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의 길] 단전주선 수행의 기초
길도훈 교무
[원불교신문=길도훈 교무] 단전에 마음이 스며들어 기운이 숙성되기까지는 단전의 기운과 마음의 감각이 필요하다. 이것이 안정 지속되기 위해서는 꾸준한 수행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하안거 동안거를 몇 년까지 할 필요는 없다. 일상에서 틈틈이 챙기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이런 챙김이 일을 놓고 적공하는 것보다 실속과 활력 면에서 오히려 더 낫다.
단전 기운을 자연스럽게 단련하는 방법에는 ‘단전 만들기’와 ‘자기 호흡 찾기’ 그리고 ‘수식법’이 있다. 그리고 마음에 의한 기운 다스리는 방법으로 ‘백회호흡’과 ‘미세호흡’ 그리고 ‘독야청정’도 있다. 이 단련은 일상 틈틈이 2년 수료 과정이면 충분하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선정에 드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그렇다고 도중에 나머지 과정을 그만두면 깊어지지도 않을 뿐 아니라 슬럼프에 빠졌을 때 헤어 나오기 어렵다. 슬럼프에 빠졌을 땐 기본 과정을 되짚어가며 감각을 되찾을 수 있다.
과정 첫째인 ‘단전 만들기’에서 ‘만들기’란 운동선수가 최고의 컨디션으로 경기를 하기 위한 몸을 만든다는 개념과 같다. 사람마다 단전은 이미 있지만 단련하지 않은 단전 기운은 미미해서 단전에 마음이 살 수 없다. 마음이 단전에 살기 위해서는 단전 단련이 필요하다.
단전은 배꼽 중앙에서 그 아래로 엄지손가락을 제외한 나머지 네 손가락을 모아 가장 두툼한 폭만큼의 위치에 있다. 단전 위치의 정확성을 기울이는 것은 좋으나 신경까지 고눌 필요는 없다. 어느 정도의 오차는 수행에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숨은 허리 뒤 가장 잘록할 부분(명문)에서 단전을 향해 쉰다. 이때 마음과 호흡과 힘이 어우러진 숨이라야 한다. 처음에는 감각이 별로 없기에 호흡과 더불어 단전의 힘을 느끼는 데만 주안점을 둔다. 그러다 단전에 기운을 느끼게 된다. 처음에는 기운이 뜨겁다가 선명한 기운을 느끼는 방향으로 변한다. 더 세밀하게 느끼는 사람은 명문에서 배 표면의 단전을 기운의 굵은 선이 생기는 것을 느낀다. 이렇게 기운이 단련되면 단전 기운을 배 표면의 가까이에서 배 중간 깊이만큼 위치하도록 옮겨 놓는다. 기운은 마음을 따라 움직일 수 있기에 그동안 단련해 온 마음 감각만으로도 움직일 수 있다. 이후부터는 명문도 놓고 단전으로만 숨을 쉬며 단전 기운이 담뿍하도록 한다.
이 기운도 처음에는 연기처럼 느끼다가 물같이 느끼는 데 이른다. 나아가 진액같이 느끼게 되는데, 이 정도면 단전 기운이 잘 형성된 것이다. 이 단전 기운이 쌓이며 자신도 알게 모르게 몸 주위로 저절로 돈다. 이 기운을 잠시 지켜보는 정도는 괜찮으나 몸 주위로 마음을 써서 돌리는 것은 좋지 않다. 돌리는 것이 건강을 다스리는 데 일정 도움은 되어도 선정에 드는 데에는 오히려 방해가 된다. 그래서 진정한 수행자는 기 돌리는 것을 조잡하기 이를 데 없이 여긴다.
[2022년 7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