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사회적 고립 청년 현황 진단과 지원 방안 모색 정책 토론회 토론
2023.4.14.발표 예정
김용길 관장(세화종합사회복지관)
1. 들어가면서...
우리가 갖고 있는 사회적 고립 혹은 은둔형 외톨이(당사자, client)에 대한 편견은 없을까?
정말 그들은 은둔형 그리고 외톨이 일까?
혹시 은둔형이 아니라 어쩔 수 없는 선택적 고립은 아닐까?
수많은 학자들이 그들을 이런 말로 범주화시키면서 정작 얼마나 당사자들을 만나 보았을까?
최근 은둔, 고립 청년들을 지원하는 단체의 사업을 도와주기 위해 참여했던 프로젝트에서 만났던 5명의 청년들(고립, 은둔시기가 짧게는 1년 긴 경우는 10년이었던)을 인터뷰하면서 내가 갖고 있던 편견을 깨닫게 되었던 기회가 있었다.
그리고 아주 조금 그들을 이해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 고마웠다.
그들을 만나면서 내가 그들에게 했던 말을 되새기면서 앞으로 더 그들과 함께 할 수 있는게 없을까 고민하게 되었다.
"제가 일반적인 사람들의 생각으로 한번 질문해볼게요. 일반적으로 은둔하고 고립된 당사자들은 그냥 그 상황들을 벗어나오기가 싫기도 하고, 때로는 어렵기도 하고, 모르기도 해서 거기에 안주하려고 한다고 생각하는데, 지금 얘기하시는 분들 대부분은 그 상황들을 벗어나려고 하시는 느낌을 제가 받았거든요.
혹시 원래 그러니까 이걸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을 꾸준히 하다가 이 프로그램을 만난 건지? 아니면 처음부터는 그런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한번 해볼까 이렇게 왔는데 해보니깐 그것들(은둔 고립)을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된 것인지 그것을 좀 제가 알고 싶어요."
"저도 제 스스로 반성하게 되고 제가 편견을 갖고 있었다는 거 그리고 항상 우리가 얘기하지만 은둔 혹은 고립이라는 게 문제가 아닙니다. 그건 현상이고 그냥 여러분들의 삶이에요. 단 내가 불편하냐 타인이 그것 때문에 불편하냐 그런 것들이 있다면 그걸 어떻게 우리가 같이 조화롭게 풀어가는 방법을 찾는 거지, 문제니까 니가 바꿔야 돼 이런 관점은 절대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알아줬으면 좋을 것 같고요. 저도 모르니까 이렇게 맞춰가는 거잖아요. 피부색이 다른 사람, 언어가 다른 사람들,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서로 맞춰가면서 더불어 함께 사는 게 우리가 사는 모습이니까 이렇게 이해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라고...
2. 발제문에 대한 의견
우리나라에서 아직까지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지원체계가 만들어지 않은 상황속에서 은둔과 사회적 고립 청년들을 위한 민간단체들의 헌신적인 노력들은 정말 눈물이 날 정도로 감동적이고 미안한 마음이 들기까지도 하였다.
외부 지원사업으로 정말 고립과 위기의 상황을 넘나들면서 힘겹게 하루 하루를 견디어 나가고 있는 당사자들을 돕기 위한 실천은 아마도 한 사람 한 사람의 신념과 가치 그리고 신앙적 믿음이 없으면 과연 가능할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그리고 그런 헌신적 실천을 통해 한 사람의 고립이 아니라 한 가정의 고립을 회복의 길로 이끌고 있음을 확신할 수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가야 할 길은 멀고 험한 듯 싶다.
