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샌 생각이 세월을 따라 잡지 못하는것 같다 잠시 생각을 잊으면 세월은 어느새 저 만큼 가버리고 닭 쫓던개 지붕쳐다 보듯 멍하니 바보가 되는것 같다 고놈의 세월 참!
한달전 8월말에 뜻하지 않은 가벼운 부상으로 산행을 못 하다가 어제 토욜 동기 벗들과 화왕산 억새 구경을 하고 오늘은 뒷산 팔공산 산행에 나섰다.
집에서 보면 바로 앞에 보이는 장군바위를 경유 서봉에 오르는 산행이다. 집앞이라 아침에 느긋하게 10시반경 집을 나서 수태골 주차장에 차를 두고 수태골쪽에서 출발이다.
산행 으로는 다소늦은 시간이라 모든 주차장이 가득한데 새벽같이 와서 산행마치고 간 차량 빈곳이 더러 있다.
날씨는 옅은 햇볕에 바람도 없는데 춥지도 덥지도 않은 딱 산행하기 좋은날이다 15분정도 수태골 골짜기 따라 오르다 보면 왼쪽 길옆 최선생 묘비가 보이는데 그쪽 따라 진행이다. 평탄한 숲길을 조금오르다 보면 몰흐르는계곡 산행이 한참이어 지는데 지난번 태풍이 진짜 무서운 놈 이었는지 제명까지 못 산 나무들이 픽픽 쓰러져 있다. 산행 종료할때까지 온산에 널부러져 있음.
골짜기가 끝날 무렵 능선쪽으로 길이 있는데 이쪽은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는지 길이 뚜렸하지 않다. 사람하나 없는데 멧돼지가 생각나 스틱을 꺼내 딱딱 치면서 오르는데 멧돼지 식량인 도토리가 엄청많다. 이쪽에 사는 다람쥐와 멧돼지는 굶어 배고플일은 없을것 같다.
다소 능선이 가파르다고 느낄쯤 우람한 바위 덩어리 들이 눈앞을 가로 막는다 장군바위다. 어마한게 팔공산에도 이런게 있었나 싶다. 기어오르고 내리기를 좋아하는 등산객을 위해 7ㅡ8 미터 정도의 줄까지 설치한 배려깊은 공원관리 사무소. 그줄 없으면 장군바위 정상뒷편쪽에서 오를수는 있어도 내려 가지를 못하니~~
장군바위 부근에서 대여섯 사람을 만났다. 올라 오며 사람하나 보지못해 쓸쓸(?)했는데 마주치니 반가웠다. 아마도 이쪽에 자주 오는듯 이쪽 사정을 잘안다.
장군바위 지나고 부터는 서봉 까지 온통 암릉 위를 걷는다. 오르고.내리고.매달리고.폴짝뛰고 암릉의 진수를 만끽한다. (우회길도 있음) 팔공산 전체 조망도 탁트였다. 또 다른 팔공산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바위에 감탄 하며 오르는데 옛생각이 난다. 거의 15년전쯤 아닐까. 산에 반 미쳐 정신없이 이산저산 다닐때 최선생묘쪽으로 올라온 기억이희미하게 나는데 그땐 장군바위가 있었는지 기억도 없다. 그때는 오르는데 힘이 들어 주위를 돌아볼 틈도여유도 없었다.
전국의 산을 돌아 다니며 많은 바위와 암릉을 봤는데 오늘 이 바위를 찬찬히 보니 온통 암릉덩어리 인데 다른산에 비해 전혀 꿀릴것 없는 바위라는 생각이 들었다.
장군바위를 지나 암릉길따라 완만한 세개의 바위 봉우리를 탐험하듯 넘어 서면 서봉 바로 밑인데 약 10분여를 다소 가파르게 오르면 정상이다
정상쪽 부근에서는 아직은 철이 아닌데 별난 한두놈들이 지 잘난듯 옷을 갈아 입고 있었다. 빨리 피면 빨리 지는줄 아는지 모르는지...
정상바로 밑 전망좋은곳에서 간단한 점심을 한다. 밥은 없고 빵과 우유로 떼운다 늘 하던 막걸리는 오늘은 없다. 나 바로 밑에 식사 하던 반야월에서 왔다는 남녀가 컵라면을 먹는데 별미겠구나 생각이 드는데 빵먹고 있는 나를 보고 먹기 미안 했던지 커피 한잔을 타주네...
원래는 서봉찍고 파계사쪽 톱날 능선을 거쳐 내려올 생각 이었는데 장군바위쪽이 너무 멋있어 원점 회귀로 생각을 바꾸고 하산한다.
오를때는 암릉 위로만 올랐지만 내려 갈때는 우회길도 있어 그쪽으로 내려 오다가 장군바위에서 다소 머문후 올라올때쪽 길이 아닌 우측길로 하산한다. 그길은 초반에는 다소 가파른데 능선따라 내려 오다가 계곡으로 접어 들면 편안한 나드락 길인데 한참을 내려 오면 순환도로 옆 동치골 주차장이다. 1시간20분 정도가 걸렸다.
장군바위쪽으로 서봉을 갈려면 최선생묘쪽 보다 동치골 주차장쪽에서 촐발하는게 길도 좋고 훨씬 나은것 같다.
도립공원? 그전 신녕재쪽 산행때도 느꼈지만 갈림길이나 그외 헷갈리는 등로에 이정표가 너무 없다. 시그널 이라도 있으면 그나마 나은데 이정표도 시그널도 없는곳이 한두군데가 아니다. 나도 다소 헷갈려 잠시 잠시 알바도 했지만 어떤곳은 길도 희미하다.
국립공원이 되면 대대적 정비를 해 나아질지 모르겠지만 다른지역의 산에 비해 너무 허술하니 대구시민이나 외지에서 온 사람들이 헤매지 않도록 정비를 했으면 싶다.
둘째 동생? 맡이격인 동봉에 치여 많은 산객이 찾지는 않지만 장군바위 및 암릉능선을 보유한 멋진곳이다. 15년여 만에 올랐지만 새삼 팔공산에 이런곳도 있구나를 실감한 날로 다시 한번더 올라 보고픈 코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