 들어가서
주문하는 곳으로 뚜벅뚜벅걸어갑니다.
그런데 그 때, 망설임없이 케밥을 주문하려던 저의 눈에
갑자기 다른 메뉴가 눈에 들어옵니다.
바로.. 통닭(Poulet Roti)~!
오오오.... 밀려오는 갈등.. ㅜㅅㅡ;;
원래 먹으려던 케밥을 먹을지,
아니면 방금 눈에 들어온 통닭을 먹을지....
결정을 해야 합니다.
근데 원래..
예정된 계획보다는 즉흥적인 모험이 재미있는 법..
통닭을 먹기로 합니다.
아저씨, 통닭이요~!
하고 통닭을 가리키자 주문을 받는 대머리아저씨가
손을 저으며 뭔가를 얘기 하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음.. 지금 통닭이 안 된다고 하는 것 같은데.. ㅡㅅㅡ;;
근데 계속 얘기를 못하고 머뭇거리네요.
영어를 못하는 것 같습니다.
터프하게 생긴 대머리아저씨가 잠시 동안
머뭇거리다가 겨우 꺼낸 한 마디..
세븐.... ㅡ_-;;
오.. 세븐..?
가수 세븐인가... ㅡ_ㅡ??
근데 시계를 가리키며 다시 세븐이라고 합니다.
아항.. 7시..
통닭은 아마 7시 이후에 되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안 되는 모양이네요.
그런데 이건 여담이지만요..
사실.. 그 시간이 정확히 7시인지 아니면 6시인지는 불확실합니다.
왜냐하면 그 아저씨가 세븐이라는 말을 하기 전에
7이 영어로 뭔지 계산하느라
손가락으로 원, 투, 쓰리.. 하면서 숫자를 세었거든요..
그래서 급하게 세느라 1정도는 틀렸을 수도 있어여.. 움크크..
그리고 솔직히 7시부터 된다는건 너무 시간이 늦잖아여?
저녁식사용이라면 늦어도 6시부터는 돼야 할 것 같은데..
우헤헤~ 머 어쨌든 좋아요~
원래 케밥먹으러 들어온건데..
그냥 케밥으로 달라고 합니다.
케밥을 주문하고 빈 테이블에 앉아서
식사 후에 어디를 둘러볼지
잠시 여행안내책자를 뒤적거립니다.
음.. 머 안시는 그다지 규모가 크지 않아서
걸어다니다보면 어차피 다 마주칠 곳들이네요.
그냥 구시가지쪽으로 어슬렁 어슬렁 가서
어두워질 때 까지 둘러보다가 호텔로 돌아가면 될 것 같습니다.
안시는 무슨 대단한 볼거리가 있다기 보다는
그냥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음미하면서
유유자적하게 돌아다니기에 좋은 곳이랍니다.
조용한 분위기에서 돌아다니기 좋아하는
제 취향에 딱 부합한다고 볼 수가 있져~
얼마 안 걸려 주문한 케밥이 나옵니다.
오오오.....
나의 케밥이여-☆
아쉬.. 보기에도 넘넘 먹음직스럽지 않나여.. ㅜ_ㅡ
특히 이 무식할 정도로 커다란 크기가
오늘따라 유난히 마음에 듭니다.
여러분 기억하시나요?
유럽 여행 온 첫 날, 첫 저녁식사로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작센하우젠 거리에서
먹었던 케밥이요~
그 때는 물론 장시간 비행 후라서 피곤하긴 했지만
케밥의 엄청난 크기에 압도당해서
제가 음식을 남기는 걸 싫어함에도 불구하고
도저히 다 먹을 수가 없었는데요.. ㅜ_-;;
지금 이 케밥도 크기는 그 때와 비슷합니다.
한국기준으로 왠만한 남자 2명이 먹으면 딱 좋을 크기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왠일인지 저 혼자 이 케밥을
다 해치울 수 있을 것 만 같은
그런 자신감이 온몸에서 넘쳐흐릅니다.
