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이동식 제과점 - 빵차
오늘 한국 뉴스를 보니, 한국도 기온이 영하 10도까지 떨어져 굉장히 추워진다고 하네요. 북경 역시 전형적인 북방(北方)의 겨울철 날씨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연일 계속 불어오는 거센 찬바람으로 사람들은 바깥 외출을 삼가는 것 같습니다. 인적이 드문 길거리에서 바람의 흔적을 따라 이리 저리 휩쓸려 다니는 빈 과자 봉지만 마냥 신이 난 것 같습니다.
오늘은 우리 블로그 부부가 사는 동네의 "이동식 제과점" 에 관해서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지역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매주 정기적(화, 목, 토)으로 오후 3시 무렵부터 오후 6시 전후까지 동네 재래식 시장의 입구에 자리를 잡고 맛있는 빵과 과자들을 판매하는 "이동식 제과점" 인 빵차는 동네 주민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답니다.
점점 추워지는 겨울철, 주민들은 멀리 가지 않고도 동네에서 쉽게 빵과 과자를 구입할 수 있어 편리하다고들 합니다. 게다가 빵과 과자의 맛까지 신선하고 좋아, 그야말로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훌륭한 아침 식사대용으로 꼽을 정도랍니다. 블로그 안주인도 빵을 좋아해서 이곳의 이동식 제과점을 자주 이용하는데, 주요 고객으로는 할아버지와 할머니 등 비교적 연세가 지긋하신 분들이 많으신 것 같습니다.
이곳에서 판매하는 빵과 과자의 종류는 대략 20 여 가지가 된답니다. 카스테라와 페스트리 등 서양식 빵과 과자는 물론, 중국의 전통 과자들이 속에 들어가는 소(餡)에 따라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답니다. 보원재(寶圓齋)라는 식품회사에서 제조하는 신선한 빵과 과자를 "샹처(廂車 - 뚜껑이 있는 상자 형태의 차량)" 에 담아 이 동네 저 동네를 옮겨 다니며 판매한다고 합니다. 물론 중국의 일반 계량 단위인 근(斤)으로 판매를 하지요. 보통, 한 근(斤)에 저렴하게는 4위안(550원)에서 비싸게는 6위안(830원) 정도 한답니다.
그럼, 어떤 맛있는 빵과 과자들이 있는지 한 번 구경해 보겠습니다.
"이동식 제과점" 인 빵차의 전경입니다.
"이동식 제과점" 의 판매원 아저씨들이 하얀 가운을 입고 손님을 맞이하고 계시네요.
공정한 계량을 위해 표준형의 전자저울을 사용한답니다.
차량의 겉에는 판매하는 빵, 과자의 이름과 가격을 적어놓은 간판이 걸려 있습니다.
위에서부터 차례로 한 번 훑어볼까요?
1. 펑미딴까오(蜂蜜蛋糕) - 벌꿀 카스테라.
2. 따딴까오(大蛋糕) - 큰 덩어리로 되어 있는 카스테라.
3. 하이미앤딴까오(海綿蛋糕) - 스펀지 카스테라.
4. 이핀쑤(一品酥) - 바삭하게 구운 일품 과자.
5. 또우샤빠오(豆沙包) - 단팥빵.
6. 쯔라이홍(自來紅) - 월병의 일종으로, 표면에 달걀 등의 즙을 발라 약간 노르스름하게구워낸 중국 북방지역의 일반적인 월병 형태.
7. 싸치마(薩其瑪) - 중국 동북 지방 과자의 하나로, 밀가루와 설탕, 계란을 함께 반죽하여 폭을 좁게 잘라 튀긴 후, 물엿으로 굳혀 큰 덩어리로 만든 다음 두께 5센티, 폭 10센티 정도의 장방형으로 잘라 그 겉에 매실이나 말린 과일 등을 잘게 썰어 뿌린 과자.
8. 치쑤(起酥) - 밀가루를 반죽하여 쉽게 벗겨지는 겹겹층으로 만든 파이. 한국의 "애플파이" 과자와 비슷한 느낌이 들지요.
9. 타오쑤(桃酥) - 호두를 넣어서 만든 바삭바삭한 과자.
10. 미앤빠오쑤(面包酥) - 빵을 튀겨 만든 바삭한 과자.
11. 니우셔빙(牛舌餠) - 소의 혀 모양으로 구워 만든 빵. 이 빵을 자주 먹으면 머리카락이 하얗게 새는 것을 예방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12. 쑤피(酥皮) - 과자의 부서지기 쉬운 껍질. 왜 과자의 부스러기를 파는지는 정말 모르겠네요. 빵가루 대용인가?
