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에 다녀온 도동지역을 다시 한번 다녀왔습니다.
너무 일찍부터 계획을 세워 까마득했던 여행도 어느 순간 현실이 된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번 여행은 여행날이 가까워 오자 비교적 안전지대였던 홋카이도에 지진이 나고
대형 태풍이 연달아 일본을 강타하는 바람에 떠나는 순간까지도 가슴을 졸였네요.
어찌되었건 5060 아줌마들 다섯이서 용감하게 홋카이도로 출발.
새벽부터 리무진 버스를 타는 사람이 어찌나 많은지 하마터면 버스를 놓칠 뻔 했습니다.
역시나 공항도 사람이 많네요.
셀프 체크인하고는 수하물을 부치기 위해 다른 분들이 줄을 선 사이
저는 일층으로 내려가 환전한 돈과 포켓 와이파이를 찾아왔습니다.
우리의 항공편은 진에어... 가 아니라 원래는 티웨이였습니다.
홋카이도에 지진이 나자 제일 먼저 단체팀들이 우루루 취소를하자 티웨이는 10월엔 운항을 하지않기로 하면서
우리를 진에어로 팔아넘긴(?) 거지요.
진에어로 바뀐 덕분에 수하물 없는 조건으로 발권을 했음에도 수하물을 보낼 수 있게 되었네요.
출발 시간도 2시간 일러 첫날 일정에 조금 더 여유가 생겼네요.
삿포로에 도착하니 날이 흐립니다. 태풍이 지나간 뒤라 좀 더 맑은 날씨를 기대했는데 말이죠.
밖으로 나와 로손에서 도시락을 구입한 뒤, 스카이 렌터카로 전화를 해 국제선까지 픽업을 요청하고는
약속대로 67번 정류장에서 스카이 렌터카 셔틀버스를 탔습니다.
레라 아울렛 근처에 있는 렌터카 사무실로 들어가 예약 바우처를 내미니 한국인 여직원이 친절하게 안내를 하더군요.
그런데 전 분명 8인승으로 빌렸는데 배정된 차량을 보니 미쯔비시의 데리카.
전에 탔던 세레나보다는 많이 작네요.
오히려 제가 운전하기에는 너무 큰 차보다는 나을 것 같으니 긍정적인 쪽으로 생각을 하기로 하지요.
일본에서 렌터카 여행이 일반화되지 않았을 때부터 툼만나면 렌터카 여행을 해오며 한번도 사고가 난 적이 없었는데
드디어 이번에 사고가 났네요. 황당하게도....
고속도로에 세워진 차 옆을 지나가는데 문이 열리며 우리차의 왼쪽 사이드미러가 와장창 나가버린 것.
다행히도 상대차는 멀쩡하고 무엇보다 사람이 다치지않았다는 것에 안도의 한숨.
근처 시무갓푸 SA까지 이동 후 렌터카 회사와 통화.
상대의 전화번호와 차량번호만 적은 뒤 보내고 난 뒤 일단 점심식사.
그 와중에도 밥이 맛있다니... 놀랄 일이네요.
렌터카회사에서는 다시 사무실로 돌아와 다른 차량으로 바꿔가라는데
깨진 미러를 대롱대롱 매달고 갈 수는 없는 일.
일행 중 한명이 문득 스카치테잎이 있으면 미러를 돌돌말아 붙이면 될것같다는 아이디어를 내놓습니다.
마침 제 가방에 스카치테잎이 있었기에 (도대체 스카치테잎은 왜 갖고 다닌건지...) 붙여보니 그럴싸하네요.
심지어는 조금 불편하겠지만 그냥 다녀도 될 것같습니다.
다시 렌터카 사무실로 전화해 깨진 미러는 응급조치를 취했고 우리는 그냥 이상태로 다니겠노라 말했두었지요.
어쨌든 사고 수습으로 인해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습니다.