이러한 당사자와 가족의 어려움과 문제를 개인적 헌신과 신념으로만 해결해 가는 것도 한계가 올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개인적 신념과 헌신의 역할을 넘어서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지원체계 마련이 아주 시급한 상황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유스의 사업은 당사자에 대한 다면적 연구와 고민들 그리고 경험을 바탕으로 잘 구성된 프로그램이라고 생각된다. 멘토링을 통한 당사자와의 관계형성을 기반으로해서 진로체험, 다양한 체험활동, 퀘렌시아와 같은 나눔과 소통의 공간 확보 등등 짧은 기간과 적은 예산으로 많은 것들을 진행하고자 했다고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과정속에서 만났던 생각보다 많은 당사자들의 참여와 변화는 아직 결론이 난 것은 아니지만 분명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일회성, 단편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인생의 선배로서 가족처럼 친구처럼 지속적으로 다가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핵심 요소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아쉬운 것은 이 역시도 프로그램상의 기간은 너무나 짧은 기간으로 한정되었고 멘토링을 수행하는 멘토들의 역량이나 교육도 여전히 부족하고 편차가 존재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다양한 욕구와 현실적 어려움을 안고 있는 당사자들을 지속적이며 체계적으로 지원하기에는 전문인력이나 예산 그리고 공유와 소통의 공간 확보가 부족했다는 점이다.
좀 더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멘토들의 역량강화 교육 과정 마련이 필요하고 개별적인 멘토의 개인기(?)에만 의존한 개입이 아니라 매뉴얼로 개입 방법이 마련되고 그것을 통해 실효적인 개입 결과를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시도가 아쉬움이 남는건 너무나 큰 욕심일까?
대부분의 많은 학자들이나 기타 전문가들이 사회적 고립 청년들을 지원하는 경우 일회적 혹은 단편적 연구실적이나 자신의 전문영역 확보를 위해서 실험적으로 개입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좀 더 체계화된 매뉴얼을 갖추고 보급할 수 있는 결과물이 나왔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많았기 때문인 듯 싶다.
또한 사회적 고립 청년들을 지원하기 위한 지역사회 네트워크 기관들이 좀 더 다양하게 연계하고 협력할 수 있는 방법들을 더욱 고려했어야 하는데 그런 부분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리고 당사자의 개입과 더불어 부모 혹은 가족에 대한 지원이나 개입과정들이 좀 더 다양하게 마련 되었다면 더욱 실효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3. 바라는 점에 대한 소고(小考)
사회적 고립 청년이라는 개념 정의와 사회적 합의가 명확하게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그들을 이해하고 돕는다는 것이 막연하고 추상적 대안만 나열될 수도 있을 것 같아 고민이 되지만 그래도 무엇인가 준비하고 시도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룰수 없고 그리고 더 늦어지게 된다면 더 큰 사회적 비용이 투입되어야 하는 상황이 된다는 점을 고려해서 이것이 정답이라다고 할 수는 없지만 평소에 생각하였던 제안점들을 나열해 보면 아래와 같다.
가장 먼저 사회적 고립 청년들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와 정책적 지원을 위한 법제화(조례 재정 혹은 개입근거 마련)가 필요하다. 사실 사회적 고립 청년들을 담당하는 주무부처가 어디이고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 모호하기에 이에 대한 명확한 법적인 근거 마련을 통해 명확한 지원 체계를 구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이러한 지원의 방향은 예방적 접근이 아니라 조기발견과 조기개입 차원의 대책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사회적 고립이라는 부분이 특정 시기, 특정한 이유 때문에도 발생하지만 광범위한 발달단계를 거쳐가면서 다면적 원인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예방적 접근으로는 실효적인 지원이 어렵고, 청년이라는 당사자의 발달 단계상 위치를 고려한다면 예방보다는 조기발견과 조기개입의 관점이 더 중요하리라 생각된다.
다음으로 사회적 고립 청년들의 실태를 파악해야 하며 그것을 바탕으로 지원체계를 마련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물론 현실적으로 파악하기 쉬운 것은 아니지만 전국적이 아니더라도 청년들의 인구학적 통계수치가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우선적으로 실태조사를 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이후에는 정기적인 실태조사를 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일시적인 조사가 아니라 장기적인 추적 실태조사(종단적 조사 연구)가 실험적 차원으로도 필요하며 그것을 통해 사회적 고립에 대한 원인, 주요 시기, 주요 문제와 효과적인 해결 방법 등을 연구해 보는 것도 필요하다.
