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라산을 보며,
지난 5월 2일 금요일, 체육대회가 있었던 날 오후,
1박 2일의 일정으로 선생님들과 함께 한라산 등반을 하고 왔습니다.
그 유명한 한라산 철쭉꽃을 보기 위하여 이번 산행에 참가한 선생님은 모두 12명,
오후 7시 인천 연안부두에서 페리호(오하마나호)를 타고 제주도로 떠났습니다.
* 갈매기가 인사를,
새로 짓고 있는 인천대교를 지나자,
갈매기들이 우리에게 인사를 하러 왔습니다.
갈매기는 우리 학교의 건학이념 중의 하나인 "예의"를 지킬 줄 아는 새입니다. ^^^
우리의 답례품은 새우깡,
공식 행사처럼 갈매기들은 우리들 손에 든 새우깡을 서슴 없이 낚아 채 갔습니다.
* 밤배 위에서,
우리들은 상일가족 !
학교를 떠나 '밖'에 나가도 선생님들은 한 가족처럼 화기애애,
캄캄한 밤바다를 헤치며 가는 밤배 위에서 정답게 둘러 앉아 한 잔 술을 마시며 흥겨운 파티를 벌입니다.
이 배의 모든 업무를 맡고 있는 사무장(고흥근)은 우리 학교 고배근선생님의 사촌형입니다. ('근'자 돌림이지요? ) ^^^
우리 학교 선생님들이 이 배를 타면 꼭 공연장에 초대하여 사촌 아우를 대신하여 한 턱을 내십니다.
이 날도 어김 없이 한 턱 잘 내 주셔서 맥주와 안주, 양껏 먹고 마셨습니다. ^^^
노래하고 춤추고, 선생님들의 취한 얼굴, 행복해 보이지요 ?
교감선생님과 김봉기선생님, 한창 흥이 났습니다. ^^^
나도 박수로 장단 맞추며, 참 즐거웠습니다.
* 해발 1,280m 영실 앞에서
아침 9시, 배는 제주항에 도착했습니다.
이 번 산행의 코스는 영실입니다.
영실로 해서 윗세오름(1,740m)에 올라 어리목으로 하산하는 4시간 정도 걸리는 쉬운 코스입니다.
영실에서 윗세오름까지 3.7 Km, 하산 길인 윗세오름에서 어리목까지는 4.7 Km, 합계 8.4Km.
한라산의 5월은 윗세오름 평원지대의 바위틈과 평원에 무리지어 피는 철쭉이 유명합니다.
또 영실코스는 병풍바위, 오백 나한 같은 기암괴석이, 울창한 숲과 어우러져 보는 사람의 감탄을 자아내는 코스입니다.
* 철죽과 병풍바위
영실휴게소 왼쪽으로 난 숲길로 들어서면 등산로 입구, 본격적인 산행의 시작입니다.
숲길은 나무들의 터널, 하늘을 가린 푸른 나무들의 가지와 잎이 뿜는 산냄새와 싱그러운 향기를 마시며 걸었습니다.
1시간쯤 걸리는 숲길을 지나자, 이번에는 봄볕에 꽃잎을 열어젖힌 야생화가 우리들의 시선을 잡아 당깁니다.
한라산에서만 자생하는 야생화는 낮은 키에 꽃은 작지만 무더기로 피어 봄바람에 고개를 흔들며 우리들을 맞아 주었습니다.
* 선작지왓과 나무계단
숲길을 벗어나자 시야가 확 트입니다.
오늘쪽으로 오백나한 바위가 한 줄로 늘어서서 바다를 향해 솟아 있는 모습이 신비롭습니다.
위쪽 병풍바위도 웅장합니다.
아래쪽을 내려다보면 서귀포 앞바다가 시원스레 펼쳐지고, 우리가 지나쳐온 낮은 산봉우리들이 엎드려 있습니다.
1시간30분쯤 오르자 드넓은 붉은 철쭉밭이 나타났습니다.
‘큰 돌멩이들이 서 있는 밭’ 이라는 뜻을 가진 선작지왓,
해발 1700m 높이에 이처럼 광활한 평원이 있다는 게 신비할 따름입니다.
소설 "폭풍의 언덕"이 떠올랐습니다.
한라산 철쭉은 산철쭉입니다. 키가 작고 길쭉길쭉한 꽃잎에 때깔이 짙어 풀잎과 어울려 한층 빨갛습니다.
* 윗세오름 앞에서,
오늘 산행의 정상, 윗세오름에 올랐습니다. 해발 1700m.
영실을 출발한지 2시간 30분 정도 정도 걸렸고,
몸이 조금 안 좋아 늦게 오른 선생님도 있었지만, 서로서로 도와가며 12명 모두 윗세오름에 안착했습니다.
영실등반 코스를 따라서 3개의 오름이 서로 이어져 있는데,
이 오름들은 1100고지의 세 오름(삼형제오름)에 비해 위쪽에 있다고 하여,
" 위에 있는 세 오름 ", 그래서 이름이 < 윗세오름 >입니다. '오름'은 산이니까, 그만큼 높은 산이라는 뜻이지요.
윗세오름은 고산식물의 보고답게,
낮은키의 야생화와 붉은 철쭉이 여기저기 한데 어울려 아름답고 아늑한 분위기가 평화로웠습니다.
산이 높아서 그런지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하여,
표지석 앞에서 우비를 입은 채 단체사진을 찍고, 휴게소에 들어가 점심을 먹었습니다.
*우리는 동지, '위하여 !!!'
어리목으로 하산하여 하산주를 마셨습니다.
높은 산, 그것도 배를 타고 밤새 달려와 "은하수를 잡아 당긴다"는 한라산 등반을 통해 다져진 동지애가
선생님들의 얼굴에 연신 웃음꽃을 피워 주었습니다.
산 위에는 철쭉꽃, 산 아래는 웃음꽃 !!!
계속되는 건배와 '위하여' 속에 산행 후의 하산주가 자리를 떠들썩하게 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