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날이기도 하지만
또 순간순간 쏟아지는 비가 무서운 때이기도 하다.
늘상 사무실에 앉아 있거나
집에 있어도 책상에 붙어 있으니
그나마 얼마 남지 않은 몸의 근육도 썩썩 썰어져 나가는 느낌이다.
잠시 햇살이 돋으면
밖으로 나가 운동이라도 하자는 아내의 말을 따라
근처 가까운 공원으로 나가면 좋기는 하다.
한가하게 거닐며 아름다운 초록을 렌즈에 담는다.
날이 더워 빠르게 걷기 보다는 천천히
주변을 살피며 걷다 보면 얼굴에 흐르는 땀..
그리고 등짝부터 젖어 오는 느낌이다.
그러다 한 곳에 머물러 잠시 생각에 빠진다.
노스텔지어의 거리라 하는 말이 있다.
어느 장소에 가면 누군가를 떠올리게 하는 공간이다.
친구와 친구의 아내가 쑥스럽게 앉은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 준 공간이다.
이제 친구의 아내는 먼저 떠났고..
아파하는 친구를 이곳으로 부를 수는 없지 않은가..
그냥 나 혼자 지날 때마다
그 날의 기억을 떠올릴 뿐이지만
부쩍 많이 갖는 생각.. “인생은 참 짧다.”
언젠가 프랑스 생제르맹 거리에서
카페 플로를 찾으려 헤매던 기억이 있다.
그곳에 가면
오래 전 이곳을 찾던 작가들의 향기를 느낄 것 같아서..
앙드레 말로, 셍텍쥐베리, 사르뜨르, 보르아르..
이젠 우리 땅
여러 곳에도 그런 장소가 생겼다.
그리고 우리 동네 공원의 곳곳에서도..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