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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영월 백덕산(白德山.1350m)을 가다.
글 쓴 이 牧 鉦 高 達 五
8월25일, 가을이 성큼 다가 온 느낌이다. 이틀 동안이나 나리던 비도 밤새 말끔히 개어서 상쾌한 기분으로 집을 나선다. 한달여 만에 만난 회원님들에게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반고개를 출발하여 서남시장, 죽전사거리를 경유하여 칠곡 IC에서 최종 출발하니 예상보다 참가 인원이 그리 많지 않슴니다.
유난히도 덥던 지난 여름도 처서(處暑)를 고비로 한풀 꺾여서 만물은 성장을 멈추고 결실의 계절로 접어 듬니다. 시원하게 뚫린 ‘중앙고속국도’는 휴가철이 지나서 인지 비교적 한산하다.
차는 신나게 달리는데, 멀리 다가오는 山川의 풍광(風光)들은 진녹색의 빛이 많이도 엷어져서 싱그럽게 다가온다. 세월이 참 빠르기도 하제! 시산제(始山祭)를 모신지가 엊그제 같건마는 벌써 가을의 문턱에 들어 섬니다. 하루 보다는 한달이 더 빠르고, 한달 보다는 1년이 더 빠르게 느껴 집니다.
군위 휴게소에서 간단히 조반(朝飯)을 들고는 줄곧 내달아 평창군의 “백덕산”을 향해 철마는 달림니다. 차내에서 간단한 진행을 마친 후, 대구산악회에서 참석하신 권해영(한마음치과 이사장)님의 특별한 홍보(弘報) 강연이 이어집니다.
그는 “사)대구한마음의료소비자 생활협동조합”을 운영 하시는 분으로 “조합원에 가입해서 이용 하시는 분에게는 각종 치과의료 서비스와 혜택(15%~30%할인)이 있음”을 설명해 주신다.
옛 말에 “건강한 치아는 오복의 하나라!”했는데, 두루 두루 중생들에게 복(福)을 주시는 분입니다 그려! 중도에 치악휴게소에서 잠시 쉬고는 줄곧 내달아 방림면(芳林面) 운교리 출발 기점에 도착하니, 시계는 거의 11시가 다 되어간다.
단체로 기념촬영을 마치고 A코스 10여 명을 제외한 나머지 회원님들은 B코스(하산기점 역산행:수주면 관음사)를 선택하여 진행을 하시니, 필자를 비롯하여 노익장 서부장(77세)님, 벽송(최영수) 산대장님, 구윤서 부산대장님, 황재덕 고문님, 홍현문님, 능선님, 김창수님 등이 열지어서 발걸음도 가벼웁게 잘도 오르신다.
일행중에는 2011년 7월에 “백덕산” 산행을 왔다가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더 이상 진행을 하지 못하고 하산하여, “비닐천막”에서 점심을 먹었던 얘기로 한참을 웃슴니다. 산 기슭에는 새로 지은 전원주택들이 여기 저기 많이도 보이며, 밭에는 가을 채소가 어찌나 크게 자라 있는지, 대구 근교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10여 분을 올라 운교천(雲橋川)을 따라 오르니, 어제 나린비로 개울물은 불어서 철~철~철~ 소리를 내며 흘러 내리니, 대자연의 교향악(交響樂) 이로다! 방랑시인 김삿갓 난고(蘭皐) 김병연(金炳淵 1807~1863) 선생의 시에서 “아향청산거(我向靑山去:나는 지금 청산을 찾아가는데) 녹수이하래(綠水爾何來:푸른 물아 너는 왜 흘러 오느냐?)”라드니... 과연 허언(虛言)이 아니외다!
얼마를 올랐을까? 개념도 상에는 벌통바위와 밤나무골이 있으나 실재 등산로에는 보이지 않으며, 가끔씩 표시되어 있는 이정표를 기준삼아 오르니 진행이 순조롭다. 고산(高山)의 기후요 비 온뒤라, 솔바람 산들바람이 솔~ 솔~ 불어 오시니... 올 여름 더위를 다 날려 보내고 풍성한 가을을 맞이 하리라!