일단 케밥을 딱 잡고
.
.
음..
.
.
아, 그전에 음료수 캔을 좀 따 놓고 ㅋㅋ
음료수는 오아시스라는 음료수가 있길래 한 번 사봤는데
이 음료수, 전에 어디선가 한 번 마신 적이 있지 않나요?
어디서 마셨더라..;;
어쨌든 다시 케밥을 손으로 딱 잡는데
먼가 손에 묵직하게 잡히는게 그립감이 아주 훌륭합니다.
근데 막상 써 놓고보니
음식 먹을 때 그립감 따지는 사람은 저도 제가 처음입니다. ㅡ_-;;
케밥이 무슨 디카도 아니고.. ㅋㅋ
여하간 손에 그냥 큼지막하게 들리는 맛이 먼가 아주 괜찮습니다.
근데 막상 먹으려고 하니까
케밥이 워낙에 큰데다 제 입이 좀 작은 편이라.. ㅋㅋ
케밥이 보통 햄버거 먹을 때처럼 입에 들어가질 않습니다.
맥도날드의 빅맥이랑 비교가 안 되게 두껍네요.
오 마이갓..
행복해... ㅜ_ㅡ
그러면 케밥을 손으로 꽉꽉 눌러서.. ㅋㅋ
겨우 한 입을 딱 먹었는데~!
오..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느낌이 강렬하게 오는게
뭔가 마구 바람직하면서도 아주 적절합니다.
이거 한마디로 대박이군요-☆
프랑크푸르트에서 먹었던 케밥은 맛있긴 했지만
칠리소스 때문인지 상당히 짜서 고생했던 기억이 나는데
이 케밥은 짜지않고 딱 먹기 좋습니다.
케밥 안에 들어가 있는 이 고기가
무슨 고기인지는 잘 모르겠는데요..
흠.. 일단 닭고기는 아니고요..
그러면 소고기나 양고기 중 하나일텐데..
제가 지금 배가 고파서 그런지
양고기 특유의 비린내는 거의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소고기라고 단정할 수도 없고~
확실한 건 겉에 있는 빵과 고기가
아주 잘 어울린다는 겁니다.
고기 자체는 조금 연하고요..
고소한 맛이 나는 것 같기도 하고
여하간 아주 맛있습니다.
특히 케밥위에 얹혀진 하얀 소스가 먼지는 모르지만
고기의 맛을 부드럽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빵도 상태가 괜찮네요.
약간 질긴 듯 하면서 적당히 쫄깃해서 씹는 맛이 있고
무엇보다 퍽퍽하지 않아 정말 좋습니다.
빵은 굳거나 퍽퍽해지면 아주 그냥 맛이 없죠~
여튼 맛있게 먹다보니 어느새
반 정도 먹은 것 같습니다.
배가 부르냐고요..?
으음~ 머..
지금으로서는 잘 모르겠네요.
한가지 확실한 건
절대..
케밥먹는걸 멈추고 싶지는 않다는 겁니다. 움크크.. ㅡㅅㅡ;;
잠시후...
결국 케밥을 다 먹었습니다.
양이 많긴 좀 많네요.. o(>.<)o
우어.. 정말 맛있게 먹은 후에 배 부른 느낌..
최곱니다. ㅜ_ㅡ乃
입에 들어가지도 않을 정도로
그 커다란 걸 막상 모두 해치우고나니
정말 신기하네요.
아마 정말 맛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습니다.
한국에 가면 많이 생각날 거 같네요.. 이 케밥.
케밥 파는 곳도 흔치 않은 한국인데..
과연 이렇게 맛있게 하는 곳이 있을지..
저번에 그린델발트에서 먹었던 소세지(Schweinsbratwurst mit Zwiebelsauce)가
유럽여행에서 먹은 음식 랭킹 베스트 3였는데요..
이 케밥..
결코 그 소세지에 밀리지 않습니다.
