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톳길 옆에 있는 무덤을 보면서...

지난주 주말에 1박2일로 영광에 있는 처형집을 방문 하였습니다 집을 짓고 이사한지 1년이 지나도록 가보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이 있었는데 모처럼 딸이 하루 휴가를 내서 간다고 하기에 아내와 함께 다녀왔습니다 거리가 있기에 저녁에 도착하여 다음날 오후에 돌아와야 하는 그야말로 얼굴만 보고 오는 바쁜 일정을 보내고 오게 됐습니다 그럼에도 1박을 하고 다음날 아침 처형과 조카의 추천으로 제 아내와 처형과 함께 집 근처 물무산에 있는 "행복 숲 질퍽질퍽 맨발 황톳길"을 가게 됐습니다 이름이 말하듯이 다른 곳에 있는 산길과 달리 이곳은 초입부터 황톳길로 되어 있었고 또 600 미터 정도는 반은 마른 황톳길 반은 질퍽하게 만들어 자신이 원하는 대로 질퍽한 길을 걷던지 마른 길을 걷던지 스스로 택하여 걷게 만들었습니다 제 아내와 처형은 맨발로 황톳길을 걸으며 이 길을 걷고나면 그 날은 몸이 벌써 다름을 느낀다는 처형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됩니다 그러고보니 산은 높지 않은 평범한 산이라 할 수 있지만 만들어 놓은 황톳길을 체험하러 많은 사람들이 온 것을 보게 됩니다 부부, 연인, 친구, 모녀 거기에 단체 관광객까지 연령층도 20대부터 80대가 되어 보이는 분들까지 아마 이분들도 산의 경치를 보기위해 왔다기 보다는 황톳길을 걸으면서 얻게 되는 건강을 위해 온 분들이라 여겨집니다 그런데 이 황톳길 초입에 있는 무덤을 보게 됩니다 길 옆임에도 불구하고 약간 낮은 곳에 있기에 얼핏 봐서는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무덤 관리하는 가족이 있는지 없는지 모를 정도로 평퍼짐하고 묘비도 세워져 있지 않는 무덤... 그 안에 있는 분이 남자인지 여자인지 그를 기억하는 가족이 있는지 없는지 심지어는 몇살에 죽었는지 알 수 없는 무덤 누구인지 알 수는 없지만 아마 그 분도 한때는 젊음의 청춘의 시기를 보내고 중년의 성취감과 노년의 영화로움을 맛 보았을 수도 있습니다 또는 젊음의 아름다움과 중년의 부와 권력 그리고 노년의 명예를 누렸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건 지금은 그 누구도 그를 기억하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수 많은 사람들이 그 무덤 옆을 지나지만 거기에 무덤이 있는지 거기에 있는 사람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고 지나갑니다 그런 사람들을 향해 그 무덤은 이렇게 말하는거 같습니다 네 젊음 네 건강 네 권세 네 명예 네 부 또한 네가 갖고 있고 또 갖고 싶어하는 그 모든 것들은 죽음 앞에서 다 헛되다고... 그 황톳길은 올라 갔다가 다시 그 길로 내려오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우리 인생도 빈 손으로 와서는 무엇인가 가질려고 열심히 애쓰고 수고하며 달려가다 보면 어느덧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들어 빈 손으로 무덤 앞에 서게 됩니다 그렇기에 성경은 말합니다 "청년이여 네 어린 때를 즐거워하며 네 청년의 날들을 마음에 기뻐하여 마음에 원하는 길들과 네 눈이 보는 대로 행하라 그러나 하나님이 이 모든 일로 말미암아 너를 심판하실 줄 알라 -전도서 11장9절-" 영원할거 같은 내 삶도 내 건강도 내 재물과 권력과 미모도 무덤 앞에서는 자랑할 것이 없음을 생각하게 됩니다 전도서 6장 2-3절 어떤 사람은 그의 영혼이 바라는 모든 소원에 부족함이 없어 재물과 부요와 존귀를 하나님께 받았으나 하나님께서 그가 그것을 누리도록 허락하지 아니하셨으므로 다른 사람이 누리나니 이것도 헛되어 악한 병이로다 사람이 비록 백 명의 자녀를 낳고 또 장수하여 사는 날이 많을지라도 그의 영혼은 그러한 행복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또 그가 안장되지 못하면 나는 이르기를 낙태된 자가 그보다는 낫다 하나니 전도서 12장 7 흙은 여전히 땅으로 돌아가고 영은 그것을 주신 하나님께로 돌아가기 전에 기억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