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행의 상생 상극과 장기의 억압·조장 관계
오행설은 물·불·나무·쇠·흙(水·火·木·金·土)의 오상(五象)의 상호 억압 조장 관계에 의해 우주의 모든 현상을 관찰하고 설명하려는 일종의 사상 체계이다.
음양은 이상(二象)의 상대로서 우주 현상을 관찰하는데, 오행설은 오상의 연쇄적 관계, 순환되는 상대성을 논하는 것이다. 천체의 운행, 계절의 기후, 생물의 성장과 쇠퇴 등 모든 것이 영원히 순환해서 끝도 없고 시작도 없는 것을 오행의 상생 상극으로 설명할 수 있다.
오장의 오행설에 대해서는 심이 왜 불이냐, 비가 왜 흙이냐를 따지기보다도 장기 상호간의 억제와 촉진의 관계가 오행의 상생 상극 원칙에 부합되느냐 되지 않느냐를 고찰하는 것이 우리의 이해를 돕는다.
상생(相生)
물은 나무를 낳고(水生木)
나무는 불을 낳고(木生火)
불은 흙을 낳고(火生土)
흙은 쇠를 낳고(土生金)
쇠는 물을 낳는다(金生水)
그리고 다시 또 물은 나무를 낳는다(水生木)
상극(相克)
물은 불을 이기고(水克火)
불은 쇠를 이기고(火克金)
쇠는 나무를 이기고(金克木)
나무는 흙을 이기고(木克土)
흙은 물을 이긴다(土克水)
2. 맛과 그 맛을 주관하는 장기
쓴맛과 심(心)
쓴맛은 심장에 작용하는 호르몬의 성질을 가졌는데, 그 증거로서 먼저 양약이나 한약이나 하리제(下利劑)는 대개 쓴맛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들 수 있다.
쓴맛은 흥분을 가라앉히고 열을 내리게 한다. 우리는 매운 것을 먹었을 때는 입을 벌려서 위로 발산시키려고 하지만 쓴것을 먹으면 자꾸 침을 삼키게된다. 그뿐만 아니라 쓴맛은 심장의 억압 신경과 심장에 작용하여 심장의 일을 덜어 주어 심장을 안정시키고 회복시켜 준다. 담혈증(膽血症)에서 쓴맛을 지닌 담즙이 피 속에 다량으로 흘러들 때 맥박이 느려지는 것은 심장의 일을 덜어 주는 정도가 지나쳐서 생긴 병적 현상이라는 것은 앞에서 말한 바가 있다.
그리고 심장이 과로하면 입맛이 쓴 것을 느낄 수 있고, 심장의 활동이 왕성한 사람은 씀바귀나 개두릅 같은 것을 잘 먹지만, 몸에 열이 부족한 사람은 씀바귀 같은 것을 한 입만 먹어도 곧 토해버리는 것을 볼 수 있다.
또 맥주는 다른 술보다 시원한 맛이 한결 더하며 취하고 난 뒤에 회복이 빠른데, 그 까닭은 맥주가 쓴맛을 많이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속이 찬 사람이 맥주를 많이 먹으면 설사를 하고, 누구든지 맥주를 먹는 동안에는 소변을 자주 많이 보게 되는데, 이것은 알콜에 의해서 심장이 흥분되는 동시에 쓴맛을 지닌 물질에 의해 그 흥분을 한편으로 진정시키기 때문에 회복이 빠른 것이다.
매운 맛과 폐
매운 맛을 지닌 음식물이 폐에 작용한다는 것은 다음 몇 가지 예로써 짐작할 수 있다.
첫째, 매운 맛을 지닌 음식물을 먹었을 때는 호흡을 깊게 하며 입을 벌리고 혀 끝을 들고 밖으로 내분다.
둘째, 호흡이 느린 사람은 대체로 매운 음식을 좋아한다.
세째, 감기에 걸리고 기침이 날 때 땀을 내는 약에는 대체로 맵고 더운 약을 쓴다.