그린델발트 소세지와 함께
공동 랭킹 3위로 정하고 싶습니다.
공동 랭킹 3위에 오르게된 이 케밥 가격은~
음료 포함해서 5.5유로-!
우리돈으로 7,500원 정도입니다.
프랑스 물가치고는,
케밥 크기치고는
엄청난 만족도 치고는
아주 저렴한 가격이죠-☆ ^o^~
아마 한국에 돌아가면 이 케밥이 생각날 때 마다
케밥집을 찾아 헤매게 될 것 같네요..
마치 지난 여행 후에
한국에서 소세지 잘한다는 집을
온통 뒤지고 다녔던 것 처럼 말이죠.
이렇게 바람직한 식사를 하고 나오니
어느새 4시 정도입니다.
자, 이제 안시의 구시가지로 가볼까요?
으음.. 근데 지금요..
사실 좀 피곤합니다. ㅜㅅㅡ;;
오늘은 거의 하루종일 기차로 이동만 했는데도
다리가 좀 피곤하네요.
아마 로잔에서 이 곳 안시까지 오는 길이
좀 복잡하고 비도 오다보니 교통편을 갈아탈 때 마다
캐리어챙기라 우산챙기랴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여러분과 함께 하겠다는 일념으로
디카로 부지런히 온 사방을 찍고 다니랴.. ㅋㅋ
그러다보니 조금 피곤합니다.
어차피 안시에서의 일정은 내일 하루종일 계속될 예정이고요..
그리고 내일도 이곳에서 자고
내일 모레아침, 프랑스 니스(Nice)로 내려갈 생각이에요.
오늘은 이만 일찌감치 일정을 접고
숙소로 돌아가 쉬겠습니닷.
아쉽다고요?
넘 실망하지 마세여.. ㅋㅋ
가는길에 아까 잠시 비를 피해 도망갔던 상가에 들려서
슈퍼마켓을 한바퀴 돌아보고
저녁으로 먹을 거리를 간단히 사도록 하죠.
유럽의 슈퍼마켓을 둘러보는 건 언제나 즐거운 일입니다.
그리고 한편으론 좀 고통스럽습니다..
왜냐고요... ㅋㅋ
맛있는게 사방에 넘넘 많이 보여서
정말 다 먹어보고 싶은데
여행중이라 직접 요리해 먹는건 한계가 있다는 거...
혼자 먹을 수 있는 양이 그리 많지 않으니
넘 양이 많은 건 살 수가 없다는 거..
이런게 좀 고통스럽긴 합니다. ㅡ_-;;
어쨌든 상가로 가보도록 할까요?
상가는 Curier라는 곳입니다.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있는데요..
여기서 그리 멀지 않아요~
천천히 걸어서 Curier로 갑니다.
곧 크리스마스가 다가오죠?
상가 안에는 이렇게 크리스마스장식으로
집을 꾸며놨습니다.
조금 걷다가 상가건물 안에 있는 슈퍼마켓에 들어섭니다.
오.. 이 많은 맥주들을 좀 보세요.
정면에 보이는 하이네켄맥주통이 무식하게 큽니다.
저런걸 일반 가정에서 사가는 모양이네요. ㅡ_ㅡ;
사진으로는 잘 안 보이는데
저 통에 5리터라고 써 있습니다.
5리터라... 으으음..
5000cc군요?
5000cc라면 우리나라 호프집에서 볼 수 있는
생맥주 중 가장 큰 용량인데요..
제가 술을 별로 안 좋아해서
우리나라 할인마트 같은데서도
5000cc짜리 맥주를 파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근데 맥주를 가만 보고 있자니까
지난 여행 때 독일 뮌헨의 호프브로이하우스에서
맥주를 마셨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그 때는 일행들이 있었으니
같이 우루루 몰려서
그 유명하다는 호프브로이 하우스에 딱 들어갔었답니다.