오를수 록 시야는 넓어져서 가슴이 다 후련하고, 등산로는 자연 그대로여서 한결 향기롭슴니다. 40여 분을 올라 산림도(山林道)를 지나서 다시 등산로를 따라 30여 분을 오르니, 짙은 숲 속에는 산새소리, 매미소리가 합창으로 들려 옵니다.
오르다 쉬고 쉬다 오르기를 반복하면서 7부 능선쯤에서 쉬는데, 능선님이 산당귀를 한포기 캐서 그 잎과 줄기를 따서 씹으니, 향기가 온 몸에 가득합니다. 얼마를 더 오르다 필자도 당귀를 몇포기 캐서 서부장님께 나누어 드리니, 이번에는 약초 전문가이신 홍현문님께서 많이도 캐서 나누어 주신다.
등산로 중간 중간에는 기이한 나무와 돌들이 있어 여러 회원님들에게 기념촬영을 해 드리고 30여 분을 더 올라 정상에 이르니, 문재터널 방향과 묵방 부근에서 오른 등산객들이 많이도 계신다.
여러 회원님들에게 정상표석을 배경으로 사진촬영을 해 드리고 잠시 천하를 조망(眺望)합니다. 이 곳 백덕산(1350m)은 백두대간의 두로봉 부근에서 오대산 비로봉을 지나 서쪽으로 계방산, 청량봉을 거쳐 삼계봉에서 다시 남쪽으로 태기산, 청태산, 술이봉, 사자산을 지나 백덕산(白德山)에 이르고, 그 잔여 지맥은 평창강에 떨구고 있으니... 이름하여 백덕지맥이라 한다.
산세는 수려(秀麗)하고 계곡은 깊어서 곳 곳에 소(沼)를 이루고 폭포수(瀑布水)를 쏟아내니, 한여름 피서철에 찾아드는 인파가 인산인해(人山人海)를 이루며, 남서 기슭에는 5대 적멸보궁의 하나인 “법흥사”와 “관음사(흥원사)”가 있어 사바세계(娑婆世界)의 전법도량(傳法道場)으로서 그 역할을 다하고 있으니, 어찌 명산길지(名山吉地)라 하지 않겠는가!
신라의 자장율사는 당나라에서 문수보살을 친견하고 석가모니의 진신사리와 가사를 전수 받아 선덕여왕 12년(643)에 귀국하여 오대산 상원사와 태백산 정암사, 양산 통도사, 설악산 봉정암에 사리를 봉안하고, 마지막으로 흥녕사(법흥사)를 창건하여 진신사리를 봉안했다고 한다.
그 뒤 철감선사 도윤의 가르침을 받은 징효대사(澄曉大師. 826~900)가 이절을 사자산문의 근본 도량으로 삼아 중건 하였으며, 이 후 1000년 가까이 명맥만 이어오다 1902년 비구니 대원각이 다시 중건하면서 “법흥사”로 바뀌어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또 북동쪽으로는 백두대간의 오대산(五臺山) 일대가 겹겹이 에워싸고 있으며, 북서 방향으로는 치악산 주변의 장엄한 산맥들이 일대 장관을 이루어 그야말로 천하가 山, 山, 山이로 소이다!
관음사 방향으로 20여 분을 하산하여 적당한 숲 그늘에 앉아 모두들 점심식사를 합니다. 오늘은 회원님들도 단촐하여서 한자리에 빙 둘러 앉으시니 완전히 가족적인 분위기다! 한데 처음오신 이계장님(무길염공)이 보이지 않아 여러차례 연락을 하여 식사가 끝나갈 무렵에 도착하시니, 모두들 박수로 환영합니다.
