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여행의 찐맛 한탄강 물위길***
아침 7시 집 출발
8시 30분 동서울터미널 신철원행
10시 20분 신철원공용버스터미널 도착
택시를 타고 10분 후 순담 매표소 도착.
밤새 눈이 내려 화이트 크리스마스다.
신난다~~오늘 한탄강을 떠올리며
밖으로 나오니 바람도 없이 아주 포근해서 룰루랄라~~
아파트 길을 일찍부터 제설차로 치우는 아저씨 덕분에
이리 편하게 길 위를 걷는다.
버스는 정확하게 출발하는데 휴일인데도 6명 정도만 탔다.
참 이상했다. 마이카 시대라 모두 자차를 이용하나보다.
사실 동서울터미널에서 강원도행 버스를 타보긴 나도 처음이다.
암튼 편하게 한 자리씩 차지해서 각자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는다.
난 요즘 슈베르트 가곡 겨울 나그네를 계속 듣고 있다.
1월 신년음악회를 예약했는데,
이 가곡 전체를 듣는 것이다. 솔직히 보리수만 들어봤는데 ㅎㅎ
오늘 같은 날 잘 어울리는 노래 같아서 정말 좋다.
차창밖에 함박눈이 내리고 난 겨울 나그네에 푹 빠졌다.
여행의 별미^^
1시간 50분 걸려 도착했다.
택시를 타고 첫 목적지 순담으로 가서 물위길 코스로 내려갔더니 바리케이트가 쳐있다.
순간 뭔가 이상했다. 택시 기사도 아무 말 없이 내려줬는데....
안내원이 지금 순담에서는 엊그제 많은 비가 오고 강풍이 불어 부조물이 유실되어
물위길은 태봉교에서 승일교까지 열려 있다고 했다. 오마이 갓!!!
첫 일정부터 꼬인다.
직원의 안내를 듣고
머리를 굴려본다.
그런데 남편이 곁에서 자꾸만 순담에서 잔도길을 걷다가 되돌아와서
서울로 가야 한다고 우겨댄다.
와^^머리가 이렇게 안 돌아가나??
정말 미치는 줄 알았다.
그동안 내가 의지하고 믿고 맡겼던 남편이 맞는가??
하나만 생각할 줄 아는 남자들...ㅋㅋ
모르면 가만히나 있지^^
일단 순담에서 잔도길을 걸으며 드르니까지 3.5K 완주를 했다.
작년 9월에 왔을 때 쏟아진 비로 흙탕물이 흘러 옥수를 보지 못한
아쉬움을 날려버렸다. 우아!!!
설경과 어우러진 한탄강의 비경은 카메라로 담을 수도 없고 말로 표현할 단어도 없었다.
바위 위의 눈과 옥색 물줄기 제각각 차려입은 나무들의 하얀 옷^^
주상절리와 얼어붙은 폭포. 탄성을 지르며 드르니에 도착했다.
출발할 때 언짢은 기분 털어버렸다.
여행은 늘 변수가 있는 법~~
시간 체크를 해보니 점심을 먹고 드르니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물위길의 시작점 태봉교로 가서 일정을 소화해도 되겠다.
서울 가는 버스를 예매하지 않았기에 3시40분 차를 놓치면 다음 5시 25분 차를
타면 되니까~~
드르니에서 잔치국수와 보쌈을 시켰는데 어찌나 맛있는지~~
보쌈은 강원도라 곰취에다 싸서 먹고 잔치국수 맛도 일품이었다.
하기야 배고프면 뭐든 맛있지만 깔끔하게 차려 나온 상차림이 맘에 들었다.
셔틀버스 타는데 갔더니 마침 차가 대기하고 있었다.
셔틀버스는 주말과 휴일에만 운영한다고 했다.
태봉교에 내려서 물위길로 들어서니
사람들이 제법 걷고 있었다.
날씨는 청량하고 포근해서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었다.
승일교까지만 연결이 돼 있어 고석정과 순담계곡을 볼 수 없다는 게 제일 아쉽다.
아쉬움이 남으면 또 오겠지???
잔도길에서는 맛볼 수 없는 진수성찬이 기다리고 있는 듯~~
물소리와 얼음 조각, 흰 바위, 절벽 위의 나무들과 주상절리^^
잔도길에서 내려다본 한탄강의 비경과는 또 달랐다.
막혔던 가슴 뻥 뚤리는 소리가 물소리와 함께 흘러간다.
어디에다 눈의 촛점을 둘까??
두리번두리번
물살이 거친 곳에서 물멍을 때린다.
악기가 따로 없다.
넓적 바위에 앉아 또 물멍을 때려도 춥지 않다.
오늘 크리스마스 선물 제대로 멋지게 받아버렸다.
일인용 깔판은 필수다.
잔도길은 계단이 있어 오르락내리락 다리가 아프지만
물위길은 걷기에 아주 좋아서
난 잔도길보다 물위길이 훨씬 좋다.
종아리 당기고 허벅지까지 아프지만,
비경에 이 정도 대가를 지불하지 않을 수가 없다.
내년에는 늦가을 물위길 개통하자마자 달려와서
전 구간 꼭 걸어 보자....
한탄강 주상절리 잔도길 순담에서 드르니까지 3.5키로
한탄강 물위길 순담에서 태봉교까지 8.5키로
한탄강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다.
열심히 걷고 종착지 승일교에 오니 딱 3시 10분
콜택시 전화하니 10분 만에 왔고 30분 터미널에 도착해서
3시 40분 차를 탈 수 있었다.
하루의 일정이 컴퓨터처럼 정확했다.
물위길이 폐쇄 돼 오히려 잔도길, 물위길 둘 다 걸었다.
멋진 크리스마스 해피 크리스마스다.
첫댓글 부지런한여행이었군요
7시출발 헉 !!!
잔치국수와 보쌈그리고 곰치에 싸서먹는 ...
잔도길 물위길 저도 가봐야겠어요
애둘과함께 3박4일 부산여행잘하고 오는 메리크리스마스였습니다
수채화님도 알찬크리스마스보내셨군요^*^
다음에 부산가시면 남포동50년전통의 산수갑산갈비꼭드셔보세요
와우 정말 맛있어 보입니당~~
요즘엔 맛집들이 많은데 전통있는 맛집이 더 정이가요.
슬로우님 한해도 건강하게 잘 보내셨으니
내년에도 힘차게 여행하시고 즐거운 나날들이 되세욤~~
한탄강은 실망하지 않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