다음으로 사회적 고립 청년들을 전문적으로 만나고 지원할 수 있는 전문가 양성이 필요하며 필요하다면 자격증 제도화와 관련 협회나 단체가 구성되어 전문가를 양성하고 훈련하고 보수교육을 지원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조심스럽게 표현하자면...)현재 다양한 민간 단체와 전문가들의 개입은 공적인 지원체계가 없는 상황속에서는 당사자들과 그 가족들에게는 생명줄 같은 존재가 되기도 하였지만 다른 측면에서보면 당사자들과 가족들에게 혼란과 좌절을 맛보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했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관점에서 다른 방식으로 진단하고 개입하고 심지어는 당사자들과 가족에게 상처가 되는 상황들도 있었기에 이에 대한 전문적이고 공적인 개입 채널이 만들어져야 하고 그것을 통해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사회적 고립 청년들만의 문제나 지원으로 끝나서는 안되며 사회적 고립 청년 주변에는 동일한 어려움을 겪게 되는 가족들에 대한 지원이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점이다. 결국 가족의 응집력과 회복탄력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속에서 가족 구성원 중에 누구든지 비슷한 어려움을 겪게 되면 그것은 다시 회복하기 쉽지 않은 한 개인의 문제나 어려움이 아니라 가족 전체의 문제와 어려움을 확산과 지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회적 고립 청년만의 정책이 아니라 그 가족들을 위한 지원체계 마련도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다음으로 사회적 고립 청년들을 위한 비구조화된 상태로 상시 운영 될 수 있는 거점 공간 마련이 필요하고 그 거점 공간은 당사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교통 요충지에 마련되어야 한다. 특히 중요한 것은 너무 구조화된 프로그램을 상시 운영하는 학원처럼 운영되어서는 안되며 자유롭게, 필요 할 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요청시 필요한 개입이 이루어질 수 있는 전문가가 항상 상주할 수 있는 형태로 운영되어야 한다. 그러나 그런 공간과 인력을 당장 많이 확보하기 어렵다면 기존의 전문사회복지 기관 등에서 위탁사업이나 지원사업의 형태로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면 공간 확보와 비용 절감에 크게 기여하면서 효과적인 지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음으로 사회적 고립 청년에 대한 인식 전환을 위한 홍보가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일반적으로 사회적 고립 청년을 보는 시각은 부정적이고 개인의 일탈, 정신질환, 가족의 불화, 나태함과 게으름 등으로 보는 경우가 여전히 많기 때문에 이에 대한 인식 전환을 위한 홍보가 필요하리라 생각된다. 또한 그러한 일반적인 인식은 당자자와 가족들을 더욱 은둔 혹은 고립하게 만들고 능동적으로 어려움을 해결하지 못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지자체, 시민단체, 사회복지 관련 기관 등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홍보와 보편적 복지 서비스의 관점에서 지원하고 있음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본 정책 혹은 지원 사업이 일시적 그리고 단편적 지원으로는 결코 실효성 있는 결과를 얻기 어렵우며 장기적이고 지속적이고 통합적 접근을 통해 당사자와 그 가족의 온전한 회복을 위해서라면 전문단체와 전문가에 의해서 충분한 개입을 할 수 있는 예산 확보가 무엇보다 필요하리라 생각된다. 또한 이러한 정책이나 예산 확보는 “~할 수 있다, 줄 수 있다” 등의 모호한 조례 마련으로는 확보될 수 없으며 추후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 비용을 고려하여 강력한 조례(“반드시~해야 한다”)로 재정되어야만 가능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이제 시작이라 생각된다.
그리고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더 많은 당사자들과 그 가족들이 어려워하고 힘들어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제는 너의 문제나 어려움이 아니라 우리의 문제와 어려움으로 인식해야 한다.
“사회적 고립”이라는 용어로 정책 마련을 고민하고 있다면 “사회적 책임감”을 갖고 함께 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참고자료>
-사람을 세우는 사람들 더유스(2022), Ex.i.t 경기도 고립위기 은둔·니트 청년들을 위한 사회
진출 프로젝트 사업 결과 보고서, 미간행
-박주홍 외(2022), 부산광역시 은둔형 외톨이 실태조사, 부산복지개발원
-2023년도 세화종합사회복지관 사업계획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