네째, 폐병에서 생기는 기침약에는 맵고 더운 것을 피한다. 그렇기 때문에 폐병에 걸린 사람은 식성도 매운 음식을 싫어하고 담백한 음식, 신 음식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단맛과 비
비(脾)는 소화와 영양을 맡은 기관인데 당분은 영양 가치가 많다. 대체로 소모 병자(消耗病者-뇌짐)가 당분을 많이 요구한다. 췌액은 전분을 맥아당으로 분해하고, 맥아당을 포도당으로 분해하니 이것으로 당분, 곧 단맛을 지닌 물질이 비(脾)에 관계된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당뇨병은 췌장의 병적 변화에 의해서 함수 탄소 물질 대사에 변화가 생겨서 피 속에 당분이 지나치게 많아진 것으로 본다. 단것은 보해 주고 부드럽게 해 준다. 어린아이에게 단것을 먹이고 표정을 보면 여간 부드럽고 환하지 않다. 어른도 마찬가지로 당분이 입에 들어가면 입맛을 부드럽게 다셔서 맛을 즐기게 되며 안면 근육이 누그러져서 만족한 표정과 비슷한 표정이 된다.
신맛과 간
몸 안의 산(酸)은 모두 간(肝)에 소속된다.
이제 몇 가지 실례를 들면, 첫째로 담즙은 산성 소화액이다. 둘째로 산 과다증은 간장의 병적 변화로 말미암아 생기는 현상이니, 이것이 산과 간의 관계를 입증해 준다. 세째로 아이를 밴 여자는 정신에 변화가 일어나 신경질이 되고 감정이 극렬하며 신맛을 지닌 음식물을 많이 찾는데, 노하기 쉬운 것은 간에 연관된 감정이며, 신맛을 즐기는 것은 간의 요구에 따르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이 밴 여자가 간장의 왕성한 활동이 필요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러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거기에 대해서 명확한 학술적 논거를 대기는 어렵고, 다만 생각나는 대로 몇 가지 이유를 들면 다음과 같다.
① 간과 담은 투쟁의 동력을 만들어내는 기관인데, 몸 안에 귀중한 태아를 가졌으니까 그것을 잘 보호하기 위해서 간과 담의 활동이 왕성해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성격이 날카로와지는 것이 그 증거이다.
② 간장혈(肝臟血):간은 심(心)과 상생 관계에 있으며 혈해(血海)라고 한다. 남자에 있어서는 기(氣)를 다스리고 여자에 있어서는 월경과 태아의 영양 같은 것을 맡는데, 대체로 젊은 여자가 남자보다 신맛을 지닌 음식물을 더 좋아하고 아이밴 여자의 경우에는 더욱 심하다. 이것은 아이를 가졌을 때는 간장의 활동이 왕성하며 그로 인해서 신맛을 지닌 물질을 다량으로 요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③ 간장에서는 적혈구를 파괴하고 만들어낸다.
④ 간장은 해독(解毒) 작용을 하는데 태아에게 독이 있는 물질이 침범 못하게 하기 위해서 그 작용이 더 왕성한 것으로 추측된다.
⑤ 혈액 중에 산(酸)을 다량으로 흘러보내 췌장으로 하여금 다량의 당분을 혈액 중에 내보내게 해서 간접적으로 태아에게 영양을 공급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여겨진다.
⑥ 췌장을 견제하여 함수 탄소 외의 물질 대사를 왕성하게 하고 특히 신의 작용을 촉진하여 석회 물질 대사를 왕성하게 해서 태아의 뼈를 생성하게 한다고 볼 수 있다.
⑦ 신맛은 수렴성을 지녀서 에너지의 손실을 막는 힘이 있다고 본다.
짠맛과 신
짠맛과 신(腎)의 관계는 다음과 같이 몇 가지 설명을 덧붙이면 쉽사리 이해될 수 있다.
① 몸 안의 염분이 땀을 통해서 조금 배출되는 외에는 대부분은 소변으로 배설된다.