그러자 서빙하는 아저씨가 와서
우리에게 대뜸 장난을 걸었었죠~
분명한 한국말로 이렇게 묻더군요~
짱께? ㅋㅋ
우리가 no, no~ 하자
쪽바리? ㅋㅋ
또 oh~ no~ 하자
오~ 한국사람~! 으헤헤헤~ ^o^
하면서 우리를 자리로 안내하는거에요~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짱께니 쪽바리니 하는 건
우리가 중국인, 일본인들을 부르는 속어죠.
독일 아저씨가 그런 말까지 알고 쓴다는게 넘넘 재미있었답니다.
우리나라사람이 거기에 얼마나 많이 가면 말이져..
그런 말까지 익혔는지.. 움크크..
어쨌든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보고
이름모를 맥주 중에서 대충 아무거나
골라 마셨었는데요..
맥주가 맛있다는 생각을..
그 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했던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마시던 맥주와는 아주 다른..
좀 더 고소하다고 할지..
혹은 좀 더 부드럽다고 할지..
여튼 뭐라 표현할 수 없는 맛에
그 떠들썩한 분위기에서 맥주잔을 가볍게 비웠었답니다.
제 주량이 주량이라 1000cc 정도 밖에 못 마셨지만
한국에 돌아와서도 가끔씩 생각이 나더군요.
제가 술맛이 생각난다는 건 정말 정말 이례적인 일입니다. ㅡㅅㅡ;;
아, 어쨌든 다시 2007년도로 돌아와서~
오늘은 맥주마실 생각이 없으니
다음 코너로 가봅니다.
오~ 치즈-☆
수 많은 치즈가 그냥 진열장에 가득합니다.
치즈만 보면 황홀해지는 기분.. ㅋㅋ
특히 밑에 여러가지 치즈를 적당한 크기로 썰어서
한 접시에 같이 이쁘게 포장해 놓은게 특히 맘에 드네요.
그러고보니 미션수행을 위해서
프랑스산 치즈도 하나 사야겠는데 말이져.. ㅋㅋ
음.. 프랑스 치즈 중에서는 뭘 고르나..
여행올 때 뽑아왔던 치즈정보에 의하면
프랑스에서 유명한 치즈중에
푸른곰팡이 계열 치즈가 있다고 합니다.
바로 로크포르(Roquefort)라는 녀석인데요..
양의 젖으로 만든다고 해요~
오늘은 이 로크포르 치즈를 한 번 찾아보고 싶습니다.
평소 푸른곰팡이 계열의 치즈를 꼭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했었거든요~
브리(Brie)나 까망베르(Camembert)같은 치즈도 좋아하지만
이 것들은 벌써 먹어봤고
요즘에는 한국에서도 꽤 구할 수 있으니 잠시 패스에요~
찾아보니 역시 진열대 한쪽에 로크포르가 살살 웃고 있네요.
낼름 하나 집어듭니다. ㅋㅋ
치즈가 잘린 단면 중간중간에 자연스럽게 생성된 듯한
작은 홈이 있고 그 속에 푸른색 곰팡이가 이쁘게 숨을 쉬고 있습니다.
※추천 배경음악
[ 이탈리아 전래곡 - bellaCiao ]
////////////////////////////////////// 2007 유럽여행기 //////////////////////////////////////
일정 : 2007.11.22~2007.12.15
컨셉 : 나홀로 자유여행. 유럽방랑. 아름다운 자연, 유럽 전통음식
미션 : 각 나라 와인,치츠,초코렛 모아오기
○2007년12월3일 - 12일차 - (하)편
스위스 로잔, 프랑스 안시
근데 이곳은 신시가지쪽이라 그런지
돌아다녀봐도 마땅한 레스토랑이 눈에 띄지 않습니다.
이러다가 날이 저물 때 까지
변변한 식사 한 번 못해보고
레스토랑 찾다가 남은 하루를 보내버리는게 아닌가하고
슬슬 불안감이 들기 시작합니다. 에구.. ㅜ_-;;
둘러볼 곳이 몰려있는 구시가지쪽으로 가봐야 하나..
