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방과후 학교가 맞벌이로 바쁘게 일하는 엄마를 대신하고, 사설학원을 능가하는 특기적성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곳이 있는데요. 부산 서명 초등학교의 방과후 학교를 소개해드립니다. 함승경피딥니다.
[리포트]
지난 달 24일 치러진 제1회 방과후학교 대상 시상식 대상 수상은 부산의 서명초등학교가 했습니다.
박원표 교장 선생님의 얼굴에 만감이 교차합니다.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를 만들자고 결심하고 40년 교직 인생의 마지막 3년을 매달렸던 방과후학교.
아이들의 밝아진 얼굴에서 보람을 느끼고 있지만 이렇게 대외적으로 상까지 받게 되니
그 동안 수고한 교사들에게 가졌던 마음의 짐이 조금은 가벼워지는 것 같습니다.
서명 초등학교는 부산시 금정구 서동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전교생 세 명 중 한 명이 중식지원 대상자일 정도로 경제적 환경이 어렵습니다.
그러나 이 학교의 학생들은 적어도 가정 형편이 어려워 배우고 싶은 특기 적성 교육을 못 받는다든지,
교과목 보충 수업을 받지 못하는 학생이 없습니다.
일터에서 늦게 돌아오는 엄마 때문에 저녁을 거르는 학생도 없습니다.
이 모든 것이 방과후학교 때문입니다.
서명 초등학교 방과후학교의 가장 큰 강점은 전교생의 반 이상이 참여하는 보육교실에 있습니다.
숙제 확인하기, 수학, 영어 지도 뿐 아니라 미술을 비롯한 특기 적성 등을 체계적으로 지도하고
학생들의 고민 상담도 해주는 등 엄마와 학원의 역할을 동시에 해주고 있습니다.
이렇게 방과후학교를 내실있게 진행하기 위해서는 학부모와 지역사회의 도움이 절대적입니다.
매일 밤 8시가 넘으면 귀가 도우미를 자청한 어머니들이 한 두명 씩 운동장으로 모입니다.
방과후학교에 참여했던 학생들을 집까지 안전하게 데려다주기 위해섭니다.
귀가 도우미라는 어깨띠만 두르면 외지고 어두운 밤길이 전혀 무섭지 않다는 엄마들,
옆집 아이도 내 아이와 같다는 마음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서명 초등학교의 방과후학교가 학부모의 절대적 지원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교사들의 헌신적인 사명감 때문입니다.
20명의 담임 선생님이 정규수업시간을 소화하고 26개의 특기적성 강좌와 10개의 보육교실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남다른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물론 선생님들의 헌신을 가능하게 한 것은 교장 선생님의 리더쉽입니다.
박원표 교장 선생님은 내년 2월 정년을 앞두고 있습니다.
3년 전 교육장 시절 가장 민원이 많았던 서명을 눈여겨 봐두었다가 방과후학교를 통해
변화시켜보겠다는 마음으로 서명에 자원해 오셨습니다.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와 단 둘이 살면서 일하는 어머니를 둔 가난한 학생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일겁니다.
방과후학교를 통해 서명의 아이들은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학원을 못가 성적이 더 떨어지는 일이 없습니다.
늦게 들어오는 엄마를 기다리며 거리에서 방황하지 않아도 됩니다.
경쟁 때문에 도움이 필요한 옆집 아이를 나몰라라 하지도 않습니다.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방과후학교의 모습, 서명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BS 뉴스 함승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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