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랜만에 선유가 없는 날이다.
이번에도 친가집인 담양에 제 부모가 데려 간 것이다.
금요일 밤 9시를 조금 넘어서 제 부모가 왔을 때, 선유는 한참을 바라보기만 하였다.
그리고는 쇠가 자석에 이끌리듯이 착 달라 붙어 버렸다.
딸부부도 우리도 되도록 헤어지는 모습을 보이려 하지 않지만 그 애들이 떠나고 없을 때,
선유는 허전함을 느끼듯 우울해 보이는 모습을 보이고, 하루 정도 지나면 이내 평상의 모습으로 돌아온다.
오늘도 오후에 선유를 데려다 놓고는 딸 부부는 바로 떠날 것이다.
이번에도 적응할 것이지만 평범하고 되풀이 되는 이런 만남과 헤어짐이
내년에 선유를 데려 갈 때까지 무난히 되풀이 될지는 알 수가 없다.
이제 무엇을 붙들지 않고도 몇 분간은 서있을 수 있게 된 것보다도 훨씬 앞서서
선유의 지능이 발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유가 없는 것은 바람의 풍향이 바뀌는 짧은 순간의 바람이 가라앉는 그러한 조용함이다.
조심스럽게 일어나 발끝을 들고 걷다가도 선유가 없음을 깨닫고,
“아 오늘은 이렇게 하지 않아도 되지.”하면서 혼자서 싱거운 표정도 지어 본다.
아무튼 오전 중에는 다른 날보다 한가한 날이 되었다.
그래서 선유가 없는 이 시간에 딱딱한 공지 글이 아닌,
적어도 이 일기를 읽어 주면서 따뜻한 마음을 전해 주어서 까페를 계속하게 할 수 있는 힘을 주시는
고마운 회원님들에게 까페의 운영에 대해 인간적인 말을 써야겠다.
나는 정말로 보잘 것 없는 인간에 불과한 사람이다.
아들의 결혼식에 참석해 주셔서 직접 내 모습을 본 분들은 어느 정도 짐작을 하겠지만,
성격의 결함으로 인해 이곳저곳 전전하던 나는 퇴직시에는 정말 보잘 것 없는 공무원을 하다가 퇴직을 했다.
학벌도 친구도 없고, 취미로 이렇게 글을 쓰지만 내 글 실력이 어느 정도 인지도 나도 모른다.
이렇게 써가는 글을 그나마 읽히는 것은 이제는 결코 작다고만 할 수 없는 까페의 주인이기 때문이다.
12천명이 넘는 회원이 등록 되있지만 그저 영화를 올려 놓기에 보려고 오는 분은 그래도 순수한 분이고,
거의가 자신의 까페나 블로그에 내가 올려 놓은 영화를 퍼가기 위해서 오는 사람들이다.
이 까페에 영화가 없다면 과연 몇 명이나 올까 생각하며 쓴 웃음을 지어본다.
쉽게 말하면 나도 이 까페에 오는 사람들이 내 글을 읽으러 오지 않는 다는 것은 안다는 말이다.
그리고 또 순전히 글을 올려서 사람을 모을 수 있는 사람이 많지도 않은 것도 알고 있다.
장편의 글을 써서 자신의 실력을 드러낸 몇 분의 작가들을 제하고는
짧은 글을 대표하는 시와 다른 글을 쓰는 분들의 실력을 알아 볼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연탄재 발로 차지마라” 운운하는 ‘안도현’ 시인의 시는 광고에 인용될 정도로 엄청 반응을 일으키고 있지만
그 글을 다른 무명시인이 썼다면 그렇게 반응을 했을까?
더구나 나 같은 사람이 그런 시를 썼다면 읽어 주기나 할까?
결국 글도 내용과 작품이 아닌 문인의 레벨로 읽는 것이돼버렸다.
정리해서 말하면 자신의 글을 블로그나 까페에 올려 놓아 회원을 유치할 사람은 몇 않 된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보다도 무명인인 내가 이렇게 회원을 유치한 것은 철저히 많은 수의 영화를 올려놓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영화가 사라진다면 이 까페도 고사되고 말 것이다.
그간 너무 바빠서 까페의 게시판을 돌아 볼 시간도 없던 내가 며칠 전 우연히 게시판을 둘러 보았다.
그랬다가 그 자리에 주저 않을 정도로 충격을 받을 일을 발견하고 말았다.
이 까페의 주력 동영상인 ‘이미지 쉑’의 동영상이 버퍼링만 하고 플레이 되지 않는 것이다.