어차피 식사를 하고 구시가지쪽으로 갈 계획이긴합니다.
근데 그렇게 고민을 하던 중 마침~
배고픈 여행 참새에게 왠 방앗간이 눈에 확 띄면서 줌업됩니다.
오... 케, 케밥~!
지금말이져.. 저는 배가 고파서
눈에 보이는게 없습니다. ㅜㅅㅡ;;
지금 거의 오후 3시가 다 되어 가는데
오늘 일어나서 과자 밖에는 먹은게 없어여..
그런데 케밥은 제가 엄청 좋아하는 메뉴 중 하나입니다.
더 볼 거 없이 케밥집에 냅다 뛰어 들어가서
주문하는 곳으로 뚜벅뚜벅걸어갑니다.
그런데 그 때, 망설임없이 케밥을 주문하려던 저의 눈에
갑자기 다른 메뉴가 눈에 들어옵니다.
바로.. 통닭(Poulet Roti)~!
오오오.... 밀려오는 갈등.. ㅜㅅㅡ;;
원래 먹으려던 케밥을 먹을지,
아니면 방금 눈에 들어온 통닭을 먹을지....
결정을 해야 합니다.
근데 원래..
예정된 계획보다는 즉흥적인 모험이 재미있는 법..
통닭을 먹기로 합니다.
아저씨, 통닭이요~!
하고 통닭을 가리키자 주문을 받는 대머리아저씨가
손을 저으며 뭔가를 얘기 하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음.. 지금 통닭이 안 된다고 하는 것 같은데.. ㅡㅅㅡ;;
근데 계속 얘기를 못하고 머뭇거리네요.
영어를 못하는 것 같습니다.
터프하게 생긴 대머리아저씨가 잠시 동안
머뭇거리다가 겨우 꺼낸 한 마디..
세븐.... ㅡ_-;;
오.. 세븐..?
가수 세븐인가... ㅡ_ㅡ??
근데 시계를 가리키며 다시 세븐이라고 합니다.
아항.. 7시..
통닭은 아마 7시 이후에 되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안 되는 모양이네요.
그런데 이건 여담이지만요..
사실.. 그 시간이 정확히 7시인지 아니면 6시인지는 불확실합니다.
왜냐하면 그 아저씨가 세븐이라는 말을 하기 전에
7이 영어로 뭔지 계산하느라
손가락으로 원, 투, 쓰리.. 하면서 숫자를 세었거든요..
그래서 급하게 세느라 1정도는 틀렸을 수도 있어여.. 움크크..
그리고 솔직히 7시부터 된다는건 너무 시간이 늦잖아여?
저녁식사용이라면 늦어도 6시부터는 돼야 할 것 같은데..
우헤헤~ 머 어쨌든 좋아요~
원래 케밥먹으러 들어온건데..
그냥 케밥으로 달라고 합니다.
케밥을 주문하고 빈 테이블에 앉아서
식사 후에 어디를 둘러볼지
잠시 여행안내책자를 뒤적거립니다.
음.. 머 안시는 그다지 규모가 크지 않아서
걸어다니다보면 어차피 다 마주칠 곳들이네요.
그냥 구시가지쪽으로 어슬렁 어슬렁 가서
어두워질 때 까지 둘러보다가 호텔로 돌아가면 될 것 같습니다.
안시는 무슨 대단한 볼거리가 있다기 보다는
그냥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음미하면서
유유자적하게 돌아다니기에 좋은 곳이랍니다.
조용한 분위기에서 돌아다니기 좋아하는
제 취향에 딱 부합한다고 볼 수가 있져~
얼마 안 걸려 주문한 케밥이 나옵니다.
오오오.....
나의 케밥이여-☆
아쉬.. 보기에도 넘넘 먹음직스럽지 않나여.. ㅜ_ㅡ
특히 이 무식할 정도로 커다란 크기가
오늘따라 유난히 마음에 듭니다.
