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똥벌레는 순우리말로 '반딧불이', 한자로는 ‘형화螢火’라고 하는데 중국의 고사성어 ‘형설지공螢雪之功’에서 나온 말이다. 기름 살 돈이 없어서 등불을 켜지 못하고 반딧불이의 빛으로 책을 읽고 벼슬에 성공했다는 신화에 가까운 고사성어. 안 보았으니 알 수 있나? 그렇다면 과연 반딧불이는 책을 읽을 만큼 환한 빛을 낼까? 결론만 말하자면 YES! 반딧불이는 내뿜는 빛의 90%가 가시광선으로 바뀌는 생물발광Bioluminescence에, 인간의 시감도Visibility가 가장 높은 510-670nm의 연두색 영역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과학적으로 '냉광'이라고 한다. 놀랍게도 가장 적은 에너지로 가장 적은 열을 발산해서 가장 밝은 빛을 내기 때문에 충분히 이론상으로는 형설지공이 가능한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문제는 빛이 아니라 밤낮으로 책을 읽을 마음이 없는 사람일 것이다.
-문은배, '색을 불러낸 사람들' 중에서
첫댓글 다슬기 먹이삼아 6번 껍질을 벗는 고통을 감수한 반딧불이.
고작 보름정도 빛을 발하고 후손을 위한 짝짓기와 함께 생을 마무리하는 반딧불이.
숭고한 빛을 발하고 가는군요~~
선배님 서재이신가요?
서재란 표현이 부끄러운...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