한두개가 아니라 거의 모든 동영상이 그렇게 되고 있었다.
하늘이 노래 지는 심정으로 내용을 알아보니, 그 동영상이 있는 ‘이미지 쉑’이란 서버에서
유료회원을 유치하기 위해서 무료회원이 올려놓은 동영상의 ‘송출 대역폭’을 대폭 축소해 버린 것이다.
한참 동안 이 일기의 댓글에 감사의 댓글을 올리지 못한 것은 충격이 너무나 컷기 때문이다.
이제 정말 까페도 끝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이 일기를 올려도, 까페지기의 체면을 세워 주려고 읽어 줄 사람도 없어지겠구나하는 절망감이 들었다.
며칠간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주저앉아 있다가 생각해 보았다.
이렇게 주저앉기에는 그간 공들여 온 세월이 너무 억울했다.
최후의 순간 까지 버티어 보자는 마음이 들었다.
‘유투브’의 히트 이후에 우후죽순 처럼 동영상을 유치하던 인터넷회사들이
이제 거의 문을 닫아 버리거나 서비스를 중단했다.
그나마 남아 있는 것은 ‘데일리 모션’이라는 남미에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서버뿐이다.
그 서버마저 서비스를 중단하면 이제 정말로 이 까페 뿐만 아니라 지구상의 어느 까페에서도
영화를 볼 수 없이 될 것이다.
그 많던 포털들이 서비스를 중단한 것은 동영상응 유치하는 비용에 비해 수입은 형편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유저들이 올려놓는 동영상이 거의 ‘시인의 파라다이스’에서 올려 놓는 동영상처럼
저작권을 요구하는 영화들이라 별 수입도 없이 거대 영화사들을 상대로
저작권 싸움에 휘말리기 싫기 때문일 것이다.
마지막 날까지 버티리라고 생각하면서 ‘데일리 모션’ 에 열심히 동영상을 올려 놓기는 하지만
‘데일리 모션’은 저작권을 요구하는 영화를 가리기 보다는
자신의 서버에 없는 영화를 가려서 받기 때문에 개봉 몇 년이 지나서
저작권을 요구하지 않는 영화를 가려서 올려놓는 내 영화들은 올려 놓자마자 거의 거부 되고 있다.
저작권의 개념이 없이 자신의 서버에 없는 영화만을 받고 있는 ‘데일리 모션’의 속셈은 뻔하다.
동영상 파일을 받을 만큼 받아 놓고는 잠수 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사태까지 온 것은 광고수입을 올리기 위한 까페를 만들기 위해서
저작권을 요구하는 영화만을 골라서 올린 까페들의 책임이고,
그런 영화만을 찾아서 보는 네티즌들 때문이지만 말려서는 되는 일이 아니다.
단선의 철로에서 마주 오는 브레이크가 고장난 2개의 열차가 충돌하는 것 같은 결과만 남았을 뿐이다.
지금 ‘데일 모션’에서 거부되는 신청 영화를 까페의 ‘신청 영화관’에 올려놓고 있지만 신청자는 많지 않다.
하지만 세계의 모든 서버에서 서비스를 중단한다면
까페에 오고 영화를 보고자 하는 회원들에게 서비스 해 주는 방법은 그 방법 외에는 없을 것이다.
거기에 있는 영화는 메일에 올려놓은 영화이다.
댓글로 신청한 것을 보고 운영자님이 신청회원님에게 전달해 주는 것이다.
내가 부탁하는 것은 회원님들은 더구나 이 일기를 읽어 주는 고마운 회원님들은
적어도 메일에 올려놓는 동영상을 다운할 실력과 다운한 영화가 정상적으로 플레이 되지 않으면
모든 동영상의 플레이가 가능한 ‘곰플레이어’를 설치할 실력을 갖추었으면 하는 것이다.
운영자님이 영화를 공유해 주다가 놀랬다고 한다.
“그 분은 아주 커다란 블로그를 가진 분인데, 메일에서 동영상을 다운 할 줄도 모르는 것에 놀랬다.”는
말을 들었다.
언제가 되려는지 모르지만 멀지 않은 시간 내에 까페의 동영상을 클릭 하나로 볼 수 있는 시대는 끝이 난다.
그런 날이 되면 회원 거의가 비활동회원이 될 테지만
그래도 이 까페에 오고 싶어 하고 세계의 어느 누구보다도 영화를 많이 보유하고 있고,
어느 누구도 따라 올 수 없는 영화를 검색하고 구할 수 있는 나의 서비스를 받고 싶은 회원만 남을 것이다.