점심후라 배도 든든하여 하산길은 한결 수월하며, 심마니 홍현문님과 김창수님 등 몇 몇 회원님들은 산당귀를 캐느라 진행이 많이도 더딤니다. 몇 번이나 하산을 독촉 하며 1시간 여를 나려오니, “연재기골”의 물소리가 들리는 부근에 거대한 자연 “고인돌”이 만년의 침묵속에 누워 있슴니다.
인위적으로 만든 “고인돌(선사시대 무덤)”이 아니라, 자연적으로 수만년의 세월속에서 깎여 만들어진 “고인돌”이며, 그 밑으로는 여러명이 들어갈 수 있는 동굴과 무속인들의 기도 제단(祭壇)도 만들어져 있다.
우리 한민족의 후예들은 천손족(天孫族)이라, 신령스런 바위나 거대한 나무에도 기도하고 숭배하며, 가족의 건강과 소원을 비는 풍습이 전해 옵니다. 다시 20여 분을 더 내려오니 계곡은 넓고도 경사가 완만하여 작은 폭포를 이루며, 수량(水量)이 많았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님들에게 사진촬영을 해드리고 얼마간 휴식을 취한 후 삼거리를 지나 흥원사(관음사)에 도착하니, 시계는 17시가 다 되어간다. 개념도 상에는 “관음사”로 되어 있는데 돌비석에는 “흥원사”로 되어 있어, 지나는 보살님에게 여쭈니 흥원사는 창건 당시의 이름이며 오늘날은 “관음사”와 병행해서 부른다고 하신다.
법당에 들어 간단한 예(禮)를 드리고 잠시 주위를 조망(眺望)하니, 주산(主山)은 그만 그만하고 경사가 심하여 높은 돌축대 위에 대웅전이 모셔져 있으며, 백호(白虎)는 비교적 왜소(矮小)하나 청룡(靑龍)은 우람하고 장엄하여 대단히 위압적이며, 또 길게 뻗어서 안산(案山)의 역할까지 겸하고 있어 조금은 협소한 느낌이 듬니다.
전각(殿閣)의 수도 그리 많지 않아서 대웅전을 비롯하여 응향각(應香閣), 삼성각, 관음전, 요사채 등 비교적 단촐하다. 근래에 많은 불사가 있었음을 알겠고, 초창기에는 작은 암자로 출발하여 근세에 사격(寺格)이 높아진 것으로 짐작됨니다.
주차장에 도착하여 하산주로 준비해 온 국수를 모든 회원님들과 함께 간단히 들고는 귀가길에 수주면 무릉리 “마애여래좌상(磨崖如來坐像)”과 “요선정(邀僊亭)”을 잠시 답사(踏査) 합니다.
비단을 펼쳐 놓은 듯... 금빛 찬란하게 흐르는 주천강변(酒泉江邊)의 천인단애(千仞斷崖)한 벼랑위에 “요선정(邀僊亭)”과 “마애여래좌상”이 낯선 탐방객을 반갑게 맞아 주심니다. 아담한 정자 내부에는 조선 숙종임금의 어제시(御製詩)와 선인들의 감회를 읊은 글귀들이 여러개 걸려 있다.
그 옆으로는 넓은 반석(盤石)위에 복주머니 모양의 거대한 바위에 “마애여래좌상”이 새겨져 있으며, 머리와 눈은 통통하고 불룩하며, 큼직한 입과코, 그리고 거대한 귀는 중생들의 모든 소원을 다 들어 주실 것 같슴니다.
반면에 하체는 많이도 왜소(矮小)하여 불균형을 이루며, 그 아래는 연화좌대(蓮華坐臺)가 새겨져 있고 머리에는 자연석을 지붕처럼 얹어 놓았다. 조각기법으로 봐서 고려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한다.
모든님들이 이~야! 좋다! 좋아!를 연발하시며 기념촬영에 분주하시다. 얼마를 쉬다 다시 주천강변으로 내려가 넓은 반석과 바위들을 감상하노라니, 아름다운 돌들은 자연 그대로가 수석(水石)이요, 보물(寶物)이다!
