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미씨는 지난 1947년 5명의 딸이 있는 딸부잣집의 넷째딸로 태어났습니다. 다른 언니동생들과는 달리 예쁘고 총명해 부모님의 사랑을 독차지했지만 유미씨가 5살되던 해 소아마비를 앓은 후부터 부모님의 사랑은 연민과 걱정으로 바뀌었습니다. 소아마비의 후유증으로 오른쪽 무릎이 돌아가버려 다리가 더 이상 자라지 않았습니다.
그때부터 유미씨는 목발을 짚고 다녔습니다.
몸이 불편한 탓에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해 중학교도 나오지 못한 유미씨에겐 친구가 없었습니다. 옆에서 유미씨를 지켜주던 부모님도 유미씨가 20대 초반일 때 모두 돌아가시고 언니들도 시집과 이민 등으로 유미씨 곁을 떠났습니다. 혼자가 된 유미씨는 노상에서 옷장사 등을 하면서 외롭고 힘들게 살았습니다.
늘 외로웠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나이 마흔에 마음씨 착한 한 남자를 만나 결혼을 했습니다. 하지만 행복도 잠시,결혼 후 3년이 지나도록 아이를 낳지 못하자 남편은 떠나가 버렸습니다. 마흔아홉에 재혼을 했지만 남편은 1년만에 사고로 죽고 또 다시 혼자가 된 유미씨는 이 모두를 자신의 운명 탓으로 돌렸습니다.
이제 유미씨는 평생지기인 목발도 떠나 보내고 혼자 일어서야 합니다. 세월탓인지 평생을 왼쪽다리에 체중을 싣고 다녔기 때문에 무리가 왔습니다. 몇개월전부터 왼쪽무릎이 심하게 아파 병원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의사 말로는 그냥 놔뒀다가는 목발도 짚고 다니지 못하고 평생을 앉아서 지낼 수도 있다고 합니다. 5살 때 돌아갔었던 오른쪽 다리도 수술을 하면 완벽하지는 않지만 목발없이 걸어다닐 수도 있다는 희망 섞인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그러나 300만원이 넘는다는 수술비가 문제입니다. 매달 30여만원의 정부지원금을 받고 생활하는 유미씨에게 이런 큰 돈이 있을리 만무합니다. 다리를 포기하고,삶을 체념한 채 살아온 50여년. 유미씨는 앞으로 몇 년을 더 살지 모르지만 스스로 일어서고 싶다며,그것이 마지막 소원이라며 눈물을 흘립니다.
최윤용·금정구 부곡1동사무소 사회복지사 051-519-4906. 지난주 전은호씨 이야기 46명의 후원자 170만7천원. |