내가 어떻게 이런 길로 들어서게 됐는지 알 수가 없다.
되돌아가기보다는 종말이 되더라도 앞으로 갈 수밖에 없는 길로 들어선 것에 많은 갈등을 했다.
그 동안도 열심히 내 글을 읽어 주고 댓글 주신 회원님들이 너무 너무 고맙다.
그 분들에게 감사드리며 더는 까페에 사람이 오지 않는 그러한 날까지 까페를 지키겠다고
다시 한 번 결심해 본다.
..중독이 되 버렸는데 ....세상의 모든 것들은 흘러 가고 변 합니다. 또 그래야만 하는 것 아니 겠어요? 전 개인적으로 영화 매니아는 아니고 이 카페에 마실 올 때도 영화보러 온 적은 아주 드문 편입니다. 혹 홀로코스트 연관/아우슈비츠 유태인 관련 영화들이 있나 컴맹의 실력으로 검색을 해본적은 있지만 별로 성공적이진 못했구요. 그러나 저에겐 정든 카페이고 제일 발걸음을 많이 하는 곳입니다. 보리수님의 말씀에 기분이 우울해집니다만 단 한사람만의 회원이 남아 있더라도 최선을 다해 [방랑하는 마음]을 함께 지키는 분들이 있다면 저도 끼워 주시기 바랍니다. 이제 더위는 긴 꼬리를 드리우고 벌써 또 한 계절의 언덕 너머로
제 솔직한 심산으로 마지막에 남는 회원 중의 하나는 님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미지쉑 동영상이 반신 불수가 되어 있는 동안
회원의 발길이 뜸해져서 많이 우울 했답니다.
진정으로 까페를 아껴주시는 님같은 분의 기원으로
이미지쉑 동영상이 살아 났네요.
다신 회원들의 발길이 많아 졌습니다.
어려운 시기를 맞고 보니 진정한 사람도 알게 됩니다.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이사를 꼭 해야만 하는 상황이라 4월에 부동산에 내어놓고...
여러가지로 끌탕하다가 지난 7월17일에 극적으로 팔고 이번달 16일에 이사를 했습니다.
매도자가 우위라 날짜를 계산할 상황도 아니었고 정말 여러가지로 극적인 상황이 많았지요..
성격상 어떤 한가지가 마무리되지 않으면 아무일도 못하는 터라...그동안 영화는 거의 보지못했지요.. 보다가도...어느순간 제가 다른생각을 하고 있는때도 있었고...
그나마 선유는 보는동안 마음을 편하게 해주어 빼놓지 않으려고 노력했었는데...
오늘에서야 거의 마무리가 되고 이렇게 편안한 마음으로 들어와보니...
그간 보리수님이 많이 힘드셨겠습니다.
아직 수양이 덜된 이기심으로 ' 어이쿠나 영화를 못보는 날이 올지도 모르니 빨리 봐야하겠구나..'
이런 생각을 순간 하다가 많은 분들의 댓글을 보고 ..
이렇게나 많은 분들이 보리수님과 이 카페를 사랑하고 계시는것을 보고 저의 무한한 이기심을 반성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보리수님과 이 카페를 사랑하시는 모든분들에게 행복있으시길...
만난 이유가 영화였지만 지나다 보니 인간적인 정이 든 분들이 적지 않군요.
그래도 영화가 없다면 이까페에 일부러 오기가 쉽지 않겠지요.
하지만 다른 까페는 멀쩡한데, '방랑하는 마음'만 문을 닫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직접 영화를 인코딩해서 올리는 몇안 되는 까페로서
사실은 매 나중까지 남아 있을 까페지요.
세태가 변하는 것이 안타까워 인간적으로 마음을 토로한 것이 많은 걱정을 드렸나 봅니다.
이미지쉑도 다시 살아 났고,
격려하는 사람들도 있고,
새로운 각오로 출발 하렵니다.
늘 주시는 관심 감사합니다.
일상처럼 되어버린 <방랑하는 마음>카페에 들르기..
이번 여름에는 너무 더워 아무 것도 하지 않느라
이미지쉑이 안되는 것도 모르고 지냈어요.
그동안 선유가 얼마나 자랐나 보고싶어 들어왔더니,
그런 힘든 일이 있었네요.
저는 영화가 없어도, 보리수님 글이랑 선유보러 올께요.
정말 몇분들은 영화를 보지 않고,
선유일기를 보시러 왔다고도 생각됩니다.
정말 감사 감사합니다.