② 염분은 여러 가지 물질을 부드럽게 하고 녹인다. 싱싱한 야채에 소금을 치면 후줄그레해지는 것과 같은 이치로 인체 내에서도 혈구(血球)와 조직의 세포에 대해서 이와 비슷한 작용을 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피를 토할 때 소금물을 먹으면 진정되며 간질이 발작할 낌새가 보일 때 소금물을 먹으면 무사히 넘어가는 수가 있다. 이것으로 염분이 혈액의 활발한 순환력을 부드럽게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혈액이 순환하는 힘을 견제하는 것은 불을 이기는 물(水克火), 곧 신의 작용이요 근육이 뻣뻣해지는 것을 부드럽게 하는 것은 간이 근육을 맡고 있으므로 간을 돕는 것이 신의 작용인 것으로 보아(水生木) 역시 염분의 작용이 신에 속함이 틀림없다.
③ 음식물에 염분이 많은 것을 요구하는 사람, 곧 짜게 먹는 사람은 대개 정력이 왕성하지 못하고 성적 활동이 부진하고 체질이 정적(靜的)이다. 짠맛을 지닌 물질이 삶의 힘을 억제하는 것은 사실이다. 삶의 힘을 억제하는 것은 음(陰)이요, 음은 물(水)이요, 물은 신에 속하니, 짠맛을 지닌 물질의 작용이 신에 지배를 받는다는 결론이 나온다.
④ 염분을 많이 섭취하면 그에 다라 물을 많이 마시게 된다. 물을 요구하는 것은 바로 신이다. 서양 의학의 간이 요법에 화상을 입었을 때 기름(유기물에서 추출된)에 소금을 개어 바르면 잘 듣고 밥이 탈 때 불 위에다 소금을 뿌리면 탄내가 안 나는 것도 거짓말 같은 사실이다. 이것은 물은 불을 이기는(水克火) 원리 또는 물과 소금의 관계를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있다.
⑤ 어떤 여자가 아이를 낳은 뒤에 몇 개월 동안 소금기라고는 전혀 입에 대지 않고 맨밥만 먹는 것을 본 일이 있다. 이것은 아이를 낳을 때 피를 많이 쏟아서 그것을 보충하려고 염분의 섭취를 거부한 것이 아니낙 추측된다. 곧 소금이 피를 굳게 하는 작용을 하는데, 피가 모자라니까 굳어지는 것을 피하고 삶의 힘이 활발하게 움직이도록 염분을 거부한 것이다.
⑥ 부종(수종)은 신장병이 원인으로, 수분과 염분이 지나치게 몸 안에 많이 쌓여서 수혈증(水血症), 과염혈증(過鹽血症)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보인다.
싱거운 맛과 신
싱거운 맛(淡味)은 특징이 없는 맛이지만 맛이 전혀 없는 것과는 다르다. 그 까닭은 싱거운 맛을 지닌 것도 맛의 느낌으로 그 종류를 구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백복령(白伏令)이 싱거운 맛을 지니고 있고, 토마토는 싱거운 맛에 단맛이 섞여 있다. 이렇게 담백한 맛을 가리켜 싱거운 맛이라고 한다. 싱거운 맛을 지닌 것은 배설을 잘 되게 한다. 싱거운 맛도 역시 신에 관계된 맛이다. 백복령은 소변에 좋고 수박도 훌륭한 이뇨제이자 열을 식히는 약이다.
토마토도 서양에서 식이요법에 중요한 몫을 차지하고 있어서 소모병(消耗病)과 특히 뼈의 질병에 좋다고 하는데, 뼈는 신에 속하는 것이다.
3. 각 장기와 관련된 인체의 여러 가지 생리적 현상 및 외부의 현상(도표)
첫댓글 산야초를 공부하다가 이런 책도 비로소 재미있게 보게 되더군요. 자연계에는 어떤 일정한 변화의 패턴이 있고 그 패턴을 체계화한 아주 뛰어난 학문이 역학이라죠. 학원사에서 펴내었고 조헌영 지음, 윤구병 주해 [한방이야기]에서 일부만 발췌, 편집하였습니다. 농사나 요리에도 이런 안목이 적용된다면....
아주 중요한 상생의 순환 원리입니다^^ 이론에만 머물지 말고 실천해야는데...그거 쉽지 않은 거 아시져? ㅎㅎ 좋은 자료, 고맙슴다아^^
히히~ 어렵긴 어렵넹 =^^= ㅋㅋ
아이고 화면 해상도를 1600x1200으로 해서 보아서 그러나 표에 있는 한글과 한자가 잘 보이질 않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