13. 미앤빠오(面包) - 빵의 총칭입니다.
14. 딴황파이(蛋黃派) - 계란 노른자가 들어간 커스타드 파이.
15. 치아오커리파이(巧克力派) - 초콜릿 파이.
16. 라오포빙(老婆餠) - 쑤빙(酥餠 : 바삭하게 구운 과자류)의 일종으로, 여기에서 "라오포(老婆)" 는 할머니가 아니라 "마누라, 아내" 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럼, 왜 이 과자에 이런 명칭이 붙게 되었을까요?
여기에는 마음을 찡하게 하는 감동적인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답니다. 옛날, 서로 끔찍이 사랑하는 부부가 있었답니다. 그런데 너무나도 가난해서 병 든 남편의 병을 고치기 위해 아내는 부잣집에 자신을 팔았답니다. 이 덕분에 병을 고친 남편은 마음을 굳게 먹고 열심히 노력해 새로운 과자를 개발했답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럽지만 느끼하지 않은 맛있는 과자는 어느새 주변으로 소문이 나기 시작했고, 남편은 많은 돈을 벌게 되어 아내를 다시 사왔다고 합니다. 이렇게 해서 이 과자의 이름은 "마누라 과자"로 불리게 되었다고 하네요. 물론, "라오꽁빙(老公餠 - 남편 과자)" 도 있다고 하네요. 이렇게 과자 하나에도 재미있고 감동적인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와 먹는 사람의 마음까지 훈훈하게 덥혀주네요.
17. 카이코우시아오(開口笑) - 속에 크림이 들어 있어 마치 입을 벌리고 웃는 모양의 빵.
18. 파이챠(排叉) - 밀가루에 소금과 소다를 넣어 튀긴 과자.
19. 팡즈(方子) - 원래 중국어에서 方子는 처방전, 비법, 요리법, 레시피 등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단어인데, 여기서는 어떤 과자를 말하는지 모르겠네요. 외래어를 음차(音借)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뜻이라도 있는 건지... 발음을 추측해 보면, 혹시 "파운드 케잌" 이 아닐까 싶네요.
20. 미앤빠오취엔(面包圈) - 도너츠.
21. 찌앙미티아오(江米條) - 약과.
과자마다 청결을 위해 투명한 비닐로 덮어 놓았습니다.
물론, 소량의 과자를 떼어내어 맛도 볼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시지요.
꽈배기 과자입니다.
얼마 전에는 한국의 "맛동산" 비슷한 과자도 있었답니다.
갖가지 "쑤빙(酥餠 - 바삭하게 구운 과자류)" 들입니다. 사실, 간판에 표시되어 있는 과자의 종류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하네요.
내용물에 따라 정말 다양한 종류의 빵과 과자들이 있답니다.
왼쪽에는 참깨가 듬뿍 묻어 있는 과자와 오른쪽에는 만주 빵이 있네요.
왼쪽의 과자가 바로 "싸치마(薩其瑪 - 중국 동북 지방 과자의 하나로, 밀가루와 설탕, 계란을 함께 반죽하여 폭을 좁게 잘라 튀긴 후, 물엿으로 굳혀 큰 덩어리로 만든 다음 두께 5센티, 폭 10센티 정도의 장방형으로 잘라 그 겉에 매실이나 말린 과일 등을 잘게 썰어 뿌린 과자)" 랍니다.
오른쪽의 참깨와 검은깨가 듬뿍 묻어 있는 얇은 센베이(원래는 '煎餠'이라는 뜻의 일본어로, 생과자를 말한다고 하네요) 과자가 정말 먹음직스럽지 않나요?
바로 "카이코우시아오(開口笑 - 속에 크림이 들어 있어 마치 입을 벌리고 웃는 모양의 빵)" 입니다.
각종 카스테라가 상자에 담겨져 있네요.
해질 무렵, 퇴근길에 시장에서 장을 보던 사람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하나 둘 "이동식 제과점" 의 빵과 과자를 한 봉지씩 사들고 집으로의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내일 아침에는 따뜻한 우유 한 잔에 카스테라로 아침 식사를 간단히 해결할지도 모르겠네요.
첫댓글 우와 ~^^맛있겠다. 웅 배고파라....... 빵사다 먹고 프네요 .
스크랩해서 매일 한가지식 먹어야 하겠네요~~ 맛있는 자료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