우연한 기회에 가입하게된 카페 "방랑하는 마음"... 영화를 무척이나 좋아 하기에 가입과 동시 고전영화 몇편을 섭렵하고나나 일어나는 궁금증, 이런 카페를 운영하시는 분은 어떤분일까? 그래서 읽어보게된 "선유는 자란다"
촛불을 생각하게 하는 보리수님의 사고를 닮고 싶군요. 자신의 생각을 글로써 표현하는 능력은 아무에게나 있는것은 아닐진데 글솜씨까지 훌륭하시군요. 은퇴와 함께 찾아온 여유로운 시간들, 가능한 자주 들러야 겠군요!
자세한 내용은 모르겠지만 운영에 어려움이 있으신듯 하군요. 현명한 판단으로 극복해 주시기를 기원합니다!
이카페를 사랑하는 많은 회원들의 바람으로 생각됩니다. 건강 하십시오!
가입하신지 얼마 되지 않는 회원이군요.
저는 급한 것이 없기에
까페를 키운다고 정도를 어듯난 길을 가지 않을 것입니다.
이제 자라는 티없는 선유의 할아버지이니까요.
앞으로도 많은 성원 주세요. 감사합니다.
이글을읽어면서 보리수님의 애정과 노고와 번뇌가 느껴집니다 저도가금 영화를 보기도하지만 서버에 관해서는 참으로 무지한 백성이라 가끔 재생이 안되는 영화는 그냥 건너뛰기하곤했는데 나름의 고충이 많습니다.
그래도 보리수님의 카페에 회원이 늘어나고 또 입소문이 나고번창하는 것은 나름 노력의 산물이것지요
저는 카페운영에 대해 정말 부끄럽지만 무지한지라.. 무어라 말씀 못드리지만 누군가 한 사람이라도 이곳에서
어떤것에 상관없이 감흥을 느낀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히 보리수님은 카페 주인장으로 기운 내어야합니다
홧팅하세요 !!
까페 운영에는 생각보다 복잡한 문제들이 많습니다.
무엇보다도 사람이 오게 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고,
그러자니 과거에는 음악으로 현재는 영화를 올려 놓고
사람이 오기를 기다라죠.
그리고 보이지 않는 경쟁도 치열하합니다.
그리고 다음처럼 어느 포털이나 제공하는 100기가의 공간을 주어 놓고
갖은 방법으로 박해를 가하는 실질적인 적도 있고요.
신경을 쓰지 않기로 했지만 까페 등급이 많이 상향됬으리라고 생각한
이번 주에 형편 없이 하향 조정했네요.
애초에 다음에 까페를 만든 것이 잘못이지만....
늘 주시는 관심 감사합니다.
저는 사실 영화도 자주 안보고 카페 활동 같은 것 전혀 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우연히 이곳을 알게 된 후...메일 확인 하고 자연히 열어보는 곳이 되어버렸습니다...늘 느끼지만 많은 애착을 갖고 계신 보리수님의 심정이 확연히 느껴집니다...열심히 들르는 것으로 수고에 보답하겠습니다...선유의 모습보는 것 또한 아주 큰 가쁨이구요~~~기운내시고 힘내십시요.
저는 영화를 올려 놓아 회원을 유치했지만
본 마음은 중년들이 대화 하는 곳을 만들려고 한 것입니다.
제 글은 낙서지만 그래도 유명 시인 보다 진심을 쓴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많은 성원 주세요.
카페가입한지도 꽤 된거같은데 활동이 너무 미미했던점 사과드립니다
보리수님 화이팅하세요
가입한지도 며칠 안됐고 인터넷으로 영화 보는 것도 처음이라 ...그냥 보이면 보이는데로 안보이면 또 그런데로...
무료할 때 명화 한편 감상할 수 있음에 감사드립니다. ^^
영화를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즐겁게 감상하고 있습니다.
힘 내셔요 *^^*
지금에서야 지기님의 고백같은 글을 보았습니다.
차라리 이런마음이 아니셨더라면, 그렇게 힘든과정을 겪지않으셨을것 같은데요.....
어린왕자같은 순수함이 왠지 동료의식을 갖게하네요. 우선 마음쓰임이 있어도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제가 영화를 좋아하고 보는 이유는 타인의 삶이나 과정들,
그리고 관점이나 장소가 다를지라도 거기에서 느껴지는 감동때문입니다.
주시는 감동들 가슴속에 담아 힘드실때마다 성원해드리는 이들이
항상 있다는걸 잊지마시고 힘을 내시기바랍니다.
글을 잘 쓰는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자신의 마음을 얼마나 잘 전달하는가가, 중요하다는 점에선 지기님의 글쏨씨는
단연 베스트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