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읍시 덕천면 황토현 전적지에 위치한 갑오동학혁명기념탑(1963년 건립)에는 '제폭구민(除暴救民)
'과 '보국안민(保國安民)'이라는 글자가 한자로 새겨져 있다. 제폭구민이란 '포악한 것을 물리치고 어려움에 처한 백성을 구한다'는 뜻이고, 보국안민이란 '나라를 지키고 백성을 편안하게 한다'는 의미이다.
여기서 논란이 되는 글자는 보국안민의 '보' 자이다. 동학농민혁명 당시에는 일반적으로 보국안민(輔國安民)이라는 글자를 사용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후에 어떤 연유인지 보국안민(保國安民)이라는 글자도 함께 사용되고 있다. 이런 사례는 황토현의 갑오동학기념탑 외에도 전주 완산칠봉에 건립된 전주성 입성 기념비에도 새겨져 있음을 확인하였다. 갑오동학기념탑의 경우 서예가이며 유학자인 강암 송성용 선생이 글씨를 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학자의 시각으로 동학농민혁명은 여전히 국가에 대한 반란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보국안민(保國安民)이라고 쓴 것 같기도 하다. 즉 보국(輔國)은 잘못된 정치를 바로잡고 정상적인 나라가 되도록 '나라를 돕는다'는 뜻이고, 보국(保國)은 외세 또는 반란의 무리로부터 나라를 지킨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자어 보(輔)는 수레바퀴를 튼튼하게 하기위해 덧대는 덧방나무라는 뜻에서 만들어진 글자이며, 한자어 보(保)는 엄마가 애기를 안는듯한 형상으로 만들어진 글자이다.
반봉건과 반외세를 표현하는 '제폭구민과 보국안민'이지만 잘못된 나라를 바로 세우려는 동학농민군들의 입장과 조선왕조를 지키는 데 더 큰 의미를 둔 유학자들의 시각 차이가 잘 드러난 상황이라 하겠다.
첫댓글 강암 송성용 선생이 쓰신 것이 절대로 아니라고 하네요. 만석보 유지비는 쓰셨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