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타리오 하이웨이를 달리며
차안에서 본 들녘 풍경은 천섬에 갈 때와 마찬가지로 달려도 달려도 끝없는 초원이다. 자연림이 절경이다. 농가의 주택이 부자의 별장처럼 곱다. 부유함이 드러난다. 중국 들녘에서 본 잘 단장되지 않은 집과는 대조적이다. 농사도 기계식 농법으로 지음을 보여주듯 집집마다 잔디 위에 농기구가 있다. 가끔씩 초원목장에 방목한 젖소들이 한가로이 거닐고 있다. 사방으로 들이 넓으니 달아날 이유가 없다. 휴게소에서 잠시 쉬는 동안 많은 갈매기가 땅바닥을 걷거나 지붕 위에, 풀 언덕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바다에서나 볼 수 있는 갈매기가 어찌하여 뭍에 있을까 궁금하여 안내원에게 물었더니 이웃에 온타리오 호수가 있어 날아온다는 것이다. 남한 크기만한 온타리오 호수가 나이아가라 폭포까지 14Km로 이어져 있어 풍부한 물고기로 갈매기가 서식하다가 이곳 휴게소까지 여행객을 마중 나온 것처럼 예쁜 모습으로 종종거린다. 천섬에서 토론토로 돌아올 때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진풍경을 보았다. 미국으로 화물을 싣고 가기 위해 길게 줄 서 있는 트럭의 행렬, 비무장지대도 없고 총부리를 겨눔도 없고 물론 심사야 까다롭겠지만 저렇게 쉬이 이웃 나라를 넘나들 수 있음이 남다르게 보였다. 비행기로만 타국에 갈 수 있는 우리 나라의 현실과는 사뭇 다름에 버스가 그 행렬을 벗어났음에도 나는 고개를 뒤로 돌리고 한참을 바라보았다. 국경선 지역의 도로는 삼엄하지도 않고 고요하다. 차츰 어두워지고 가로등이 불을 밝힌다. 도로변에는 12개의 백열전구가 동그랗게 꽃모양을 이룬 가로등이 전봇대 위에 매달려 있다. 꽃송이가 붉게 핀 것처럼 아름답다. 전력이 풍부한 나라이기에 불빛도 밝은 것일까. 높이 달린 저 전구가 불이 나가 갈아 끼울 때는 아래의 버튼을 누르면 전체의 가로등 덩이가 내려오고 그 때 선이 끊어진 전구를 갈아 끼운다고. 고속도로의 꽃등불, 거리의 이색적인 풍경이 신비롭다. 마침 비가 내려 차창에 어리는 물빛과 밤 불빛의 조화가 더욱 아름답다. 8시경 다시 토론토 파크 프라자 호텔로 돌아왔다. 안내원은 한국과 이곳의 시차가 큰 관계로, 또 어젯밤 늦게 호텔에 도착하여 피곤할거라며 오늘밤은 일찍 잠자리에 들어 편안히 푹 쉬고 내일 캐나다 최고의 명소 나이아가라 폭포에 간다고 예고한다.

온타리오 하이웨이에서 미국으로 넘어가는 트럭 행렬. 미국과 캐나다 국경선 접경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