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ㆍ2 지방선거를 40여 일 앞두고 점차 분위기가 달아오른다. 천안함 침몰사고 등 대형 이슈의 파장이 잦아들고 주요 정당의 후보가 속속 확정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여야 간 대결 양상도 뚜렷해졌다.
최대 관심 지역인 서울은 한나라당 오세훈-민주당 한명숙 구도로 압축되는 양상이다. 한나라당 내 경선에서 원희룡ㆍ나경원 의원이 오 시장을 추격하고 있으나 현역 프리미엄과 인지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한명숙 대항마로 오 시장에게 힘이 쏠리고 있다. 여야 간 판세도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서치뷰가 한 전 총리 무죄판결 직후인 9일 오세훈 시장과 한명숙 전 총리 간의 서울시장 대결구도를 조사했을 때 한 전 총리 지지율은 39.2%로 오 시장의 37.6%를 최초로 앞서 나갔다. 그러나 리서치뷰가 일주일이 지난 15일과 16일 이틀간 다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오 시장이 49.4%의 지지율을 얻어 한 전 총리의 35.6%를 앞서 나갔다.
경기지역은 김문수 현 지사의 지지율이 크게 앞선다. 리서치뷰의 조사에 따르면 김 지사는 가상대결에서 김진표 민주당 후보(18.5%)와 유시민 국민참여당 후보(16.2%)를 합친 것보다도 훨씬 높은 51.3%의 지지율을 얻었다. 그러나 민주당과 국민참여당이 후보 단일화를 이뤄낼 경우 지지율의 단순 합보다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인천시장의 경우에도 송영길 민주당 최고위원의 출마선언으로 송 최고위원과 안상수 현 시장과의 대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 전 총리 무죄판결 이후 오차범위 내로 송 최고위원에게 따라잡혔던 안 시장은 정국이 가라앉자 이전의 지지율을 회복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안 시장의 지지율은 42.4%, 송 최고위원의 지지율은 33.1%였다.
수도권에서는 한나라당이 앞서는 모양새지만 지방에선 상황이 좀 다르다. 특히 어느 당도 우세를 확정짓지 못한 충청권이 뜨거운 관심 지역이다. 민주당은 일찌감치 충청권 후보를 모두 확정지은 반면 한나라당은 세종시 문제로 발목이 잡히면서 상황이 심각해졌다. 한나라당은 대전시장과 충북지사 후보로 박성효 시장과 정우택 지사 등 현역 단체장들을 내정했으나 충남만큼은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박해춘 전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을 인재영입위원회에서 영입해 놓고도 선뜻 후보로 내세우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한나라당이 충남지사 후보로 기대를 거는 사람은 오히려 이완구 전 지사다. 정병국 한나라당 사무총장은 18일 기자회견에서 "이완구 전 지사가 공천심사를 신청한다면 이를 거부할 이유가 없다"면서 "충남도당에서도 중앙당에 이 전 지사를 후보로 결정해 달라는 건의서가 접수된 상태"라며 여운을 남겼다. 전통적인 한나라당 텃밭인 영남지역의 선거 판도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경남지사의 경우 치열한 경쟁이 전망된다. 최근 이방호 전 한나라당 사무총장의 불출마 선언으로 사실상 한나라당 후보로 확정된 이달곤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지지율이 높은 편이나 무소속인 김두관 후보가 가진 지역 내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제주의 경우 무소속으로 출마한 우근민 전 지사의 선전 여부가 관심이다.
한편 천안함 사고의 원인이 북한 소행으로 판명되느냐도 지방선거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북한 소행으로 밝혀질 경우 보수세력의 집결과 한나라당에 힘을 몰아주자는 여론이 우세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 한나라 서울시 구청장 25명중 11명 공천 확정
한나라당 서울시당 공천심사위원회는 18일 6ㆍ2 지방선거에 나갈 서울시 25개 구청장 가운데 11개 지역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수희 공심위 대변인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현역 구청장에 대한 교체지수가 높으면 토론과 면접을 거쳐 공천을 확정했다. 이날 발표한 후보는 19일 시당 운영위와 당 최고위원회 의결을 통해 결정된다"고 말했다. 이날 확정한 후보 가운데 현역 구청장은 5명이다. 서울시당 공심위는 이와 함께 시의원 71명(여성후보 10명)과 구의원 225명(여성후보 35명)에 대한 공천을 결정했다.
◆ 서울시 구청장 후보=△용산 지용훈(49ㆍ서울시의원) △동대문 방태원(52ㆍ전 동대문구청장 권한대행) △중랑 문병권(60ㆍ현 중랑구청장) △성북 서찬교(67ㆍ현 성북구청장) △노원 이노근(56ㆍ현 노원구청장) △은평 김도백(61ㆍ현 은평을 당원협의회 수석부위원장) △강서 김재현(69ㆍ현 강서구청장) △구로 양대웅(68ㆍ현 구로구청장) △관악 오신환(39ㆍ현 서울시의원) △서초 진익철(59ㆍ전 송파구 부구청장) △강동 최용호(55ㆍ전 강동구 부구청장)
◆ 서울시 의원 후보=△종로 남재경 김권 △용산 김제리 이종필 △성동 이주수 이상묵 송영오 △광진 손준용 김찬경 정관훈 △동대문 최병조 남기만 신재학 △중랑 최윤준 황승철 오종관 △성북 나주형 천상영 안훈식 최계락 △강북 이복근 신기철 강성언 △도봉 문명희 서종태 김남희 이기석 △노원 조달현 박환희 부두완 박경규 김희겸 이종은 △은평 주영미 김우태 소심향 나영섭 △서대문 박동빈 서연범 △마포 박태규 정춘희 △양천 정문진 최용주 △강서 김기철 이명재 심근수 △구로 홍상필 이우진 △금천 안영식 이병철 △영등포 허만섭 권영하 △동작 김원표 김황기 △관악 김금희 박범수 김강산 현진호 △서초 김진영 이지현 김용석 △강남 김진수 성백열 김현기 △송파 주찬식 전종민 진두생 강감창 △강동 조상원 김영철 이광국
◀◀ 이번 여론조사는 4월 15일과 16일 이틀에 걸쳐 서울시민 1053명, 경기도민 1034명, 인천시민 1018명을 대상으로 ARS 전화조사로 이뤄졌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서울과 경기는 ±3.0%포인트, 인천은 ±3.1%포인트다.
[박인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