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 주님의 평화를 빕니다.
오늘은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입니다.
그리스도의 성체와 성혈, 곧 그리스도의 몸과 피 가 거룩하다는 것을
기념하는 날인데,
그리스도의 몸과 피가 거룩한 이유는,
먼저,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와 같은 인간일 뿐 아니라, 하느님 이시기 때문이며,
예수 그리스도께서 보여주신 사랑 때문입니다.
성경에서 ‘거룩하다’는 것은 하느님의 상징입니다.
모세가 보러 오는 것을 주님께서 보시고,
떨기 한가운데에서 “모세야, 모세야!” 하고 그를 부르셨다.
그가 “예, 여기 있습니다.” 하고 대답하자,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이리 가까이 오지 마라.
네가 서 있는 곳은 거룩한 땅이니, 네 발에서 신을 벗어라.”(탈출 3, 4-5)
주님, 신들 가운데 누가 당신과 같겠습니까? 누가 당신처럼
거룩함으로 영광을 드러내고 위업으로 두렵게 하며 기적을 일으키겠습니까?(탈출 15, 11)
주 우리 하느님을 높이 받들어라. 그분의 거룩한 산을 향하여 엎드려라.
주 우리 하느님께서는 거룩하시다.(시편 99,9)
그 네 생물은 저마다 날개를 여섯 개씩 가졌는데,
사방으로 또 안으로 눈이 가득 달려 있었습니다.
그리고 밤낮 쉬지 않고 외치고 있었습니다.
“거룩하시다, 거룩하시다, 거룩하시다, 전능하신 주 하느님
전에도 계셨고 지금도 계시며 또 앞으로 오실 분!”(묵시 4,8)
하느님께서 거룩하시다는 것은 알겠는데,
과연, 하느님의 거룩하심은, 하느님의 정체성은
언제, 어떠한 방식으로 드러났고,
지금은 어떠한 모습으로 우리와 함께 하고 계시는 것일까요?
요한 1서 에서, 성경 저자는 이렇게 전하고 있습니다.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하느님을 알지 못합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시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우리에게 이렇게 나타났습니다. 곧
하느님께서 당신의 외아드님을 세상에 보내시어
우리가 그분을 통하여 살게 해 주셨습니다.
그 사랑은 이렇습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사랑한 것이 아니라,
그분께서 우리를 사랑하시어
당신의 아드님을 우리 죄를 위한 속죄 제물로 보내 주신 것입니다.(1요한 4,8-10)
성경은, 하느님은 거룩하시며, 또 동시에, 사랑이시라고 선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랑은, 예수님을 통해,
우리의 행복을 위해 목숨까지도 내어 놓으신 십자가의 죽음을 통해,
이 세상에 드러났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교회는,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사랑의 절정을 다시 한 번 기억하고,
우리 또한 그 사랑에 참여하도록,
지극히 거룩하신 성체와 성혈 대축일을 통해
우리를 초대하고 있습니다.
우리를 위해 하나 뿐인 당신의 생명까지 내어주신 예수님의 그 사랑이,
이제는, 미사 때마다 우리에게 오시는, 성체와 성혈을 통해,
우리와 함께 하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두려움이 우리를 움직이는 시대가 지났고,
철저히 개인의 판단에 의해, 자신이 원하는 길을 선택하는 시대가
시작되었습니다. 바로 그러한 관점에서,
우리가 신앙 생활을 시작했고, 지금까지도 이어가고 있는 유일한 이유는,
하느님께서 사랑이시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 단순히 두려움의 대상이라면,
하느님께서 단순히
우리가 선한 일을 하면 상을 주시고, 악한 일을 하시면 벌을 주시는 분이시라면,
하느님 때문에 신앙 생활을 선택할 사람도,
또 이미 선택한 신앙 생활을 애를 써가며 유지하려는 사람도,
현저히 줄어들 것이고, 앞으로는 아무도 하느님을 찾지 않을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모든 좋은 것의 원천이시며, 좋음 자체이십니다.
다른 말로 하면,
’하느님께서는 사랑이십니다.‘ 입니다.
그 사랑이 얼마나 위대하고 큰 지는,
예수님께서 하나 뿐인 생명을, 우리를 위해 포기한 것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사랑은 옆 사랑의 행복을 위해, 자신이 것을 내어 주는 것인데,
자기 자신의 목숨보다 더 큰 것은, 자기 자신의 목숨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지금도, 성체와 성혈의 모습으로,
미사 때마다 우리에게 다가오시고, 또,
성체의 형상으로, 감실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건강한 음식이, 건강을 만들어내는 것처럼,
예수님 자신이시며, 사랑 덩어리인 성체와 성혈은,
우리 역시,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합니다.
사랑을 우리 안에 간직하고서, 사랑 반대쪽으로 갈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나는 사랑할 능력이 부족하다.
나는 인내력이 부족하다.
나는 용서를 못하는 사람이다.‘라고 스스로에게 고백하기에 앞서,
과연 나는, 사랑이신 예수님을, 성체와 성혈을
얼마나 자주 내 안에 모시고, 또,
사랑이신 예수님께, 사랑할 수 있게 해달라고
간절히 청하고 있는가? 를
자주 물어야 합니다.
물론, 우리가
예수님 없이, 우리는 아무 것도 할 수 없기 때문이며,
예수님 없이, 우리는 행복해질 선택을 할 수도, 행복을 살아갈 힘도 없기 때문이며,
예수님 없이, 우리는 사랑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예수님 없이, 우리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사랑을 통해, 우리에게,
우리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려주신
예수님께 감사드리며,
우리에게 오시는, 지극히 거룩하신 성체 와 성혈을
더 자주 모시고, 가까이 하는 삶으로,
지극히 거룩한 사랑에 동참하도록 합시다.
그 안에, 영원한 생명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음식을 먹고 있을 때에 예수님께서 빵을 들고 찬미를 드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말씀하셨다.
“받아라. 이는 내 몸이다.”
또 잔을 들어 감사를 드리신 다음 제자들에게 주시니 모두 그것을 마셨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이는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내 계약의 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