진에어로 바뀌며 추가로 넣었던 일정 나카사츠나이 미술관은 포기하고 호텔로 바로 가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네비에 미술관으로 입력이 되어있는 걸 바꾸지않아 우리의 목적지인 토카치가와보다는 일찍 고속도로를 내려와 버렸네요.
외곽도로를 타고 가는 중에 대형 마트와 유니클로가 보이니 모두 잠시 들렀다가 가자기에
우리의 첫 일정은 쇼핑이 되고 말았습니다.
5시가 조금 넘어 오늘 우리의 숙소 토카치가와 다이이치 호텔에 도착을 했습니다.
도카치 강이 보이는 와모던 화실인데 바깥쪽으로 발코니가 있다는 것이 독특하더군요.
룸에는 인원수대로 물 한병씩 놓여있고요... 웰컴 온센만쥬가 놓여있습니다.
우리 플랜에는 족탕 프리미엄 시트권이라는 것이 포함되어있기에 족탕을 먼저하기로 하고
저녁식사는 7시로 예약을 해 놓았습니다.
족탕 하루니레는 1층의 바 바깥 쪽으로 있어 사전 정보가 없으면 잘 모를 수도 있겠더군요.
혹은 음료를 시켜야만 이용이 가능한 걸로 알수도 있겠지만 실은 누구나 이용 가능합니다.
그러다보니 프리미엄 시트권이라는 것도 음료 서비스 외에는 별 의미가 없어보네요.
족탕입구에는 수건과 담요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우리처럼 플랜에 포함되어있을 경우 음료가 한잔 서비스라네요.
물론 포함되어있지 않더라도 별도로 지불하고 드셔도 되고요. 대략 한잔에 800엔 정도.
어쟀든 파르페와 칵테일, 다양한 맥주등으로 여행의 시작을 자축해봅니다.
친구들과의 여행에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지요.
발은 뜨끈한 온천수에 담그고 수다와 더불어 깊어가는 밤...
프론트에 7시로 예약놓은 저녁식사를 6시 반으로 조정 가능하냐고 물어보니 레스토랑에 연락해 보고는 오케이랍니다.
석식은 레스토랑 '키모레비'의 뷔페식으로
테이블마다 호실 번호가 적힌 패가 세워져있어 자기 자리로 안내를 받습니다.
종류는 많지않지만 음식 하나하나가 신선하고 맛있습니다.
샐러드는 물론이고 스테이크, 새우튀김, 회, 수란등.... 일반 뷔페 수준이 아니네요. 훨씬 고급스러워요~
마무리로 솥밥에 아이스크림까지 다들 너무 무리를 하는 바람에 다음날까지 후유증이 심했지만
이번 여행중 석식으로는 베스트입니다.
룸으로 올라오니 그사이 우렁각시가 다녀갔네요.
이부자리가 얌전하게 깔아져있습니다.
잠시 쉬었다가 오늘의 하이라이트... 온천을 하러갑니다.
이곳 토카치가와 온천은 세게적으로도 희귀한 식물성 모르온천으로 유명하지요.
홋카이도가 지켜야할 유산으로 지정되어있기도 하고요... 그런만큼 온천 물이 정말 좋습니다.
3년 전에 일일온천으로 다녀간 적이 있는데 그사이 리모델링을 해 많이 바뀌었네요.
특히 노천탕이 훨씬 크고 고급스러워졌고 노천탕 뿐 아니라 전체적으로도 다양한 온천 시설을 잘 갖추어놓았습니다.
지진 때문인지 단체 관광객들도 별로 없어 넓은 온천 시설을 거의 우리가 전세내다시피했네요.
다들 온천이 너무 좋다고 만족해 합니다.
좋은 호텔은 휴식 공간이 많다는 특징이 있지요.
간단한 음료 서비스와 더불어 곳곳에 여유롭게 쉴 수 있는 공간들이 많이 있어 좋더군요.
다들 어딘가에서 앉아 수다를 떠는사이 먼저 올라와 룸에 비치된 음악 CD를 플레이어에 넣어 틀어놓고는
나름 스펙터클했던 하루를 정리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