여러분 기억하시나요?
유럽 여행 온 첫 날, 첫 저녁식사로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작센하우젠 거리에서
먹었던 케밥이요~
그 때는 물론 장시간 비행 후라서 피곤하긴 했지만
케밥의 엄청난 크기에 압도당해서
제가 음식을 남기는 걸 싫어함에도 불구하고
도저히 다 먹을 수가 없었는데요.. ㅜ_-;;
지금 이 케밥도 크기는 그 때와 비슷합니다.
한국기준으로 왠만한 남자 2명이 먹으면 딱 좋을 크기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왠일인지 저 혼자 이 케밥을
다 해치울 수 있을 것 만 같은
그런 자신감이 온몸에서 넘쳐흐릅니다.
일단 케밥을 딱 잡고
.
.
음..
.
.
아, 그전에 음료수 캔을 좀 따 놓고 ㅋㅋ
음료수는 오아시스라는 음료수가 있길래 한 번 사봤는데
이 음료수, 전에 어디선가 한 번 마신 적이 있지 않나요?
어디서 마셨더라..;;
어쨌든 다시 케밥을 손으로 딱 잡는데
먼가 손에 묵직하게 잡히는게 그립감이 아주 훌륭합니다.
근데 막상 써 놓고보니
음식 먹을 때 그립감 따지는 사람은 저도 제가 처음입니다. ㅡ_-;;
케밥이 무슨 디카도 아니고.. ㅋㅋ
여하간 손에 그냥 큼지막하게 들리는 맛이 먼가 아주 괜찮습니다.
근데 막상 먹으려고 하니까
케밥이 워낙에 큰데다 제 입이 좀 작은 편이라.. ㅋㅋ
케밥이 보통 햄버거 먹을 때처럼 입에 들어가질 않습니다.
맥도날드의 빅맥이랑 비교가 안 되게 두껍네요.
오 마이갓..
행복해... ㅜ_ㅡ
그러면 케밥을 손으로 꽉꽉 눌러서.. ㅋㅋ
겨우 한 입을 딱 먹었는데~!
오..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느낌이 강렬하게 오는게
뭔가 마구 바람직하면서도 아주 적절합니다.
이거 한마디로 대박이군요-☆
프랑크푸르트에서 먹었던 케밥은 맛있긴 했지만
칠리소스 때문인지 상당히 짜서 고생했던 기억이 나는데
이 케밥은 짜지않고 딱 먹기 좋습니다.
케밥 안에 들어가 있는 이 고기가
무슨 고기인지는 잘 모르겠는데요..
흠.. 일단 닭고기는 아니고요..
그러면 소고기나 양고기 중 하나일텐데..
제가 지금 배가 고파서 그런지
양고기 특유의 비린내는 거의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소고기라고 단정할 수도 없고~
확실한 건 겉에 있는 빵과 고기가
아주 잘 어울린다는 겁니다.
고기 자체는 조금 연하고요..
고소한 맛이 나는 것 같기도 하고
여하간 아주 맛있습니다.
특히 케밥위에 얹혀진 하얀 소스가 먼지는 모르지만
고기의 맛을 부드럽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빵도 상태가 괜찮네요.
약간 질긴 듯 하면서 적당히 쫄깃해서 씹는 맛이 있고
무엇보다 퍽퍽하지 않아 정말 좋습니다.
빵은 굳거나 퍽퍽해지면 아주 그냥 맛이 없죠~
여튼 맛있게 먹다보니 어느새
반 정도 먹은 것 같습니다.
배가 부르냐고요..?
으음~ 머..
지금으로서는 잘 모르겠네요.
한가지 확실한 건
절대..
케밥먹는걸 멈추고 싶지는 않다는 겁니다. 움크크.. ㅡㅅㅡ;;
잠시후...
결국 케밥을 다 먹었습니다.
