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라시:위험한 소문], 한국,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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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판단하자면 이 영화는 2년 전 개봉했던 [노리개]의 연장선 상에 있다고 보여진다. 영화 [노리개]는 연예계에서 스타를 꿈꾸던 한 여성이 자살을 하고, 그 이면을 파헤치는 기자의 이야기를 다뤘다. 이 영화는 정치인, 기업인, 방송사 관계자 등 소위 권력과 금력을 지녔다는 사람들에게 성 접대를 강요 받고, 이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던 철저한 을乙, 고故 장자연의 자살가 유서 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일반인들은 연예계에서 벌어지는 그들만의 커넥션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과연 그럴까?
과연 장자연 사건으로 일반 대중이 연예계에서 벌어지는 그들만의 꿍꿍이를 알게 되었을까? 그 전까지는 전혀 몰랐을까? 한 때 세상을 풍미했던 톱스타 매니저의 피살 사건, 유명 가수와 배우의 성행위 동영상, 심심치 않게 보도되는 연예계 가십거리들. 이러한 일들이 예전에는 없었을까?
대중들은 이미 알고 있었다. 단지 그들의 일이 한정된 영역에서 일어나는 정말이지 그들 만의 일이기 때문에 별다른 화제가 되지 않았을 뿐. 만약 그들 만의 일이 국가의 안위에 영향을 준다거나, 국민 경제에 타격이 있다거나, 교육제도를 바꾸는 계기가 된다거나, 대중들의 생활이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게 한다거나, 하다못해 가족 구성원 중 어느 한 사람에게라도 심리적 불안감을 준다면 모를까, 그들 만의 일을 철저히 그들 만의 세계에서 찻잔 속의 폭풍으로 끝나고 만다. 그러한 일을 접한 대중들이 그러려니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이다.
[노리개]의 연장선 상에 있다고 한 영화 [찌라시 : 위험한 소문] 역시 대중들이 그다지 궁금해 하는 영역은 아니다. 구태여 돈과 시간을 투자해 영화관까지 찾아갈 정도의.
자신이 맡은 배우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책임지려는 매니저 우곤(김강우 분)은 소속사의 부당한 처사를 참지 못해 해고 당한다. 발레파킹 등으로 생계를 유지하던 우곤 앞에 그가 캐스팅한 배우지망생 미진이 나타나 자신의 매니저가 되어줄 것을 요구한다. 단 돈 100원의 계약금으로 미진의 매니저가 된 우곤은 미진을 떠오르는 샛별로 만든다.
그런데 어느날 소위 찌라시라 불리는 증권가의 배포자료에 미진이 야당 국회의원인 남정인 의원(안성기 분)과 내연관계에 있다는 내용이 실린다. 그리고 우곤이 마련해 준 아파트에서 목을 멘 채 발견되는 미진.
우곤은 미진의 복수를 위해 찌라시의 작성자를 찾는다. 이를 위해 우곤이 처음 맞닥뜨린 상대는 찌라시의 유포자인 박사장(정진영 분)과 불법 도청업자 백문(고창석 분)이다.
한 때는 기자였던 박사장은 오앤씨 그룹을 취재하다 테러를 당해 불구의 몸이 되었는데, 미진의 찌라시에 오앤씨 그룹이 연관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우곤을 돕는다.
하지만 이들을 막아선 건 오앤씨 그룹의 하수인들 만이 아니었다. 청와대와 정부 고위관료도 이들이 사건을 파헤쳐 진실을 밝혀내는 것을 막고 있었다. 미진이 죽은 날 자신도 이미 죽었다는 우곤은 청와대 경호실 출신의 차성주(박성웅 분)의 폭력에도 굴하지 않고 끝끝내 미진의 결백과 이를 둘러싼 검은커넥션의 실체를 벗겨낸다.
영화 [찌라시 : 위험한 소문]은 비록 연예계라는 곳이 일반대중이 생각하는 부정적인 면도 있지만, 우곤이라는 열혈매니저도 있음을 알아달라고 외치는 듯하다. 미진처럼 열심히 노력해서 스타의 반열에 오르려는 꿈을 지닌 청춘들이 모인 곳이 연예계라고 강조하는 듯하다. 과연 그럴까? 대중들이 믿는 건 오직 대중들의 자유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