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할 때도 속사포처럼 쏘아대더니 글 역시 쏟아 붓듯이 퍼붓는다. 무게가 있어야 될 책에 조금은 경박스러워 보일 수도 있는 필체를 쓰고 있다. 그런데도 그 안에 유머와 인간미와 더불어 작은 메시지가 담겨 있다. 카피라이터 출신이라 그런지 글 자체가 대화하는 것 같고 팔딱이는 것처럼 톡톡 튄다.
38살 때까지 주부로서 아무런 경력도 없었던 최윤희씨. 그런 그녀가 무려 1331대1의 경쟁률을 뚫고 대기업 금강기획에 카피라이터로 채용되었다는 이야기는 아주 인상 깊었다.
사실 기업에 입사하기로 마음 먹었던 것은 남편 때문. 남편이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 두고 사업을 시작했다가 쫄딱 망한 것이다. 위기가 닥친 상황에 그녀는 사지 선다형으로 해답을 찾고 있었다.
1. 이혼
2. 가족동반 자살
3. 묻지 마 인생 살기
4. 새 출발
그녀가 선택할 수 있는 답안은 4번 밖에 없었고, 물론 그녀다운 선택이었다. 처음부터 다시 출발하자고 마음먹었다. 서울에서 부산에서 내려가 단칸방에 살 수 밖에 없는 형편이었다. 그렇게 1년을 살다가 서울로 올라와 명동성동에서 <서울주보>를 만들게 되었다.
돈 한 푼도 받지 않은 일이었지만 이것이 인연이 되어 현대그룹의 주부사원 모집 공고에 지원할 용기를 가지게 되었다.
그렇게 38세까지 순수 무공해 전업주부로 살아왔던 최윤희씨는 1331대1의 경쟁률을 뚫고 금강기획에 입사하게 되었다. 주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자기소개서가 너무도 차별화되어 있었기에 사장님의 고집으로 채용이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도대체 어떤 자기소개서를 썼는가 궁금했는데, 이 책에는 없었다.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나왔다. 그녀의 자기소개서 한 번 읽어보시라. 너무 기발하다. 내가 커리어코치일도 하기에 안 가르쳐주고 써먹으려다가 공개한다^^ㅎ
옛날에 애꾸눈 임금이 살았다. 그 임금은 죽기 전에 멋있는 초상화를 남기고 싶었다. 전국에 있는 유명한 화가를 불러서 그렸는데 아부를 잘 하는 화가는 눈을 성하게 그리고 정직한 화가는 애꾸 그대로 그렸다.
임금이 보기에 눈이 성한 그림은 보기에는 좋지만 가짜라서 던져버리고, 정직한 화가가 그린 사람은 보기가 싫어 던지면서 불같이 화를 내니까 어떤 사람이 오더니 자기가 그리겠다고 했다. 그리고 임금이 그 사람이 그린 그림을 보고 ‘바로 이거야’라고 했다. 성한 눈 쪽 옆얼굴을 그린 그림이었다.
인생도 이와 똑같다. 어느 순간에나 희망과 절망이, 불행과 행복이 기쁨과 슬픔이 똑같이 있다. 나도 이 사람처럼 최대한 좋은 쪽을 보고 싶다.
그래서 저를 뽑아주면 최선을 다해 일을 할 것이고, 설령 저를 떨어뜨린다 해도 귀사의 번영을 빌겠다.
기발하지 않은가. 특히 마지막 말이 압권이었다. 수많은 경쟁률을 뚫고 채용된 이후 최윤희씨의 인생은 180도로 변화해 나갔다. 기업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사회에서도 승승장구했다. 다양한 방송에 매스컴이 타기 시작하면서 KBS아침마당을 필두로 다양한 방송에도 출연하고, 다양한 곳에도 강의를 나갔다. 특히 삼성전자 외부강사 1300명 중 1등으로 평가받았다는 것이 인상 깊었다.
어떤 상황에서도 굴하지 않고 밝고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그녀에게서 한줄기 삶의 희망을 보았다.
인상 깊은 문구:
“이 세상에서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아주 작은 것, 꾸밈이 없는 것이다.”
첫댓글 제가 좋아하는 정철상 선생님의 글입니다^^
38세 취업에 또 멋지게 새출발에 성공한 최윤희씨에 관한 글이 있어 가져와봤어요~~
선생님! 살며 살수록 그런거 같아요.. 화투에서 그러죠! 한끝차이라고... 인생에서도 그런거 같아요..
생각의 방향에서 한끝차이... 그런데 .. 고것이 어려워요~~ ^^
구해서 함 읽어봐야 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