양이 많긴 좀 많네요.. o(>.<)o
우어.. 정말 맛있게 먹은 후에 배 부른 느낌..
최곱니다. ㅜ_ㅡ乃
입에 들어가지도 않을 정도로
그 커다란 걸 막상 모두 해치우고나니
정말 신기하네요.
아마 정말 맛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습니다.
한국에 가면 많이 생각날 거 같네요.. 이 케밥.
케밥 파는 곳도 흔치 않은 한국인데..
과연 이렇게 맛있게 하는 곳이 있을지..
저번에 그린델발트에서 먹었던 소세지(Schweinsbratwurst mit Zwiebelsauce)가
유럽여행에서 먹은 음식 랭킹 베스트 3였는데요..
이 케밥..
결코 그 소세지에 밀리지 않습니다.
그린델발트 소세지와 함께
공동 랭킹 3위로 정하고 싶습니다.
공동 랭킹 3위에 오르게된 이 케밥 가격은~
음료 포함해서 5.5유로-!
우리돈으로 7,500원 정도입니다.
프랑스 물가치고는,
케밥 크기치고는
엄청난 만족도 치고는
아주 저렴한 가격이죠-☆ ^o^~
아마 한국에 돌아가면 이 케밥이 생각날 때 마다
케밥집을 찾아 헤매게 될 것 같네요..
마치 지난 여행 후에
한국에서 소세지 잘한다는 집을
온통 뒤지고 다녔던 것 처럼 말이죠.
이렇게 바람직한 식사를 하고 나오니
어느새 4시 정도입니다.
자, 이제 안시의 구시가지로 가볼까요?
으음.. 근데 지금요..
사실 좀 피곤합니다. ㅜㅅㅡ;;
오늘은 거의 하루종일 기차로 이동만 했는데도
다리가 좀 피곤하네요.
아마 로잔에서 이 곳 안시까지 오는 길이
좀 복잡하고 비도 오다보니 교통편을 갈아탈 때 마다
캐리어챙기라 우산챙기랴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여러분과 함께 하겠다는 일념으로
디카로 부지런히 온 사방을 찍고 다니랴.. ㅋㅋ
그러다보니 조금 피곤합니다.
어차피 안시에서의 일정은 내일 하루종일 계속될 예정이고요..
그리고 내일도 이곳에서 자고
내일 모레아침, 프랑스 니스(Nice)로 내려갈 생각이에요.
오늘은 이만 일찌감치 일정을 접고
숙소로 돌아가 쉬겠습니닷.
아쉽다고요?
넘 실망하지 마세여.. ㅋㅋ
가는길에 아까 잠시 비를 피해 도망갔던 상가에 들려서
슈퍼마켓을 한바퀴 돌아보고
저녁으로 먹을 거리를 간단히 사도록 하죠.
유럽의 슈퍼마켓을 둘러보는 건 언제나 즐거운 일입니다.
그리고 한편으론 좀 고통스럽습니다..
왜냐고요... ㅋㅋ
맛있는게 사방에 넘넘 많이 보여서
정말 다 먹어보고 싶은데
여행중이라 직접 요리해 먹는건 한계가 있다는 거...
혼자 먹을 수 있는 양이 그리 많지 않으니
넘 양이 많은 건 살 수가 없다는 거..
이런게 좀 고통스럽긴 합니다. ㅡ_-;;
어쨌든 상가로 가보도록 할까요?
상가는 Curier라는 곳입니다.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있는데요..
여기서 그리 멀지 않아요~
천천히 걸어서 Curier로 갑니다.
곧 크리스마스가 다가오죠?
상가 안에는 이렇게 크리스마스장식으로
집을 꾸며놨습니다.
조금 걷다가 상가건물 안에 있는 슈퍼마켓에 들어섭니다.
오.. 이 많은 맥주들을 좀 보세요.
정면에 보이는 하이네켄맥주통이 무식하게 큽니다.