그 옆으로 기이(奇異)한 바위가 서 있으니 어찌보면 물범이요, 또 어떤 이들은 밍크고래가 튀어 오르는 것 같으다고 한다. 사물은 어느 방향에서 보느냐에 따라 천양지차(天壤之差)다. 여러 회원님들에게 기념촬영을 해 드리고 이윽히 바라봅니다.
푸른산 맑은물 천길 벼랑위에
요선정 난간에 기대 앉은 그대는
천고의 학이 되어 날아 드는구나
무릉도원의 선경을 이내 심정에 담아
십오야 가을 달밤에 실솔에게 전하노라
다시 미륵암(彌勒菴)으로 돌아 나오니 서산(西山) 스님의 글귀가 주련(柱聯)으로 걸려있다.
차신불향금생도(此身不向今生度)(금생에 이몸을 제도하지 못하면)
갱대하생도차신(更待何生度此身)(다시 어느생을 기다려 제도하리요)
해는 서산에 기울어서 초가을 으스럼이 다가 오는데... 눈먼 나그네는 제 그림자에 스스로 놀라면서... 감로수 한잔에 팔만사천 번뇌(煩惱)를 녹입니다!
단기 4346년(서기2013년)8월 25일
영월, 평창 백덕산(白德山.1350m)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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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당일 "백덕산" 산행에 동참하셨던 모든분들께 다시한번 깊은 감사를 드리며,
또 진행에 수고 많으셨던 벽송 산대장님과 구윤서 부산대장님, 아울러 하산주를
준비하느라 수고 하셨던 박총무님과 금부총무님께도 감사를 드림니다.
산행후기를 쓰는데 황고문님의 사진 자료를 많이 활용하였으며, 이점 깊이 감사드림니다.
이제 8월도 며칠 남지 않았슴니다. 모든님들! 내내 건강하시고 뜻깊은 나날이 되시길 바람니다.
백덕산 정상에서 보이는 산들이 아득하게 보여도 2011년7월24일에 도착하였으나 폭우에 하산하고
2년만에 오르다 보니 힘든줄도 모르고 멋있는 산행 이였지요
후기를 읽고 보니 감회가 새롭게 남니다.
수고 많았어요
황고문님이 다녀 가셨군요! 이번에는 날씨가 좋아 뜻깊은 산행이었슴니다.
등산로가 자연 그대로 있어 참으로 향기로웠으며, 정상이 가까워 질 수록 당귀며
둥굴레차나무, 백출 등 여러가지 약초도 많이 있어 "백덕산(百德山,白德山)"의 이름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슴니다. 항상 보이지 않게 도와 주셔서 감사드리며, 환절기에 건강 조심하세요!
고회장님 백덕산의 아름다운 풍경과
건강한 회원님들의 모습
그리고 역사 공부까지 하게되어 너무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고문님! 반갑슴니다. 언제 시간 되시면 이 고문님 모시고
함께 산행 했으면 합니다. 부족한 글 읽어 주셔서 감사드리며,
내내 건강하시고 가내 행복을 빔니다. 감사합니다.
고회장님 감사합니다.
함깨하지않아도 산행후기를 읽으며 같이 산행을 한걷같은 느낌이 듭니다.
건강 하십시요.
김선생님이 오셨군요! 언제나 변함없이 격려해 주셔서 감사드림니다.
함께 하셨으면 더 좋은 산행이 되었을 텐대 많이 아쉬웠슴니다.
10월 산행때 까지 내내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람니다.
신비스러운 자연의조화를 이룬
마치 인어공주가 하늘을 치솥듯 신기한 바위
감탄사과 절로 납니다.오늘도 회장님 덕택으로 역사공부잘하고 같니다.
내내 건강하세요,
벽송 대장님이 다녀 가셨군요! 늘 남산의 발전을 위해서 애쓰심에 감사드리며,
보잘것 없는 졸문의 글을 읽으시느라 수고 많으셨네요!
아름다운 조국의 산하를 모든님들과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이 그저 행복할 뿐입니다.
내내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