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서 자신의 진짜 계급이 아닌 가짜 계급을 다는 것을 속칭 '마에가리'라고 한다.
보통 헌병들이나 조교들 혹은 위병소 근무자들은 계급을 높이 달고 근무를 서거나 업무를 본다.
계급을 실제 보다 높이 달아야 권위도 서고 상대방이 받아들일 때 느낌이 틀리다. 중요한 건 본인이 하고 싶어서 하는 것도 있지만 대부분 위에서 지시하기에 얼쩔 수 없어서 한다.
예를 들자면 병장을 단 쫄병이 예비군이나 훈련병에게 다가가는 것과 상병은 다르다. 어쩌면 군인의 이미지는 계급이 만드는 것이다.
이건 어떤 브리핑이나 안내장교를 배치할 때도 그러한데 실제 계급을 달고 안내를 하겠지만 과거엔 안그런 경우도 종종있었다.
과거 예비군 훈련을 받으러 가는데 일반적으로 본부중대나 포대장은 중위고 일반 중대나 포대는 대위였는데 숫자는 본부포대가 제일 많고 주특기도 다양했다.
그러다 보니 중위는 계급장을 대위로 바꿔달고 예비군을 통제했었다.(뭔가 어색했지만 예비군들은 모르고 지나갔다.)
그런데 이 장교는 실수를 하고 말았다.
훈련 마지막날 대대 측지 장교인 중위에게 존댓말을 하는 걸 나는 옆에서 들었고 현역기간병들에게 조용히 물어보니 아니나 다를까 예비군 훈련 기간 말을 안듣는 사람들과 병력통솔을 위해 변장을 한 것이다.
하긴 나도 이등병 때 옆부대에 업무나 심부름을 갈 때 밀리지 말라며 일등병을 달았다. 그건 가짜였지만 진짜 일등병이 된 듯한 착각에 빠지고 마음도 일병이 되었다.
부대에 병력이 없다 보니 상병 때 부터 내무반장도 했고 행사나 훈련 때 지휘관과 함께 나가서 참여를 하면 당시 방위병들이 상병 때 견장을 차고 다니는 경우가 많다보니 훈련소가 달랐던 타부대 일이등병들이 반말을 하다 우리 부대원에게 드잡이질을 당한 적도 있었다.
결국 상병이나 병장 계급장을 남들보다 진짜로 일찍 다는 일이 벌어 졌다.
난 모병사병도 아닌데 남들보다 진급을 두.세달 빨리 했고 좋은 점도 있었지만 행사나 업무에 늘 불려 다녔다.
장교들이나 지휘관은 꼭 병장을 찾고 부대에서 뭔일만 터지면 왕고참(가장 밥그릇이 많은 병사)을 찾는 통에 부담이 컸었다.(부대 왕고참 생활을 13개월 동안했다.)남들은 풀린 군번이라고 했지만 난 늘 불리어 다녔고 상병시절 타부대 병장이나 하사가 하는 일을 겪었다.
군대에서는 왕고참 보다 넘버 투나 넘버쓰리가 좋은 것이란 걸 그때 알았다.
아무튼 군대에서 계급을 속이는 건 보여주는 것 때문이며 기타 부착물도 그래서 달고 다닌다.
이렇게 엉터리 같고 보여주기 좋아하는 군대도 실제 조사를 하거나 보고를 할 때는 헌병이든 조교든 실제 계급장과 휘장을 달고 나온다.
얼마전 간호장교인 조여옥 대위가 청문회에 출석을 하면서 왼쪽 가슴에 패용하는 약장을 엉터리로 달고 나와 말들이 많다.
일개 병졸들이 예비군 아저씨나 병력들 기싸움 하는 장소도 아니고 사실을 증언하는 장소에 정복을 입고 나오면서 실수를 저질렀다. 실제 군생활을 하다보면 장교들의 병과 휘장이나 약장이 뭘 뜻하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긴 하다.
그러나 자신이 입은 군복에 뭐가 달렸고 그것이 어떤 의미가 있고 어떤 용도인지 안다면 이런 실수는 하지 않았을 것이다.
가장 중요한 건 군복을 입은 군인으로서 처음 임관할 때 그 마음처럼 안일한 불의의 길보다 힘든 정의의 길을 가는 것이 장교의 도가 아닐까 생각한다.
때문에 사실에 입각한 증언을 하였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여론은 상당히 냉정하다.
그만큼 조대위의 행동들이 못 미더운 것이고 이는 대한민국 군대가 만들어 온 잘못된 풍토라 본다.
약장은 잘못 달았더라도 조대위의 증언이 사실이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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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부착한 약장 논란을 보면서
fd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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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2.31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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