저런걸 일반 가정에서 사가는 모양이네요. ㅡ_ㅡ;
사진으로는 잘 안 보이는데
저 통에 5리터라고 써 있습니다.
5리터라... 으으음..
5000cc군요?
5000cc라면 우리나라 호프집에서 볼 수 있는
생맥주 중 가장 큰 용량인데요..
제가 술을 별로 안 좋아해서
우리나라 할인마트 같은데서도
5000cc짜리 맥주를 파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근데 맥주를 가만 보고 있자니까
지난 여행 때 독일 뮌헨의 호프브로이하우스에서
맥주를 마셨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그 때는 일행들이 있었으니
같이 우루루 몰려서
그 유명하다는 호프브로이 하우스에 딱 들어갔었답니다.
그러자 서빙하는 아저씨가 와서
우리에게 대뜸 장난을 걸었었죠~
분명한 한국말로 이렇게 묻더군요~
짱께? ㅋㅋ
우리가 no, no~ 하자
쪽바리? ㅋㅋ
또 oh~ no~ 하자
오~ 한국사람~! 으헤헤헤~ ^o^
하면서 우리를 자리로 안내하는거에요~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짱께니 쪽바리니 하는 건
우리가 중국인, 일본인들을 부르는 속어죠.
독일 아저씨가 그런 말까지 알고 쓴다는게 넘넘 재미있었답니다.
우리나라사람이 거기에 얼마나 많이 가면 말이져..
그런 말까지 익혔는지.. 움크크..
어쨌든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보고
이름모를 맥주 중에서 대충 아무거나
골라 마셨었는데요..
맥주가 맛있다는 생각을..
그 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했던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마시던 맥주와는 아주 다른..
좀 더 고소하다고 할지..
혹은 좀 더 부드럽다고 할지..
여튼 뭐라 표현할 수 없는 맛에
그 떠들썩한 분위기에서 맥주잔을 가볍게 비웠었답니다.
제 주량이 주량이라 1000cc 정도 밖에 못 마셨지만
한국에 돌아와서도 가끔씩 생각이 나더군요.
제가 술맛이 생각난다는 건 정말 정말 이례적인 일입니다. ㅡㅅㅡ;;
아, 어쨌든 다시 2007년도로 돌아와서~
오늘은 맥주마실 생각이 없으니
다음 코너로 가봅니다.
오~ 치즈-☆
수 많은 치즈가 그냥 진열장에 가득합니다.
치즈만 보면 황홀해지는 기분.. ㅋㅋ
특히 밑에 여러가지 치즈를 적당한 크기로 썰어서
한 접시에 같이 이쁘게 포장해 놓은게 특히 맘에 드네요.
그러고보니 미션수행을 위해서
프랑스산 치즈도 하나 사야겠는데 말이져.. ㅋㅋ
음.. 프랑스 치즈 중에서는 뭘 고르나..
여행올 때 뽑아왔던 치즈정보에 의하면
프랑스에서 유명한 치즈중에
푸른곰팡이 계열 치즈가 있다고 합니다.
바로 로크포르(Roquefort)라는 녀석인데요..
양의 젖으로 만든다고 해요~
오늘은 이 로크포르 치즈를 한 번 찾아보고 싶습니다.
평소 푸른곰팡이 계열의 치즈를 꼭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했었거든요~
브리(Brie)나 까망베르(Camembert)같은 치즈도 좋아하지만
이 것들은 벌써 먹어봤고
요즘에는 한국에서도 꽤 구할 수 있으니 잠시 패스에요~
찾아보니 역시 진열대 한쪽에 로크포르가 살살 웃고 있네요.
낼름 하나 집어듭니다. ㅋㅋ
치즈가 잘린 단면 중간중간에 자연스럽게 생성된 듯한
작은 홈이 있고 그 속에 푸른색 곰팡이가 이쁘게 숨을 쉬고 있습니다.
※추천 배경음악
[ 이탈리아 전래곡 - bellaCia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