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사>
“나이가 들수록 세월이 그만큼 빨리 지나간다!”는 격언이 있다. 세월이 휙휙 지나가는 것을 몸으로 느끼는 칠순을 바라보는 인생의 언덕에서 의연(毅然)한 자세로 시집을 출간하는 것은 마치 마라톤대회에서 승리자가 월계관을 머리에 쓰는 것과 같이 숭고한 자기 승리이며, 화관(華冠)을 만들어 대내외에 자랑하는 멋을 풍기는 것이다. 그리고 삶의 희열(喜悅)을 공유하면서 한바탕 껄껄껄 웃는 것이다.
시를 쓴다는 것은 자기 정화(淨化)를 통한 결어(結語)를 모으는 것이며, 이웃에게 깔끔하고 감미롭고 향기가 나는 인생감향차(人生甘香茶)를 제공하는 것이며, 언약(言藥)으로써 아픔을 가진 자에게 치유의 은혜를 베푸는 것이며, 무거운 삶의 짐을 지고 휘청거리는 사람들에게 산삼(山蔘)과 같은 힘을 주며, 두루두루 저마다 아픈 사연을 갖고 사는 독자들에게 무지개 같은 소망을 주는 거룩한 일이다. 사람은 도움을 주고받으면서 사랑의 사람으로서 성숙해 간다. 시는 간단하고 간결하지만 훈훈한 여운은 오래간다. 시어(詩語)는 읽는 이의 마음에 감동의 메아리를 남기며 정신적 영적 힘이 되어준다. 그래서 시는 무형의 종합 환희예술이다.
시를 쓰려면 몇 가지 요구되는 것이 있다. 아침이슬과 같은 순수함, 봄이 되어 차가운 계곡 얼음장 밑을 흐르는 정화수(井華水)와 같은 정의로움, 바쁜 일상에서도 자투리 시간에 삶의 의미를 메모하는 자세, 자연이 주는 신비와 천비의 황홀에 젖는 여유와 자족(自足), 신인일체의 삶에서 오롯이 솟아나는 목련꽃 같은 아름다움, 애천애인애국의 자세이다.
이홍규 시인은 이런 요소들을 두루 갖추고 있다. 고통, 고난, 애환, 슬픔을 믿음과 참사랑으로 승화(昇化)시키면서 맑고 밝은 시어들을 누에고치가 명주실을 내뿜듯이 토했다. 잠시의 시간도 허투루 보내지 않고 삶의 멋과 맛을 음미했다. 지나가다가 아무런 연고(緣故)도 없는 이들이 곤경에 처하면 혼신을 다하여 도와주었다. 모든 사람들이 형제자매요 한가족이라는 진리를 실천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고통의 굴레에 신음하는 이들이 그 멍에를 후들짝 벗어던지게 하는 용기를 제공했고, 불의가 득세하는 시국에 일침(一針)을 가하며, 국가를 위해 순직한 애국용사들에 대한 감사의 충정(忠情)을 발휘했다. 시인의 가슴에는 충일(充溢)한 삶의 열정이 용광로의 불길처럼 타오르며 수시로 발산되었고, 지금도 그러하다. 육신의 나이는 꽤 지나갔으나 열정의 나이는 여전히 청춘이다.
시집은 6부로 편집되어 있다. 앞으로 제7부를 메꾸기 위해 건강한 모습으로 또 다른 영성(靈性) 함양과 천지인 삼재(三才)와 혼연일체(渾然一體)의 경지를 실천하고 시로써 표현하기를 바란다. 더 성숙해지고 신선해질 다음의 시집 출간을 기대한다. 인복(人福)과 천복(天福)과 지복(地福)을 많이 누리기를 염원한다.
조응태(선문대 명예교수, 신(神)세계6000가정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